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전에 천년의 습작을 읽었을때도 느꼈던 거 ,,, 사람이 참 따뜻한거 같아 

아니 혹시 사람은 그렇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글을 쓰는데 있어서 참 사람을 배려하고 편안하게 해주는게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라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글을 쓴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고 쓰는 사람마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대하는지에 대해 조곤조곤 조금은 지루하지만 진정성있게 조언해주는 선배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쉐이크는 전작보다는 조금은 더 현실감이 있다.  

계절에 비유를 해서 글을 어떻게 쓸것인가 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 글을 대하는 태도 쓰기전 준비해야할 것들 쓰면서 신경쓰고 가져야할 습관들 쓰고 난 후의 퇴고에 이르기까지 소소하게 기술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들려주면서 나는 이렇게 하는데 이런 방법도 괜찮아.. 하고 권하기도 하고 이러이러한 방법은 절대 따라하면 안돼 나중에 대가가 되어서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초심자가 귀를 솔깃할 내용은 아니야.. 라고 알려준다. 시험준비하면서 꼭 봐야하는 족보같은 깨알같은 지침들이 저자의 경험에 의해 나왔기에 더운 믿음이 간다.  

특히 와닿았던 건 글쓰기를 위해 백권의 책을 준비하고 열권의 노트를 준비하라는 것.. 그만큼 치밀하게 자신이 쓸 글에 대해 준비하고 알고 시작해야한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준다. 그리고 작업실에서의 소소한 일상들 습관들을 이야기 하면서 역시 모든 행동들  무심코하는 습관들이 다 글쓰기를 향해 모여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작가의 소설은 사실 노서아 커피를 읽었고 이순신 황진이 등등이 드라마 되고 영화화 된 작품이 많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소설을 읽었을때는 딱히 잘 쓰는 작가다 참 좋은 작가다.. 라는 느낌은 못받았다. 그러나 노서아커피를 단숨에 읽을만큼 흡입력이 대단했고 읽으면서 이런건 드라마나 영화로 되도 볼만하겠다는 걸 느꼈다. 장면장면이 눈에 그려지고 인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 치밀하게 준비된 인물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숨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소설로서 좋은 것인지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어쨌든 사람을 빨아들이는 흡인력은 인정한다. 

사실 문학적인 것과 아닌것의 구분이 지금은 모호하지 않은가. 사람을 빨아들이는 무협소설  환타지 소설 장르소설 로맨스 소설 등등을 사람들은 폄하하고 하찮게 여기지만 그래도 그런것들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변형등의 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야기의 가치는 더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사실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어서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을거란 생각도 하지만 그의 소설은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었어도 그가 쓴 마라톤에 관한 이야기 외국샣활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들은 참 공감하고 배우면서 읽었다. 작가가 샐러리맨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하고 소박한 식사플 차려먹고... 그런 건실한 면면을  가진 작가를 실제로 (글을 통해서라도) 첨 보았기에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그담 작가들이 의외로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무척 부지런하다는 걸 알게되었지만) 김탁환도 그런 류의 작가인듯하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습관대로 셋팅을 하고 글을 쓰고 퇴근하고... 그러면서 부지런히 자료를 모으고 취재를 하고 책을읽는다. 조금은 단순하고 심심한 일상이 오히려 글을 쓰는데 더 좋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글을 위해서 여러 경험을 해야한다는 핑계로 방종하게 보내거나 술과 장미의 나날을 보내고 낮과 밤이 뒤바뀌고 기행을 일삼는 작가는 더이상 없는 모양이다. 늘 습관처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매일매일 정해진 분량을 채워나가는 일 어쩌면 그런 시계같은 습관이 작가에게 더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이제는 글이 단순한 글이 아니다 그것은 판을 어떻게 짜느냐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 어떤 매체를 원하느냐 등등 세분화해서 내 글을 그대상에 맞게 판에 맞게 구성하는 것도 명민함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리고 무엇이건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나가는 글... 그런 글을 쓰는게 중요하다 매사에 왜 그럴까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거기서 이야기가 시작하고 가장 강렬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치고 나가고 시작과 끝은 서로 연관되게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것등등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소한 부분들도 배웠다.  

풍부한 감성과 절제된 일상이 합쳐져 글이 나온다는 것. 글을 쓰는 방법론과 더불어 글을 쓰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내가 글을 쓸때 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불안할때마다 책장을 들추면 그가 언제나 지지하고  조언을 해줄거 같은 느낌이 든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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