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孫형과 두 달 만에 만나 간단히 치맥을 했다.
나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가 방송을 켜면, 일종의 매니저로서, 방송 흐름을 위해 열일을 했는데 1) 지금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스스로가 영상을 찍고, 편집을 한 뒤 사후 송출하는, 즉 녹화방송 유튜버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 조언을 받아들인 건지도 모른다.2)
20시 40분께 우리는 목례를 나누고는 헤어졌다.
무려 덕담을 몇 마디 주고받았던 기억이다. 3)
아무려나 나는 아무래도 마신, 맥주가 좀 부족한 기분이라서 지금부터 카스 네 캔가량 더 마실 전망이다.
더불어 정용준의 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를 읽으며 마셔도 좋으리라.
나는 이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런 문장이 좋았다. 소개를 해 볼까. 4)
그 문장이 각별히 좋아서는 아니고, 한 가지 일에 매진하지 못하는,
해찰을 부리는 타입의 나로서는, 귀로는 음악을, 눈으로는 활자를 좇으며
맥주를 마시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인 모양인가?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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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실, 왜 일을 안 하는 거냐고 신경질을 내던 손형이 떠오른다.
해석하자면 내가 싫어하는 얘기를 왜 삭제하지 않았느냐는 얘기 같았다.
나로서는 읽지는 않더라도 형식적 수용만큼은 하라고 조언했다는 생각이다.
2) 감정 통제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실시간 방송을 하려고 하느냐. 싸우려고?
그 지점만큼은, 때려치워라. 안 때려치우면 내가 때려치우게 해 줄 수도 있다.
3) 남은 이틀 뭐 해요?
그냥 집에 있을 생각입니다.
나도 그래요.
네.
그래요, 그럼.
네네.
4) "학교가 끝나자마자 교문을 향해 전력으로 달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벽에 기대고 서서 하교하는 학생들을 봤다. 1학년 남학생들이 지나갔고 여학생들이 지나갔다. 선생이 통화를 하며 지나갔고 2학년 여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며 지나갔다. 검은 자동차가 지나갔고 급식 차가 지나갔다. 그리고 3학년들이 지나갔다." p36
요새도 저학년이 저층, 고학년은 고층을 사용하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