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뭔데 - 젊은 인권운동가가 들려주는 인권 현장이야기
고상만 지음 / 청어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면서 문민정부라는 간판을 달고 출범한 이래 우리나라는 기나긴 군사독재의 사슬을 끓고 민주적인 선거절차에 의하여 나름대로 정당성을 가진 정부를 세번째로 이어오고 있다.

경찰이나 권력기관에 대한 시각이나 이들 기관의 인식도 많이 바뀌어 이제는 어느 정도 인권이 보장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유흥가가 밀접해 있는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아저씨들이 민간인들과 접하는 모습을 보면 인권보장이 너무 과하게 보장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맨날 맞는다 술취한 사람들,시비붙어 주먹질하는 사람들한테)

그러나 이책을 보면서 그러한 나의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반적인 인권수준은 향상되었을지 몰라도 특수한 집단(특히 군)이나 소외된 계층(장애인,여성 등)에서의 인권상황이나 인권의식은 어느 인권후진국 못지 않을 정도로 뒤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훈 중위의 사망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아버지가 성추행을 했다고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서희씨 사건(이 사건은 문화방송의 죄와벌이라는 법정드라마에서도 다루어진 적이 있다)은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멋지게 범인을 잡아내는 것으로 결론을 내는 반면에 위 사건들은 억울한 사연과 많은 의혹만을 남긴채 여전히 미궁에 머물러 있다. 이 과정에서 유족이나 증인들이 곤욕을 치르거나 모욕을 당하고 있다. 위로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인데..

9.11.테러사건을 보고 오히려 가슴이 후련했다는 조중필씨(이태원에서 미군속의 자식들이 그냥 재미로 9군데를 난자하여 살해당함.범인은 미국으로 도주) 어머니의 사연은 남겨진 이들의 원한과 분노의 깊이가 얼마만큼인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내가 어려울 때 국가가 나를 보호해 주거나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없는 살림에 세금도 내고,군대도 가는 것이다. 위와 같이 국가가 오히려 생짜같은 사람을 잡거나 정당한 처벌권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 인권 보장의 선봉에서 오늘도 분투하고 있을 저자와 인권단체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며,인권침해 사건들이 조속히 처리되어 이땅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ine 2005-03-1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 보고 싶은 책이네요 보관함에 일단 담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