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음사입니다.


2014년 새해, 민음사에서 우리나라 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로 손꼽히는


오쿠다 히데오 신작 소설을 들고 왔습니다. 




첫 장의 예측이 무엇이건마지막 장에 배신당한다


중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실족사했다.

사고인가사건인가그렇지 않으면……? 


아사히 신문 연재 당시부터 큰 반향을 부른

충격적인 문제작과연 거리에 가득한 침묵은

누구의 입을 통해 깨질 것인가.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 「인더풀」등의 작품으로 재미와 유쾌한 반전을 선사했던


오쿠다 히데오의 변신, 짜릿하지만 가슴 저미는 스릴러!



민음사가 YES24 블로그 회원분들께 드리는 2014년 새해 선물!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침묵의 거리에서」를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침묵의 거리에서」 서평단 모집 신청


서둘러주세요!



▶줄거리_ 


시험을 앞두고 야근을 하던 교사에게 학생의 집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한 번도 8시를 넘겨 귀가한 적 없는 아들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학부형의 겁먹은 목소리에 교사는 당직이 아님에도 교내를 순찰해 보기로 한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어두운 학교에 사람 그림자는 없었으나,


마지막으로 없어진 학생이 속해 있테니스부의 부실을 찾은 교사는


끔찍한 장면의 첫번째 목격자가 된다.



나구라 유이치. 중학교 2학년생. 



소년은 부실 옥상에서 뛰어내려 콘크리트에 부딪친 충격으로 이미 죽어 있었다.



작은 마을에 경찰 특별수사 본부가 세워지고, 매스미디어의 총력 취재가 이어지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된다.



한편, 옥상에는 죽은 소년을 포함한 다섯 명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고 취조와 취재가 거듭된다. 


그 과정에서 그간 아무도 몰랐던 소년의 비밀이 밝혀진다. 그간 이지메를 당해온 것. 


사건은 점점 ‘이지메에 의한 살인’이라는 방향으로 굳어지게 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관리 소홀 책임을 인정하며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자 하는 유족의 뜻을 존중하여


학생들에게 죽은 친구에 대한 작문을 제출하게 한다.



이처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만 학생들의 낌새가 심상치가 않다.


뭔가 공동의 비밀이 있는 것처럼 연대적으로 함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기자, 경찰, 교사, 유족, 그리고 옥상에 족적이 남은 용의자의 부모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계속되는 동안, 
이지메를 주도했다고 진술한 두 명의 소년에게 혐의가 전부 몰리게 되는데….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_

★ 응모 방법 :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 완료.
★ 응모 기간: 2014.02.14 ~2014.02.24 (10일간)
★ 추첨 인원: 30명
★ 서평단 발표: 2014.02.25 (월) 오후
★ 서평 기간: 2014.02.27~2014.03.02 (10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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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딸을 키우는 부모에 대해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아들을 키우건  딸을 키우건 부모가 달라야 할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들어가면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어떠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겨울 왕국을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딸을 둘 키우는데.. 게다가 그 두딸이 성향이 다르고 한쪽이 초능력(혹은 장애라고 할 수도)을 가진 아이라면 부모로서의 태도가 어떠해야하는가.

나는 보는 내내 그 왕국의 왕과 왕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나와의 사고가 있기전에 엘사의 마법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렇다면 그렇게 일이 터지기까지 그냥 둘게 아니라 그전에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그전에는 아직 어리니까 문제가 없으니까 그냥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난후엔 좀 더 다른 조치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마냥 아이를 홀로두고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건 방안에 있는 아이에게는 점점 죄책감에 빠져들게 하고 문밖에 있는 아이에게는 외로움만 깊게 했다,

어쩌면 내가 저 아이를 죽게 할지도 몰라,

나는 왜 언니랑 놀지 못하고 엄마아빠 시선에서 비껴나 있을까

아이가 갖기 않아도 될 죄책감  외로움을 주는 부모라니..

게다가 아이들이 아직 불안한 상황에서 맘편하게 배타고 나가 죽어버리다니,...

엘사의 마법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좋지 않았을까

아이가 겁을 먹을 수록 마법의 힘은 강해진다는데 부모가 오히려 아이에게 겁을 주고 두려움만 심어준 꼴이다. 결국 그 고생을 하고 헤어지고 오해하고 난 뒤에야 마법의 진정한 힘을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힘은 양면성을 가진다,

그 힘으로 무한히 긍정으로 나갈 수도 있고 끝없는 부정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내가 가진 힘을.. 내가 가진 배경이나 처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아이에게 가르치는게 부모가 해야할 일이다

이미 타고난 재능 혹은 능력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용하는가 쓰야하는가를 가르쳐지고 깨닫게 하는 것 그 왕국의 왕과 왕비는 그걸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길고 긴 고행이 시작되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요즘 보는 드라마가 두개 있다.

늘 챙겨보는 건 아니지만 왠만하면 보는 것

" 따뜻한 말한마디" 와 "사랑해서 남주나"

둘다 보면  토 일 월 화 연달아 보게 된다.

이 두 드라마를 보면서 친정엄마란... 무언가 생각을 한다.

"따뜻한 말한마디"이 고두심이 연기하는 친정엄마는 현명하고  좋은 엄마 그 자체다.

딸들에게 경제적으로 심정적으로 든든한 후원자다. 딸들이 데리고 오는 이성친구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전혀 구김살없이 아이를 키웠다. 필요할떄 도움을 주고 모른 척할때는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다. 혼자 스스로도 단단해서 딸들에게 하소연도 하지 않고 끈적거리지 않고 스스로 삶도 잘 꾸려나가는 정말 좋은 엄마다.

 

"사랑해서 남주나" 에서 차화연이 연기하는 엄마는 경제력은 떨어지지만 (나중엔 그것도 아니라고 나오지만)이혼까지 해서 유년시절 아이에게 상처를 주긴 했지만 엄마 자체는 참 씩씩하고 긍정적이다. 스스로 누구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딸을 지켜보고 지지한다.

힘들때 다가오면 안아주고 그늘이 되어주지만 딸아이의 연애나 이별 등등을 참견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낸다.

두 드라마를 보면서 그리고 내 친정엄마를 생각한다.

울 엄마도 전형적인 엄마다. 자식에게 모든 걸 내주고 뒷바라지 하고 바라지는 않는,,

그런데 자식이란 늘 그렇듯 조금은 이기적인 존재라 .. 이제 그런 무조건직인 사랑이 부담스럽다.

어쩌면 내게는 분에 넘치게 받은게 많아서 도저히 그걸 깊을 길이 없으니 부담스럽다는 마음으로 도망치는 건지도 모른다.

정서가 다른 시집식구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남편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마땅하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장남의 아내자리

그걸 같은 여자로 분개하고 공감도 가는 면도 많았지만 그걸 머리로는 다 이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엄마가 좀 더 어른이어서 이 모든 걸 품고 가면 좋겠다.싶은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다.

나이 먹어가면서 엄마만큼 아버지도 이해가 갔고 그럴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생각이 더 단단해졌다.

어쩌면 여자로서 억울한 마음 답답하게 느끼는 점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엄마로서는 조금 자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이중적인 생각이 엄마를 조금은 멀리하게 되었던거 같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서는 정서적인 이유기를 끊어야 하는 게 맞지만 그래도 엄마가 하나라도 해주고 싶어하고 해줄수있는 건데..하는 내 욕심이 더욱 이중적인 생각을 강화시켰다.

뭐 달라는 것도 아니고 준다는데... 무조건 거절할 필요는 없지

이 마음은 뒤집어 보면 자꾸자꾸 받아가니 안줄수도 없는,.... 뭐 그것과도 같지 않을까

한때는 철없이 나도 이제 성인이라고 관심을 끊고 나는 나라고  하늘찌르는 자신감이 있었건만 돌아보면 그건 철없는 치기였던거 같다

그떄도 나혼자 독립이 아니라 아딘가에는 아직도 탯술로 연결된 무언가 마지막 보루는 남겨놓고 간섭만 잔소리만 사절.. 뭐 이런거였다.

엄마가 늙어가는 게 안쓰럽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점점 약해지셔서 통화하다보면 우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자식으로 부모가 부담스럽다는게 얼마나 큰 불효인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힘들때 엄마가 조금 더 강하게 나를 잡아주고 다져주면 좋겠다는 이기적이고 나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도 힘들었다.

나도 힘들어.. 이 말이 목구멍에서 넘어오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만 생각했다.

그런 엄마를 보고 난 저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 픽 웃어버렸다.

엄마들을 딸들을 키우면서 나처럼되지 말라고 하고 딸들은 자라면서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이제 딸을 가진 엄마가 되어버렸는데 내 딸들도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그런 생각하는데.. 적어도 나와는 달랐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랑 다른 딸이려면 먼저 내가 우리 엄마랑 다른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좋은 엄마라는 게 어떤 건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내내 보던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나는 괜찮은 친정엄마 롤 모델을 찾고 있었던거 같다.

 

무엇보다 엄마가 먼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꾸는 꿈이 있어야  내 딸들을 통해 대리꿈을 꾸며  아이들을 닥달하지 않을거 같다는 것

스스로 지탱하고 살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

내가 아이들에게 덜 먹이고 덜 입히는 건 자라서 별 거 아닌게 되지만 내가 덜 준비되어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건 나중에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그렇게 단단히 서있다면 아이들이 나중에 손내밀때 아무런 주저없이 당당하게 잡아 주지 않을까

내가 먼저 탯줄을 잘라내고 세상으로 보내야 겠지만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품어줄 수 있어야 하는 넉넉함도 필요할것이다.

엄마는 아무나 할 수 없을 거 같다.

속된 말처럼 든든한 친정처럼 든든한 뒷빽도 없다는 건 경제력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가끔 내가 힘들때 그 누군가를 잊어도  혼자 잘 견딜거라는 믿음을 주는 것

언제든 울음을 섞지 않고 말하고 화내고 주장할 수 있을만큼 강해지는 것

나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내 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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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목표증 하나가 책을 사지 않은 일년

인터넷 서점에서 하는 블로그에 이런 계획을 올린다는 것이 위험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해의 경험에 비추어  일단 그렇게 정했다.

 

나는 정말이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장고끝에 장바구니를 결재하는데 그 책이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도서관 서가에 빤딱빤딱한  얄미운 모습으로 새로 들어온 신간.. 이렇게 발견되는 순가

뭐라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이 든다.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뭐 책을 소장하는 것과 빌려보는 것은 다르지 않냐고 하면 할말은 없다.

일단 내 책이며 맘대로 읽고 싶을 때 읽을 수도 있고

내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도 좍놕 그어가면서 읽을 수도 있고

두꺼운 책일 경우는 본책을 해서 제본해서 다녀도 누가 뭐라겠는가

(빌려온 총 균 쇠 를 보는 순간 빨간책방에서 흑임자씨가 서문을 분철했다는 말이 너무나 너무나 와닿았다)

그런데... 한편

내가 고민끝에 구입한 책.. 나름 큰 돈을 써서 구입한 책이 도서관에 신간으로 있는 걸 보면 또 마음이 아프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보는 방법이 있는 것을

게다가 내가 구입한 책이 모두 내마음에 쏙 드는 것이 아니라

간혹 몇몇은 읽고 나면 다시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보니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정말 좋으면 사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거다.

매번 산 책 빌려온 책들이 쌓여가다보니

기간이 정해진 빌린 책들을 읽느라 정신없거나  아니다 싶은 것들은 휘리릭 책장만 넘기고 반납하게 되고 정작 산 책은 그저 소장용으로 가지고만 있을 뿐 언젠가는 읽으리라... 여뮤작작하느라  겉표지만 감상중이시다.,

오늘도 내가 딸내미 만화책을 사면서 고심끝에 고른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아이 학교 서가에 빤질빤질한 모습으로 떡 하니 있는 걸 보니 또 마음이 부르르하다.

살까말까 했던 서천석의 신간도 있고 여행기도 있고....

내가 책을 빌리는 곳은 세군데다

아이 학교 도서관. 시립도서관. 그리고 동네에 이주마다 오는 이동도서관..

이렇게 세군데서만 빌려도 신간을 보고 싶은때 맘껏 보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볼 수 있다.

게다가 학교 도서관은 은근 신간이 자주 들어와서 수시로 새책을 볼 수도 있고

(초등 도서관이라 어른책이 오히려 덜 대여가 된다)

그러니.. 결국 .. 나는...

올 한해 책을 사지 말자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장바구니에는 아이 참고서를 빙자하여 내가 보고 싶은 책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어디 신간만 책이랴...

오래된 책들 중에도 내가 놓친 책들을 봐야지  결심하고 또 결심하면서

나는 중고서점을 부지런히 뒤지고 있는 중이고...

 

적어도.. 작심삼일이 100번 반복되면 어느정도 계획이 실현되지 않을까??

지금 내 앞에도 여전히

산 책들은 탑을 이루고

빌린 책들은 보따리 보따리를 이루며 나를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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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미술관은 분위기가 참 좋다.

고궁안에 있다는 점도 그렇고  오래된 석조건물이라는 것도.. 그리고 미술관이 횡하니 넓지 않고 조금 좁은 듯한 것이 오히려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있다.

 

새로 개장안 현대미술관을 갈까 하다가 덕수궁으로 왔다.

아늑하고 오밀조밀한 장소에서 내게 익숙하고 이야기가 많이 숨어 있는 그림을 본다는게 겨울에는 더 어울리는 거 같아서였다,.

내가 알던 사람들 눈에 익은 그림들 교과서에서 보던,, 혹은 상식으로 알았던 것들을 실제로 본다.

첨에 갔을때는 오디오 해설을 들었다.

그림에 대한 지식은 생기겠지만 화풍이 어떻고 작법이 어쩌고 하는 건 사실 몰라서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엔 그냥 눈으로 봤다. 그림을 보고 작가랑 제목을 보고 그려진시대를 보았다.

저런 시절 저런 그림은 어떻게 나왔나.. 보여지는 한폭의 그림뒤에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게 느껴진다.  암울한 시대에 모던보이나 서구적인 분위기를 보면서 꽤 잘 살았군.. 하는 삐딱한 시선도 가졌다가 한참 들여다 보는 그림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서질듯 위태로운 불안도 느껴진다.

 

 

오지호의 "남향집"이다.

이전 어떤 기사인지 모르겠지만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다. 그때부터 낯설지 않고 참 눈에 익은 느낌이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어쩌면 내가 알거 같기도 하고 내가 가본 곳 같기도 한 묘한 느낌... 그러다 생각이 났다. 내 외가집같구나.

사실 내가 방문하고 기억하는 외가집이 아니라 엄마의 낡은 흑백사진속의 외가집 모습이 보였다,

50~50년대 평범하고 소박한 집 그리고 그 집에 사는 야무진 여자아이

그림속 단발머리 소녀는 엄마의 낡은 사진 속 인물들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바가지를 씌우고 자른 것 처럼 깡충한 뒷머리와 눈썹이 드러난 앞이마.. 그리고 조금은 쩨려보듯이 도전적인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는 시선 하지만 그 속엔 불안과 수줍음도 들어있는 묘하게 정감가는 표정... 그림속 소녀는 눈코입이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그런 표정일것이다.

내가 익숙하게 보아온 표정이기도 하고...

그렇다. 나는 저 그림에서 유년시절 우리 엄마를 본다

이제 70이 훌쩍 지난 엄마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짧은 머리가 맘에 들지 않아 속상할 수도 있고 오빠들 남동생에 치여 존재감 없는 중간딸이라는게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세상에 대한 꿈도 있고 희망도 있고 뭔가 모를 기대감이 가득했을 나이

따뜻한 양지에서 바라보는 바깥풍경에 대한 동경같은 걸 품을 나이..

옆에 늘어진 강아지의 팔자를 부러워하지만 결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치기어린 뭔가를 가질 수 있는 건 따뜻한 빛과 공기를 가진 남향집 소녀였고 아직은 살아갈 날이 많은 나이여서일 것이다. 볕이 강할수록 그늘도 깊다는 걸 그때는 눈에 보이는데도 모를 것이다. 그 짙은 그늘보다는 빛과 볕이 더 눈에 찰테니까

그림앞에 서서. 엄마.. 하고 불러봤다 괜히 코가 찡하다.

미안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하지만 따뜻한 기분도 함께이다.

저렇게 환한 볕아래 아무 근심없는 소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Masterpieces of Mode

 

박수근 작품중 내가 맘에 들었던 것.

이것도 오지호의 남향집과 비슷하다.다만 박수근 화풍의 특징상 그렇게 환한 볕은 없다는게 다를 뿐이고.. 이 그림도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작가가 가진 이야기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갖는 이야기) 아마 남향집도 저런 오래된 골목에 있었던 집이었으리라

그 골목에 오전에서 오후까지 길게 해가 비칠것이고  4시무렵부터는 저렇게 조금씩 빛이 줄어들면서 조금은 어둑하고 아늑하고 가라앉게 될것이다. 그래도 그 골목이 익숙하고  편해서 누구나 아무런 걱정없이 다닐 것이다. 계집애들은 아직 놀이를 끝내지 못했고 저녁준비하기에 아낙들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 아직은 해가 지지 않았고 어둡지 않은 시간 어쩌면 해가 드는 낮에 계속 집안일이나 심부름 동생 보기  등등으로 정신없이 고달팠던 여자들의 여유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익숙한 냄새 익숙한 풍경을 가진 동네 골목에서  둘셋씩 모여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이 순간이 하루의 유일한 휴식시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남향집속의 계집아이도 여기서는 친구랑 이야기하고 있다.

나중에 미래엔 어떤 삶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순간은 행복하고 즐겁다. 친구가 있고 이제 쉴 수 있으니까.

 

그림을 보면서 내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내가 결국 저 시대에 조금으 발을 담그고 있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어도 경험했던 사람들과 함께 살았고 그 흔적을 엿본 기억이 있고 아직은 그때의 흔적이 남았던 70년대 80년대를 살았고... 그래서 그 그림들을 보면서 그때의 소리 그때의 모습 그때의 냄새를 떠올릴 수 있다. 그건 축북이다,

그 축복덕에 나는 조금은 더 풍요롭게 그릶을 감상할 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도 좋다. 여름 오후 모기장을 혼자 차지하고 덜렁 누워있는 여유가 재미있고 근사헤 보인다. 여름에 모기장에 들어가 저렇게 누어본 사람은 알것이다. 요즘은 일인용 모기장도 나오지만 예전 나 어릴적에는 온 방을 다 덮을 커다란 모기장을 치고 온가족이 들어가 잠을 잤던 기억이 있다.

모기를 잡는 건지 사람을 잡는 건지 알 수 없는 그 모기장 안에서 형제들이랑 웃고 떠들고 치고 받다가.. 그러다 모기장 찢어진다.. 하는 한소리를 듣고 조금 멈칫하다가 다시 시작되는 장난질,.

그 커다란 모기장에 대한 기억을 가진 나는 .. 그 모기장안에 혼자 저렇게 덜렁 누워있는 생각을 그때 왜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그 어떤 설명없이도 그림속 인물의 마음을 알거 같고 부럽다.

 

내가 보는 그림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가 어쩌면 작가의 의도와는 크게 다르거나 엉뚱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가진 생각 내가 가진 경험을 토대로 그림을 대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참 편협하게도 내가 이해하고  경험했던(그게 직접이던 간접이던)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 좋았고 좋았다.

이중섭의 경우는 그 유명한 황소보다는 "길떠나는 가족이 좋았다" 같은 제목으로 올려진 연극을 본 경험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중섭에게 받은 인상은 어떤 위대한 화가 살아있는 동안이 고흐처럼 불행했던 화가의 이미지보다 가족을 그리워하고 사랑한 가장이 이미지가 큰건 그 연극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어떻게 변색되었을지라도 내겐 좋게 남아있었다. 그래서 길떠나는 가족.. 앞에서 나는 내가 잃어버린 가족을 만난것 처럼 설레고 흥분되었다.

내가 가진 얕은 기억이나 경험도 어떤 대상을 감상하는데 좋은 역활을 한다는게 참 좋았다. 어쩌면 나름 시대를 잘 타고 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만큼.

어쩌면 그래서 그림을 함께 본 내 아이들은 그런 공감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 그저 교과서에 나오는작품.. 하나의 교양이나 지식이 되는 작품으로 대할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아이가 본 내 어릴적 사진은 아파트가 배경이었고 지금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의 내가 있고 골목보다는 아파트 동 호수가 더 익숙한 상황에서 골목길이나 남향집은 또다른 느낌이 아닐까.

아직은 덜 여문 경험때문이라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어떤 공감이나 경험이 없이 보는 건 다를 수도 있겠구나.. 싶다. 내가 느끼는 것도 내 부모가 느끼는 것이랑은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을테니까...

미술관에는 진시성격때문인지 유난히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다. 부부가 함께 와서 보는 경우도 많았다. 엄마랑 왔으면 좋았을 걸...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오시고 싶었을거 같다는... 그런 생각도 했다. 어쩌면 그분들이 좋아하는 그림은 그분들의 기억과 경험은 또다른 것이었를 거다.

그걸 함께 이야기 해 볼 기회가 없다는 게 슬펐다.

 

아이에게 좋아하는 그림을 하나 골라보라고 했다.

아이 둘이 공통으로 고른건.. 이인성의 해당화였다.

 

내 아이들은 이 그림에서 어떤 이야기를 발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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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이해하는 건 쉬워진다.

내 경험이 넓지 않아도 살아온 연륜이라는게 생기긴 하나보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 그것이 설령 내가 곡해하는 것이라 해도

알아 먹겠다.

 

다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구절이 내용이 누구의 무슨 작품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연달아 단편들을 읽었는데 거기 나오는 단편적인 상황은 떠오르는데 무슨 작품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제 예전 할머니 말씀이 이해된다.

 

무딘 니 두뇌를 믿지 말고 예리한 펜 끝을 믿어라.

 

그래서 나는 읽는 대로 메모하고 기록하기로 한다... ㅈ짧고 유치하게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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