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메타포 2
클라라 비달 지음, 이효숙 옮김 / 메타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을 읽고 조금 놀라웠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소설에 나쁜 엄마에 대해 이렇게 직접적으로 묘사된 책을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것 같아서다.

사람은 서로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더군다나 가족은 우리가 선택할 수도 없을뿐더러 서로 마음으로 이해하고 위로해가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하는 사이이다.
가족 간의 대화 단절, 자식에 대한 과잉보호와 부모에 대한 존경심 결여, 그리고 무엇
보다 자기위주의 가치관이 불러 온 현 시대의 아픔은 우리 모두의 해결 과제일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멜리’가 안타까워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으면서 일이 나아지기를, 엄마가 분홍엄마(‘좋은 엄마’를 멜리는
이렇게 부른다.)로만 있어주기를 자심만의 주문을 외우면서 점점 고립되고, 병들어 간다.

그러니까 멜리에게는 엄마가 둘이다.
‘어느 때는 분홍빛의 상냥한 엄마이고, 어느 때는 검은 빛의 악독한 엄마이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중적인 모습을 크든 작든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멜라 엄마처럼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인다면 그런 엄마에게서 받을 아이의
충격과 아픔 또한 크리라.
멜리는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병들고 야위어간다.
“분홍 엄마, 분홍 엄마......”라고 말하면서 방안을 열 바퀴 돌고,
“검은 엄마, 검은 엄마......” 라고 말하면서 방안을 열 바퀴 돈다.-21쪽
멜리는 엄마가 분홍엄마만 있기를 바라면서 수많은 자신만의 의식을 행한다.
낮에는 모든 것을 셋씩 세는 버릇,
여러 차례 계속해서 문을 여닫고,
복도에 걸린 그림을 모두 만지며 지나가고,
끊임없이 안경을 닦는 멜리...... -54~55쪽
그리고 멜리는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의식의 시작과 끝에 주문을 외운다.

세상의 거의 모든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다가도 어쩔 땐 아이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잔소리도 하고, 가끔은 체벌도 하게 된다. 그것이 엄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멜리 엄마도 그런 엄마이긴 할 것이다. 조금 더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일 뿐 분명 모성이 있는 마음 약한 엄마일 것이다. 문제는 엄마뿐 아니라 멜리에게도 있는지 모른다. 열다섯 살이라는 여자아이의 나이 또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멜리가 그다지 이상할 것 없는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아빠도 엄마도 친구도 할머니까지도...... 멜리가 말하는 엄마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많은 오해가 오고 간다.
하나에서 열까지 서로를 다 알고, 이해시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엄마와 딸의 복잡한 감정관계를 잘 읽어내고 풀어나간 점이 이 책의 가치일 것이다.

마음의 병을 얻은 열다섯 살의 멜리는 급기야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위해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간다. 화사하고 완벽하게 차려 입은 엄마와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지극히 평범한 멜리가 함께 말이다.
밝은 대기실.
“안녕하세요! 우리 차례입니다.”
“이 아가씨 차례인 걸로 아는데요.”
“네. 네. 그런데 가능하면 제가 먼저 선생님과 얘기하고 싶은데요.”
“아니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기다리실 필요도 없어요.
제 생각에는 이 아이는 혼자서 집에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걸요.”
“좋아요, 좋아. 그럼 저는 가겠습니다.”
“자, 들어오렴. 난 엘렌이란다. 네 이름은 뭐지?” 121쪽

‘나쁜 엄마’를 인정할 것이냐, ‘나쁜 아이’로 남을 것이냐.’
멜리는 분명 자신을 괴롭히던 나쁜 엄마를 인정하게 될 것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될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나도 그러했고, 그런 엄마이기도 했고(다소 강도는 약했지만...^^;;), 그러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성장해 나왔으니 말이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을 읽으면서 성숙이란 ’나‘에서 벗어나 ’우리‘로, 그리고 점점 더 큰 ’우리‘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혀가는 것임을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박노해 시인은 10년 전쯤 이런 말을 했다. ‘나쁜 사람’은 ‘나뿐인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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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 2008-03-2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나쁜 엄마일때가 좀 많지 않았나 싶은 제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네요......^^;;

뽀송이 2008-03-26 18:58   좋아요 0 | URL
앗! 향기님 오랜만입니다.^^
요즘 제가 하는일 없이 너무 바빠서 자주 못들어 왔거든요.^^;;
이 책 한번쯤 읽어 볼만 합니다.
저희 작은 아들은 읽고는 슬프다고... 멜리가 불쌍하다고 하더군요.
 
겨울, 블로그 푸른도서관 2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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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겨울, 블로그>는 결국 나에게 또 한 번의 무거운 짐을 지워주었다.

책을 덮고 한참을 보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정리가 되지 않아서다.
<길 위의 책>으로 처음 만났던 강미선생님의 두 번째 책이다.
네 편의 이야기가 실린 청소년소설!
우리나라 청소년은 책 읽을 시간도 마땅치 않다.
그들은 소통의 길이 흔치않고, 자신의 혼란을 투시할 수 있는 길도 모호하다.
성적에 얽매여 학교와 집 그리고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힘겹게 살고 있다.
이런 우리 아이들의 교육현실이 못내 못마땅하고, 답답하다.
한창 친구들과 많은 것을 함께 해보고, 자신들의 고민도 서로 나누면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고, 조금이나마 혼란스러운 자신들의 성장에 친구 같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청소년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강미선생님이 고맙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겨울, 블로그’ 그리고 ‘사막의 눈 기둥’, ‘독이 빠지는 시간’,
‘지귀의 불’ 등 네 편의 글이 실려 있다.

혜욱이 사진과 그림 관심을 갖고 블로그에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혜욱은 문제아는 아니지만 매사에 반항적이다. 이런 혜욱에게 모범생인 민지가 호감을 느끼며 다가오고 둘은 친구 이상으로 가까워지지만 혜욱은 민지의 사랑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힘들어 한다.-‘겨울 블로그’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자란 민준과 창우는 중학생 때 우정을 넘어선 감정을 느낄 정도로 두터운 사이였지만 고등학생이 된 그들은 집안 배경과 성적 때문에 사이가 멀어진다.
현실에서 굴복하고 마는 그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사막의 눈 기둥’

은호는 알코올 중독인 할아버지가 술을 끊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자 친구 진서와의 이별을 이겨내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독이 빠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독이 빠지는 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귀의 불’은 조금 독특하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다.
수희는 역사 선생님을 좋아한다. 선생님은 그런 수희를 학생으로 아껴주지만, 상담 선생님의 오해로 수희와 역사 선생의 관계가 왜곡되고, 급기야 수희는 역사 선생과의 관계를 불륜이라고 진술서를 쓰고 만다. 이런 수희와 선생님의 사랑이 선덕 여왕을 사랑하다 불귀신이 되어 버린 지귀의 사랑처럼 느껴지는 수희는 자신의 사랑을 불구덩이에 태워버린다.

아직은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지는 못하더라도 한 발짝씩 다가가 손 내밀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래본다. 어쩌면 이 책으로 어딘가에서 간절하게 위로 받는 아이들이 꼭 있을 것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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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책 중에 '사막의 눈 기둥'만 봤어요. 다른 책에 수록된...
청소년들이 책 읽을 시간도 없지만 좋은 책이 많이 나와서 볼 수 있기를 저도 같이 빌어요.

뽀송이 2008-02-11 18: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ㅡㅜ
그래도 요즘들어 청소년책이 더러 출판되고 있어서 희망적이야요.^^

행복희망꿈 2008-02-1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멋진책들을 여유롭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너무 학과 공부에만 쫓겨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안타깝네요.

뽀송이 2008-02-14 19:27   좋아요 0 | URL
그쵸.^^
저희 집 아이들도 정말이지 이런 정서적인 책들도 읽었으면 좋겠는데...
겨우겨우 교과서에 수록된 소설정도 읽기도 힘겨울 지경입니다.^^;;
많이 안타깝지요.ㅠ.ㅠ
 
[경제짱 디네로] 서평단 알림
경제짱 디네로 - 일하기, 벌기, 쓰기, 모으기. 디네로와 함께 진짜 부자 되기
디네로 프로젝트 팀 지음 / 이콘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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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들의 경제 상식을 위한 멋진 판타지 동화이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에 예쁜 그림까지 함께 곁들여 놓고 있어서 훨씬~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나 그림이 친숙하고, 깔끔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한 몫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돈을 버는 경제교육과 돈이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마음이 따뜻한 진정한 부자로 자라날 수 있게 좋은 본보기를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외국도서의 번역이 아니라 서울대 졸업생 및 동화작가, 금융계 종사자 등이 모여
1년여의 시간동안 공부하고 고민하여 만들어 낸 값진 경제동화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꼭 맞으면서도 단번에 읽히는 재미가 즐거움을 준다.
아이들이 한번 잡으면 꽤~ 긴 분량의 책임에도 단번에 읽어낸다.^^

이 책은 게임을 좋아하던 평범한 12살 소년 ‘두리’가 우연히 할아버지(카론)를 따라 낯선 ‘이코노피아’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두리는 ‘디네로’(이코노피아에서의 두리의 이름)가 되어 이코노피아 제일의 부자를 뽑는 ‘그랑드빌트론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디네로는  카론이 준 팔찌요정 ‘피오루’와 함께 대회에 참가하여 돈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알게 되고, 일을 통해 돈을 버는 법을 배우게 되는 디네로의 모험담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디네로의 갖가지 활약상을 통해 부자 되는 법을 배우면서도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대결에서 디네로가 급한 상황 속에서도 섬에 갇힌 악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구하는 모습과 ‘그랑드빌트론 대회’ 우승자의 영광인 ‘빌트루다’가 되면 주어지는 딱 한가지의 소원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팔찌인 ‘피오루’를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한다.)을 위해 쓰는 것에서 자신의 돈이나 능력을 남을 위해 베풀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부자라는 평범하지만 값진 의미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정과 사랑을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번 돈을 남을 위해 올바르게 쓰는 주인공 디네로의 모습은 오래도록 우리 아이들의 기억에 남아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 같다.^^

 



이 책이 더욱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돈은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이고 진정한 부자는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는 나눔의 철학을 강조한다.
그리고 돈이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지만, 나 혼자만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노동의 의미와 가치 합리적인 소비와 투자 등의 올바른 시각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함께 가르쳐 주고 있다.
우정과 사랑을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번 돈을 남을 위해 올바르게 쓰는 주인공 디네로를 통해 ‘진정한’ 부자란 무엇인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책 뒤에 아이들을 위한 경제 용어를 실어놓고 있다.
아이들이 궁금해 할 만 한 경제, 소비, 투자, 노동 등에 관련된 58가지 질문들을 친절하고, 쉽게 들려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초등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경제동화나, 경제 상식 책과는 다르게 지루하거나, 읽다가 중단하지 않고 즐겁게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적극 권하고 싶다.^^

* 서평도서로 받은 책인데 아주 만족합니다.^^
노란 표지에 책속의 그림도 예쁘고,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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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1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도서군요. ^^ 환타지동화라서 삽화가 멋지군요!

뽀송이 2008-01-17 15:42   좋아요 0 | URL
네~ 책값을 하는 괜찮은 경제동화예요.
전 책값도 못하는 불성실한 책 제일 싫거든요.^^;;
지루하지않게 단번에 읽히는 재미난 책이랍니다.
아이들에게 권할 만 해요.^^

행복희망꿈 2008-01-17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궁금했는데, 재미있게 보이네요.

뽀송이 2008-01-17 20:19   좋아요 0 | URL
책이 생각보다 훨 마음에 들어요.^^
경제상식에 그림도 예쁘고, 판파지동화라 재미도 좋아요.^^
잘 읽혀요.^^ 권해드릴만 합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3
존 보인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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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이 책은 2006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큰 이슈가 되었던 청소년 소설이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독일 나치의 장군 아들인 소년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유태인 소년 사이의 우정 이야기로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두 소년이 함께 수용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결국 가스실에서 죽게 되는 소름끼치는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책이다.

이 책은 아홉 살짜리 소년 ‘브루노’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유태인 학살 이야기다.
기존에 나와 있는 유태인학살에 관한 책과 영화들도 여러 편 봤지만, 이렇게 가해자의 편에 있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책은 처음이지 싶다.

베를린에서 부유하고, 즐겁게 잘 살고 있던 부르노의 가족들은 어느 날, ‘퓨리’씨(히틀러를 부르노의 시선으로 ‘퓨리’씨로 나타내고 있음)의 방문이 있고 난 후, 군인인 아빠의 승진으로 갑자기 어딘가로 이사를 가게 된다.
처음에는 이사 가게 된 곳이 어디인지 말해주지 않지만, 곧 거기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르노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 맞은편에 똑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한 곳에 모여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다.
더욱이 자기 또래의 아이라고는 없는 이쪽과는 달리 수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저쪽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커간다.

이 책은 유태인 대학살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따뜻하고 슬프며 아름다운 이야기다.
어린 두 소년 ‘부르노’와 ‘쉬미엘’의 순수한 우정 이야기 때문이다.
나치의 장군인 아빠를 따라 이곳에 오게 된 부르노는 전과 너무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에 무척 힘들어 한다. 그러다가 늘 궁금하던 저쪽의 아이들에게 가보기로 마음먹은 부르노는 탐험 놀이라고 생각하고 철조망 쪽으로 걸어간다. 거기서 부르노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는 유태인 소년 ‘쉬미엘’을 만나게 된다.
둘은 나이도 같고, 생일까지 같은 우연에 반가워하고 급속도로 친해진다.
서로 다른 자신들의 생활 이야기,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의지하게 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부르노의 아빠와 엄마는 엄마, 누나, 부르노 만이라도 베를린으로 돌려보내려고 한다.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고 찾아 간 쉬미엘에게서 갑자기 사라진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함께 쉬미엘의 아빠를 찾기 위해 부르노는 쉬미엘이 가져 온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유태인들이 있는 철조망 안으로 들어간다.
아무리 찾아도 쉬미엘의 아버지는 찾을 수 없고, 집에 가려던 부르노는 쉬미엘과 함께 사람들에게 휩쓸려 가스실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두 소년은 울부짖으며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포를 느끼며 두 손을 굳게 맞잡고 ‘무슨 일이 있어도 친구의 손을 절대로 놓지 않을 거야.’라며 다짐한다.

유태인 학살을 다룬 다른 책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의 그들의 삶을 아이의 시선에서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으며, 가해자 편 아이의 진심어린 마음이 주는 가슴 뭉클함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이 책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책.
‘아트 슈피겔만’ <쥐 1,2>-만화
‘한스 페터리히터’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는

‘로베르트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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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0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 아픈 역사, 문학으로 영화로 온 세상이 알지만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가해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니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와 어떻게 다른지 봐야겠군요.

뽀송이 2008-01-06 13:0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읽기에 좋아요.
아이의 시선으로 잔잔히 풀어낸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답니다.
그렇지만 딱히 가해자라는 입장에서 거창하게 바라본다기보다 아픈 역사를 조금 더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는 유태인 가족이 겪는 불행을 주제로 다뤘다면 이 책은 가해자 아이와 피해자 아이의 우정을 통한 역사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지구를 떠나며 -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책읽는 가족 60
최금진 외 지음, 이영림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제5회 푸른문학상 동화수상작을 모은 동화집 <지구를 떠나며> 이 책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책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동화 속에 신선한 새내기 작가의 통통!! 튀는 이야기는 분명
새로움과 재미를 준다.

 
이 책에는 여섯 편의 수상작과 역대 수상작가의 초대작 세 편이 함께 실려 있다.
새로움과 완숙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또한 즐거운 책이다.
‘책 읽어 주는 아줌마, 지구를 떠나며, 바보 문식이, 할머니의 남자 친구, 달리기, 친구’등과
‘짬뽕, 미키마우스, 그리고......, 복실이, 아버지와 함께 가는 길’ 등 총 아홉 편이다.

적당한 크기의 책에 보기 좋은 글과, 함께 그려진 예쁘고, 재미난 그림까지 정성이 엿보이는 이런 책을 만날 때면 아이가 된 듯 마냥 즐거운 마음이 된다. 그리고 주변에 권하게 된다. 이 책은 초등 2학년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집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싶게 만드는 <책 읽어주는 아줌마>
어려운 환경에 대한 두 아이의 아픈 마음이 담긴 <지구를 떠나며>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고, 거기다가 아픈 현실에 힘겨운 문식이와 500원 할머니의 따스한 관심에 코끝이 찡해지는 멋진 <바보 문식이>
무엇이든 자기 마음껏 하면서도 책임질 줄 아는 멋쟁이 할아버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영민이의 모습이 돋보이는 <할머니의 남자 친구>
마라톤 선수인 나와 100미터 달리기 선수인 준호의 자기 자신의 미래에 대한 포부가 긍정적으로 그려진 <달리기>
힘겨운 환경에서 바르지 못한 일에 빠져 든 정애와 그런 정애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보영이의 이야기가 잔잔히 마음에 파고드는 <친구>

그리고 세 편의 초대작가의 동화!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아빠의 이혼과 재혼을 자기 자신의 이성 친구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통해 이해해 가는 <짬뽕, 미키마우스, 그리고......>
병들고, 귀찮아져서 버려진 개를 따스하게 감싸 안고 ‘복실이’라는 소중한 존재로 거듭 태어날 수 있게 사랑으로 보살피는 노부부의 이야기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복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선후기 천재 화가 김홍도와 그의 아들 연록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꿈을 스스로 결정하고, 아무리 힘겨워도 꿋꿋이 이겨내리라는 다부진 결심을 보여주는 <아버지와 함께 가는 길>은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흐뭇하였다.

음...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을 받을 때의 행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책이 그러하다.
아홉 편의 동화 모두가 하나가 되어 힘찬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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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11-2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를 떠나거라" 인 줄 알았습니다. 잊혀져 가는 코미디언 김병조님의 유행어 였던 가요
ㅎㅎ 이 책은 울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뽀송이 2007-11-29 11:56   좋아요 0 | URL
크큭...^^
지구를 떠나거라~~ 저 아이들은 과연 지구를 떠날 수 있었을까요??ㅎㅎ
아드님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라로 2007-11-2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들이 읽을 수준이 될라나요??ㅎㅎ

뽀송이 2007-11-29 11:58   좋아요 0 | URL
나비님~~ 방가방가^^
이야기가 신선하고, 재미나요.^^
더우기 아홉 분의 작가 각각의 색깔을 느낄 수 있어요.^^
2학년 이상의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