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런던 산책 

   이 사람의 책은 참 유쾌하다. 나를 찾는 숲부터 발칙한... 산책 시리즈들 다들 재미있다.  늘 투덜거리고 불만투성이에다 뭐든 삐딱하게만 보고 헛점 단점만 찾고 있는 거 같지만 사물에 대해 대상에 대해 날카롭게 바라보고 적절하게 지적한다. 그의 책은 그의 투덜거림 불만등을 다 들어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읽어야 제맛이다. 조금은 풀어져서 시간도 널널하고 마음도 따분할만큼 여유로울때 그의 책을 읽으면 키득키득거리면서 맞아 맞아 맞장구치면서 보면 딱이다, 은근히 하는 남의 뒷담화가 재미있듯이 그런 기분으로 흉도 보고 투덜거림에 동조하다보면 두꺼운 책 한권이 후딱이다,  

그러나 마음이 불안하고 뭔가 쫒기는 기분에서는 한줄도 더 나가기 힘들다.  그의 투덜거림 불평등이 너무너무 거슬리고 거기 동조하기엔 내가 너무 여유가 없다. 그래서 어쩌라구 이 고집쟁이 늙은이 같으니... 하는 반발만 들고 화도 난다. 그럴 때는 조용히 책을 덮는 수 밖에 없다, 

나를 화나게 하는 건 빌 브라이슨이 아니라 내마음이니까, 그는 그저 자기하던 대로 하고 있을 뿐인데 괜히 내앞에서 얼쩡대다가 억울하게 똥물을 뒤집어 쓰는 꼴이니까...마음이 어수선해서 위로받고 싶어서  웃으면 풀릴까하고 책을 집어들지만 그의 유머에 마음을 풀 여유가 없다면 그냥 덮자, 내가 조금이라도 편해지만 다시 만나면 된다. 그는 불만만땅의 노친네긴 하지만 그래도 독자가 마음을 풀고 다시 책장을 열때까지 기다려줄 줄도 아는 여유있는 사람이니까,,, 

다시 그의 실수담이 어처구니없는 경험들이 내게 위로가 될때 그때 다시 만나면 되겠지 

 

신현림  해질녁 아픈 사람 

  몇년전 그의 시집과 사진집 에세이등등을 모으며 읽었던 적이있었다 그땐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던 담담했던 시간들... 그의 삶에대한 악착같음 어쩔 수 없는 쓸쓸함 외로움 분노등을 읽으면서 내 처지를 조금 위안삼기도 했던 조금 이기적인 나날이었다. 조금은 도발적인 시들을 읽으며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 괜히 내가 그렇게 개방적인 사람인냥 으스대기도 하고... 그러다 싱글맘이 된 그의 글을 읽으며 씩씩하게 살면서도 한방울 눈물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는 모습에 혼자 감동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속물적인 호기심도 일기도 했다.  

어제 우연히 책꽂이에서 그의 시집을 찾았다. 몇년을 잊고 살았던 시간 시집은 그렇게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시간을 견디고 있었나보다. 펼쳐서 몇분되지 않은 시간동안 시를 읽어치웠다, 거의 읽어치웠다는 표현이 맞게 마구마구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어댔다.  

그가 가진 씩씩하게 살아남는 유전인자가 뭔지.. 딸과 둘이 먹고 사는 일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동안 참 열심이 살고 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들었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어떨까... 도무지 자신이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밥상을 차리고 집안을 치우고 게으르게 빈둥거리며 책을 읽고 잠을 자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는 내가 무엇으로 돈을 만들까? 나의 어떤 재주가 돈이 되고 빵이 되어 그녀처럼 딸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마음이 스산했다. 위로를 받고 싶지만 위로란 건 어쩌면 내 자신이 작은 준비라도 되어있을때 와닿은 것이지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빡빡하게 힘들고 여유가 없을땐 누가 뭐라고 하든 귀에 들어오지 않는법인가보다. 그녀는 여전히 씩씩하겠지... 여전히 일중독일테고...그녀의 삶을 조금이라도 흉내내고 살 수 있을까..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 

이것도 오랫동안 책장구석에 있던 책... 그때 읽다가 치워놨는데 요즘 철학책을 읽고 싶어 알라딘을 뒤적이다 새책을 사느니 있던 책이나 읽자 싶어 꺼내 들었다. 쉽게 쓰인 철학책이라 이것이 철학책인지 모르고 읽다보면 생각이 모여든다. 이제 서너장 읽었지만 어쩌면 제일 빨리 읽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 공작소   이민교 

이것도 예전에 열심히 읽었다. 시험준비하는 딸 옆에 앉아서 나도 시험공부하듯이 밑줄 그어가며 읽었고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에 대한 책 중에 제일 괜찮았다고 여겼던 책,,, 그리고 다시 읽어야지 하면서도 다른 책에 밀려 잊혀졌던 책이다. 그러다 김탁환의 글쓰기 책 두권을 읽고 다시 그 책이 생각났다. 이책도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대한 생각 글쓰기란 어떠한 가 에서 시작해서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꼼꼼하게 나와있다. 기술적인 부분도 꽤 괜찮다.  

내가 나이를 더 먹어서인지 글씨체가 작아보여 오래 읽기 힘들다. 두깨에 비해 종이가 얇아서 내가 좋아하는 문고판스러워서 참 좋다... 열심히 읽고 글을 써보자 

몇권씩 들고 다니면서 뒤적거리다 보면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게 되고 엉뚱하게 또다른 책을 들고 읽을 경우도 있다.  

이 네권을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고 그리고 그 사이 또 다른 무엇에 정신 팔릴지도 모르겠다.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마음을 다스리는 한 방법인란 생각을 한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디서부처 얽힌 실을 풀어야 할지 모를땐 그냥 이렇게 책으로 도망을 친다. 

내가 과연 잘 하는 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뭘 해야하는데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때 책을 읽는다. 그 속에 어떤 해답이 있을 거라고 믿고 절박하게 매달린다. 그리고 배신당하고 배신하고 상처받고 원망하고 그리고도 다시 집어든다.  

답은 책 속에 없다. 있을 리가 없다. 내가 그 속에서 문제를 발견한게 아니고 그 속에서 문제를 일으킨게 아니니까... 그러나 책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마구 떼쓰고 싶다. 그냥 해달라고 도와달라고 

지금 그렇게 다섯살짜리처럼 바닥을 뒹굴면서 떼쓰는 기분으로 책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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