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인성의 빛나는 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신은영 지음, 정수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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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책은 1232년 몽골의 제2차 고려 침공에 맞서 용감하게 싸워 물리친 '처인성 전투'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창작한 역사동화입니다. 역사를 배웠고 그동안 역사관련 책도 종종 읽어왔던 터지만, 처인성 전투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다행이 단비어린이 《처인성의 빛나는 밤》을 통해서 처인성 전투에 대해 알게 되었네요. 우리는 국가가 위기에 닥쳤을 때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IMF사태도 그렇고, 현 코로나 사태도 그렇지요. 어쩌면 이는 아주 오래 전 처인성 전투와 같은 위기에서 이겨냈던 선조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네요.

 

1232년 8월, 왕이 수도를 버리고 강화도로 도망가고, 막강한 몽골군이 고려를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흉흉한 소문으로 처인성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열두 살 소녀 무령이는 '벌레'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줄곧 듣고 자란 천민으로 늘 처인성을 떠나는 희망을 품고 살았죠. 하지만 현실은 평생 부곡에 갇혀 천대받으며 살아야만 했어요. 오늘도 무령이는 평생 활을 만드는 궁사로 살아온 아버지를 따라 활을 만들었습니다. 활 하나를 완성한 무령은 참나무에 활을 쏘았고, 그런 무령이의 모습을 감탄하며 말을 건네온 이가 있었습니다. 몽골군이 밀고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처인성을 지켜 내기 위해 충주성에서 온 혜령이었죠. 혜령이는 무령이에게 스승이 되어주길 원했고,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양민인 혜령이의 이야기를 오해한 무령이가 화를 내어 둘 사이가 잠시 틀어지긴 했지만 둘은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습니다.

 

 

"처인성에서 여러분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걸 내 잘 알고 있소이다. 천대받는 삶, 그렇지 않는 삶 모두 똑같이 귀한 법이지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귀한지 부디 잊지 마시오. 부처님의 자비가 반드시 우리에게 내릴 것이니, 불심을 다해 고려를 지켜 냅시다." (본문 50p)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는 몽골군을 대비해 윤후 스님을 필두로 하여 사람들은 역할을 나누어 훈련에 들어갔고, 무령이와 혜령이도 활쏘기에 들어갑니다. 다급한 북소리가 처인성에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몽골군이 처인성을 에워싸는 데 성공하면서 처참한 광경이 이어졌지요. 그 때 누군가 몽골군 우두머리 살리타이를 발견했고 윤후 스님이 쏜 화살에 살리타이가 죽게 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처인성을 지켜냈고 처인부곡은 처인현이 되면서 처인성 사람들 모두 양민이 됩니다.

 

 

처인성 전투를 통해 천민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이 동화책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가 된다면 그 어떤 기적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요. 코로나19로 인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지금 이 시국을 잘 헤쳐나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이 책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담아내고 있는 책입니다. 역사도 배우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 책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처인성의 빛나는 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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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부르는 연습장 단비어린이 문학
류미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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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이제 학교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가 되었네요. 상황이 정리되고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면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또 하게 되겠죠?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숙제도 많고 외워야 하는 것도 많아서가 아닐까 싶네요. 단비어린이 《행운을 부르는 연습장》의 주인공 아홉 살 서연이는 요즘 구구단 때문에 살고 싶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제일 싫어하는 아이스크림은 구구콘이고, 제일 싫어하는 새는 구구구 울어 대는 비둘기겠어요. 서연이의 이런 모습이 또래 독자어린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아픈 척 엄살을 피우지만 꾀병은 금방 들통납니다. 서연이는 구구단 때문에 매일 혼나 학교에 가고 싶지가 않네요. 서연이는 엄마의 목소리가 커지기 전에 신발에 모래주머니를 달아 놓은 것처럼 무거워진 발을 이끌고 현관문까지 겨우 걸어나갑니다. 학교까지는 백 걸음이면 충분하지만 서현이는 걸음을 쪼개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러다 전봇대 옆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몸을 떨고 있는 걸 발견하지요. 불쌍한 강아지를 두고 도저히 그냥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서현이는 배고프면 쉬는 시간에 먹으려고 챙겨 온 소시지를 강아지에게 양보했어요. 강아지를 본다고 시간이 늦어진 서연이가 다시 학교에 가려했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저씨를 피해 학교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러다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오는 할머니를 만나 도와드리게 되고 누가 쓰다 버린 것같은 연습장을 선물로 받았어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늦게 학교에 간 서연이는 낡은 연습장이 마법을 부르는 걸 알게 됐어요. 연습장에 쓰고 거꾸로 들고 툭툭 치기만 하면 동시든, 구구단이든, 애국가든 한 번에 외워지게 아니겠어요? 엄마는 서연이가 좋아하는 갈비찜을 해주셨고, 선생님은 동화 구연 대회에 서연이를 추천하셨답니다. 안니운서가 꿈인 서연이에게 좋은 기회였지요. 그렇게 서연이는 연습장에 선생님이 주신 동화 원고를 쓰게 됩니다. 서연이는 정말 마법의 연습장 덕분에 모든 걸 다 외울 수 있었던 걸까요?

 

"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 가야 해요. 주인공을 믿는 거죠.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어요. 여러분들도 어떤 일을 하든 일단 믿음의 싹부터 키워 보세요. 그럼 이룰 수 있을 거예요." (본문 91p)

 

이 동화책은 판타지를 곁들여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힘이 듭니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뿐더러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지요. 하지만 포기하는 순간 꿈도 사라지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꿈을 이루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은 서연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노력한다면 누구에게나 서연이에게 일어나는 마법이 일어나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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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 환경.생태 단비어린이 교양 8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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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너무나 일상적이었던 우리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평범했던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했다는 걸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지만, 전염병의 발생으로 전 세계인의 생활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요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뚜렷한 4계절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는 여름겨울이 너무도 길어져 봄,가을을 느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러한 우리의 일상을 뒤바꿔 놓는 것은 바로 기후의 변화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인 것이지요. 단비어린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에서는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화산활동, 해양 변동 등으로 인한 자연적 요인과 공장에서 배출하는 가스, 자동차 같은 운송수단에서 나오는 가스, 자연 개발로 숲이 사라져 지구 자체의 정화 기능이 떨어지게 된 것 등 인위적 요인으로 기후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요인등으로 기후는 갑작스런 변화를 보이고 있지요. 여름에 40도를 넘는 폭염이 생기거나 물난리, 태풍, 가뭄, 허리케인 등 이상 기후가 번갈아 발생하면서 사람과 동물들이 피해를 겪고 있지요. 이렇게 기후변화는 우리 일상을 바꿔 놓습니다.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시는 꼭 필요한 양만큼만 있으면 매우 유익한 것이지만 이 온실가스가 너무 많아지면서 지구가 더워지는 '지구 온난화'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엘리뇨와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지요. 비가 많이 내리던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이 가뭄으로 말라가기도 하고, 사막에 비가 쏟아져 꽃이 피기도 하지요. 높아진 온도에 건조해져서 곳곳에서 불이 나 자연환경이 많이 사라지기도 하지요. 이로인해 자연 스스로의 정화력을 잃게 해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만들기도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땅과 호수가 말라 가기도 합니다. 또한 생명이 자라기 힘든 사막이 많아지지요. 사막이 매년 서울보다 더 큰 면적만큼 늘어나고 있어요. 매년 발생하는 화상의 양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거죠. 이런 사막화를 막으려면 식물을 많이 심어야 합니다. 또한 기온이 높아지면 전염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곤충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하게 되어 전염병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아지는거죠. 뿐만 아니라 농작물이 자라지 못해 식량이 부족해지고 자원이 부족해져서 나라 간에 싸움이 생기게 됩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조금씩 녹고 있기 때문에 바다에 잠겨 사라지는 나라가 생길지도 모르며, 멸종되는 식물과 동물이 많아지지요.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을 '기후 난민'이라고 하는데 기상 이변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 난민이 생겨나고 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후 변화로 많은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할 거 같아요.

 

 

겨울 실내 온도를 1도만 낮추어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천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간단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소홀하기 쉬운거 같아요. 이에 환경에 관한 이야기는 강조 또 강조해도 부족한 거 같아요. 이 책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기후변화가 생기는 원인과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어요. 더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 의미도 있는 책이네요. 본문 뒤에는 [알아두면 좋아요][환경용어사전]을 함께 담아두고 있어서 환경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도 배울 수 있답니다. 어린이 책이지만 저도 또 많은 걸 배우는 기회가 된 거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인지 더 이야기해보고 실천해야겠어요.

 

(이미지출처: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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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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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내게 꽤 익숙한데, 그의 작품은 굉장히 섬세하고 잔잔하며 담담했으며 때로는 난해하게 다가온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자꾸 끌리는 매력적인 작품들이었기에 그녀의 작품은 꼭 찾아 읽어보게 된다. 이번 작품 《도쿄타워》은 2005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출간 15주년을 기념해 다시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남자 아이들과 연상의 연인들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출간은 독자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 15년 전 이미 읽었던 독자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감정으로 다가오게 되고,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재출간에 대한 기대 속에서 책을 접하게 된다. 이 소설을 처음 접하는 나는 15년 전의 에쿠니 가오리를 만나는 듯한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두 소년 토오루와 코우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경계심이 많다든지, 주변 사람에게 묻혀가지 않는  점 그리고 둘 다 연상의 여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연상의 여자들은 가정이 있고 남편에게 좋은 아내이기를 바라는 여자이기도 하다. 보통 불륜 드라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에나 어울릴 법한 소재이긴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짜증스러움이나 불편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전하지는 않지만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길 애쓰고 있다고 해야할까.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두 남자 주인공들의 순수함으로 받아들이고 읽는다면 좋을 듯 싶다.

 

4시 15분, 토오루는 시후미의 전화를 기다린다. 2년 전, 엄마의 소개로 알게 된 시후미는 돈, 자기 소유의 가게, 그리고 남편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코우지는 유부녀인 연상의 여자 기미코와 또래의 여자친구 유리를 만나고 있다. 이런 설정이 처음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읽다보면 사랑의 방식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시후미와 함께 살아가기를 고민하는 토오루, 버리는 것은 자신이라 정해놓은 코우지. 연상의 여자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사랑하는 방식이 다른 두 청춘의 사랑을 통해 에쿠니 가오리는 사랑에 대한 보편성과 다름을 잘 담아내고 있는 듯 보인다.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해. (본문 361p)

 

누구에게는 불륜의 소재로 느낄 수 있겠지만, 작가는 그저 사랑이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서툴게 사랑을 시작하는 두 소년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사랑 앞에서 인간이 한없이 나약해지고 한없이 비참해지는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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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오백원! 단비어린이 문학
우성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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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별의 상처를 경험하게 됩니다. 가족, 친구, 이웃 등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별을 경험하게 되지요. 그 이별의 상처는 생각보다 커서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행이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주어 상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단비어린이 《기다려, 오백원!》은 이렇게 네 편의 단편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이별의 상처로 아파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동화책이 아픔을 치유하는 따뜻한 손이 되어줄 듯 싶네요.

 

 

표제작 [기다려, 오백원!]은 주변 모든 일에 관심이 없는 혼자 있는 게 좋은 도경이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도경이가 걱정되어 엄마는 10분에 오백원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제안합니다. 바로 옆집 할머니네 강아지는 산책시켜 주는 일이었죠, 도경이는 옷에 개털 묻어서 싫고, 개 냄새도 역겹고, 개똥이 싫어 단박에 거절하지만 옆집 낮은 울타리 너머 화단에서 꽃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는 하얀 푸들 강아지와 눈이 마주치면서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감정이 가슴에 똑떨어지게 되죠. 그렇게 도경이는 옆집 강아지 백이의 산책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경이는 백이라는 강아지 이름 대신에 계약관계 이상의 깊은 정을 주지 않겠다는 선포로 오백원이라고 부르죠. 그렇게 오백원을 산책하면서 지금것 이름도 제대로 몰랐던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여자 아이의 이름도 알게 되고 오백원과도 친해지게 됩니다. 아픈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겨지게 될 백이와 도경이의 만남이 그렇게 시작 된거죠.

 

[세상에서 가장 긴 다리]는 엄마 아빠는 돈 많이 벌면 데리러 온다며 솔이를 할아버지에게 맡겨둔 채 몇 년 째 전화 한 통이 없죠. 솔이는 엄마 아빠도 밉고, 그런 엄마 아빠를 혼내지도 않는 할아버지도 밉지요. 그렇게 슬픔에 잠겨있는 솔이를 위해 할아버지는 기꺼이 손을 내밉니다.

 

 

[깡패 손님]은 아빠에게 생긴 애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별이의 이야기죠. 별이는 팥쥐 엄마처럼 고약하게 굴 것 같아서 아빠랑 결혼하는 걸 방해 하기 위해 아줌마가 일하는 학교 앞 분식집에 찾아가 일부러 훼방을 놓기도 하죠. 그래도 아줌마는 상냥함을 잃지 않았죠. 그래서 더 강도를 높이려고 화장품을 바르고 짧은 치마를 입고 일탈을 감행하던 별이는 노는 언니들을 만나게 됩니다. 별이는 힘센 팥쥐 아줌마라면 끄떡없이 자신을 구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달콤감, 고약감]은 기억이 지워져 가는 할머니를 사랑하는 지유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달콤감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유가 정말 예쁘네요. 너무나 따뜻한 네 편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마다 이별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별의 상처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상처는 나 혼자의 힘이 아닌 누군가가 내밀어 준 손을 잡았을 때 치유받을 수 있지요.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그렇게 손을 내밀어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네 편의 이야기가 이별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손을 내밀어주는 마음을 길러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 '기다려, 오백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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