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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집 보는 날 책 읽는 우리 집 12
모리 요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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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읽었는데도 왠지 마음이 찡합니다. 문득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너무 많이 필요한 작은 아이를 두고 직장을 다니게 된 때가 생각난 탓입니다. 유치원을 다니지만 끝나면 혼자 집에 있어야 했던 작은 아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도 엄마인 저도 두려움과 불안함 때문에 1분이 1시간 같았지요. 퇴근시간이 되면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와 마치 이산가족 상봉을 하듯 아이와 만나곤 했습니다. 울지않고 무사히 혼자 잘 있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말이죠. 엄마는 아이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혼자 무섭지는 않을까? 모르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준 건 아니겠지? 혹시 무서워 울고 있지는 않을까? 등등 정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도 엄마를 기다리며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무서웠을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 익숙해지면서 두려움도 불안함도 조금씩 사라지게 되었지요. 오늘 처음으로 혼자 집에 있게 된 아짱이라는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혼자 집에 있게 되면서 불안한 아이의 심리 상태가 너무도 잘 표현되어 있어서인지 왠지 그 시절, 혼자였던 아이의 마음을 지금에야 온전히 이해해봅니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짱이 간식을 먹고 있을 때, 할머니가 몸이 편찮으시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할머니가 어떠신지 잠깐 보고 오겠다고 하시네요. 엄마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혼자 있을 수 있냐고 묻지만 아짱은 자신있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사실 아짱 혼자서 집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엄마가 나가자 집 안은 갑자기 조용해진 듯 했어요. 할 수 있었지만 막상 엄마가 없으니 두려워진 듯 하네요.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왜이리 안쓰러운지, 괜시리 저까지 울적해지는군요.

 

 

아짱은 간식을 먹고, 인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엄마는 아직입니다. 아짱은 엄마가 언제 오는지, 할머니는 괜찮으신지 걱정이 되네요. 아짱은 점점 목이 마르자 물을 마시려고 주방으로 갔어요. 주방은 어둡고 왠지 더 썰렁한 듯 합니다. 그때! 어디선가 딸그락 하는 소리가 나고, 마루가 삐걱하고 울리네요. 똑-하고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주방 도구와 채소들이 일제히 눈을 떴어요. 아짱이 놀라서 탁자 속으로 기어들어가자 와르르-하고 큰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짱은 무서움에 잠깐 동안 몸을 숨긴 채 가만히 있었어요. 딸그락, 탕탕 여러 가지 소리가 들려오자, 아짱은 무슨 소리지? 라며 조용힌 혼잣말을 했지요. 그러자 곰 인형이 주방 도구들은 녹슬지 않기 위해서, 채소들은 더 맛있어지기 위해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체조를 하는 거라고 대답해주네요. 마트료시카 인형의 제일 바깥쪽 뚜껑이 맞다고 말하자, 안쪽의 인형들도 순서대로 퐁퐁 튀어나오면서 맞다고 말해줍니다. 아짱은 탁자를 덮고 있는 담요를 살며시 들어 올리고 밖을 살펴 보았어요.

 

 

주방에서 주방 도구들과 채소들이 노래를 부르고 몸을 흔들고 통통 튕기기도 하면서 즐겁게 움직이고 있었지요.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아짱도 탁자 아래서에 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고, 다 같이 노래 부르고, 탁자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춤을 추는데, 찰카닥-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제자리로 되돌아갔네요. 엄마가 돌아온 것입니다.

엄마는 아짱이 배고플까봐 서둘러 식사 준비자 마치 엄마의 손에 맞춰 움직이기라도 하듯 주방 도구들이 척척 움직이고, 냄비 군도 보글보글 말하기 시작했지요.

 

 

무엇이든 '처음'은 설레이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혼자 집에 있게 된 아짱 역시, 두려웠습니다. 시간은 느릿느릿 천천히 흘러가고, 집안은 조용하기만 했지요. 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화들짝 놀라고 무섭기만 합니다. 아짱은 두려움에 탁자 속으로 숨었지만 용기를 내었어요. 그렇게 혼자 두려웠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지요.

 

<<혼자 집 보는 날>>은 무섭지만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되는 아이의 그 마음이 너무도 잘 표현된 그림책이 아니었나 싶네요. 누구에게나 엄마와 떨어져 혼자 집을 보게 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처음이기에 아이들은 더 두렵고 불안할거에요. 하지만 아짱이 있어 함께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짱이 냄비와 채소들로 인해 두려움이 사라졌듯이, 우리 아이들은 아짱으로 인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거에요. 그 두려운 시간을 극복하고 이제는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혼자 집에서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작은 아이가 너무도 대견해지네요.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봅니다. 이제는 다 컸다며 늘 자신있게 혼자 있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엄마인 저에게는 아직 어린 아이처럼만 보이네요.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한 뼘 성장한 아이가 고마울 뿐입니다. 아짱 덕분에 아이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미지출처: '혼자 집 보는 날'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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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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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7법칙 - 7명의 위인에게 배우는 발표와 토론
최효찬 글, 이희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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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터울이 나는 누나에게도 말로는 절대 지지 않는 작은 아이의 공개수업을 간 적이 있습니다. 목청이 커서 쩌렁쩌렁 울리던 아이의 목소리가 발표할 때는 왠일인지 작아져 있더군요. 그 뿐만이 아니었어요. 집에서는 엄마 아빠가 아이의 말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았는데, 발표할 때는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듯 보였고, 얼버무리며 끝을 내더군요. 그 당시에는 '저 녀석이 왜 이렇게 집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까? 엄마가 와서 쑥쓰러운가?' 라는 생각을 하고 곧 잊어버렸어요. 그런데 이번에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7법칙>>을 읽다보니, 말하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지요.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도 못하고 지나칠 뻔 했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7명의 위인에게 배우는 발표와 토론을 담은 <<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7법칙>>에는 언변이 뛰어난 7명의 위인의 삶을 통해 말하는 비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케네디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함께한 토론 연습 덕분에 토론을 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 때마다 함께 대화 주제를 정했고, 형제들과 함께 신문을 읽고 토론하면서 토론 예절을 배웠던 경험이 케네디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지요. 케네디는 이 모든 것이 어머니가 말한 대로 한 연습의 힘이었다고 말합니다. 서툴러도 열심히 반복하면 잘할 수 있게 되고, 반복해서 하면 아무리 힘든 일도 잘할 수 있게 되고, 잘할 수 있게 되면 점점 자신감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요. 실수를 해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있었고, 심지어 말도 더듬기도 했던 케네디는 연습에 연습을 반복한 결과 연설을 잘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케네디를 통해 '반복 연습'을 이길 무기는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되지요.

 

 

전 세계 여성이 닮고 싶은 역할 모델 1위는 바로 미국 전 국무장관이자, 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터의 부인 힐러리입니다. 그녀는 '자신감'을 이길 무기는 없다고 말해요. 새로운 기회는 부담이 되고,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용감하게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요.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연설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긍정적인 자기 암시의 대표 주자인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공감력'을 이길 무기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공감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을 말함으로써, 듣는 사람과의 거리를 좁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도 말을 잘하는 법칙이었지요. 제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 윈스턴 처질은 유머의 달인이었습니다. 처칠의 리더십은 바로 명연설에서 나왔는데, 그의 연설을 더욱 빛낸 건 바로 유머와 위트였지요. 위기의 순간을 재치있게 넘기는 데 유머만큼 좋은 게 없지만, 그 유머는 평소에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풍부하게 살찌워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처칠을 통해 '독서'를 이길 무기는 없다는 또 하나의 법칙을 배우게 됩니다.

 

 

1976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누구나 컴퓨터를 가질 수 있는 꿈을 실현시킨 스티브 잡스를 두고 빌 게이츠는 장사하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건 바로 '발표의 기술'이었습니다. 잡스가 신제품을 소개할 때 가장 잘 활용한 방법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잡스의 발표는 굉장히 독창적이고 열정적이어서 사람들은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지요. 또한 잡스는 발표 할 때마다 이른바 '잡스 룩'을 입고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잡스 룩'은 잡스가 프레젠테이션 때마다 항상 같은 옷, 같은 스타일을 고집해 붙여진 말인데요. 사람들은 잡스의 패션을 보고 젊음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이미지를 느꼈다고 해요. 이렇게 우리는 잡스를 통해 '개성'을 이길 무기는 없다는 법칙도 배우게 됩니다.

 

 

우리나라 언론인 중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1위로 꼽히는 손석희의 비결은 '경청'의 기술에 있지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힌 셰릴은 세계 은행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를 거쳐 구글 부회장 그리고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까지, 계속 자신을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셰릴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세계 지식인 축제'로 유명한 테드 강연 때문이었죠. 그녀는 '진정성'을 이길 무기는 없다는 말하기 법칙을 일깨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7법칙>>에서는 이렇게 7명의 위인을 통해 말하기 비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단순히 말하는 기술만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그들의 삶을 통해 그 비법을 소개하고 있어 더 주목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사실 어른들에게도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게 우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7명의 위인들의 말하기 법칙에 따라 차근차근 연습하다보면 토론 수업도, 발표도, 반장 선거도 문제될 것 없을 것 같네요.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에겐 토론, 발표 등 많은 친구들 앞에 서야할 기회가 자주 생깁니다. 초등학생때부터 이 책으로 차근차근 준비해보면 어느 새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7법칙'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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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몬스터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11
김해등 지음, 경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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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숙제는 정말 귀찮고 어려운 것 투성이겠지만, 그 중에 가장 어려운 숙제가 바로 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고, 집에 돌아오면 숙제하고 저녁 먹고 씻고 자면 끝나는 하루 일과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매일 일기를 써야하는 건 정말 곤역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일기를 써야하는 두 아이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하곤 합니다. '엄마, 오늘 일기 뭘 쓰면 좋을까?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아이들의 고민스러움이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엄마가 일일이 그날 써야할 일을 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죠. 일기장을 펼친 후부터 아이들은 고민에 빠져 연필 끝자락만 잘근잘근 씹어내고, 애꿎은 지우개질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도 힘들때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담아낸 동화책 한 권을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니어김영사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권 열한 번째 이야기 <<일기 몬스터>>입니다. 일기장을 든 아이들이 몬스터에 붙들려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동화책이네요.

 

 

선생님은 화요일마다 일기장을 걷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져가 아주 꼼꼼히 살펴보고 수요일에 나누어 주시지요. 일기 아래에는 빨간 펜으로 정성스레 답글까지 써 주십니다. 선생님은 매번 일기장을 아이들에게 직접 건네주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은 선생님 입모양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살다 살다 칭찬'이 나오기를 잔뜩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살다 살다 칭찬은 일주일에 최고로 일기를 잘 쓴, 딱 한 명에게만 주는 칭찬입니다. 오늘은 태우가 '살다 살다 이리 잘 쓴 일기는 처음 봐.'라는 칭찬을 받았네요.

 

 

동구도 일기장을 받았습니다. 일기 아래쪽에는 선생님이 써준 빨긴 답글이 보이네요. 동구는 일기를 쓸때마다 무시무시한 이빨 몬스터가 나타나 연필심을 자꾸 부러뜨리고, 먹보 몬스터가 나타나 지우개를 순식간에 먹어치는 바람에 일기장은 거지발싸개가 되곤 하거든요. 동구가 태우를 부러워하자 태우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며 어깨를 으쓱이네요. 동구는 태우에게 일기장에 일기 몬스터들이 살고 있다고 비밀을 털어 놓지만 태우는 뚱딴지같은 소리 하지말라며 소리를 지릅니다.

 

 

집에 오자마자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려던 동구는 몇 분도 안 돼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 시작했고, 누군가 빳빳한 머리털로 간질이는 것 같아 몸을 꼼지락거릴 수밖에 없었어요. 동구에게 일기쓰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동구 엄마의 부탁으로 오게 된 태우가 일기 잘 쓰는 비법을 알려주네요. 그 비법은 바로 남이 쓴 일기 모음집이었어요. 곧 동구는 태우가 책에서 태우가 골라 준 일기를 베끼기 시작했고, 태우도 다른 모음집을 뒤적이고 베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동우와 태우의 연필심이 부러지면서 이빨 몬스터가 나타났네요. 얼마 후에는 악기 몬스터도 나타났습니다. 두 아이들은 힘을 합쳐 몬스터를 꽁꽁 묶은 뒤, 각자 가지고 있던 일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너나 나나 하루하루 똑같은 일뿐이잖아. 학교, 집, 학원, 학교, 집, 학원.....그렇다고 일기에도 똑같은 일만 쓸 수도 없잖아. 너도 그랬겠지만 일기 몬스터한테 당한 걸 그대로 쓸 수도 없었어. 난 뭐든 잘하는 애로 소문났으니까 일기까지 잘 쓴다는 칭찬이 듣고 싶었단 말이..."

 

 

 

또 다시 일기 검사일이 돌아왔습니다. 선생님은 동구의 일기를 읽고는 자신의 잘못한 부분을 뉘우치고 있었지요. 일기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 사실을 이제 동구도 깨달았고, 살다 살다 칭찬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 이상 일기 몬스터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기 숙제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몬스터의 등장이라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너무도 잘 담아낸 <<일기 몬스터>>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식의 일기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일기를 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일기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쓰는 것임을 동구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일기 숙제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들도 잘 이해해주면 좋겠네요. 일기가 국어, 수학, 영어 숙제처럼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일기 숙제 때문에 늘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공감을 얻고, 일기 몬스터를 혼내주는 장면에서는 통쾌함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일기 때문에 고민인 아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

 

"억지로 쓴 일기는 다 쓰고 나면 버려도 되는 쓰레기나 다름없답니다. 어느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저 혼자만 아는 비밀 이야기를 풀어놓은 일기만이 보물이 된답니다." 라고 말해주죠. 여러분도 보물로 간직할 만한 일기를 써 보는 건 어때요? (작가의 말 中)

 

(이미지출처: '일기 몬스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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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스타일링 - CEO를 움직이는 강진주의
강진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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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 건 '나는 어떤 이미지일까?'라는 질문이었다. 누군가를 생각하면 그 사람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누군가는 차가워보이고, 누군가는 너무도 유해보이고, 누군가는 너무 권위적이거나 또 누군가는 온화해보인다는 등의 자신만의 이미지가 있게 마련인데, 내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그다지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평범한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말을 너무 무한긍정했던 것은 아닐까? 너무 매력이 없나? 을 처리할때 정도를 지키는 탓에 남들의 눈에는 세보이거나 싹수가 없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 싫으면 티가 나는 탓에 남들의 눈에는 또 차가워보일 수도 있겠다. 거절을을 잘 못해서 끄덕끄덕거리는 내 모습은 또 다른 이미지를 보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도대체 이 이미지들 중에 나는 어떤 모습이고, 내가 원하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동안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제는 독특함이 따돌림의 대상이 되지 않고, 세 보인다는 말에 기가 죽은 채 고개를 돌릴 필요도 없다. 바야흐로 자기경영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CEO는 자사의 이미지를 정하고 회사를 운영한다. 대기업이든 동네 포장마차든 간에 주인의 분위기가 곧 업장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이것은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주인이자 '나'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이다. 당연히 자신만의 매력을 가져야 하고, 그 매력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사회생활에서의 목표점에도 도달해야 한다. 당신은 자기 이미지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이미지를 보완해서 자신의 매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본문 9p)

 

사실 이미지 컨설팅이라 함은 한 회사의 CEO나 연예인 등의 유명인이 받는 전유물이라 생각했는데, 이미지는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요소이기에, 어떤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찾아내, 그 이미지를 좀 더 상황에 적절하게, 그리고 좀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키고 보완하는 이미지 컨설팅 상담이나 조언은 모두에게 필요할 듯 싶다.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분야를 국내에 정착시킨 대표적인 이미지 컨설턴트인 강진주 저자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이미지는 카리스마라고 말한다. 누구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나 그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알고, 자신의 목표에 맞게 카리스마를 가꿀 때, 가장 완벽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저자는 카리스마란 타인으로 하여금 나를 따르고 싶게, 그리고 나와 함께하고 싶게 만드는 진정성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이며 인생의 척추를 세워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색다른 옷을 입거나 메이크업와 소품 등으로 변화를 준다. 분명 도움이 되지만 이미 햇살 아래 눈처럼 사르르 녹아 없어질 뿐이므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를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어떤 카리스마를 가져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헌데 도대체 카리스마를 어떻게 가져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권위적이고 딱딱해 보이는 이미지가 카리스마일까? 나만의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눈에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겉모습이고, 두 번째는 내면에 존재하는 것은 눈빛이나 태도, 표정과 자세 등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심상이라고 한다. 바로 이 심상은 카리스마와 연결되어지는 것이다.

 

카리스마는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나를 위한, 나에 의한 이미지이다. 그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내고, 정확한 이미지 구현을 가능케 하는 자신만의 기운이다. (본문 93p)

 

그럼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chapter 3, chpater4에서는 그 비법을 전수한다. 내가 말라서 혹은 너무 뚱뚱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은 전혀 없다. 이미지는 일단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는 알고 있되 굳이 드러내지 말라는 것. 못 생겼거나, 광대뼈가 나왔다는 등의 자신의 콤플렉스를 먼저 들러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쉽게 카리스마를 만들 수 있는 방법 들 중 하나가 '절제'이니만큼, 상대방에서 자신의 단점을 각인시켜주기만 할 뿐인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부족한 카리스마를 제스처나 자세, 태도, 성격적인 면에서 점차 변화시켜나가면 되는 것이다.

 

사실 카리스마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원석 같은 자신의 카리스마를 어떻게 발견하고 다듬느냐가 핵심인 것이다. 이미지 컨설팅은 인형처럼 꾸미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이미지는 솔직하게 다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카리스마로 무장하는 것은 나를 나답게 드러내주고, 인생을 즐기고 누릴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리스마 스타일링>>은 이미지 컨설팅에 대한 조언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스스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그동안 몰랐던 나만의 매력, 나의 이미지, 내가 보완할 점 등에 대해 생각하며 나 자신을 마주하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었다. 자기계발서이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은 스토리가 놀라운 흡입력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카리스마 있는 책? 이라고 하면 딱! 좋을 책.

 

단순히 아름다워지기 위해,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되겠다, 반드시 되고야 말겠다'라는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끔 인생의 편리성과 유용성을 더하는 고도의 장기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로 이미지 컨설팅이다.

자,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당신이 가저야 할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곧 자신만의 이미지를 찾아가는 첫걸음이다. (본문 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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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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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이자 인터뷰어 백지연이 쓴 소설 <<물구나무>>는 여고시절 절친이던 친구들과 사소한 일로 토라져 헤어진 채 두절되었다가, 한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연락이 닿아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명인인 백지연의 소설이라는 점,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연락이 닿았다는 것이 영화 <써니>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난 이 책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읽었다. 연예인이 쓴 책을 몇 권 읽어봤을 때의 실망감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그 선입견이 참 부질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책을 읽는내내 되내이게 되었고, 어느 새 책 속에 흠뻑 빠져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고 1 때 한 반 이었던 여섯 명 즉, 체육 선생의 표현대로라면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은 물구나무서기 연습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 이승미로 인해 여섯 명을 묶어주는 계기가 되었고, 그날 이후 3년간 몰려다닌 '베프'가 되었다. 3년간 떨어지면 죽고 못 살것처럼 붙어 다녔으나,  이야기의 화자이자 인터뷰어인 민수는 자신만 빼고 미팅을 한 친구들을 목격하게 되면서 졸업 후 그들과 멀어졌다. 그 '미팅 사건'은 친하던 친구들과 지난 27년 동안 홍해 갈리듯 주욱 갈라놓게 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의 사건은 민수의 언니처럼 크게 한번 웃고 넘어갈 만한 어린 시절의 '해프닝'이었으나 소녀 같았던 어린 마음에는 깊은 배신감을 남긴 상처였다.

 

돌아가신 후 한 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았던 아버지의 꿈을 꾸게 된 것이 의아했던 민수는 10년쯤 전에 강남 어느 백화점에선가 우연히 마주쳐서 서로 조금은 어색하게 몇 마디 안부를 묻다가 헤어진 것을 빼면 학교 졸업 후 정확하게 27년 만에 수경이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휴대폰 메시지를 받는다. 거의 30년 가까이 아무 연락도 없던 사이가 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다급함이 묻어난 듯 했다. 엄격한 아버지의 바람대로 학력고사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아 목표로 하던 서울대로 들어가고, 소문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모든 친구들의 예상을 뒤엎고 준재벌집 며느리로 들어가게 된 수경을 민수는 그렇게 다시 만났다. 수경과의 만남에서 민수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을 꺼내 주었다.

 

그런데 옛 친구는 오랜만에 만났어도 그런 사소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의 나를 앨범같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환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본문46p)

 

하지만 수경으로부터 전형적인 이과형 수재였던 하정이가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확실치 않은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하정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결혼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실상 별거를 했다. 하정이네는 부검을 해야 한다고 하고, 신랑 쪽은 세상 시끄러우니 어서 장례를 치르자며 갈등하는 탓에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는 소식에 민수는 모든 것이 의문투성임을 느낀다. 민수는 남편의 배신으로 인한 배신감과 절망감, 분노, 불안 등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로 정신이 없는 수경을 대신해 친구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이후 민수는 아버지에 대한 분로로 사람을 고르다가 자신의 발등을 찍고 이제는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승미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라는 공통부모가 있는 민수와 승미는 수다를 뛰어넘는 대화, 이야기를 하면서 저절로 생각이 정리되는, 과거의 이해되지 않았던 어느 지점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이후 민수는 수경과 함께 넉넉하게 살지는 못해도 프랑스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미연을 만난다.

 

우리 여섯 명, 인생의 출발선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 수 있는 고등학교 3년간 같이 붙어 다녔고, 비슷한 조건으로 같은 시공간의 출발선에서 서서 '하나, 둘, 셋'하며 일제히 인생을 향해 달려 나간 거잖아. 그때는 우리들 각자가 저마다 다른 꿈과 기대를 안고 달려 나갔는데 이렇게 수십여 년이 흐르고 뚜껑을 열어보니 27년 전 우리가 예상했던 것 하고 너무 달라진 삶을 살고 있잖니.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친구까지 있고 말이야. 기분이 좀 묘하네. 너희들 한 명 한 명을 만날 때마다 마치 오래 버려졌던 타임 캡슐 뚜껑을 여는 마음이엇어. 무엇이 우리들의 인생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어버렸나 궁금하기도 하고." (본문 148p)

 

민수는 하정이 미연에게 보냈던 이메일 내용들을 확인하면서 우리들 사이에서는 똑똑한 아이였지만 집에서는 늘 열등감에 시달렸던 하정의 삶에 들어가게 된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민수는 고등학교 시절의 꿈과 지금의 삶이 그 시절의 꿈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되묻기도 했으며, 미움으로 가득했던 아버지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누군가의 친구가 된다는 것, 좋은 친구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깨달아간다.

 

"이게 세컨드 와인인데 이상하게도 팔머보다 더 무거워. 그래서 난 이 알터 에고를 마실 때마다 와인이 어째 우리 인생하고 비슷하구나, 감탄하곤 해. 또 다른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게 그렇게 무거운 것 아니겠니?" (본문 69p)

 

<<물구나무>>는 앵커계의 전설이자 전문 인터뷰어 백지연의 10번째 책이다. 주인공들의 연령과 비슷한 세대인 탓인지 공감이 많이 간 작품이다. 고등학교 시절, 한 출발선에 서있던 친했던 친구들은 지금 모두 달라져있다. 고등학교 졸업후에도 죽고 못사는 친구들이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각자의 인생에 따라 멀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더 가까워지기도 했다. 누구는 풍요롭게, 누구는 가진 것은 덜 풍족하게, 누구는 자신이 원하던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는 자신의 인생이 아닌 그저 엄마로 아내로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아가게 되었다. 이들 주인공처럼 말이다.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민수를 따라 고등학교 시절의 나의 꿈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고, 지금은 엇갈려버린 친구들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현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모두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을 통해 지금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이 작품을 대했을 때 가졌던 선입견이 왠지 미안해질 정도로 나는 이들 주인공 속에 푹 빠져있었다. 나는 곧 민수였고 그 친구들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어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화자는 인터뷰어처럼 수십 년을 건너뛴 현재의 시간대로 친구들을 불러내어 저마다 살아온 인생의 사연들을 말하게 한다. 이 사연들은 교육받은 중산층 여성들이 일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가부장적 질서가 여전히 확고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 보인다. 성취와 좌절, 억압과 욕망, 허영과 결핍 등이 엇갈리는 등장인물들의 곡절 많은 인생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자기 주체를 확립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호소하고 있는 듯하다. _황석영

 

인생이란 게 사는 동안은 꽤 긴 듯하지만 지구에 이별을 고할 때 뒤돌아보면 찰나 같은 것 아니겠어? 겪는 동안은 모든 어려움과 질곡이 힘들기 그지없지만 그 찰나의 순간을 맞아 세상에 이별을 고할 때, 이왕이면 다채롭게 살았던 인생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여기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미련도 없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과거 어느 순간의 고생이 생각날 때는 '내 인생에 다양한 무늬 하나를 또 만들어 넣었구나' 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러면 신기하게 숨이 쉬어져. 시원하게. 크크." (본문 143p)

 

(이미지출처: '물구나무'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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