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간의 수학 여행 - 70일간의 여행 시리즈 6 70일간의 여행 시리즈 9
새터교육도서개발팀 엮음 / 새터 / 199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명 교양수학책들로 분류하는 책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근래에 들어 알았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싫었던 수학이 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관심이 생기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한 번 필이 꽂히면 물불을 안 가리고 파고드는 성격상, 교양수학책이라면 눈에 띄는 대로 많이 구해서 읽어 보았다. 첨엔 하나같이 참신했고 재밌었다. 그래서 마구마구 읽어 재꼈는지도 모른다.

헌데, 좀 보다보니 모든 교양 수학책들이 대동소이 했다. 수학이 현실생활에 이렇게 접목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류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문제들로 수학적 사고를 훈련시키는 부류. 딱 이 2가지 부류로 나뉜다.

후자 쪽은 좀 심하다 싶게 문제위주로 채워져 있다. 수학 공식을 외우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로 채워져 있는데, 문제 출처도 없고 그냥 문제들로만 채워져 있는 책들이 많다. 일부는 문제의 난이도도 무시한 책들도 있고 심지어 해설이 틀린 책도 허다했다.

아무래도 ‘교양 수학’, 하면 전자 쪽이다. 수학이란 학문이 왜 기초학문이며, 실생활에 얼마나 유용하고 응용이 많이 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책이 박경미의 <수학 콘서트>다.

<수학 콘서트>는 교양 수학책 중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책 중 하나이다. 지금은 3편 까지 나왔는데, 누가 봐도 책이 매우 유용하게 잘 쓰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은 수학의 원리를 일상에서 쉽게 도출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많이 쓰이는 계산 문제의 수학적 출처와 조형물들 속의 수학적 원리를 이야기 속에 잘 녹여 내었다.

예를 들어서 부르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다이하드에 나오는 눈금이 없는 물통에 물을 나누어 담는 문제는 여기저기서 많이 나온 문제인데, 이 문제의 본질이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려준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이렇게 영화와 일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수학의 사례들을 문제와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은 현재 교양 수학책에서 <수학 콘서트>가 가장 돋보인다. 쉽기까지 하다.

성인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데, 아마도 저자가 고등학생에서 대학 초년생을 주 독자로 생각하고 집필해서 그런 모양이다.

헌데, 우연찮게 읽기 시작한 책 중에서 <70일 간의 수학여행>(새터, 1995)이라는 책이 있다. ‘70일 간의 여행 시리즈’의 6번째 책인데, 이 시리즈의 책들은 퍼즐, 음악, 추리, 세계사 등 고교생들의 교양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기획한 책들이다. 대부분 감수한 분들이 고교 선생님들이다. 이 책을 엮은 새터교육도서개발팀은 청소년들의 교양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어쨌든, <70일 간의 수학 여행>은 <교실밖의 수학여행>과 유사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냥 문제들로만 채워져 있는 여타 문제 위주의 교양수학책과는 그 질적 수준이 현격히 다르다.

책에 수록된 문제와 분류 기준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문제를 나눈 기준이 정말 절묘하다. 기하, 대수, 도형과 같은 수학의 일반적 영역들에 대한 문제 중에서 문제의 기원과 수학적 원리를 동시에 깨우칠 수 있는 문제들을 선별하여 싣고 있다.

그런데, 아무렇게나 문제를 싣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분류 기준을 갖고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근데, 그 분류기준이 아주 이색적이고 절묘하다.

이런 식이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차례가 나온다. 책은 10주에 독파할 수 있게끔 구성돼 있는데, 하위 목차가 아주 재밌다. 첫 주(제1장)의 하위 목차를 보면 이렇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백문이 불여일견 /까마귀 열두 소리에 하나도 좋지 않다.

10주까지 이렇게 분류돼 있는데 유유상종, 설상가상, 인과응보 등 사자성어와 속담 속에 담겨 있는 수학적 사고를 일반적인 수학 문제와 연결시켜 수학이 결코 현실과 유리된 학문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학의 역사도 덤으로 알려준다.

어떻게 이러한 내용이 가능한지 책의 내용을 소개해 보겠다. 이 책의 넷째 주 3절을 보면 소제목이 ‘바늘가는데 실이 간다’이다. 이 속담을 수학에 어떻게 담아냈을까? 집필자들은 말한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서로 따른다는 의미이다. 말하자면 어느 한쪽이 이동을 하면 다른 한쪽도 따라서 이동을 한다는 뜻이다. 항상 함께 어울려 다니는 단짝 친구들을 가리킬 때 이 표현이 자주 쓰이고 있다. 굳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실과 바늘과 같은 단짝 친구들의 예를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p131)

“ ‘바늘 가는데 실이 간다’는 말 자체는 단순히 단짝 친구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도 있다. 우리는 때로는 ‘OO문제는 XX의 말을 따르면 무난하다’는 표현도 쓰고 있지 않은가? 수학에서도 역시 ‘문장으로 제시된 문제는 그림을 그려 활용하라’는 교훈이 있다. ‘함수는 반드시 그래프를 그려볼 것’이라는 교훈 역시 그 적절한 예일 것이다.” (p132)

다시 말해서 이 넷째 주의 3절에서는 문장으로 출제되어 무척이나 어렵게만 보이는 문제를 그림으로 명쾌하게 풀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예를 든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책인 이집트의 <아메스 파피루스>에 수록된 3700년 전의 문제이다.

고대의 이집트 수학책에 수록된 문제는 어떤 것이고 얼마나 어려웠을까? 이런 물음에 엮자들은 문제로 이 의구심을 잠재운다.


다음과 같은 조건이 만족되도록 100개의 빵을 5사람에게 나누어 주어라

① 각 사람의 몫이 등차수열을 이룬다.

② 많이 가진 순서대로 3사람 몫을 합하면 그 양의 1/3이, 적게 가진 2사람 몫의 합과 같아진다.

이 [예제](p137)가 바로 3700년 전의 문제이다. 쉬워보이는가? 엮자들은 “만일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그것은 3700년 전 사람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된다”는 자극적인 꼬드김으로 이 문제에 도전하게끔 한다.

헌데, 놀라운 것은 등차수열이란 개념이 3700년 전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수열’은 최신 수학의 반영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 잘못된 생각임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문장으로 출제되어 어려워 보이는 문제이지만 그림으로 그려보면 의외로 쉽게 풀린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답만 아는 것이 아니라 푸는 과정이 매주 쉽고 재밌었다. 수학의 수열 공식을 몰라도 등차수열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을 그림으로 저절로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문제였다.

이렇게 책은 쉬운 고사성어나 속담 속에 담겨져 있는 기본적인 사고를 수학에 연결시키고 있다. 정말 참신하다. 어떻게 보면 좀 억지스런 측면도 있어 보이지만 사고 자체를 확장시킨다는 시각에서 보면 아주 좋은 접근방식인 것 같다.

여튼 도형과 방정식 문제뿐만 아니라 알쏭달쏭한 퀴즈 문제까지 수많은 유형의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그 문제의 수학적 기원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수학적 사고를 터득하게끔 돕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수학콘서트>와 <교실밖의 수학여행>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교양 수학에서 다루어야 할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개발한 팀의 노고가 페이지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좋은 책인데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서평을 쓰게 됐다. 수학에 관심이 있거나 적성시험에 대비하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아이의 사고력을 신장해 보고자 하는 학부모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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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1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야가 정말 두루두루 다양하시군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와 이렇게 저렇게 겹치기도 하구요.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yamoo 2010-08-10 20:36   좋아요 0 | URL
관심있는 분야는 많아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다가...말았습니다..ㅎㅎ 그래서 깊이가 거의 없죠~ 한 우물을 계속 파야하는데, 팔 때 쯤이면 또 다른 분야가 재밌을 거 같고..뭐, 그렇게..ㅎㅎ 근데, 나무꾼님이 좋아하는 분야는 어떤 거에요?~^^

마녀고양이 2010-08-1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미있겠는데요.. 저는 수학을 잘하지 못 했지만,
그래도 TV 오락프로에서 공공연히 수학을 왜 배우냐 하면서 희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야무님의 의견에 동의하네요~

yamoo 2010-08-10 20:38   좋아요 0 | URL
문제를 풀면서 확실히 재미는 있습니다. 재미와 논리를 추구하신다면 <논리트레이닝>이 아주~ 좋습니다. 저도 학생 때 그리고 수학을 몰랐을 때는 도대체 필요도 없는 것을 왜 배우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수학은 가르침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수학을 왜 배우냐 하면서 희화하는 것은 정말 슬픈 현실 입니다~

pjy 2010-08-1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평균이하의 IQ과 평균이하의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서 수학은 고전 인문학이고 그래서 고리타분하고~ 재미없고, 사실 재수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쓸모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ㅋ
넘버스라는 미드가 생각나서 재밌습니다~

yamoo 2010-08-10 20:40   좋아요 0 | URL
앗! 넘버스라는 미드가 재밌나요?? 수학과 관계 있는 건가요?? 뭔 내용인지 좀 알려주세요. 재밌으면 얼릉 구해서 보게요~~ㅎ

pjy 2010-08-11 12:45   좋아요 0 | URL
형제는 용감했다는 드라마죠ㅋ 형은FBI고 동생은 천재?수학자인데 그런 연분으로 사건해결하는 대부분을 수학으로 진행하고 막 어려운 공식 등장하고 매트릭스비스므레 화면그래픽이 나오기도 하고,,
이를테면 은행강도의 다음목표를 그동안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수학이론으로 예측하는 막 요런~~~ 재미납니다^^

마녀고양이 2010-08-11 15:45   좋아요 0 | URL
ㅇㅇ, 넘버스 나름 잼나져.. ^^

yamoo 2010-08-11 18:11   좋아요 0 | URL
지금 막 구했습니다..ㅎㅎ 무쟈게 재밌을 거 같네욤..근데 5기까지 나와서 볼라믄 꽤 오랜 시간이 걸릴듯해요^^
 
전날의 섬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1

찌는 듯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어 심신을 지치게 하고 있다. 활자 속에 파묻혀 잠시나마 더위를 잊는 것 말고는 정말 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읽다가 지루해서 포기했던 몇 권의 책 중에서 골라낸 것이 움베르토 에코의 <전날의 섬>(열린책들, 2001)이다.

에코의 책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초반 100여 페이지 까지는 읽는 이로 하여금 상당한 인내를 요하게 한다. 그 지루함으로 인해 뒤에 오는 지적 충격과 놀라움을 맞보지 못한 독자가 얼마였던가? 나 역시 <푸코의 추>를 읽다 포기한 경험이 있기에 이 말을 하려니 좀 머쩍은 감이 있다.

어쨌든 나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 에코의 소설들은 꼭 찾아서 읽는 이유가 하나있다. 바로 남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작가 이문열은 언젠가 교양주의로 표현했다. 소설을 읽고 나면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 것! 에코의 작품들은 이것을 충족시켜주고도 남음이 있다.

그의 소설들을 읽고 나면 한없는 지식의 계보를 산책한 무한한 즐거움이 있다. 넘치는 기지와 절묘한 복선, 의외의 상황설정, 퍼즐을 맞추는 듯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속에서 빛나는 철학적 언명들!

난 <전날의 섬>을 다시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줄을 치면서 보았다. 무거우면서도 고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에피소드들 속에 녹아 있는 철학적 사색의 흔적을 만날 때면 줄을 치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한편, 이 소설은 장르구분을 무색케 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구구절절한 사랑을 전하는 연애소설이고, 심오한 철학을 쉽게 소설화한 철학소설이며, 성경을 과학적이고도 논리적으로 분석한 종교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실타래처럼 얽힌 사건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추리소설이며,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자아성찰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거대한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다.


2

에코는 중세에 대해서 주로 얘기한다. 그가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중세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중세를 통해 오늘을 재조명해 보고자 하는 그의 창작의도에서도 연유한다. (그래서 <포스트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라는 에세이를 썼는지도..)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 역시 갈릴레이 시대(17세기)의 중세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시대의 학문적 풍토를 대변하는 황당한 학설이 매우 많이 나온다. 지금의 과학적 지식과 논리적 사고로 생각하면 엉터리 같은 이론들 이지만, 그 당시는 진리였다.

과거에는 진리였던 것이 현재 쓸모없는 지식으로 폐기 처분 된 것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던가? 지금 우리가 따르고 추종하는 진리와 학문이 다가올 시대에 황당한 허구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입장에 선다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된다.  

 

어쨌든 소설 속의 상황에선 그와 같은 일련의 이론들이 진지한 이론체계로 논의된다. 그런데 그 중요한 논의 중의 하나가 ‘영원’이라는 시간관념이다.

주인공 로베르토는 경선의 비밀을 찾고 있다. 경선이 무엇인가? 우리는 적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이 단어와 그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지구과학 시간에 하품을 하면서 배웠던 경도와 위도의 측정, 표준시, 그레고리력, 율리우스역, 대척점 따위의 개념들 말이다.

지학시간에 배웠던 이런 개념들은 사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으로 인한 우주의 원리 속에서 변하지 않는 표준을 찾으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와 동시에 이 속에는 너와 나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엄청난 비밀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에코는 바로 이런 노력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소설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중세의 경도 측정은 엄청나게 어려운 첨단 작업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컴퓨터와 인공위성으로 그 값을 간단히 산출해 낼 수 있다.  

 

하지만 갈릴레오 시대에는 경도 값을 계산해 내기 위해서 해와 달의 움직임, 지구의 자전과 공전, 밀물과 썰물 등 천문학을 연구해야만 알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었다.   현재 간단히 구할 수 있는 경·위도 측정의 이론적 토대는 바로 이 시대에 로베르토와 같은 사람들의 모험적 노력의 산물이었음을 깨달았다.

경선은 지구상의 표준시를 측정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요 출발점이다. 이 출발점이 확정되면 적어도 이 지구상에는 시간체계라는 진리의 표준이 성립된다. 서울에서, 뉴욕에서 그리고 사모아제도에서의 시간 차이를 논리적이고도 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게끔 만드는 '영원한' 진리체계를 도출하게 된다.  그렇기에 경선의 비밀을 밝히는 것은 무엇이 진리의 기준인가를 찾는 시도였다.  



3

시간 속에서 ‘나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는 자전적 성찰의 소설인 <전날의 섬>은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사람만이 이 절묘한 제목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로베르토는 사모아 제도 근처의 좌초된 배 다프네 선상에서 한 미지의 섬을 바라보고 있다. 그 배와 섬 사이에는 날짜변경선이 가로지른다. 그러므로 로베르토 앞에 있는 동시간대의 그 섬은 날짜변경선에 의해 어제의 섬이 된다.

어제란 무엇인가? 과거다. 그런데 그 다프네 선상에서 섬을 보고 생각의 나래를 펴는 로페르토의 의식은 이미 그 섬에 도착해 있다. 즉, 날짜 변경선을 두고 대치하는 섬과 다프네 선상은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로베르토는 전날의 섬을 바라보면서 그의 지난 날들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다프네 선상에서 펼쳐진 그의 생각들은 전날의 섬과 함께 항상 자기의 시선 앞에 있게 된다.

너무도 절묘하다. 생각하고 인식하는 로베르토의 존재는 섬과 함께 전날이 되고, 다프네에 묶인 육체는 현재에 있다. 동일한 공간에 날짜변경선을 사이에 두고 시간의 의미와 무게가 어떤 것인지 로베르토를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에코의 이 작품은 우리에게 시간의 관념과 그 속에서의 인간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오늘의 나의 위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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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09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이윤기님이 옮기면서 말이 많았었죠~
솔직히 제겐 너무 어려운 책이었는데,이렇게 일목요연한 리뷰까지~
존경의 표시루다...추천 한방~^^

yamoo 2010-08-10 09:47   좋아요 0 | URL
초판도 갖고 있는데요..번역에 대해서 말들이 만긴 많았죠..그런데, 에코의 소설이 번역된게 어딘데요..에코의 소설들이 이윤기님에 의해 번역된 다음 새물결에서 조형준님의 번역으로 에코의 에세이들이 나왔습니다. 당시 번역을 해준 분들에게 감사해야죠~ 번역의 질을 따질 상황이 못됐다는..ㅎ 에코가 얼마나 현란하게 문장을 쓰는지 전문번역가들도 혀를 내두르는 상황에서 이윤기님은 꾸준히 에코의 소설들을 번역해 주셨죠~ 정말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날의 섬은 푸코의 추보단 읽기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 에코의 소설들 중에서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이에요~ 초반 100여 페이지만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줄거리만 따라가도 무척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누구에게나 에코의 책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그래두 한 번 다시 도전해 보심이...저도 에코의 책은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하다가 완독하곤 했답니다^^

양철나무꾼 2010-08-10 17:47   좋아요 0 | URL
그쵸~^^
하지만,'로아나'의 '이세욱'님을 보면 세련된 변명이지 싶습니다.

이윤기님 심지어'비밀의 계절'이라는 책 역자서문에서 드러내 놓고,버벅거렸다 실토하시더군요~
어쨌든,감사해야할 필요는 있는 거겠죠~^^

yamoo 2010-08-10 20:46   좋아요 0 | URL
이세욱님 번역이 세련되긴 했지만, 그래두 어려운 부분은 좀 건너띠고 했다는 군요(저는 잘 모르는데 에코 전공하신 분이 그래서 ㅎㅎ)..오역할 바에야 차라리 건너끼고 번역하는 것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이세욱님이 번역하기 훨씬 전에 에코의 작품을 번역하신 이윤기님의 노력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대단한 거 같습니다. 지금이야 이윤기님 번역이 있어 나중에 번역하신 분들이 뭐가 잘본됐는지 번역본이 있어 훨씬 쉽죠. 난해한 책은 처음 번역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거..슘페터의 주저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도 아직 30년 넘게 재번역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에코의 저서는 어땠을지 짐작을 해 봅니다. 전 이윤기님이 너무도 고맙습니다.

따라쟁이 2010-08-1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언젠가 이야기 했지만, 최근 에코님은 저의 읽기에 있어 최고의 과제를 떠안긴채로 유유히 떠났습니다. 백페이지.. 그것이 그리도 더디답니까? ㅠㅠ(갑자기 막 눈물이 ...)

yamoo 2010-08-11 18:12   좋아요 0 | URL
잡으셔요~~따라쟁이님, 잡으셔야 해요~~ 에코님을 그렇게 떠나보내시면 아니돼옵니다~~~ㅎㅎ
 
그 사람의 첫사랑
배수아 지음 / 생각의나무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도대체 그녀는 왜  항상 소설의 결말을 그따위로 마무리 하는 걸까? 도저히 모르겠다. 실컷 흥미진진하게 읽고 나서도 이 작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말씀~. 제발, 해설이라도 달아주지. 작가후기는 왜 또 그렇게 이상한 암호문처럼 써 놓았는지...

소설집 <그 사람의 첫사랑>(생각의 나무, 1999)은 내가 배수아의 책을 처음으로 사서 본 책이기 때문에 배수아의 그 어떤 저서보다도 애착이 가는 책이다. 첫 배수아 소설집을 접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이렇게 쓰니 이 작가는 절대로 이상문학상 대상은 못탈거라고.

그래, 배수아는 자기 스타일을 버리지 않는 한 절대 이상문학상 대상은 수상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못탔다!) 이상문학상 수상집에 간간히 우수 소설작으로 선정된 몇 작품을 접한 이후 그녀의 소설들을 찾게 되었다.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서 냉큼 입수하게 되었다.

그녀의 첫 소설집이, 내가 대하는 그녀의 첫 번째 책이라는 것에 대해 묘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의 첫사랑>에는 내가 전에 접했던 단편 작품이 두 개나 수록되어 있어 너무 반가 왔다.

그러나 역시, 배수아의 글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특히 수상록이라 할 수 있는 <에세이스트의 책상>은 더더욱 그렇다. (이 책 읽고 난 다음 구입한 책인데 정말 최악이었다~) 제발 독자도 생각해 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아~ 근데, 이 여자는 그런 배려를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작가 후기에서 횡설수설(적어도 내가 보기에)하다가 마지막에 그래도 이런 글을 계속 쓰겠다는 말을 남긴 걸로 봐서는....

일단 수록된 작품만 거들떠보자.

병든 애인, 은둔하는 북의 사람, 허무의 도시, 그 사람의 첫사랑, 200호실 국장, 와이셔츠, 징계위원회, 다큐채널 수요일 자정, 차가운 별의 언덕, 개종 등 10편의 단편 소설을 싣고 있다.

이중에서 ‘은둔하는 북의 사람’과 ‘200호실 국장’ 그리고 ‘징계위원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긴장감 있는 플롯에 뭔가 있는 듯한, 헌데 끝은 썰렁한...전형적인 배수아식 글쓰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다.

한편 ‘다큐채널’은 내가 배수아 소설을 읽은 것 중 가장 실망스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짜증 만빵~ 전체적인 색채는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와 최인호의 <깊고 푸른 밤>에 가깝다. 하지만 매우 무미건조하다. 뭘 말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수아의 소설들은 헌책방에서 잘 구할 수가 없다. 그만큼 매니아층이 두터운 듯하다. 이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우연히 ‘TV 책을 말하다’ 후속편인 ‘책 읽는 밤’에서 배수아 작가를 볼 수 있었는데, 내가 '다큐채널'을 읽으면서 느낀 ‘짜증 만빵’의 글쓰기에 매료된 고정 팬이 꽤 된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우째, 그런 일이 있을까 하고 계속 생각했다~

[덧붙임]
배수아 작가는 안티 팬을 꽤 많이 거느린 작가다. 배수아 작가의 안티 팬들은 그녀가 글을 딴나라 언어로 쓴다는 사실을 타박한다. 사실 전통적인 소설가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글쓰기인데 이게 소설 같지 않다고 많이 공격을 받는 듯하다. (그도 그럴것이 배수아 작가는 그 흔한 습작기간을 하나도 안 거치고 처음 그냥 내리 쓴 글이 작품으로 당선되어 소설가가 돼었다고 한다~)
배수아는 '책 읽는 밤'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의 작품은 새로운 글쓰기이기에, 좀 그렇게 봐달라고 하는데, 글쎄다~ 라는 생각이다. 사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두 번째로 본 배수아의 장편소설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꽤 재밌게 봤다. 통통 튀는 생각과 쿨한 주인공이 꽤 매력적이었는데, 이 작가는 이거 빼고는 장점으로 내세울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데, 좀 보편적으로 작품을 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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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의 기초
이재경 지음 / 나무와숲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언론사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할 목록 1순위에 있는 책이라 합니다. 주로 기사와 기사체에 대한 글쓰기 교본과도 같은 책인데, 중요한 건 기사체로 글을 쓸 수 있으면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여튼 이 책은 글을 쓰기로 결심한 모든 사람이 읽으면 반드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 중 하나입니다~

  

1. 기사란 무엇인가 

첫째, 기사는 뉴스를 담아내는 표현 양식이다. 기사는 소식을 전하는 글의 형식이다.
둘째, 기사는 산문의 일종이다. 그렇다고 소설이나 수상문은 아니다. 역피라미드라는 기사만의 독특한 문체를 갖는다.
셋째, 기사는 사실을 기록한 글이다. 하지만 같은 사실을 전한다고 해서 모든 기사가 같지는 않다.
넷째, “기사는 발로 쓴다”는 말이 있듯이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섯째, 기사는 사회적인 글이다.
여섯째, 기사는 팩트의 전달이지만 글쓰기 작업의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기사쓰기는 끊임없는 사고력 훈련 과정이다.

2. 기자는 누구인가 

기사를 쓰고 고치고 편집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부른다. 기자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기자는 정의감과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언제나 무엇이든 들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부지런하고 끈질겨야 하며 특권에 따른 책임과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한다.

3. 편집국의 구조와 기사 만드는 과정 

- 편집국의 의사결정 구조
   발행인과 주필➝편집국장➝담당 부국장➝부장➝차장➝고참 기자급의 팀장과 담당기자
-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
기사 취재는 몇 가지 중요한 결정 과정을 거친다. 취재는 기자가 먼저 시작할 수도 있고 데스크가 지시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가 됐건 취재 초기에는 데스크와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기사 작성부터 인쇄로 넘겨질때까지 다음 6단계를 차례로 거친다.
1) 담당 기자의 기사 작성
2) 담당부장의 검토
3) 편집국장의 검토
4) 편집부 검토, 제목뽑기, 지면배치
5) 제작국 마무리작업
6) 공무국 인쇄

4. 기사의 기본형: 역피라미드 양식

역피라미드 기사 형식의 기본 원리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실을 맨 처음에 제시하고, 이어서 차례로 덜 중요한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다. 역피라미드 기사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독자가 기사의 핵심 사항을 알기 쉽게 알 수 있고, 두 번째는 편집하는 과정에서 기사 뒷부분을 잘라내도 중요한 내용이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사의 구성요소
·제목(헤드라인, 서브헤드): 제목은 편집 데스크의 몫이다. 제목은 기사읽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드: 기사의 첫 문장. 독자에게 던지는 미끼. 리드는 간단히 말해서 전체 기사가 담고 있는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 문장이다. 리드에는 글 Tm는 사람이 그 기사에 부여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축약돼 있고, 또 독자가 기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방향성이 제시돼 있다. 때문에 리드를 잡으면 기사의 전체 흐름이 저절로 결정된다.
·본문: 리드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글의 흐름에 따라 단락별로 제시한다. 본문 내용은 취재방향과 강도, 기사의 성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구성된다.

-내용의 구성요소
·취재원: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가 만나거나 전화로 통화한 사람, 또는 기관을 말한다. 문장상으로는 “@@에 따르면”, “@@는 ···라고 말했다”는 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6하 원칙(5W1H): 기사가 전하는 사실의 구체성을 구성하는 내용이다.

-역피라미드형 기사쓰기
역피라미드식 기사의 구조는 리드에서 제시한 사실에 대한 요약을 문장으로 연결해 가며 구체적 사실을 담은 정보로 뒷받침하는 양식을 취한다. 이런 기사 양식이 발전한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독자는 기사를 읽다가 어느 때고 멈출 수 있다. 기자는 그러한 독자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사를 써야 한다.
둘째. 지면이 부족하면 기사를 줄여야하는데 역피라미드 방식은 이 작업을 쉽게한다. 뒤에서 잘라도 기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역피라미드 기사의 작성 과정
·리드를 위한 고려사항
  리드의 내용을 최대한 단순화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지 않도록 한다. 또한 리드를 쓸 때 반드시 강한 인상의 동사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사안의 흐름에 따라 리드는 변한다.
·리드의 다양한 유형
  전체 내용 제시형/ 요약형/ 선택형(기사가 다루는 내용이 양자택일의 상황일 때)/ 질문형(독자의 참여를 노릴때)/ 나열형/ 직접인용형/ 사회고발형

5. 기사거리 찾기

-무엇이 기사가 되는가
언론학 이론에서 기사가 되는 요건으로 제시되는 가치들에는 시의성, 중요성, 근접성, 현저성, 특이성, 갈등양상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느낌 감각 그리고 매일 지면을 채우기 위해 데스크가 내리는 판단이 기사를 결정한다. 이렇게 보면 기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자와 데스크의 기사 감각이다.


-기사 찾기에 필요한 기초적 자질


-기사거리 찾기


기사감각은 노력으로 단련된다.
뉴스 흐름을 이해하라.
새로운 현상을 잡아내는 안목을 길러라
새로운 관점을 가져라
매체의 특성과 데스크의 시각을 파악하라


포커스 집단과 모니터의 활용
사람을 통한 기사 발굴
공공기관의 문서나 자료의 활용
신문과 잡지의 활용
신문광고의 활용
인터넷 활용
취재계획서



6. 취재의 기초와 취재원

-편집국의 취재 체제
-출입처와 대변인
-취재관련 관행들
    엠바고: 취재원 쪽에서 기자들에게 일정 기간 해당 기사의 보도를 보류해 달라고 하는 요청
    온 더 레코드: 취재원과 대화할 때 취재원의 말을 모두 그 사람의 신원을 밝히며 보도해도 좋다는 뜻.
    오프 더 레코드: 쥐재원 쪽에서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할 때 쓰는 표현.
    배경설명(background): 취재원 쏙에서 신분 노출을 꺼려, 기자에게 말하는 내용을 취재원이 누구인가는 밝히지 말고 보도해 달라는 뜻.

-기사에서 취재원 밝히기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경우/ 취재원을 명시한 경우/ 익명의 취재원
- 삼각확인의 중요성
미국 언론에서 강조되는 취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준칙. 절대로 한 취재원의 말에만 의존해 기사를 완성하지 말라는 취재 원칙.

7. 기사쓰기와 고치기 

어떻게 하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어떤 과정을 거치면 큰 실수 없이 기사를 완성할 수 있을까? 4단계 접근법이 이를 가르쳐 준다.

-기사 작성의 4단게 접근법
1) 기사의 주제를 세밀하게 정하기
2) 자료 수집 또는 취재 작업
3) 기사 골격의 구성
4) 기사 고치기

-FORK 방법
F = Focus : 기사의 알맹이 쉽게 찾기
O = Order : 기사 내용 배열 순서 정하기
R = Repetition of key words : 기사의 집중도 높이기
K = Kiss off : 서로 섞이지 않게 기사 구성하기

 
방법론 정리

쓰고 있는 기사의 초점을 기억하라/ 리드를 여러 개 준비하라/ 기사를 쓰면서 독자의 질문을 의식하라/ 기사의 정확성을 확인하라/ 고치기는 나중에 하라/ 큰 소리로 읽어 보라/ 시간 여유를 두고 다시 한 번 점검하라.


- 좋은 문장을 쓰는 요령: 능동형 동사를 써라/ 문장을 짧게 써라/ 복문과 중문은 피하고 단문을 써라/ 글 호흡에 변화를 주라/ 전문 용어의 사용을 피하라/ 시청각 감각을 자극하도록 써라/ 세부묘사를 잘하라


8. 보도자료를 이용한 기사쓰기 

-보도자료란 무엇인가
보도자료는 알리고자 하는 정책이나 사업 또는 행사의 중요 내용을 기자가 이용하기 좋도록 6하 원칙에 따라 정리한 문건.
-보도자료의 기본 성격: 보도자료는 홍보물/ 편파적/ 과장이 포함됨
-보도자료의 유형: 행사안내, 공지사항을 담은 것, 정책 알림, 이미지 제고, 입장을 밝히거나 해명, 사건 개요를 정리한 보도자료

9. 사건·사고 기사

사회 문제가 불거져 나온 곳. 피의자나 피해자는 구체적인 실명의 개인들이지만 그들과 관련된 사건을 알림으로써 사회구조의 뒤틀린 곳을 드러내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촉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건·사고 기사에 접근하는 법
사건, 화재, 교통사고 등은 모두 현장이 중요하다. 기사와 관련된 핵심 정보를 거의 모두 일이 벌어졌던 현장에 관련된 사람에게서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 2단계 접근법
1단계는 현장취재. 2단계는 취재한 사건의 규모나 성격을 정확히 판단한 뒤 어느 방향에서 추가적인 자료를 찾을 것인가를 고려하는 과정을 말한다.


취재해야 할 내용


현장의 취재원


2단계 취재시 고려사항


1.  관련된 사람들의 이름, 나이, 주소와 당시 상태
2. 발생장소
3. 발생시각
4. 발생 사실
5. 사건이나 사고의 원인


-수사담당관 또는 사고대책 담당관
-현장 목격자 확보
-피해자 또는 생존자 인터뷰
-희생자의 친구나 친척 인터뷰
-희생자나 가족에 대한 배려


기사를 얼마나 키울 것인가? 관련 기사를 별도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추가 취재는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인가? -->주로 과거 관련 기사의 검색이나 유사한 사건 기록의 확보, 주요 관련인사들의 인적사항에 대한 조사등을 포함

-화재기사의 작성
화재기사는 다음 세 가지로 유형화가 가능하다.
단순화재/ 방화/ 특별한 사연이 있는 화재

-교통사고 기사
사고 규모가 크거나 추석이나 명절이 끼였을 경우 교통사고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진다.

-범죄기사
범죄 기사는 경찰기사다. 경찰 출입 기자가 관할 구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확인하는 관정에서 포착하게 된다. 규모가 큰 절도 사건이나 유명한 사람이 피해자인 경우, 경찰이나 피해 당사자는 사건을 비밀로 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건의 공개는 경찰에게 부담이 되고 피해자는 명예를 훼손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범죄사건 취재는 많은 노력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범죄기사의 취재원: 경찰, 피해자, 목격자, 담당 의사나 검사관, 과학수사요원들
범죄기사의 사례: 살인사건/ 강도사건/ 절도사건

10. 인물기사 

-인물기사 취재와 기사쓰기
인물기사는 기획기사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기사 양식이다. 인물기사는 취재양식 때문에 인터뷰 기사로 불리기도 한다.

-인터뷰란 무엇인가
인터뷰는 기자와 취재원이 접촉하는 여러 가지 대화 양식이다.

-인터뷰의 역사
미국의 저명한 언론사 전문가인 샌디에이고 대학의 마이클 슈츤 교수는 인터뷰가 핵심적 취재활동의 하나가 된 것은 1860년쯤이라고 말한다. 1820년대 취재기자가 등장하고 취재가 중요한 언론활동이 된 지 40여년 만의 일이다. 20세기 초가 되면 인터뷰는 기자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된다.

-인터뷰의 정치 사회적 의미
인터뷰의 공적 성격으로 인해 슈츤 교수는 언론 인터뷰의 참여하는 당사자를 3자로 보고 있다. 기자와 취재원 그리고 독자(또는시청자)의 3자 관계 속에서 인터뷰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인터뷰가 정치권력이나 경제, 문화적으로 힘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공개적 토론의 영역으로 개방시키는 기능을 한다.

-인터뷰의 종류
양식에 따른 분류: 대면/ 전화/ 서면 인터뷰
내용에 따른 분류: 뉴스/ 인물탐구형/ 집단 인터뷰 

-인터뷰하는 사람의 품성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의 품성으로는 우선 호기심을 들 수 있다. 그 다음 중요한 품성으로 관찰력과 기억력, 세부사항을 기록하는 습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취재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자세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한 고려사항
사전준비/ 편안한 대화 분위기/ 주의 기울여 듣기/ 기록의 중요성
기사의 정확성을 위한 유의사항: 취재원에게 몇몇 상황이나 사안을 되짚어 주며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피차의 이해가 어긋나지 않는지를 확인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내용으로 중요한 인물의 이름이나 직책, 장비나 신기술에 대한 정확한 자료 등이 있다. 취재원의 전화나 팩스, 핸드폰 번호 등을 알아 두는 일도 잊으면 안된다. 인터뷰가 끝났다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것도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인터뷰의 윤리적 고려사항
기사의 생명은 결국 취재원에게 달려 있으므로 정직성과 성실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인물기사의 두 가지 유형


뉴스성 인물 기사


잡지적 인물기사


간략한 인물기사는 특정 뉴스와 관련해 보도되는 게 대부분이다. 꼭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 글을 쓴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유형을 스냅 샵 프로파일이라고 부른다.


분량이 길고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되어 독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수사적 장치가 동원된다. 많은 내용을 자세히 취재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傳記) 기술 방식과도 비교되곤 한다.



11. 미담기사

말 그대로 아름다운 이야기 착한 행동을 기사화한 것. 건조한 신문기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놓고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유형이기도 하다. 미담 기사는 미국에서는 ‘휴먼 인터레스트 기사’로 불리는 내용이다.

-미담기사의 특징
사람 그 자체보다는 일, 행동 또는 경험이 중요하다.
독자가 쉽게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시간 제약을 덜 받는다.
한 사람뿐 아니라 집단적 경험도 좋은 취재 대상이다.

-유형별 미담 기사 쓰기
1. 특이한 경험: 자연 재해 등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2. 평범한 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드라마적인 기술
3. 전 사회적 쟁점: 예를 들면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가족 이야기, 경제 위기를 겪은 가정의 사례 등

개인적 선행을 다루는 기사/ 집단적 어려움 극복 기사/ 교육관련 미담 기사/ 현장 체험적 미담 기사/ 트렌드를 반영한 미담기사

미담기사에서 주의할 내용: 과대포장이나 지나친 칭찬 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사에 포함하는 일 등이다. 따라서 취재의 기본 명제인 현장 확인과 삼각 취재는 미담 기사에서도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과정이다.

 

12. 조사의 중요성과 조사기사

-조사는 무엇인가
조사가 직접 취재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호흡이 긴 기사는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 흐름을 이해하는 일과 함께 과거 기록확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진행되는 기사를 보강하기 위한 2차적 목적으로 조사 작업을 이용했다면 이제느 오히려 조사를 통해 기사를 발굴하고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기사쓰기가 시도되는 상황이다.

-조사작업의 디지털화
모든 기사가 컴큐터에 저장되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사의 검색은 스크랩북에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Kinds의 이용으로 바뀌었다. 각 신문사는 별도로 해마다 자사의 신문 기사를 오은 CD-ROM을 만들어 자료로서의 접근성을 높였다.

-주제별 조사의 종류
인물조사/ 조사 기사 취재기/ 쟁점조사/ 기관과 조직조사

-여러 가지 조사 작업과 주의사항
문헌조사/ 디지털 자료 조사/ 그 밖의 조사 작업(자체 기획한 설문조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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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09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리하느라 힘드셨겠어요~
나중에 차근차근 읽고 공부하더라도,일단 백만개 쯤의 추천을 날리고 싶습니다~

후덥지근 하지만,가만 바람에 얼굴을 내맡기고 있으면 가을 냄새가 나요.
며칠만 견뎌내면 무사히 여름을 지나가게 될거예요~

yamoo 2010-08-09 01:16   좋아요 1 | URL
별루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리뷰 쓰는 것보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ㅎㅎ 꼭 구입해서 읽어보세요...이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책이라고 신방과 친구들이 얘기해 줬습니다..ㅎㅎ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밤엔 좀 선선해 지는 군요..9월도 무덥다는데, 쪼금만 참으면 나무꾼님이 말씀하신 가을 냄새를 맡을 수 있겠죠~^^

pjy 2010-08-09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약이 별로 힘들지 않다니~오호^^ 전 딴지걸기에 자신있습니다ㅋ

yamoo 2010-08-09 21:43   좋아요 1 | URL
리뷰 쓰는 것과 비교해서요~ㅎㅎ 근데, 워떤 딴지를 거실생각이신가요~~~^^;;
 
엑스페리먼트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 토론 모임의 논쟁에서누군가 그랬다.  

인간 본성이라는 것이 있느냐? 

그런 건 없다. 단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 뿐이이라고..아주 강력하게 주장했더랬다. 

난, 계속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라는 사실을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했었는데, 씨알이 먹히지 않았었다. 

근데,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 2002년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판으로 먼저 봐서 충격은 훨씬 덜했지만 아래와 같은 사실을 좀더 명확히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인간의 행동은 지위에 따라 결정될  수 있고, 

둘째, 견제 장치가 없는 권력은 남용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셋째, 상징에 대한 의미부여가 구성원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 

넷째, 외부와 접촉이 차단되고 고립된 상태에서는 행동에 대한 자기통제력이 전혀 힘을 발휘 할 수 없다는 점.

 

재탕인 영화여서 몰입도는 좀 떨어졌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사실은 이 실험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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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0-08-0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영환가요? 보고 싶어하고 있는 목록에 포함되어 있는데, 보고 나면 너무 인간성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 될까봐... ㅎㅎㅎ

yamoo 2010-08-05 11:52   좋아요 0 | URL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처음 보면 섬뜩할 수도 있습니다. 내재된 인간의 광기가 어떤 것인지를 목격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02년판을 추천해 드립니다. 동명영화이고, 이 영화는 02년 영화의 헐리우드 버전이에요~

양철나무꾼 2010-08-0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자를 추종하시는군요~?

근데,영화는 재밌나요?
리뷰가 일목요연하네요~^^

yamoo 2010-08-05 11:54   좋아요 0 | URL
예~ 전 순자의 성악설을 지지해요..ㅎ 그렇다구 추종자까지는 아니구요..
영화 재밌습니다. 하나의 실험을 영화로 찍었다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02년판이 좀더 다큐지향적 색채가 강했다는 인상입니다. 보시면 후회는 안하실듯해요~

pjy 2010-08-0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미산을 빨아먹을것도 아니면서, 길가의 개미군단을 손가락으로 처절하게 계속 눌러죽이는 천진한 아이를 생각해 본다면 저도 인간은 악하다에 한표!

yamoo 2010-08-05 20:2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천진한 아해의 그 행동...아무것도 모르는 행동 속에 도사리는 악한 본성~~토론에서 왜 이 사례가 생각이 나질 않았나 모르겠네요...^^;;

마태우스 2010-08-06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라고 합니다 꾸벅. 음, 저 역시 성악설을 신봉하는지라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근데 이 영화가 리메이크인가봐요? 글구 토론모임도 있으신가보군요!

yamoo 2010-08-06 12:02   좋아요 0 | URL
와우~ 마태우스 교수님 반갑습니다! 꾸벅, 꾸벅.^^ 성악설을 신봉하신다면 이 영화 강추합니다~ 02년 엑스페리먼트의 헐리웃판입니다~ 예~ 토론모임을 2개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주 가끔씩 얼굴만 비추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