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소설집에 담겨 있는 단편 ‘황혼의 반란’을 간략히 소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무>
‘황혼의 반란’은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9쪽.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노동이 금지되고, 자녀들에게는 부모를 지원하는 것이 금지된다.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7쪽.
경제적 이유로 노인이 골칫거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라니. 가슴이 섬뜩해진다.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81쪽.
자식들의 동의를 얻어 노인을 제거하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위험하다고 느낀 노인들은 숲 속으로 도주해 동굴에서 생활한다. 그야말로 황혼의 반란인 셈이다.
이 소설은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96쪽.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라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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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난 이 소설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읽지 않고 미래 소설로 읽었다.
이 이야기가 2050년쯤에 9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해당할 일인지 모른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을 안다면 예측이 가능한 일이다.
아주 먼 훗날에 독재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까.
(79쪽)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77쪽)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81쪽)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96쪽)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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