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 제1권 사실과 신화 중 제3부 신화를 읽고 있다. 

2장에서 보부아르는 몇 명의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여성에 대한 태도를 분석한다. 

그중 첫번째, 몽테를랑에 관해 쓴 글을 보자.


여자는 단지 결핍이고 빈곤이며 부정성일 뿐이고 여자의 마법은 헛되다고 하면서, 어떻게 여자가 그렇게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몽테를랑은 그것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단지 "사자가 모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오만하게 말할 뿐이다. 그러나 그 대답은 명백하다. 혼자 있을 때 자기가 최고라고 믿으며, 어떤 짐도 지지 않으려고 표 나지 않게 거절하면서 자기가 힘이 세다고 믿는 것은 쉬운 일이다. 몽테를랑은 쉬운 길을 택했다. 그는 쉽지 않은 가치들을 몹시 중하게 여긴다고 주장하지만 그것들에 손쉽게 도달하려고 한다. (...) 몽테를랑은 자기 이마에 과중한 것을 쓰고 자줏빛 의상을 걸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왕관이 색종이로 만들어졌고,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왕처럼 그가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 하나면 족할 것이다. 꿈속에서 물 위를 걷기, 그것은 실제로 지상의 길에서 걷는 것보다 덜 피곤한 일이다. 그리고 사자 몽테를랑이 심하게 겁을 먹고 여자인 모기를 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즉, 그는 현실의 시련을 심히 두려워하고 있다.  - 303쪽 


여기서 인용하는 몽테를랑의 작품 내용들을 보면 여성혐오가 엄청난데, 또 작품은 엄청 많은 듯. 이 사람 언제 사람이지? 하고 보니 1986~1972 라고 적혀 있다. 보부아르, 동시대 작가를 아주 대차게 깐 것이다. 아 시원하다 ㅋㅋㅋ

몽테를랑 책이 번역된 게 있나, 찾아보니 <소년들>이 있다. 작가 소개에는 "코르네유와 라신에 비견되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라고. 

엉 그런데 <소년들> 어디서 좋다고 했었는데?? 찾아보니 역시나, 서친님의 추천글이 있었다! 보부아르가 까는 여러 작품들에 이 작품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여성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른 작품으로 <젊은 처녀들>, <카스티유의 왕녀>, 심지어 <여성론>이 있다.. 



 














자, 계속 열심히 읽어 보자! 함께 읽는 분들 화이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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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15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이 <소년들> 좋다고 했대요. 근데 이 작품도 보부아르가 언급은 안 했어도 여성주의 관점으론 대차게 깔 게 많기는 합니다. 소년들의 로맨스 혹은 우정 그 무엇 중심의 책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엄마(모성) 혐오 같은 게 엿보였던 거 같음.

페넬로페 2023-02-15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조금씩 읽자고 했지만 결국 다른 책에 밀리네요.
그냥 주욱 읽어야겠어요~~

거리의화가 2023-02-15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장이 왜 이리 새롭죠?ㅎㅎㅎ 몽테를랑 1896년생이고 1972년 돌아가셨군요. 동시대 작가를 깔 수 있다는 건 또 그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찾아보고 분석한 것이겠죠? 괭님 읽기 계속 화이팅입니다!^^

햇살과함께 2023-02-15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따라갈게요~!! 먼저 가세요!!

은오 2023-02-15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빨리 2권 읽고싶더라고요. 2권이 더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ㅋㅋㅋㅋ 부지런히 읽어야지... ㅠㅠ

건수하 2023-02-16 09:47   좋아요 2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에 1권이 잘 안 읽히면 2권부터 읽는 것도 괜찮다 라고 써 있었습니다 :)

은오 2023-02-16 12:11   좋아요 2 | URL
오오 정말요?! 역시 2권이 더 잘읽히는구나 ㅋㅋㅋ 하지만 어차피 둘 다 읽어야 할 거! 그냥 순서대로 읽겠습니다 😀 (맛없는 반찬 먼저 먹는 편)

책먼지 2023-02-15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 분명 이 책 읽었는데 왜 인용해주신 문장 처음 보는 것 같죠?(동공지진) 이 책 함께 읽기 하고 계시군요.. 중간중간 페이퍼들 올려주시면 날로 먹어야겠어요(다시 읽을 마음의 준비 안 되어 있음..)

바람돌이 2023-02-16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주경야독하는 기분입니다. 밤 9시쯤 돼야 책 펴고 있어요.
일단 먼저 가세요. 곧 따라가겠습니다. ㅠ.ㅠ
당대의 작가도 가차없이 까버리는 보부아르 멋지다입니다. ^^

단발머리 2023-02-27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찬걸로 하자면 역시 보부아르님 따라갈 사람이 없겠죠. 이제 <제2의 성> 리뷰도 속속 올라오는군요 ㅎㅎㅎ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from 리뷰 읽는 재미 들린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