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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1일
제목 : 청소
예전에 매일 청소하고 살았지. 하루라도 청소를 안 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리석었던 거지. 그래서 뭐가 남았나? 내 몸만 상했던 거지. 그 결과 오늘날 내가 약골이 되었던 거야. 그래서 내가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던 거야.
요즘은 내가 그때처럼 어리석지 않아서 며칠에 한 번씩 청소를 하지. 주 2회 청소를 할 때가 많고 청소를 미루다 보면 어떤 때는 5일에 한 번 청소를 해. 그러자 새로운 현상이 일어났어. 방바닥과 거실에 먼지와 머리카락이 나뒹구니까 남편과 작은애가 청소를 하네. 난 먼지가 보여도 머리카락이 보여도 불편한 줄 모르겠는데 그동안 나의 수고로 깨끗한 집에서 살았던 식구들이 더러움을 참지 못하나 봐.
이제 약골의 몸인 나는 빠지고 식구들이 청소를 해야 한다고 봐. 과거 긴 시간 동안 내가 뼛골 빠지게 청소해서 청결한 집에서 살았던 식구들이 앞으로 수고를 해야 되는 게 맞는다고 봐. 내 마음이 통했는지 자연스럽게 난 청소 당번에서 제외되었어. 나한테 보답할 기회를 식구들에게 주기로 한 거지.
대충대충 살기로 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네. 진작 그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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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극히 사적인 일기를 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