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딸을 키우는 부모에 대해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아들을 키우건 딸을 키우건 부모가 달라야 할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들어가면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어떠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겨울 왕국을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딸을 둘 키우는데.. 게다가 그 두딸이 성향이 다르고 한쪽이 초능력(혹은 장애라고 할 수도)을 가진 아이라면 부모로서의 태도가 어떠해야하는가.
나는 보는 내내 그 왕국의 왕과 왕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나와의 사고가 있기전에 엘사의 마법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렇다면 그렇게 일이 터지기까지 그냥 둘게 아니라 그전에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그전에는 아직 어리니까 문제가 없으니까 그냥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난후엔 좀 더 다른 조치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마냥 아이를 홀로두고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건 방안에 있는 아이에게는 점점 죄책감에 빠져들게 하고 문밖에 있는 아이에게는 외로움만 깊게 했다,
어쩌면 내가 저 아이를 죽게 할지도 몰라,
나는 왜 언니랑 놀지 못하고 엄마아빠 시선에서 비껴나 있을까
아이가 갖기 않아도 될 죄책감 외로움을 주는 부모라니..
게다가 아이들이 아직 불안한 상황에서 맘편하게 배타고 나가 죽어버리다니,...
엘사의 마법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좋지 않았을까
아이가 겁을 먹을 수록 마법의 힘은 강해진다는데 부모가 오히려 아이에게 겁을 주고 두려움만 심어준 꼴이다. 결국 그 고생을 하고 헤어지고 오해하고 난 뒤에야 마법의 진정한 힘을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힘은 양면성을 가진다,
그 힘으로 무한히 긍정으로 나갈 수도 있고 끝없는 부정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내가 가진 힘을.. 내가 가진 배경이나 처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아이에게 가르치는게 부모가 해야할 일이다
이미 타고난 재능 혹은 능력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용하는가 쓰야하는가를 가르쳐지고 깨닫게 하는 것 그 왕국의 왕과 왕비는 그걸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길고 긴 고행이 시작되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요즘 보는 드라마가 두개 있다.
늘 챙겨보는 건 아니지만 왠만하면 보는 것
" 따뜻한 말한마디" 와 "사랑해서 남주나"
둘다 보면 토 일 월 화 연달아 보게 된다.
이 두 드라마를 보면서 친정엄마란... 무언가 생각을 한다.
"따뜻한 말한마디"이 고두심이 연기하는 친정엄마는 현명하고 좋은 엄마 그 자체다.
딸들에게 경제적으로 심정적으로 든든한 후원자다. 딸들이 데리고 오는 이성친구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전혀 구김살없이 아이를 키웠다. 필요할떄 도움을 주고 모른 척할때는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다. 혼자 스스로도 단단해서 딸들에게 하소연도 하지 않고 끈적거리지 않고 스스로 삶도 잘 꾸려나가는 정말 좋은 엄마다.
"사랑해서 남주나" 에서 차화연이 연기하는 엄마는 경제력은 떨어지지만 (나중엔 그것도 아니라고 나오지만)이혼까지 해서 유년시절 아이에게 상처를 주긴 했지만 엄마 자체는 참 씩씩하고 긍정적이다. 스스로 누구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딸을 지켜보고 지지한다.
힘들때 다가오면 안아주고 그늘이 되어주지만 딸아이의 연애나 이별 등등을 참견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낸다.
두 드라마를 보면서 그리고 내 친정엄마를 생각한다.
울 엄마도 전형적인 엄마다. 자식에게 모든 걸 내주고 뒷바라지 하고 바라지는 않는,,
그런데 자식이란 늘 그렇듯 조금은 이기적인 존재라 .. 이제 그런 무조건직인 사랑이 부담스럽다.
어쩌면 내게는 분에 넘치게 받은게 많아서 도저히 그걸 깊을 길이 없으니 부담스럽다는 마음으로 도망치는 건지도 모른다.
정서가 다른 시집식구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남편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마땅하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장남의 아내자리
그걸 같은 여자로 분개하고 공감도 가는 면도 많았지만 그걸 머리로는 다 이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엄마가 좀 더 어른이어서 이 모든 걸 품고 가면 좋겠다.싶은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다.
나이 먹어가면서 엄마만큼 아버지도 이해가 갔고 그럴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생각이 더 단단해졌다.
어쩌면 여자로서 억울한 마음 답답하게 느끼는 점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엄마로서는 조금 자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이중적인 생각이 엄마를 조금은 멀리하게 되었던거 같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서는 정서적인 이유기를 끊어야 하는 게 맞지만 그래도 엄마가 하나라도 해주고 싶어하고 해줄수있는 건데..하는 내 욕심이 더욱 이중적인 생각을 강화시켰다.
뭐 달라는 것도 아니고 준다는데... 무조건 거절할 필요는 없지
이 마음은 뒤집어 보면 자꾸자꾸 받아가니 안줄수도 없는,.... 뭐 그것과도 같지 않을까
한때는 철없이 나도 이제 성인이라고 관심을 끊고 나는 나라고 하늘찌르는 자신감이 있었건만 돌아보면 그건 철없는 치기였던거 같다
그떄도 나혼자 독립이 아니라 아딘가에는 아직도 탯술로 연결된 무언가 마지막 보루는 남겨놓고 간섭만 잔소리만 사절.. 뭐 이런거였다.
엄마가 늙어가는 게 안쓰럽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점점 약해지셔서 통화하다보면 우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자식으로 부모가 부담스럽다는게 얼마나 큰 불효인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힘들때 엄마가 조금 더 강하게 나를 잡아주고 다져주면 좋겠다는 이기적이고 나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도 힘들었다.
나도 힘들어.. 이 말이 목구멍에서 넘어오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만 생각했다.
그런 엄마를 보고 난 저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 픽 웃어버렸다.
엄마들을 딸들을 키우면서 나처럼되지 말라고 하고 딸들은 자라면서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이제 딸을 가진 엄마가 되어버렸는데 내 딸들도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그런 생각하는데.. 적어도 나와는 달랐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랑 다른 딸이려면 먼저 내가 우리 엄마랑 다른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좋은 엄마라는 게 어떤 건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내내 보던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나는 괜찮은 친정엄마 롤 모델을 찾고 있었던거 같다.
무엇보다 엄마가 먼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꾸는 꿈이 있어야 내 딸들을 통해 대리꿈을 꾸며 아이들을 닥달하지 않을거 같다는 것
스스로 지탱하고 살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
내가 아이들에게 덜 먹이고 덜 입히는 건 자라서 별 거 아닌게 되지만 내가 덜 준비되어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건 나중에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그렇게 단단히 서있다면 아이들이 나중에 손내밀때 아무런 주저없이 당당하게 잡아 주지 않을까
내가 먼저 탯줄을 잘라내고 세상으로 보내야 겠지만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품어줄 수 있어야 하는 넉넉함도 필요할것이다.
엄마는 아무나 할 수 없을 거 같다.
속된 말처럼 든든한 친정처럼 든든한 뒷빽도 없다는 건 경제력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가끔 내가 힘들때 그 누군가를 잊어도 혼자 잘 견딜거라는 믿음을 주는 것
언제든 울음을 섞지 않고 말하고 화내고 주장할 수 있을만큼 강해지는 것
나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내 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