요즘 무척 덥다. 그야말로 폭염이다. 선풍기가 쉴 틈을 줄 수 없을 정도다.
어제저녁엔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갔더니 저녁인데도 무더위로 땀이 나고 마스크로 인해 답답함마저 느껴졌다. 그래도 한 시간은 걷고 들어가려고 버티며 걸었는데 삼십 분이 지나자 기운이 하나도 없어 불가피하게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괜히 천 원이 넘는 버스비만 날렸다고 생각했다.
격일로 걷기 운동을 하기로 했으니 오늘은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어 기쁘다.
폭염을 싹 잊게 해 주는 책을 만났다. 딸애가 중학생 때 흥미롭게 읽었던 것이라 나도 언젠가는 읽기로 했던 책이다. 이번에 네이버 검색을 통해 이 책의 리뷰 수가 이천 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어 이 책을 책장에서 찾았다. 왜 리뷰 수가 많은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과연 대단한 책이라는 걸 알았다. 읽자마자 빨려 들어가서 벌써 240쪽까지 읽었다. 3분의 2를 읽은 것이다. 바로 동화 작가인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책이다.
청소년은 물론 누구나 읽어도 좋을 유익한 책이다. 특히 상상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작가의 상상력을 감상하는 게 나로선 참 재밌어서 이제부터는 아껴 읽고 싶다.
이 책에서 수수께끼가 나오는데 이 책을 읽은이라면 수수께끼의 정답을 알겠지만 읽지 않은 사람도 상상력을 잘 발휘하면 정답을 맞힐 수 있을 듯싶다.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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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형제가 한 집에 살고 있어.
그들은 정말 다르게 생겼어.
그런데도 구별해서 보려고 하면,
하나는 다른 둘과 똑같아 보이는 거야.
첫째는 없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참이야.
둘째도 없어. 벌써 집을 나갔지.
셋 가운데 막내, 셋째만이 있어.
셋째가 없으면, 다른 두 형도 있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문제가 되는 셋째는 정작
첫째가 둘째로 변해야만 있을 수 있어.
셋째를 보려고 하면,
다른 두 형 중의 하나를 보게 되기 때문이지!
말해 보렴. 세 형제는 하나일까?
아니면 둘일까? 아니면 아무도 없는 것일까?
꼬마야, 그들의 이름을 알아맞힐 수 있으면,
넌 세 명의 막강한 지배자 이름을 알아맞히는 셈이야.
그들은 함께 커다란 왕국을 다스린단다.
또 왕국 자체이기도 하지! 그 점에서 그들은 똑같아.
- 미하엘 엔데, <모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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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수께끼의 정답 세 가지는 무엇일까요?
(힌트 : 정답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이다.)
(또 하나의 힌트 : 위의 수수께끼에서 5번째 줄에 있는 “첫째는 없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참이야.”라고 쓴 것에서 첫째는 ‘미래’를 말함.)
그렇다면 둘째와 셋째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