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펭귄 - 어제보다 더 좋은 오늘
임순례.조은미 지음, 이우일 그림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도 보고 책을 읽었다. 

영화도 담담하다 확 끄는 극성은 없고 볼거리도 없지만 그래도 뭔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나도 엄마라 아이의 고달픈 삶에서 반성도 하고 나랑 다르다는 이유로 틀렸다고 규정짓고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기도 했다. 

책도 영화랑 다를 건 없다. 그런데.. 

너무 발랄하다. 물론 인권에 대한 책이라고 심오하고 진지할 필요는 없다.  

굳이 그렇게 발랄하게 꾸미고 문장을 만들지 않아도 사람들의 상황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코믹한 부분이 분명 있는데 그걸 너무 발랄하고 가볍게 풀었다. 

필요없는 묘사들 조금은 불편한 감정들...  

의도는 알겠으나 치기가 가득해보였다. 

영화는 좋았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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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되고 싶다.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워도 도도하고 시크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아무렇게나 내키는대로 애교 피우고 무시해도 그게 성정이려니 하고 이해해주고  

내킬때만 움직이면서 세상을 관망하면서 그렇게 게으르게 살 수 있는 특권이  

고양이 말고 또 누가 있을까 

강아지들처럼 언제든 충성하고 좋아하지 않아도 되고  

착한 척  부지런한 척 도움이 되는 척 하지 않아도 되고  

죽어 내 몸뚱아리가 고기가 될 이유도 없으니 

그렇게 게으르게 늘어지게 살아가 가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게으름에 대한 댓가가 뭔가 혹독한게 있을지라도.. 

그렇게 관계맺지 않고 살면서 혼자서 쓸쓸하고 높고 외롭게 사는 것 

그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아.. 

기왕이면 겨울잠 자는 고양이면 더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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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런던 산책 

   이 사람의 책은 참 유쾌하다. 나를 찾는 숲부터 발칙한... 산책 시리즈들 다들 재미있다.  늘 투덜거리고 불만투성이에다 뭐든 삐딱하게만 보고 헛점 단점만 찾고 있는 거 같지만 사물에 대해 대상에 대해 날카롭게 바라보고 적절하게 지적한다. 그의 책은 그의 투덜거림 불만등을 다 들어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읽어야 제맛이다. 조금은 풀어져서 시간도 널널하고 마음도 따분할만큼 여유로울때 그의 책을 읽으면 키득키득거리면서 맞아 맞아 맞장구치면서 보면 딱이다, 은근히 하는 남의 뒷담화가 재미있듯이 그런 기분으로 흉도 보고 투덜거림에 동조하다보면 두꺼운 책 한권이 후딱이다,  

그러나 마음이 불안하고 뭔가 쫒기는 기분에서는 한줄도 더 나가기 힘들다.  그의 투덜거림 불평등이 너무너무 거슬리고 거기 동조하기엔 내가 너무 여유가 없다. 그래서 어쩌라구 이 고집쟁이 늙은이 같으니... 하는 반발만 들고 화도 난다. 그럴 때는 조용히 책을 덮는 수 밖에 없다, 

나를 화나게 하는 건 빌 브라이슨이 아니라 내마음이니까, 그는 그저 자기하던 대로 하고 있을 뿐인데 괜히 내앞에서 얼쩡대다가 억울하게 똥물을 뒤집어 쓰는 꼴이니까...마음이 어수선해서 위로받고 싶어서  웃으면 풀릴까하고 책을 집어들지만 그의 유머에 마음을 풀 여유가 없다면 그냥 덮자, 내가 조금이라도 편해지만 다시 만나면 된다. 그는 불만만땅의 노친네긴 하지만 그래도 독자가 마음을 풀고 다시 책장을 열때까지 기다려줄 줄도 아는 여유있는 사람이니까,,, 

다시 그의 실수담이 어처구니없는 경험들이 내게 위로가 될때 그때 다시 만나면 되겠지 

 

신현림  해질녁 아픈 사람 

  몇년전 그의 시집과 사진집 에세이등등을 모으며 읽었던 적이있었다 그땐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던 담담했던 시간들... 그의 삶에대한 악착같음 어쩔 수 없는 쓸쓸함 외로움 분노등을 읽으면서 내 처지를 조금 위안삼기도 했던 조금 이기적인 나날이었다. 조금은 도발적인 시들을 읽으며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 괜히 내가 그렇게 개방적인 사람인냥 으스대기도 하고... 그러다 싱글맘이 된 그의 글을 읽으며 씩씩하게 살면서도 한방울 눈물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는 모습에 혼자 감동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속물적인 호기심도 일기도 했다.  

어제 우연히 책꽂이에서 그의 시집을 찾았다. 몇년을 잊고 살았던 시간 시집은 그렇게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시간을 견디고 있었나보다. 펼쳐서 몇분되지 않은 시간동안 시를 읽어치웠다, 거의 읽어치웠다는 표현이 맞게 마구마구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어댔다.  

그가 가진 씩씩하게 살아남는 유전인자가 뭔지.. 딸과 둘이 먹고 사는 일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동안 참 열심이 살고 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들었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어떨까... 도무지 자신이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밥상을 차리고 집안을 치우고 게으르게 빈둥거리며 책을 읽고 잠을 자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는 내가 무엇으로 돈을 만들까? 나의 어떤 재주가 돈이 되고 빵이 되어 그녀처럼 딸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마음이 스산했다. 위로를 받고 싶지만 위로란 건 어쩌면 내 자신이 작은 준비라도 되어있을때 와닿은 것이지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빡빡하게 힘들고 여유가 없을땐 누가 뭐라고 하든 귀에 들어오지 않는법인가보다. 그녀는 여전히 씩씩하겠지... 여전히 일중독일테고...그녀의 삶을 조금이라도 흉내내고 살 수 있을까..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 

이것도 오랫동안 책장구석에 있던 책... 그때 읽다가 치워놨는데 요즘 철학책을 읽고 싶어 알라딘을 뒤적이다 새책을 사느니 있던 책이나 읽자 싶어 꺼내 들었다. 쉽게 쓰인 철학책이라 이것이 철학책인지 모르고 읽다보면 생각이 모여든다. 이제 서너장 읽었지만 어쩌면 제일 빨리 읽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 공작소   이민교 

이것도 예전에 열심히 읽었다. 시험준비하는 딸 옆에 앉아서 나도 시험공부하듯이 밑줄 그어가며 읽었고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에 대한 책 중에 제일 괜찮았다고 여겼던 책,,, 그리고 다시 읽어야지 하면서도 다른 책에 밀려 잊혀졌던 책이다. 그러다 김탁환의 글쓰기 책 두권을 읽고 다시 그 책이 생각났다. 이책도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대한 생각 글쓰기란 어떠한 가 에서 시작해서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꼼꼼하게 나와있다. 기술적인 부분도 꽤 괜찮다.  

내가 나이를 더 먹어서인지 글씨체가 작아보여 오래 읽기 힘들다. 두깨에 비해 종이가 얇아서 내가 좋아하는 문고판스러워서 참 좋다... 열심히 읽고 글을 써보자 

몇권씩 들고 다니면서 뒤적거리다 보면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게 되고 엉뚱하게 또다른 책을 들고 읽을 경우도 있다.  

이 네권을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고 그리고 그 사이 또 다른 무엇에 정신 팔릴지도 모르겠다.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마음을 다스리는 한 방법인란 생각을 한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디서부처 얽힌 실을 풀어야 할지 모를땐 그냥 이렇게 책으로 도망을 친다. 

내가 과연 잘 하는 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뭘 해야하는데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때 책을 읽는다. 그 속에 어떤 해답이 있을 거라고 믿고 절박하게 매달린다. 그리고 배신당하고 배신하고 상처받고 원망하고 그리고도 다시 집어든다.  

답은 책 속에 없다. 있을 리가 없다. 내가 그 속에서 문제를 발견한게 아니고 그 속에서 문제를 일으킨게 아니니까... 그러나 책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마구 떼쓰고 싶다. 그냥 해달라고 도와달라고 

지금 그렇게 다섯살짜리처럼 바닥을 뒹굴면서 떼쓰는 기분으로 책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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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워낙 유멍해서 리메이크까지 된 드라마니 내용이야기는 생략하고  

드라마초반에 주인공가족이 고향에서  가난이 찌들고 빚이 눌려 지내다가 아버지가 자살하고 가족이 서울로 도망오는 장면이 있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가난때문에 심성이 나약한 아버지는 책임감에 죽어버리고 강한 엄마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서울로 와서 엄마의 쌈지돈으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다.  

그때 엄마에게 쌈지돈이 있었던걸 알게된 아들 (아마 작은 아들이지 싶다) 엄마에게 대드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돈이 있었다는 걸 진작에 아버지가 알았더라면 아버지는 죽지 않았을거라고.. 엄마가 독하게 그돈을 쥐고 있지 않고 아버지에게 주었더라면 우리가 가난을 면하지는 않았더라도 아버지를 잃지는 않았을거라고 엄마에게 퍼붓는다. 그러나 독한 엄마는 아무런 변명을 하지 않는다. 그냥 못 들은척 묵묵히 그 돈을 발판으로 악착스럽게 행상을 하고 함바집을 하고 식당을 하면서 돈을 불려나가고 자식들을 먹이고 공부시키고 자리를 잡는다. 

그 돈이 아버지를 죽게 하진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빚을 다 갚고 가난을 면할 액수는 아니었을것이다. 어머니도 겨우 서울서 셋방을 얻고 행상을 다니는 정도였다.  

그때 어머니가 그돈을 내어놓았다면 빚의 일부는 갚았을지 모른다. 아버지 체면이 섰을지는 모르지만 그게 전부였을 것이다. 몇달간 혹은 일년정도 빚독촉에서 놓여나고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면이 서고 조금은 평온한 일상을 살고...  하지만 그게 전부다. 빚이라는게 그렇게 쌓일줄만 알지 녹을 줄 모르는것이라 잠깐 따뜻한 햇살이 있다고 해도 윗부분 약간만 녹아 물이 흐를뿐 그 물이 데워져서 아래의 얼음까지 녹일 수는 없다.  

결국 잠깐의 평온이 지나면 다시 독촉이 날아오고 또 불안하고 여전히 가난할 것이다. 어머니는 그걸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내 새끼들이 어떤 꼴이 될지 뻔하다는 걸 안거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독한 년이 되고 말고 어떻게든 자식들을 살려야겠고 나도 살아야겠다고 맘을 먹고 그렇게 쌈지돈을 쥐고 있다가 그것이 밑천에 되어 일어난다. 아들은 바락바락 대들면서 그 돈이 아버지 목숨값이라고 퍼붓지만 어머니도 모르는 건 아니다. 어쩌면 이돈이 남편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었고 당신이 과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고 자식들이 아비없는 놈들이 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지만.. 과감하게 한가지를 도려내기로 했다. 사실 그렇게 시달리고 쪼들린다고 덜컥 죽어버리는 무책임하고 나약한 남편에게 실망하면서 돈을 내놓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한켠 죄책감은 영원히 지니고 살아야할 주홍글씨가 되었을거다.  

아들이 눈을 뒤집어가면서 엄마를 살인자로 몰아가며 악을 써대는 동안도 어머니의 표정은 한치도 흐트러짐이 었었다. 그냥 묵묵히 뒤집어 쓰고 견디고 있었다. 내 속으로 낳은 내자식이 이렇게 입에 거품을 물고 날뛰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그건 체념같기도 하고 의지같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가하는 채찍같았다. 오냐 이렇게 독하게 살아남았으니 정말 살아남는게 뭔지 살아가는게 죽는것 보다 얼마나 어렵고 지긋지긋하고 비굴한지 온몸으로 보여주겠노라는 의지같았다.

썩은 종기를 도려내듯이 모두가 살기위해 한쪽을 도려내는 건 누구에게는 근엄한 선택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잔인한 선택일수도 있다. 그걸 하든 안하든 힘들기는 마찬가지고 욕을 먹기도 마찬가지라면... 차라리 잘라내는게 나을까 

지금 나는 그 어머니에게 기대고 싶다. 그렇게 아들에게 욕을 먹고 원망을 듣고 독하고 모진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게 후회되지는 않았는지... 결국 끝이 좋아 다 좋아지는 경우긴 하지만 과연 끝이 좋을지 아닐지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어떤 선택을 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때 내가 먹을 욕이 중요한건 아니다. 내가 욕을 먹고 똥통을 뒤집어 쓰더라도 그 결정이 누군가에 결국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거라는 걸 믿을 수 있는게 중요하다. 인생이란 만약에... 라는 건 없다. 이것이 아니면 저것 일단 선택한 대로 쭉 이어질 뿐이다.지금 내가 내린 결론이 그 태수 엄마만큼 독한것이라도 태수엄마만큼 강인하고 옳은 선택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삶이 지속되는 건 지리멸렬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죽음으로 단절되는 깔끔함이 그래서 더 유혹적이다. 구질구질하고 비굴하게 굽히고 휘고  웃음지어가며 사는 것..그래도 살아있는게 살아서 하루하루를 견디는게 더 용기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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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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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전에 천년의 습작을 읽었을때도 느꼈던 거 ,,, 사람이 참 따뜻한거 같아 

아니 혹시 사람은 그렇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글을 쓰는데 있어서 참 사람을 배려하고 편안하게 해주는게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라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글을 쓴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고 쓰는 사람마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대하는지에 대해 조곤조곤 조금은 지루하지만 진정성있게 조언해주는 선배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쉐이크는 전작보다는 조금은 더 현실감이 있다.  

계절에 비유를 해서 글을 어떻게 쓸것인가 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 글을 대하는 태도 쓰기전 준비해야할 것들 쓰면서 신경쓰고 가져야할 습관들 쓰고 난 후의 퇴고에 이르기까지 소소하게 기술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들려주면서 나는 이렇게 하는데 이런 방법도 괜찮아.. 하고 권하기도 하고 이러이러한 방법은 절대 따라하면 안돼 나중에 대가가 되어서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초심자가 귀를 솔깃할 내용은 아니야.. 라고 알려준다. 시험준비하면서 꼭 봐야하는 족보같은 깨알같은 지침들이 저자의 경험에 의해 나왔기에 더운 믿음이 간다.  

특히 와닿았던 건 글쓰기를 위해 백권의 책을 준비하고 열권의 노트를 준비하라는 것.. 그만큼 치밀하게 자신이 쓸 글에 대해 준비하고 알고 시작해야한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준다. 그리고 작업실에서의 소소한 일상들 습관들을 이야기 하면서 역시 모든 행동들  무심코하는 습관들이 다 글쓰기를 향해 모여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작가의 소설은 사실 노서아 커피를 읽었고 이순신 황진이 등등이 드라마 되고 영화화 된 작품이 많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소설을 읽었을때는 딱히 잘 쓰는 작가다 참 좋은 작가다.. 라는 느낌은 못받았다. 그러나 노서아커피를 단숨에 읽을만큼 흡입력이 대단했고 읽으면서 이런건 드라마나 영화로 되도 볼만하겠다는 걸 느꼈다. 장면장면이 눈에 그려지고 인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 치밀하게 준비된 인물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숨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소설로서 좋은 것인지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어쨌든 사람을 빨아들이는 흡인력은 인정한다. 

사실 문학적인 것과 아닌것의 구분이 지금은 모호하지 않은가. 사람을 빨아들이는 무협소설  환타지 소설 장르소설 로맨스 소설 등등을 사람들은 폄하하고 하찮게 여기지만 그래도 그런것들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변형등의 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야기의 가치는 더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사실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어서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을거란 생각도 하지만 그의 소설은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었어도 그가 쓴 마라톤에 관한 이야기 외국샣활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들은 참 공감하고 배우면서 읽었다. 작가가 샐러리맨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하고 소박한 식사플 차려먹고... 그런 건실한 면면을  가진 작가를 실제로 (글을 통해서라도) 첨 보았기에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그담 작가들이 의외로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무척 부지런하다는 걸 알게되었지만) 김탁환도 그런 류의 작가인듯하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습관대로 셋팅을 하고 글을 쓰고 퇴근하고... 그러면서 부지런히 자료를 모으고 취재를 하고 책을읽는다. 조금은 단순하고 심심한 일상이 오히려 글을 쓰는데 더 좋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글을 위해서 여러 경험을 해야한다는 핑계로 방종하게 보내거나 술과 장미의 나날을 보내고 낮과 밤이 뒤바뀌고 기행을 일삼는 작가는 더이상 없는 모양이다. 늘 습관처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매일매일 정해진 분량을 채워나가는 일 어쩌면 그런 시계같은 습관이 작가에게 더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이제는 글이 단순한 글이 아니다 그것은 판을 어떻게 짜느냐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 어떤 매체를 원하느냐 등등 세분화해서 내 글을 그대상에 맞게 판에 맞게 구성하는 것도 명민함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리고 무엇이건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나가는 글... 그런 글을 쓰는게 중요하다 매사에 왜 그럴까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거기서 이야기가 시작하고 가장 강렬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치고 나가고 시작과 끝은 서로 연관되게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것등등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소한 부분들도 배웠다.  

풍부한 감성과 절제된 일상이 합쳐져 글이 나온다는 것. 글을 쓰는 방법론과 더불어 글을 쓰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내가 글을 쓸때 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불안할때마다 책장을 들추면 그가 언제나 지지하고  조언을 해줄거 같은 느낌이 든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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