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번 알라딘 서재 지수에 대해서 불평을 좀 해봤다. 근데, 사이러스 님께서 이미 같은 사안을 이전에 서재지기에게 문의를 했나보다. 사이러스 님과 서재지기 사이에 대화 내용이 자세히 첨부돼 있어 실상을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헌데, 알라딘 서재지기 님의 답변 속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실례가 적시돼 있어 심히 의아한 생각을 떨치 수가 없는 거다. 이게 과연 인간이 할 짓인지..문제가 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어느 알라디너가 하루 사이에 지수가 2999점 늘었던 것에 대한 사이러스 님의 질의)

 

[서재지기 님의 답변 요약]

사이러스 님께서 문제제기 하신 그 서재 분은 알라딘에서 친교 활동, 그러니까 '좋아요', '친구신청', '댓글쓰기'와 같은 일을 그 각각에 대해서 1000여 회에 가깝게 하셔서 서재지수가 급등한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답변을 읽고 고소를 금치 못했다. 서재지기 님이 하루에 '좋아요', '친구신청', '댓글쓰기' 각각에 대해 1000여 회 했다는 개소리를 천연덕스럽게 하고 계신 거.ㅎㅎㅎ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아주 이상한 짓거리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서재에 접속해 서재글을 무작위로 열어 '좋아요'만 한다고 해도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된다. 글을 아주 빠르게 읽고 좋아요를 클릭하는 경우 대략 1분을 잡아도 1분*1000명=1000분. 60분으로 나누면 16.6시간이 나온다.

 

아, 귀찮으니 그냥 글을 열고 아무생각 없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또 다음 글을 열고 클릭하고 하면 8.3시간이 나온다. 미친짓도 이런 미친 짓이 없다. 근데, 이게 '좋아요'활동 하나에 해당한다. 친구신청을 하려면 좀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각각의 과정을 1000회 씩 했다면, 이건 산술적으로 인간이 아닌거다.ㅎ

 

밥도 먹지 않고, 이런 짓을 한다는 건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거다. 여러 사람들을 시켜 실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짓을 한다고 아주 천연덕스럽게 서재지기 님이 사이러스 님에게 답하신 거다.ㅋㅋ 궁상맞은 변명 치고는 정말 빵 터지는 개그 수준같다.

 

서재지기 님의 타당한 답변을 요구하는 바이다..

 

 

2. 요 근래 들어 알라딘 중고서점을 방문하면서 아주 이상한 코너를 발견했다.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책] 코너. 궁금해서 알라딘 직원에게 문의해 보니 알라딘 서고에 쌓여 있는 오래된 책을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코너라는 답이 돌아왔다.

 

헌데, 여기엔 아주 오래된 책만 있는 게 아니었다. 2011년 이후에 나온 소위 유명한 책도 꽤 많았다. 소위 다음과 같은 책들이다.

 

 

 

 

 

 

 

 

<염소의 축제>는 500원 이었고, 나머지 책들은 모두 1000원 씩 팔고 있었다. 이 코너의 국내 책들은 모두 500~1000원. 절판된 아주 오래된 책(70-80년대 나온 책들)은 2000원에 가격표를 달고 있다.

 

특이한 것은 외서가 일률적으로 2천원에 책정돼 있다는 사실. 나는 신림점과 신촌점에서 80년대 출간된 외서 10여 권을 데려왔는데, 그 중에서 아주 걸출한 책 4권을 신림점에서 구했다.

 

그중 백미는 신림점에서 에머슨 전집 중 한 권을 발견한 것! 에머슨의 에세이와 문학 작품 4권을 한 권에 담은 실로 어마어마한 책이다. 2000페이지에 육박한다! 이게 단돈 2000원~ㅎ

 

에세이의 경우 편집이 매우 빽빽하게 돼 있고, 종이질도 무쟈게 얇다. 하지만 인쇄가 뒤에 베어나오지 않는다는 거. 

 

1권이 400페이지, 2권이 479페이지, 3권이459페이지, 4권이 306페이지. 4권은 에머슨이 쓴 시들이 묶여 있다. 특이한 것은 2권에 수록된 플라톤, 스베덴보르그, 몽테뉴, 셰익스피어, 나폴레옹, 괴테에 대한 에세이들이다. 에머슨이 본 위대한 인물들 쯤 된다. 영문과 전공 시간에 에머슨 수필집을 읽어 본 적이 있지만, 그때에는 이런 사람들에 대한 에세이는 그 선집에 없었다. (요즘 보니, 동서문화사 본이 이 인물들에 대한 에머슨의 에세이를 싣고 있다.)

 

외서들을 검색해 봤지만 TUDOR출판사에서 출간된 4권 합본된 이 책은 검색 자체가 돼지 않는다는 거. 하드커버임에도 불구하고 책 값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편집한 것인지, 아니면 뉴욕에서 편집된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여튼 희귀본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소장용으로 복사 편집한 것이라도 이건 소장 가치가 충분할 듯하다. 왜냐면 수록된 작품이 정말 어마어마 하다는 거. 에머슨의 에세이 80편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책은 정말 처음 본다!)

 

나머지 3권도 올려본다.

 

제일 왼쪽은 스티븐 헬러의 디자인(타이포 그래픽) 책이다. 디자인 쪽에서 꽤 많은 저서를 출간한 사람임에도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헬러의 저작이 한 권도 번역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중간에 있는 갈색 바탕의 책은 루이스 코저의 유명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번역되어 지금까지 출간되어 오고 있는 <사회사상사>이다. 원서의 제목은 '사회 사상의 대가들'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마지막 책은 저명한 역사학자 리처드 골드바이트의 저작이다. 플로렌스 르네상스 건축물을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인 듯.

 

각 권 모두 2천원이다. 정말 대어를 낚은 기분이다.ㅎㅎ

 

 

3. 최근에 아주 기찬 음료를 발견했다. 철학 번역서를 볼 때마다 이상한 번역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이거 때문에 졸음이 밀려오는 경험을 종종한다. 그때마다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그때 뿐. 졸음은 계속 읽기를 방해하는 귀찮은 녀석이다.

 

근데, 커피로도 안 되는 이 녀석을 단 번에 해치운 음료가 있어 소개해 본다. 알고 보니 대학가에서 시험 기간에 없어서 못 파는 음료라고..ㅋㅋ

 

바로 요 녀석이다. 귀여운 스누피 캐릭터가 우유각 전면에 그려진 스누피 커피 우유. 이 녀석은 그냥 그렇고 그런 일반적인 커피 우유가 아니란 말씀~

 

이 녀석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용량이 짱이라는 거! 500미리리터에 1200원밖에 안 한다. 더군다나 팝카드로 결제하면 1050원 뿐이 안한다. 물론 행사기간 특가지만 정가도 1500원 뿐이 안한다.

 

여기서 그치면 이 음료가 왜 시험기간에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건 이 커피우유가 역대 커피 우유 중에서 최고의 카페인 함량을 자랑하기 때문. 실로 무시무시한 카페인 양을 함유하고 있다.

 

무려 237미리그램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일반 아메리카노 한 잔의 2배도 넘는 카페인을 담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 임산부 등 카페인 민간자는 주의하시라는 주의 문구도 표시돼 있다!

 

카페인 민감자에게 이 우유는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대학가 중간 기말고사 기간에 이 우유가 없어서 못판다는 실체를 그야말로 실감할 수 있다. 나도 밤에 잠을 설쳤으니~

 

근데, 너무나도 달콤한 맛과 가격의 유혹은 쉽게 이 커피를 끊을 수 없게 한다!

졸음을 쫓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음료이다~

 

 

4. 얼마 전에 한 서재 쥔장의 글에 댓글을 남겼다. 그 서재 쥔장께서 한 달에 30권을 읽었다는데, 그 분은 한 달 실적에 한 참 미달하는 듯한 인상으로 글을 적으셨다. 한 달에 30권을 읽는 사람을 나는 딱 한 사람을 알고 있을 뿐인데, 이 서재 쥔장께서는 한 달 30권은 보통이란다.

 

하도 부러워서 댓글을 달았다. "으와! 정말 많이 읽으시는군요!!! 속독을 배우셨나 봅니다아~~~"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답글이 달렸다. (좀 지났지만 이 댓글을 난 오늘에서야 확인했다.)

"속독을 배우고싶네요. 백수라면 아무리 정독하더라도 누구라도 한달에 서른 권은 읽을 수 있어요. ^^; "

 

사실, 난 이 댓글에 삐져있다. 백수 시절 난 한 달에 최대 읽은 책의 권수가 15권을 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뒷발이다.

 

"백수라면 아무리 정독하더라도 누구라도 한달에 서른 권은 읽을 수 있어요."

 

허허 이 말을 어케 받아들여야할지..백수라면 누구라도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을 수 있다?! 누구라도...ㅜㅜ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난 2007년 한 해 100권을 넘긴 이후 한 번도 한 해 100권을 넘긴 적이 없다. 근데, 이 서재 쥔장께서는 25개월 차에 734권이다!! 거의 하루 한권씩 읽으신다!!

 

백수면 누구라도 하루에 한 권을 휘딱 읽을 수 있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서재 쥔장에 특화된 능력 같은데, 누구라도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을 수 있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자기 자랑같다~

 

아, 한 달 30권...살림지식총서나 가열차게 읽어야 겠다..ㅜㅜ

 

 

5. 오늘 날씨가 무쟈게 좋았다. 오늘의 데일리룩~

 

아이템 총합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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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6-05-1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누피 더 진한 우유 마시고 영향 1도 안 받고 잘 잔 사람 여기 있습니다. ㅜㅜ 인간이 아닌 것 같아요.

서재지수는 참..

yamoo 2016-05-12 09:46   좋아요 0 | URL
아, 하이드 님은 카페인 분해 효소를 몸에 많이 지니고 계신 듯합니다^^ 카페인 분해 효소를 몸에 갖지 못한 사람을 일명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고들 하지요~ㅎ

인간 맞아요. ㅎㅎ 카페인에 민감하지 않는 분들이 우리나라에만 30%가 넘는다고 합니다..ㅎㅎ

서재지수는 저도 참.. 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5-12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으면, 그리고 읽기 쉬운 소설이나 다른 가벼운 책으로 읽으면 한 달 30권이 아니라 60권도 가능합니다. 결국 양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구요, 사람마다 새기면서 읽는 등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구요..저도 양에 조금 치중하는 면이 없진 않은데, 늘 고전문학을 좀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달고 삽니다.ㅎ

yamoo 2016-05-12 09:51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다 다른 거 같아요. 쉬운 소설도 분량이 800페이지를 넘어가면 정말 하루에 다 못읽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요. 댄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읽을 때도 이틀에 나눠 읽었습니다.

하루에 한 권씩 뚝딱 읽어 치우시는 분들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그게 잘 안되거든요~ 특히 저는 읽다가 도저히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한 단상을 적어놓거나 다른 책에서 본 비판적인 글을 찾아보는 경향이 강한지라..

특히 인문 번역본은 이상한(?) 번역을 만나면 3-4번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는지라...책을 빨리 읽지 못하네요.

양에 치중한다고 해도, 한 권 읽으면 반드시 생각을 좀 하는 편이라, 어떤 강압적인 상황이 아니구서는 하루 2권은 정말 읽기 힘듭니다. 트랜스 님은 충분히 60권두 읽으실거 같아요~ㅎ

2016-05-12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05-12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찐한 카페인 우유에, ˝내사랑˝ 스누피가 모델이라니 웬말입니까 ㅠㅠ

하루종일 책만 읽는 상황이라고 하면 병원에 입원해있는 상황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라 저는 그런 상황이 아닌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하네요 ^^ 아, 그리고 저는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를 읽은 이후로 몇권을 읽느냐보다 어떻게 읽느냐에 더 치중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yamoo님이시니까 여쭤볼께요. 요즘 넥타이 패턴중 폴카닷 (일명 땡땡이)이 혹시 유행인가요? 유난히 제 눈에 많이 띄어서요.
알라딘서재지수는 전 신경도 안쓰는데 저 같은 무심한 독자를 yamoo님 같은 예리한 독자님께서 구제해주시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알라딘이 오랜만에 번쩍 눈 좀 떳을려나요?

yamoo 2016-05-12 10: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저 귀여운 스누피와 무시무시한 카페인의 조합은 조금 어정쩡하긴 합니다..ㅎㅎ

그쵸.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고, 사람마다 읽는 방식이 다르고, 책을 선택하는 종류도 달라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아, 넥타이 패턴이군요~ㅎ 일명 땡땡이는 클래식 패턴에 해당합니다. 유행이라고 하기에는 워낙 클래식한 패턴이라. 하지만 트렌드에 따라 유행하는 클래식 패턴이 있는데, 올해에는 그게 도트 무늬인 거 같습니다. 보통 도트가 작을수록 클래식하며 클수록 트렌디합니다. 요즘은 도트가 큰게 대세인 듯해요..ㅎ 저도 요즘 많이 봅니다..ㅎㅎ

서재지수는 한 번쯤 신경 쓸만 합니다. 내가 지금 지수가 몇 점인지 확인하는 재미도 있구요..ㅎ 도움이 됐다니 헛짓거리 한 게 아니라서 좀 위안이 됩니다~^^

시이소오 2016-05-12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새내기인 제 얘기를 해주시다니 영광이네요.
다독보다는 정독이 중요하겠죠.

참고로 하루에 한 권을 휘딱 읽지는 않습니다. 5권 정도를 계속 돌려읽죠.
한권 읽는데 몇 시간을 쓰시는 지요? 잠자고 밥먹는 시간을 제하면 하루 14시간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 권을 읽는데 14시간 이상을 들이시나요?

(물론 그럴려면 여러가지를 포기하긴 해야 합니다. 게임, 안합니다. tv 안 봐요. 축구든 야구든 안 봅니다. 술, 거의 안 마십니다. 사람? 거의 안 만나요. 하루 중 가용가능한 모든 시간을 오로지 책만 읽어요. 야무님은 백수시절 15권 밖에 못 읽었다고 하셨는데 하루종일 책만 보시는데 시간을 쓰셨나요? 한달 420시간 동안 30권을 읽는 건 결코 많이 읽은 게 아닙니다. )

저는 제 자랑을 하기위해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었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백수가 책 서른 권을 읽었다는 게 왜 자랑이 되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책은 그만 읽고 일을 하고 싶거든요. 굶어죽을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도 독서를 하시는 야무님이 부럽네요.
hnine님 말처럼 제 상황이 아닌걸 다행이라 여기시는게.

놀거 다 놀면서 한 달에 서른 권 읽기는 힘들겠죠?
자신이 한달에 15권 읽었던 경험으로
다른 사람이 30권 읽었으니 속독이라 여기는 건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 아닌가요?

다른 사람이 뭐했든 신경쓸 시간에 야무님이나 저나
그 시간에 책을 읽죠?












yamoo 2016-05-12 10:24   좋아요 0 | URL
저는 시이소오 님에게 태클을 걸려고 한게 아니라 독서에서 일반화된 진술이 가당키나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 였습니다. 사람마다 독서 패턴이 있고 책을 선택하는 기준도 다양합니다. 누구는 가독률이 높고 또 다른 이는 가독률이 낮고..천차만별입니다.

백수라도 14시간을 매일 책을 시이소오 님처럼 가열차게 읽지 못합니다. 이건 매우 개인적인 특유한 현상입니다. 책 많이 읽는 사람 제 주위에 좀 있는데, 이 분들 역시 매일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5년 넘게 백수로 지네온 몇몇 작가 지망생 지인들도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놀거 다 놀면서 한 달에 30권 읽기...물론 힘들겠죠. 하지만 저같은 경우 백수 시절 하루 14시간은 아니었지만, 10시간 이상 꾸준히 읽었습니다. 하지만 제 독서 스타일이 읽은 부분이 제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생각을 적어 놓기 때문에 시간당 가독률이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번연을 만나면 이해 될때까지 반복해서 읽는 경향이 있는지라 고전 가독률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읽는 동안은 시간당 5페이지를 읽지 못했습니다.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번역이라 다른 판본을 참조하면서 읽었던지라..

책을 읽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백수이니 하루 14시간 씩 확보할 수 있으니 하루 한 권 못 읽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일반화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네요. 물론 지금 댓글을 보니 시이소님이 자랑으로 그 페이퍼를 올리시지은 않은 것 만은 확실해 진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것 같다`고 추정만 했지요. 기분 나쁠 수 있는 표현이라 이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적한 시이소오 님의 표현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고, 제가 언급했다시피 사람은 자기 경험으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독서 경향의 일반화는 무리인 듯합니다.

자신이 한달에 15권 읽었던 경험으로
다른 사람이 30권 읽었으니 속독이라 여기는 건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이라 하셨는데, 제가 위에 적었다시피 읽는 방식과 선택하는 책에 따라 가독률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걸 무시한 채 시간의 평균적 정량화로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이라고 표현하는 건 시이소오 님의 나르시즘을 반영하는 건 아닌지요.

전 단지 시이소오 님의 독서를 냉소하기 위헤 페이퍼를 쓴 것이 아닙니다. 표현의 일반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에요. 한 달에 30권을 읽는 님의 독서 경향이 정말 대단해 보여서 시이소오 님의 페이퍼에 댓글을 단 것이구요. 리뷰까지 남기시니 `이런 사람이 있다니?!`라는 느낌으로요. 단지 님이 제 글에 댓글을 단 표현 때문에 제가 문제제기 한 것이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입니다만, 전 한 달에 100권 읽은 적 있습니다. 군 제대하고 시간 남길래 작정하고 모든 시간을 독서로... 한 달 계획이었으니 억지로 짜맞추긴 했죠. 한 권은 두툼(어려운 철학서는 안 됨)하면 나머지는 그냥 잡지처럼 읽을 수 있는 얇은 책 2권 읽는 식으로 머리 써서 100권 맞춘 적은 있습니다. 그냥 호기심 혹은 내 인내심.. 정도.... ㅎㅎ

그나저나 오늘 양복 스타일은 딱이군요..

yamoo 2016-05-12 10:27   좋아요 0 | URL
뭐, 발췌독이나 빨리빨리 볼 수 있는 책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 달에 100권은 제게 무리입니다..ㅎㅎ 물론 곰발님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ㅎ

한 달 100권. 이 프로젝트 참 매력적이군요. 제가 백수가 되면 도전해 볼까 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6-05-1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과 양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책을 빨리 읽는 것도 맞는게, 비슷한 분야의 책들을 읽다보면, 정보습득을 위한 독서일 경우 겹치는 내용도 많아지고, 그 외의 목적으로 읽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가독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소설이라면 그 배경에 익숙한 사람이 훨씬 빨리 읽을 것이고, 여타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로 당연히 자신이 주력하는 분야일수록 더 빨리 많이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저도 한달에 삼사십권은 읽는데, 가장 시간 없고 바빴던 회사 다닐때 독서 집중력이 가장 높았던 것 같습니다.(아닌가, 그 때가 가장 어렸을때여서인가;;)

시간이 많다고 많이 읽어지는건 아니라는 거 ㅡㅜ 요즘의 제가 그렇습니다. 시간 많아지면 책 많이 읽을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을 버려욧!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10:53   좋아요 0 | URL
오 캐공감입니다 !!!!!!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보면 비슷한 책은 연달아 보게 됩니다. 쇼핑의 유혹 보다가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된 쇼핑의과학을 읽는 식이죠. 그러면 이 두 권의 내용이 서로 겹칩니다. 하이드 님 말씀대로 금방 읽게 되요...

다차바니인가요..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더군요. 독서를 할 때는 한 분야의 책을 연달아 읽으라고요.. 그 사람 독서법입니다. 왜 그 사람 독서량이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한분야 책을 30권 연속으로 읽으면 이런 속독이 가능하겠더라고요...

yamoo 2016-05-13 13:15   좋아요 0 | URL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과 양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라는 말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하루에 14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그게 한달을 채운다하더라도 누구나 30권을 읽을 수 있다는 시이소오 님의 말이 어불성설이라는 걸 말하기 위해 페이퍼에 4번 글을 쓴 것이지요.

저도 비슷한 분야의 책은 빨리 읽는 거 같습니다. 같은 내용을 약간 다르게 서술한 것 뿐이니까요. 비트겐슈타인의 책들을 읽다보면 비트겐슈타인에 관련된 책들은 아주 두껍지 않고 200-3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은 하루에 3권도 읽는 거 같습니다..ㅎ

oren 2016-05-1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책만큼 다양한 특성을 지닌 사물도 별로 없을 듯합니다. 저자와 번역자도 천차만별이고, 생김새와 두께도 다종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각각의 책 속에 담긴 내용 자체가 단 한 권도 똑같은 게 없으니까 말이지요. 게다가 그런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각양각색이니, 단순히 `책을 읽는 속도`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아주 다양한 차이를 보일 수 있지 싶습니다. 저야 뭐 소설 책 한 권을 가지고도 한 달씩이나 붙잡고 읽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니 `책 읽는 속도`에 대해서만큼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다독`하는 사람들을 별로 부러워해 본 적도 별로 없답니다. 각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책 읽기를 즐기면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요근래에 어느 책에선가 `책의 권수를 따지는 순간, 독서는 실패하고 만다`는 취지의 글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니체의 책 속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아리송해서 도무지 `출처`를 찾지 못하겠네요. 그걸 뒤지다가 문득 떠오른 `니체의 말`을 (좀 길지만) 덧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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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종류를 다독하는 것은 내 독서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영양 섭취의 선택 ; 풍토와 장소의 선택 ; ㅡ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결코 실책을 범해서는 안 되는 세 번째 선택은 자기 자신의 휴양을 취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도 특정한 정신이 얼마나 독특한지에 따라, 그에게 허락되는 것, 즉 그에게 유용한 것의 범위는 좁고도 좁다. 내 경우에 독서 전반은 휴양의 일종이다 : 따라서 독서라는 것은 나를 내게서 떠나게 하고, 나를 낯선 학문과 영혼들 안으로 산책하게 하는 것의 일종이지만 ㅡ 나는 더 이상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말하자면 독서는 나로 하여금 나의 진지함으로부터 휴식을 취하게 한다. 열심히 일에 몰두하는 동안에는 나는 어떤 책도 곁에 두지 않는다 : 누군가를 내 곁에서 말하게 한다든가 생각하게 한다든가 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리고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라고 불릴 만한 것이리라 ······ 잉태 시에 정신과 모든 기관은 극도로 긴장해야 하는데, 여기에 우연과 온갖 종류의 외적인 자극이 격렬하게 영향을 미치고, 아주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을 관찰해본 적이 있는가? 그래서 우연이나 외적인 자극은 가능한 한 많이 없애버려야만 한다 ; 즉 일종의 자기의 성을 쌓는 일은 정신적인 잉태에서 본능이 취하는 첫째가는 현명한 일이다. 어떤 낯선 생각이 은밀하게 그 성벽을 올라타는 것을 내가 허락할 성싶은가? ㅡ 그리고 이런 것이야말로 독서라고 불릴 만한 것이리라 ······ 일하고 산출해내는 시간이 지나면 휴양의 시간이 그 뒤를 따른다 : 내게 오라, 너희 편안하고 영민하며 수줍어하는 책들이여! ㅡ 이런 책들이 과연 독일 책일 것인가? ······ 내가 손에 책을 들고 있다고 느꼈던 것은 반년 전의 일이다. 무슨 책이었던가? ㅡ 그것은 빅토르 브로차드V.Brochard의 《그리스 회의론자들》이라는 탁월한 연구서였는데, 내 라에티아나 논문들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이중적이고 심지어는 오중적이기도 한 철학자 대중들 사이에서 회의주의자는 유일하게 존경할 만한 유형인 것이다! ······ 이런 책 외에는 나는 거의 항상 몇 권 안 되는 똑같은 책들로 도피하는데, 이 책들은 내게 합당하다고 입증된 것들이다. 잡다한 종류를 다독하는 것은 내 독서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열람실은 나를 병들게 한다. 새 책들에 대한 신중함과 심지어는 적개심도 `관용`이나 `아량`이나 여타의 `이웃 사랑`보다는 내 본능에 더 적합하다.

- 니체, 《이 사람을 보라》중에서

yamoo 2016-05-13 13:19   좋아요 0 | URL
제가 말하고 싶은 정확한 지점을 짚어 주시고, 거기다 니체의 적절한 인용까지..
이런 적재 적소의 인용은 정확한 정독과 다독이 아니면 힘들 거 같습니다.
오렌 님의 이런 인용 댓글은 격이 달라 원 페이퍼보다 훨씬 좋아, 해당 페이퍼의 질을 확 높여주는 나눔 글 같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6-05-1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지수 이야기보다,

싼 값에 구입한 양서가 한 없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yamoo 2016-05-13 13:21   좋아요 0 | URL
흠...마립간 님은 저 버리기아까워서 파는 책들에 꽂히셨군요..ㅎㅎ 잘만 고르면 대박인 책들입니다. 행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서 좋은 책은 다 팔리고 남은 쩌리 책들 중에서 건진게 저런 책인데....행사 시작 때에는 정말 엄청난 책들이 있었을 듯합니다..ㅎ

마립간 님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보세요. 많은 지점들에서 같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고 직원이 그랬습니다..ㅎ

cyrus 2016-05-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생각해도 하루에 `좋아요`를 1,000회 눌렀다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메일을 보낸 이후로 서재지수와 `좋아요` 수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누르는 `좋아요`보다는 진심이 담긴 칭찬 또는 비판 댓글 한 개 받는 게 더 좋습니다.

에머슨 전집은 책장에 꽂혀만 있어도 아우라가 엄청 나겠어요. 독해를 하지 못해서 제대로 읽지 못해도 저런 양서 한 권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

yamoo 2016-05-13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아주 미심적어요. 각각의 활동들을 1000회씩 했다는 건 정말 미치지 않고는 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건 확실히 알라딘 측에서 어떤 대책을 간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쵸~ 제가 원서 구입한 것들 중에서 코플스톤 전집을 구한 이후 최대어인 거 같습니다..ㅎㅎ 사이러스 님두 가까운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보세요. 거기도 버리기아까운책 사게팔기 코너를 운영할지도 모르잖아요. 얼른 가보시길~^^

stella.K 2016-05-1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 권 읽는 사람이 있긴 있더라구요.
미식 견문록을 쓴 요네하라 마리나 니나 상코비치, 한홍 같은 사람은
하루에 한 권 읽는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ㅠ

그런데 야무님 글은 귀여운 데가 있어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ㅎㅎㅎㅎㅎ
스누피 커피 우유는 저도 먹고 싶긴 합니다만 저는 잠을 중요시하는 인간 중 하나라
생사를 가르는 웬만치 중요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요.

오늘의 데일리룩도 멋지군요, 야무님!^^

yamoo 2016-05-13 13:28   좋아요 0 | URL
독서력이 아주 많이 싸이면 하루에 몇 권식 읽는다고 합니다. 같은 분야의 책을 연달아 읽으면 어느 순간 그 분야의 책들은 쉽게 하루에 몇 권씩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제가 익숙한 분야의 책은 하루에 3권도 읽습니다.

근데 분야가 서로 다른 생소한 책을 읽는다치면 하루에 한 권은 매우 힘들더군요. 더군다나 300페이지가 넘는 세계문학 전집들은 좀 지루할 경우 하루에 1권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ㅋ

워떤 글 때문인지 좀 궁금하네욤.ㅎ 정말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좋게 봐주시는 스텔라님^____^

페크pek0501 2016-05-1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시절이 생각나서 한 말씀 남겨야겠군요. 한 달에 최대 열 권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자유기고가로 일하면서 매주 모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했고 집안일도 했으니 오로지 책만 읽은 건 아닙니다만 시간은 많은 편이었죠. 토요일밤은 밤 열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읽기도 했는데 두껍지 않은 200쪽 조금 넘는 책은 하루에 다 읽기도 했습니다. 매일 하루에 한 권씩 읽을 수는 없지만 어쩌다 그런 경험은 있었죠.
저는 개인 차로 보는 쪽입니다. 한 달에 30권 읽은 분이 계시다는 게 놀라운 건 사실이니 야무 님의 글에 공감하지만 그 이상 읽은 분도 이 세상에 있을 거라고 봐요.

(과거 자랑질 해서 죄송합니당~~~ 저는 그때가 자랑스럽거든요. 지금은 많이 읽지 못하거든요...조금 읽어용~~)

yamoo 2016-05-13 13:32   좋아요 0 | URL
오~~~자유기고가이시기도 했군요!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던데! 거기다가 강의들으시고 집안일을 하면서 10권을 읽는다는 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하이드님 말씀마따나 시간이 무한정 있어야 독서가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속독법 배운 사람은 한달에 60권도 읽더군요. 대체로 소설을 가열차게 읽는데, 빨리 읽어도 줄거리를 술술말하는 걸 보면 속독의 잇점은 분명 있는 듯합니다. 되게 신기했습니다.ㅎ

자랑질 하셔도 됩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한 일이잖습니까! 저같아도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을 듯해요..ㅎㅎ

보슬비 2016-05-1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것과 더불어 읽고 내용을 잘 정리해서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더 대단하세요.(야무님 포함 페이퍼에 댓글 다시는 분들이 대부분 대단한분들이시네요~~ ^^.) 저는 그냥 정리하는거 포기하고 읽기만합니다. ㅎㅎ

그나저나 저는 카페인 민감자라 절대 시도할수 없는 커피우유네요. 그렇지 않아도 조카가 이 우유에 대해서 말해줘서 알고는 있었지만, 스누피 그림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yamoo 2016-05-22 20:44   좋아요 0 | URL
저는 다독하는 분들이 마냥 신기하다는!ㅎ

스누피가 그려져 있어요. 이게 트레이드 마크에요..ㅋㅋ 전 요즘 맨날 먹어요~ 이러다가 카페인 중독 되는 거 아닌가 은근 걱정됩니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