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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낳은 아이들 ㅣ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조연화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1월
평점 :
책을 덮고나니 따뜻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 세상에 태어난 그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신분제도가 존재하던 시기에는 그 신분에 따라 가치를 달리했고, 천한 신분은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했지요. 하지만 이 잘못된 시대조차도 그 가치를 인정해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동화책에 등장하는 강 대감입니다. 신분제도로 인해 자신조차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자신의 소중함을 알려준 강 대감의 이야기가 단비어린이 《하늘이 낳은 아이들》에 펼쳐집니다.
서로 정권을 잡으려 노론이니 소론이니 무리 지어 싸우던 때, 강 대감은 아무 사심 없이 오로지 백성들을 살피고, 부패한 관리들을 법대로 처리하면서 임금의 깊은 신뢰를 얻었지만, 강 대감의 세력이 커질까 두려워하던 대신들의 모함으로 머나먼 전라도의 끝, 섬진강과 바다가 맞닿은 마을인 마로현에서 귀양살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때 수확되지 못했지만, 말라버린 줄기에 용케도 매달려 겨울을 끈질기게 버티고 있던 박 두 덩이를 보면서 살아서 다시 돌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한편, 보리 한 톨도 아껴가며 열심히 일한 덕에 항아리 한 가득 엽전을 모으게 된 불휘네 가족은 글을 모르는 탓에 이방에 속아 평생 모은 돈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백정은 귀하기도 어려운 포목으로 이자를 내게 생겼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이방을 찾으러 새 현감의 행차에 가게 된 불휘의 어머니는 백정을 천하게 여긴 현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 대감은 그들을 도울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웠지요. 그렇게 두 이레가 지난 후 마음이 답답해진 강 대감은 사람들을 구경하다 불휘가 사라졌던 북쪽 길로 들어섭니다. 그곳에서 강 대감은 불휘, 떡달, 쌍구, 막순이를 만나게 되고, 글을 배우고 싶다는 아이들을 위해 강 대감은 멍석서당을 열게 됩니다.
"글공부를 하기 전에 너희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 청나라에서는 백정이 아주 고급 기술자로 대접받는단다. 기억하거라. 양반이든 천민이든,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반드시 귀히 쓰일 데가 있어서 하늘이 낳은 것이다." (본문 73p)
그러던 중 불휘는 한자를 알면 어머니의 한을 풀어 줄 수 있을 거 같다며 강 대감에게 한자를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양반들이 쓰는 글자를 배우는 것을 들키면 화가 닥칠 것이지만 불휘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글을 배우는 것이 들통 난 탓에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도 글 배우는 열정을 멈추지 않았던 이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이 귀히 쓰일 것인지를 찾을 수 있게 해 준 강대감. 이들의 결말은 너무도 따뜻한 감동을 줍니다. 그러니 꼭 읽어보길 강추 또 강추해봅니다. 이 동화책을 읽다보면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존재가치를 배움으로써 자존감을 올릴 수 있을거에요.
(이미지출처: '하늘이 낳은 아이들'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