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읽던 역사소설 을 읽는 중이다.  

김인숙의 " 소현"  그 전에 김훈의 '남한산성"을 들고 있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아 덮어놓고 비슷한 시대의 다른 소설을 들고 읽는 중이다. 역사소설이라 조금은 인내를 가지고 읽는 중에 이제 익숙해지고 진도가 나가면서 마음이 갑갑하다 

어쩌면 이리도 고지식하고 갑갑하고 아둔한 사람들이 우리 조상이었던가... 이미 망해가는 명이 대세이고  그 "도"라는 거 하나에 매달려서 백성이 죽어가고 굶어가는 것은 아랑곳않고 책을 읽고 법도를 지키고.. 그런것에 목을 매는것... 

아. 소현이 느끼는 막막함 불안감 말을 줄일 수 밖에 없음이  행간에서 절절히 드러난다. 

하나를 잡고 미련하게 놓지 않는 그 고지식함.. 그것이 내 몸속에서 흐르는걸 지금 느끼면서 나도 어쩔 수 없는 .. 이란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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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때 문예반이었다. 글을 잘 썼다거나 쓰는 걸 좋아했다기 보다 그냥 얼떨결에 들어간 특별활동반이었다. 막 중학교에 입학한 아직은 어리버리한 상태였고 책은 곧잘 읽었지만 글을 쓰는 건 경험이 없었던 그 때 

시를 쓰는 것에 대한 수업이 있었다. 담당선생님은 몇학년인가를 맡았던 국어과 여선생님이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한 말을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최고 가수였던 조용필의 노래를 가지고 했던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한다. 

창밖의 여자 가사를 언급하면서 그렇게나 저질스러운 글은 본적이 없다는 그런 뉘앙스의 말을 했던 기억이다.  ."그대의 흰손"이라는 부분을 언급하면서 이건 뭐 병실안에 기브스한 손도 아니고 무슨 창밖의 여자를 훔쳐보며 그여자의 흰손이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것도 노래가사라고 불러댄다는 그런 뉘앙스였던거같다.  뭐 아주 심하게 욕을 하거나 한건 아닌데 아직 내게 남은 기억은 그 노래를 심하게 헐뜯는 투도 아니고 조근조근 안정감있게 이야기하는 톤으로 그렇게 가사를 잘근잘근 분석하고 씹어대는 게 참 놀라웠다. 

당시 나도 조용필이라는 가수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그때는 지금처럼 가왕의 위치도 아니었던 가수였지만 나는 그 노래가 아니 그 가사가 그렇게 유치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거다. 그냥 조용필의 노래구나 이런가사구나 하는 생각만 했던거 같다. 하긴 겨우 중학교에 입학한 13살 짜리가 사랑과 이별의 슬픔이나 그 절절함 안타까움을 알 수 없는 것이고 어찌보면 유치한 오만감으로 조금 가사가 유치해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그 선생님의 창밖의 여자 가사에 대해 언금한 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조용필의 그 노래가 나오면 그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여선생님의 그 말투는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문예반에서 난 글을 거의 못쓰고 1년을 마쳤지만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는 가요톱텐에서 일등을 몇번을 했던거 같고 열성적인 내친구는 오빠를 부르며 그 노래를 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어제 나는 가수다에 조용필이 나왔다. 그리고 창밖의 여자를 어떤 가수가 불렀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던가... 그대의 흰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그렇게 노랫말이 흐르는데 참 아픔답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 그 선생님이 틀렸다는 생각이 명확하게 들었다. 나도 시는 잘 모른다 시집을 읽고 좋아하기는 하나 좋은 시라는 것 어법에 맞는 교과서적인 시가 어떤건지 모른다. 학창시절 그냥 시험때문에 분해하고 쪼가리를 내며 암기했던 시들을 지금 얼핏얼핏 들으면서 참 아름다운 시였구나 하고 다시 느끼기도 하지만 시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선을 건드리고 뭔가를 느끼게 하고 위안을 주는 것 그건 좋은 시라는 건 안다. 그렇다. 조용필의 노래가 무먼가 유치하고 비유도 천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순간 내 감정을 건드리고 위안이 되고 눈물이 난다면... 그 이상 좋은 가사는 없고 노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시라도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지 못하고 아니 알지 못하고 사라지는 그런 안타까운 시부다 차라리 누구나 부르고 들을 수 잇는유행가의 가사 일부가 내게는 더 좋은 시다. 그대의 흰손이 주는 여리고 안타까운 느낌... 그걸 노래를 통해서 내게 느껴지게 한다.  

유행가 가사가 주는 위안 혹은 소소한 감동은 시 못지 않다는 걸 그래서 뭐가 더 높고 낮은 건 없다는 걸... 그때 선생님께 말해드리고 싶다. 

그대의 흰손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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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23일도 아니고 24일도 아니고,,, 어정쩡한 시간 

뭐 시간상으로는 24일로 나오지만 그렇다고 23일이 다 지났다고 할 수도 없는... 

이렇게 걸쳐진 시간에 앉아서 무얼 하고 잇나 

아침에 남편한테 무지하게 퍼부었다. 나름 논리대로 내가 옳다고 믿었으므로 할 수 있는 한 냉정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얼마나 내가 힘든지 나를 힘들게 하는지 따지고 싶었는데 말을 할 수록 나도 내가 무얼 말하는 지 알 수 없었고 내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도데체 무엇지 나도 꼬이기 시작했다. 

나의 큰 단점은 머리속으로는 너무나 냉정하고 논리적인것들이 입을 통해 나오면 감정적으로 겪해져서 나도 나를 걷잡을 수 없게된다는 것 

부들부들 떨릴 만큼 화나고 나서 남편이 현관을 나서고 일이분도 되지 않아 급격하게 냉정해진다. 그깟거 죽고 사는 것도 아니고.. 이미 저질러진 일 미친년처럼 날뛴다고 되돌릴 수도 없는 것이고 나에게는 또 내게 짊어진 삶이라는게 있고...등등드 

어이없이 남편이 나가고 잠시 소파에 널부러져 있다가 옷정리를 하며 오전을 다 소비했다. 뭐하는 짓인지...  

나도 신민아처럼 내 삶을 조금 단출하게 만들고 싶다. 못하는 건 못하는 거고 하기싫은 건 안하고 그렇게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만큼만 책임지면서 남의 시선에는 조금씩 무뎌지면서 그렇게 살고 싶었다.  

참 나란 인간은 결혼이란 제도도 부모라는 명칭도 아니 가족이라는 소속감조차 어색하고 이물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하루였다. 

그냥 곰인채로... 닭인채로 나무인채로 풀인채로 그렇게 사는게 딱 맞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감정이 겪해지고 나서도 나는 웃고 농담도 하고 아이들에게 다그치고 짜증도 내고 웃으며 남의 고민도 들어주고 그렇게 내 속에 여러가지 내 모습을 꺼내가면서 도데체 무엇이 진짜 나인지 햇갈리면서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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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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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1                                                                                                                                    또 이런 말도 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긴 하지. 근데 그게 훨씬 더 어려울걸 내가 난ㅁ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 그거 몹시 힘든 일이야. 모든 게 다 자기 책임이 되거든 안전한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여야 하고 ㅈ ㅓㅇ해진 가치에 따르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자기가 만들어가야 해 또 무리에서 떨어져나가면 끈ㄶ임없이 자기에 대해 설명해야 해 경ㅇ쟁을 피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남과 다른 방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말이야. 어쨌거나 나는 네 네 선택이 맘에 들어 우리 재미없는데도 꾹 참으면서 남들한테 맞춰살지 말자. 혼자면 재미없다는 것그것도 다 사라을 몇무더기로 묶은 다음 이름표를 붙이고 마음대로 끌고 다니려는 잘못된 세상이 만들어낸 헛소문같은 거야. 혼자라는 게 싫으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되지만 혼자라는 자체가 문제는 아니거든  

p242                                                                                                                                     비밀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비밀 그거 사유재산이나 마찬가지지 남몰래 인생의 부자가 되는 거니까 근데 일단 있다는걸 들켰으면 신고하고 세금은 내야할걸 

p336   그말은 내가 재미없는 범생이라는 거지? 맞아 난 어른들하고 친구들에게만 인기 있어. 남자애들도 날 친구로만 취급하더라. ㅊ쳇 내가 좀 남자같아? 

p340  성장이란 자신이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자각하는 거야 반사적으로 그것이 나에대한 화제라는 걸 눈치챗다. 자신이 위치한 좌표를 읽게 되면 그때 비로소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성숙이란 일종의 균형잡기야. 남자다움을 강요당하는 것 여자같다는 말 두가지 모두 싫었다. 그런데 왜 꼭 둘 중 하나여야만 하는 거지? 생각해보니 나는 남자답다라던가 여자같다는 식의 개념이 그리고 획일적인 이분법이 싫었던 것이엇다. 어떻게 둘로만 나눌 수 있는거지? 좋아하는 감정만 해도 이렇게 여러가지고 믿는다는 말만 해도 누구한테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인데 무덧다워야 한다는 말을 거부하는 나다운 것을 강조하는 가사가 그래서 그처럼 내 마음에 깊게 와닿았던 거겠지.  

p353  고독은 숨겨야 하지만 슬픔은 나눌 수 있다. 존중과 배려는 받지만 대신 상대가 줄 마음이 없는 것을 요구할 수는 없고 .......너도 나도 세상의 우등생은 못되잖아 나 능력도 별로 없고 돈도 많이 없어 너도 죽어라 노력해서 뭐가 되모겠다는 그런 식은 아닌 애고 우리 둘 다 나약하고 이기적이지 먼저 그걸 인정하고 난 다음에 그리고 서로 의지하자구. 

단숨에 읽었다. 이전에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 소설에 관심이 갔고 그리고 도서관에서 찾앗고 빌려서 바로 읽었다. 소년의 성장담 이라고 한마디로 단정짓기엔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연우는 무엇으로 규정되길 거부하고 될 수도 없는 자신의 존재를 느낀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규정되지 힘든 범주에 들지 않을까? 모범생이냐 아니냐.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 좋아하느냐 아니냐 규범에 포함되느냐 아웃사이더냐.. 무든것을 그렇게 자로 재듯이 둘로 나눌 수는 없다. 연우나 그의 엄마인 신민아씨 엄마의 애인인 재욱은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선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연우의 친구 태수와 긍의 동생 마리... 모두 무엇이라고 규정되지 않은 개성을 가진 그다운 그녀다운 사람들일 뿐이다. 누가 어떻게 위로를 해도 위로가 될 수 없고 혼자서 묵묵히 견디고 시간을 이겨내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이 쓸쓸하긴 하지만 그게 삶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한때 나도 신민아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다 어떤 아이가 되면 좋겠다는 규정이나 선입관없이 그냥 그아이가 타고난 무언가를 성장시키면서 그렇게 스스로를 존중하며 자유롭게 크면 좋겠다는 생각.그러나 막상 아이가 생기면서 키우면서 성장하면서 그런건 부모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아이의 셍활에 내가 간섭하고 그것이 사랑이고 어른의 도리라는 듯이 내가 앞에서 짊어지고 가려고 한다. 

무책임해보이지만 스스로 느끼고 당해보면서 알아가고 고쳐가는 것 그것을 기다려 주는 것 그그렇게 조금은 무책임한 부모가 되고 싶었고 어른이라고 젠체 하거나 강한척 하거나 다 아는 척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게 기대는 아이를 보면 자꾸 강해지려고 척하려고 하는 나를 본다.나도 아단지 나이든 사람일 뿐 아이보다 무엇이 더 낫다고 할만한 것이 없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겪어서 아는 것 조차 그것은 나에의 사적인 경험일 뿐이지 그것을 강요할 순 없지 않을까 간혹 내 경험을 내 실패를 이야기 하면서 참고하라고할 수 밖에 다른 건 없지 않을까 

신민아의 무책임하고 나약한 모습들 그러면서 깊이 사랑한다는 걸 느끼는 것 참 좋다. 방목이라는것이 크게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키운다는 것 무슨 일이 생기면 울타리가 바로바로 출동할 수 있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게 와와닪는다.  

소년이 그냥 나이어린 미성년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존재로 봐주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 같은 맥락으로 어른도 단지 소년보다 오래산 하나의 사람이라는는뜻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본다. 아직은 미완성이고 그래서 불안한 소년을 위로하는 것은 바로 나이먹고 완전하다고 기대받는 우리 어른에 대한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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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 2011-09-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동안 신민아씨가 맥주를 마실때 마다 나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 캔 하나놓고 홀짝거리는거 말고 캔을 한 다섯개쯤 늘어놓고 마시는 거.. 그거 한번 해보고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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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송철웅 지음 / 가디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리 집나가면 개고생이라지만 집을 나가고픈건 누구에게나 로망이 아닐까 

챙겨줘야할 누구도 없고 잔소리해야할 대상도 들어야할 대상도 없다는 것 

망망바다에 요트를 타고 한반도 일주라... 정말 낭만적인데 

실제 책을 읽으면 고생도 그런 개고생이 없다. 

모기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파도와 싸우고 땡볕과 싸우고 추위 배고픔 게다가 비박은 일상이고 

그래도 해냈다는게 대단하다. 

어딘가 모두를 두고 훌쩍 떠나고 싶다는 유혹을 많이 느끼는 요즘 정말 재미있게 순식간에 다 읽었다. 

다들 남자들이라 조금 헛헛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그렇게 남편을 밖으로 돌게 허락한 가정의 여성들에게도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어쩌면 그 나이때의 남자들이 집을 나가는게 로망이라면 그와 사는 여자들은 그 남자를 내보내고 편하게 지낸는 것 또한 로망이 아닐까 한다 

허영만 화백은 참 자유로우시구나..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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