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목표증 하나가 책을 사지 않은 일년

인터넷 서점에서 하는 블로그에 이런 계획을 올린다는 것이 위험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해의 경험에 비추어  일단 그렇게 정했다.

 

나는 정말이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장고끝에 장바구니를 결재하는데 그 책이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도서관 서가에 빤딱빤딱한  얄미운 모습으로 새로 들어온 신간.. 이렇게 발견되는 순가

뭐라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이 든다.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뭐 책을 소장하는 것과 빌려보는 것은 다르지 않냐고 하면 할말은 없다.

일단 내 책이며 맘대로 읽고 싶을 때 읽을 수도 있고

내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도 좍놕 그어가면서 읽을 수도 있고

두꺼운 책일 경우는 본책을 해서 제본해서 다녀도 누가 뭐라겠는가

(빌려온 총 균 쇠 를 보는 순간 빨간책방에서 흑임자씨가 서문을 분철했다는 말이 너무나 너무나 와닿았다)

그런데... 한편

내가 고민끝에 구입한 책.. 나름 큰 돈을 써서 구입한 책이 도서관에 신간으로 있는 걸 보면 또 마음이 아프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보는 방법이 있는 것을

게다가 내가 구입한 책이 모두 내마음에 쏙 드는 것이 아니라

간혹 몇몇은 읽고 나면 다시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보니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정말 좋으면 사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거다.

매번 산 책 빌려온 책들이 쌓여가다보니

기간이 정해진 빌린 책들을 읽느라 정신없거나  아니다 싶은 것들은 휘리릭 책장만 넘기고 반납하게 되고 정작 산 책은 그저 소장용으로 가지고만 있을 뿐 언젠가는 읽으리라... 여뮤작작하느라  겉표지만 감상중이시다.,

오늘도 내가 딸내미 만화책을 사면서 고심끝에 고른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아이 학교 서가에 빤질빤질한 모습으로 떡 하니 있는 걸 보니 또 마음이 부르르하다.

살까말까 했던 서천석의 신간도 있고 여행기도 있고....

내가 책을 빌리는 곳은 세군데다

아이 학교 도서관. 시립도서관. 그리고 동네에 이주마다 오는 이동도서관..

이렇게 세군데서만 빌려도 신간을 보고 싶은때 맘껏 보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볼 수 있다.

게다가 학교 도서관은 은근 신간이 자주 들어와서 수시로 새책을 볼 수도 있고

(초등 도서관이라 어른책이 오히려 덜 대여가 된다)

그러니.. 결국 .. 나는...

올 한해 책을 사지 말자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장바구니에는 아이 참고서를 빙자하여 내가 보고 싶은 책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어디 신간만 책이랴...

오래된 책들 중에도 내가 놓친 책들을 봐야지  결심하고 또 결심하면서

나는 중고서점을 부지런히 뒤지고 있는 중이고...

 

적어도.. 작심삼일이 100번 반복되면 어느정도 계획이 실현되지 않을까??

지금 내 앞에도 여전히

산 책들은 탑을 이루고

빌린 책들은 보따리 보따리를 이루며 나를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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