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평전 - 교양총서 2
김태호.최인호 지음 / 박종철출판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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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문명국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잇는 국가의 가장 드러내기 싫은 치부중의 하나가 공권력을 전제로한 국가폭력이다.] 국가의 존재를 긍정하는 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하는 세력에 대한 방어의 목적으로 일정한 국가폭력은 허용된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국가폭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목적보다는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의 반대세력 억압수단으로 이용된 부끄러운 전례가 있다. 박종철은 그중 가장 극적인 예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국민들은 전두환 정권의 잔혹하고 폭압적인 모습을 똑바로 인식하게 되었고 전 국민의 분노를 결집하여 군사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게 된 것이다.

그후 이전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정권이 등장하였으나 이들은 상당 부분 국민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으며,계속되는 무능과 부패로 인하여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서는 박종철의 죽음 직후의 상황과 박종철의 짧았던 삶동안의 모습을 사실에 입각하여 보여주고 있다. 박종철의 죽음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80년대의 엄혹했던 상황에 저항하는 그의 모습은 온전히 투사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80년대의 끄트머리에 발을 담갔던 세대로서 너무나 박종철을 이상화 시켜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멋모르던 신입생 시절 선배가 다가와 사회를 배워보자고 했을 때 거의 무한한 공포감에 떨었던 기억에 비해 그는 처음부터 운동을 하기 위하여 대학을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다가 독재정권의 고문에 숨진 것처럼 느껴졌다.

중간에 그의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는 간단히 떨쳐일어나고 운동을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과연 그의 삶에 대한 고민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었을까? 솔직히 이책은 그의 삶의 외형중 일부만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중간쯤을 읽으면서부터는 저자들이 박종철을 너무 이상화 시켜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때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된 동력중에 하나였던 학생운동이 학교에서는 기층 대중들의 지지를 상실하고 사회적으로는 별반 관심을 얻지 못하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싶다. 본서의 여기저기에서도 그러한 흔적을 발견한 것 같아 안타깝다.

1980년 광주의 의미도 이제는 어느 정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접근을 하는 것 같다. 그의 삶과 죽음도 이제는 좀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또한 아울러 박종철과 동시대인으로 함께 어깨를 걸었던 자들중 이제는 변절하여 얼굴에 개기름이 좔좔하르면서 기득권의 수호천사가 된 이들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본서에서 반드시 언급되었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머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혼란스러워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였고 그러한 삶을 위하여 자신이 가진 꿈과 희망을 접었던 많은 이들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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