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올 에이지 클래식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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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프랑스 수학자와 결혼하고 대학에서 비교 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면서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수지 모건스턴’의 책으로 지금까지 40여권의 어린이, 청소년 소설을 발표했고 많은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우리나라에도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우리 선생님 폐하>, <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첫사랑의 남자와 마지막 사랑의 남자가 같은 사람이라니...^^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가슴 설레는 일 일 것이다.’

내(주인공 ‘수지’) 나이 열여덟에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
학술대회에 참석 차 오게 된 자크를 본 순간 더 이상 아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그만 보인다.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그는 ‘니스’ 출신이다.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 수지가 친구인 ‘시몬’에게 이렇게 말한다.
“... 이건 넘치게 행복한 일이거든. 정말이야. 왜냐하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그’ 이기 때문이야.”(39쪽)
“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오직 너만 정상인 줄 알았는데. 너 정말로 돌았구나!”
“모두 미친 게 아니야, 시몬. 사랑하게 될 수도 있는 거야, 알겠니?
네가 착하게 굴면 너에게도 찾아올 수 있어!”
“고맙지만, 사양하겠어! 사랑은 그렇게 바보같이 찾아오는 게 아냐.
조금씩 자라는 거야. 사랑은 심어줘야 하고, 물을 줘야 하고, 가꿔 줘야 하는 거라고.
사랑은 ‘상호적’ 이어야 해!”(40쪽)

수지는 첫눈에 반한 사랑을 키워 나간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그에게 다가 간다.
수지와 자크는 멀리 떨어져 그리워하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다.
주인공 ‘수지’는 낙천적으로 밀어붙이는 성격에 미국 뉴욕에 살고 있고,
그녀가 첫눈에 반한 ‘자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프랑스 남자로 고민하고 움츠리고 회의
하고 괴로워하는 성격으로 수지를 많이 힘들게 한다.
책의 뒤로 갈수록 이런 자크의 성격에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여러모로 못마땅한 자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친지들...
“못 생겼네!”
“옷을 너무나 못 입었어. 그 사람 외투 봤니?”
“영어를 할 줄도 모르잖아.”
“절대 부자는 못 될 거야.”
“좋은 미국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수지는 이런 모든 것을 잘 이겨내고 그와 사랑의 결실을 이뤄 내다니 감동이다.^^

이 책에서는 사랑이 완성되려면 아주 많은 이해와 애정과 지혜로운 갈등 해결이 필요하다
는 것을 재미난 에피소드와 개성 있는 스토리 구성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첫사랑의 열병에 걸리면 귀머거리에, 눈 뜬 장님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와 문화와 풍습이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랑의 감정이란 어느 곳이든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아직 첫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들이나, 지금쯤 첫사랑에 살짝 눈 뜬 청소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수지의 사랑이 정말 지구를 돌게 했을 것 같다.’ ^^

중학생 이상의 아이들에게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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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1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지 모건스턴의 이야기는 다 재미있더군요. 이책도 흥미롭네요.^^
사랑이 지구를 돌게한다!

뽀송이 2007-08-12 19:27   좋아요 0 | URL
크큭...^^
수지 모건스턴의 기발한 생각은 잠들어 있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보니 다소 감상적인 면도 있지만, 수지 모건스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역시!! 사랑의 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김현근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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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읽어야지 하면서도 매스컴에서 워낙

많이 접하게 되면서 미뤄뒀던 책이다.
이번 여름방학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추천도서라 겸사겸사 읽게 되었다.
남들은 다소 고등학생답지 않은 지나친 승부욕에 조금은 거부감이 생긴다고도 하지만
나는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

 
“아버지는 실업자, 어머니는 식당일, 그러나 현근이에게는 꿈이 있었다.”
우리나라 IMF는 서민계층에게 큰 충격과 시련을 주었다.
때마침 이 책의 저자인 김현근군도 이러한 시대적 아픔을 몸소 체험한 어린 세대라 하겠다.
책을 읽는 동안 무척 놀라웠다.
그 나이에 자신의 장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 때문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10년 전 화제를 모았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장승수 씨가 막노동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을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듯,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꿈을 향한 의지와 열정, 지독한 노력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유학의 꿈을 이루어냈기에 김현근의 도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꿈이 있다면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책 소개에서)

부산에 살면서 지금 중학교 3학년과 1학년인 아들을 둔 입장에서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3인 큰 아이의 경우 전교 석차 2%에 들고, 과학을 좋아해서 중1때부터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보내고 싶었지만, 아이가 원치 않아 아쉽지만 포기했던 학교라서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곳 것 같다.
그의 열정적이고, 피나는 노력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 굴복하지 않고, 끝내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기란 무척 힘든 일일 것이다. 나보다 나이는 어린 사람이지만 존경스럽다.

그가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믿음과 노력으로 2005년에 4년간 2억 원을 지급하는 ‘삼성 이건희 해외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마침내는 ‘프린스턴 대학’의 합격 통지서를 받는 순간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해 본다.

중학생 이상의 우리 아이들이 한번쯤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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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06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뽀송이 2007-08-07 18:04   좋아요 0 | URL
혜경님^^ 감사감사.^.~

순오기 2007-08-08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당연한 것일진대 마치 깜짝 놀랄 일처럼 호들갑 떠는 사회가 좀 문제죠~ㅎㅎ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말이 지금도 가능하단 증명을 하려고 현근이의 경제상황을 왜곡하진 않았을까 쬐금 의심이 됩니다.
대충 흝어만 봤는데~~ 님의 글 읽고 꼼꼼하게 읽어봐야겠단 생각하며 추천!

뽀송이 2007-08-08 11:3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무척 반갑습니다.^^
'현근이의 경제상황을 왜곡하진 않았을까 쬐금 의심이 됩니다.'라는 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과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의 노력에 박수는 보내고 싶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셔요.

순오기 2007-08-0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희 집안이 모 재단에서 주는 거액의 효행상 장학금 이런 걸 받아봤는데, 그곳에서 발행한 책자를 보니까 엄청 곤란한 상황처럼 묘사돼서 좀 그렇더라고요~ㅎㅎ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다 진실은 아니라는 의미의 멘트였어요~~
 
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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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국기 소년>의 저자 ‘유은실’은 <창비어린이> 2004년 겨울호에 단편 <내 이름은 백석>을 발표하며 등단해서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 등을 펴내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책 <만국기 소년>에는 저자의 등단작이기도 한 [내 이름은 백석]을 포함하여 총 아홉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저자의 탄탄하고, 멋진 단편들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단편동화를 좋아하는 저자 자신뿐 아이라 책을 읽는 나도 무척 즐거웠다.
총 아홉 편중 어느 한편도 부족함이 없이 모두 다 신선하고, 매끄럽다.
[내 이름은 백석]
[만국기 소년]
[맘대로 천 원]
[선아의 쟁반]
[어떤 이모부]
[손님]
[보리 방구 조수택]

[상장]
[엄마 없는 날]
군더더기 없는 묘사와 섬세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문체에서 풍기는 힘이 강한 책이다.
세상과 어른에 대한 아이들의 시선이 생생하면서도 풍자적으로 잘 나나나고 있다.
거기다가 이야기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그려낸 정성화의 개성 넘치는 그림이 책을 한층
유쾌하고, 값지게 만들어 준다.

[내 이름은 백석]의 주인공인 ‘백석’의 아빠는 무식하지만 시장에서 ‘대거리 닭집’을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들이 이름 쓰기 쉬우라고 백석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백석이 4학년이 됐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백석이 유명한 시인이라면서 선생님도 백석시인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빠와 백석은 시인 백석의 시집을 한 권 사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를 외우다가 ‘나타샤’가 미국 여자인지? 소련 여자인지? 때문에 엄마 아빠가 다투게 되면서 아빠는 자신의 배우지 못함에 부끄러워하는데...
[만국기 소년]은 동네에 이사 온 같은 반 아이 진수네 여섯 식구가 조그만 컨테이너 박스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학교와 가정에서 지켜보게 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진수는 전학 온 첫날 세계 온 나라 이름과 수도를 외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책이 없어 국기 책만 들여다보아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은 가난하지만 따스한 진수네 가족 모습에 소년의 궁금증과 답답함은 더욱 커져간다. 어느 날 집에서 고장 난 싱크대를 고치고 있는 진수 아버지를 만나면서 소년은 진수네 가족에 대해 알게 되는데...
[맘대로 천 원]에서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엄마한테서 얻은 천 원을 맘껏 쓰고 싶었지만 정말이지 뜻대로 되지 않은 안타까운 자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아의 쟁반]은 어린 손녀를 사이에 두고 부침개로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선아는 외할머니 집에서는 얌전하고, 예쁘게 꾸민 여자 아이로, 친할머니 집에서는 활달하고 털털한 여자 아이로 살아간다. 이런 선아는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점점 힘이 든다.
[어떤 이모부]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여덟시에 처형 집에 전화를 걸어 엄마에게 아내의 홈쇼핑 중독을 일일이 열거하고 인생 한탄을 늘어놓으며 온 식구를 괴롭히는 작은 이모부 때문에 엄마와 아빠, 나까지 금요일 저녁 여덟시가 무서워진다. 작은 이모부는 보석 세공 일을 하면서 우리에게는 과자 한 봉지도 사준 적 없고, 시간은 칼같이 지킨다고 우리 집 앞에서 약속시간이 딱 되도록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어찌나 표현들이 재미있던지 한참을 웃었다. 이중적인 눈으로 세상을 복잡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고 풍자적으로 담아낸 멋진 작품이다.
그리고 [상장]에서는 늘 노력하지만 일등상은 못 타고 장려상 표창장만 받게 되는 6학년 ‘은지’의 감춰진 심리를 예리하게 파고든 이야기가 큰 공감을 불러온다.
엄마는 은지가 욕심이 너무 없어서 이렇게 작은 상들만 받아온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은지도 큰상이 받고 싶어서 아주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이 외에도 [손님], [보리 방구 조수택], [엄마 없는 날]도 많은 공감을 주는 이야기다.
각각의 단편들마다의 개성 넘치고,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을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은실 작가의 책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우리집에 온 마고 할미>, <만국기 소년> 이렇게 세권 읽었는데 세권 모두 톡톡 튀는 상상력과 군더더기 없는 멋진 문체로 읽는 이의 마음을 단박에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작가임을 느꼈다. 앞으로 유은실 작가의 또 다른 동화들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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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창비아동문고 219
유은실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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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멋진 동화를 발견 했다.

이 책은 2005년 1월에 출판된 것이라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 것 같아요.
정말이지 독특한 소재와 구성 그리고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우와!! 그러게... 맞아!...’ 하면서 오랜만에 맞장구를 치면서 읽은 동화다.
유은실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은 스웨덴의 아동문학 작가로서 유일하게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었을 만큼 아동문학계의 별과 같은 작가라고 볼 수 있다.
린드그렌은 지금의 부모들 세대라면 거의 다 알고 있을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다.
나도 초등학생 때 TV 영화로 한창 즐겨 보았던 기억이 난다.
삐삐 이외에도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사자왕 형제의 모험>, <미오, 나의 미오>, <라스무스와 방랑자>, <칼레의 모험>, <산적의 딸 로냐>등 많은 작품이 있다.
안타깝게도 2002년 1월 28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린드그렌의 동화를 너무나 사랑한 유은실 작가는 그를 위해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라는 멋진 책을 그녀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은 다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단 둘이 사는 11살 소녀 ‘비읍이’가 치과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책 읽기를 싫어하고, 날마다 ‘피로에 시달리는 여성’인 엄마가 노래방에서 부른 ‘말괄량이 삐삐’ 노래를 계기로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책의 저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좋아하게 되고, 린드그렌의 책을 하나씩 찾아 읽으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린드그렌 책들의 주인공과 연결시켜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아주 신선하고 멋지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용돈으로 책을 사기가 힘이 든 비읍이는 어느 날 헌책방을 찾아갔다가 거기서 일하는 ‘그러게 언니’(상대방의 이야기를 “그러게~, 그랬구나.”하면서 맞장구를 쳐주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잘 들어주기 때문에)를 만나게 된다. 언니는 우리나라에 있는 린드그렌의 책은 모조리 다 사 모으는 사람이다. 비읍이는 린드그렌의 작품에 대한 얘기를 그러게 언니와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뿐 아니라 린드그렌의 책에 빠져 살고, 헌 책까지 사들고 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도 ‘말대꾸’라고 몰아붙이는 엄마에게 야단맞고 마음이 아픈 비읍을 달래주고, 학교 친구들과의 사소한 다툼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좋은 친구이자 인생선배가 되어준다.
그리고 또, 선생님이 너무 한 작가에게만 빠져 린드그렌 이야기만 일기에 쓰지 말라는 말을 듣고 슬퍼하는 비읍이에게 린드그렌 말고도 훌륭한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이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비읍이는 린드그렌 선생님에게 부치지는 않지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스웨덴으로 린드그렌 선생님을 만나러가기 위해 돈을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비읍이는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을 린드그렌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소통하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갈등을 깨고 엄마와 친구 그리고 자신의 일상으로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

비읍이가 린드그렌의 작품 속 주인공들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모습을 일상생활의 일들과 연관 지어 설득력 있게 들려줌으로서 비읍이와 같은 또래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잘 그려내고 있어서 큰 공감을 불러 온다. 유은실 작가의 깊이 있는 말들과 예리하면서도 섬세한 문장들이 군더더기 없고, 자연스럽게 가슴에 와 닿는다.

삐삐처럼 하늘에서 돌아가신 아빠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아빠의 부재가 주는 슬픔과 아빠는 없지만 잘 해나가리라는 자신에 대한 격려를 보여주는 것 같아 긍정적이었다.
삐삐처럼 ‘금화가 가득 들어 있는 가방’이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들도 무척 아이다운 유쾌한 재미를 준다.
그리고 삐삐의 이름이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세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라고 비읍이가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어찌나 재미있던지 한참을 웃었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엄마가 싫어서 가출을 하고 싶은 비읍이와 ‘펠레의 가출’ 주인공인 ‘펠레’가 자신의 집 마당에 있는 ‘하트의 집’으로 가출하는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어 설득력을 보여준다.
“린드그렌이 왜 가출 얘기를 썼을까?
가출하라고 썼을까, 아니면 가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려고 썼을까?”
“글쎄요.”
비읍이는 가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한다.
‘린드그렌 선생님은, 가출하는 애들 얘기를 재미있게 읽고,
가출하고 싶으면 머릿속으로 가출하는 상상을 실컷 해서,
‘왼쪽 가슴 아래쪽이 무엇에 세게 부딪힌 것처럼 아픈 것’을 낫게 한 다음에,
진짜 가출은 하지 말고,
자기 잠옷 입고 자기 침대에서 양말 벗고 자라고 쓰신 것이었다.’(106~107쪽)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읽으면서 ‘이렇게 강한 흡인력을 가진 동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린드그렌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책읽기를 싫어한다면 권해주고 싶다.
이 책에서 비읍이 엄마가 책읽기를 아주 싫어하는데 그런 엄마를 늘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비읍이는 다음번에 다시 태어난다면 엄마가 자신의 동생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여 책읽기를 좋아하는 어른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 책은  어느 곳 하나 그냥 보아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책 한 장 한 장이 다 공감가고, 신선하고, 특별하다. 초등 3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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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2007-08-08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찜만 해놓고 아직 못 읽은 책. 뽀송이님도 이렇게 칭찬하시는 걸 보니 어서 읽고싶어졌어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추천도 ^^

뽀송이 2007-08-08 11:40   좋아요 0 | URL
개구리님^^ 반가워요.^^
저도 이 책 읽고 린드그렌 팬이 되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셔서 좋을 책입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모래밭 아이들 카르페디엠 34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래밭 아이들>의 저자 ‘하이타니 겐지로’는 17년간 교사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아이들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책들을 많이 발표한 작가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에는 어린이의 세계가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들로 담겨져 있으며, 그러면서도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의 희망을 제시해 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해 11월에 암으로 작고한 이 작가의 책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74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가 아주 인상 깊었고,
<태양의 아이>, <바다의 노래>, <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도 좋았다.


이 책<모래밭 아이들>은 학교와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제아 반’으로 낙인찍힌 반의 임시 교사로 온 ‘구즈하라 준’을 통해 교사와 학생의 관계, 교사와 교사의 관계,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등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많은 말들을 끊임없이 쏟아내지만, 그 해답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가 처해있는 교육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이 중학교 3학년이고 소위 문제아들인데 하나같이 말도 잘하고, 거침없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

“수업 시간에 만화를 그리지 말라는 건 선생님들 입장이죠.
그럼, 수업이 시시할 때는 만화를 그릴 권리가 있다는 학생들 입장도 성립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15쪽)

“너희들이 선생님에게 반항적이고 또 설사 선생님들이 너희들을 문제아로 낙인찍었다 해도,

어떤 형태로든 너희들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데?”(26쪽)

“저는 사람은 그렇게 단순한 이유로 죽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뭐?”
“예를 들어, 설사 자살 원인이 꾸중이나 따돌림이었다 해도 그것은 원인의 극히 일부분일 뿐,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이나 슬픔보다 훨씬 깊은 고통이 있었는데도 그것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면요?”
“......”(78쪽)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저질 같은 행동을 하면 저질이라고 비난받는 것이 민주주의 아닌가요?

설마 학생은 선생님을 절대 비난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려는 건 아니겠죠?”(175쪽)

“선생님은 말끝마다 지도, 지도 하시는데, 정말로 지도를 하실 생각이라면 저희들이 배워서 변화할 수 있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 주세요. 일방적인 말이나 감정을 앞세워 학생을 때리는 것이 무슨 지도란 말이죠?”(183쪽)

이 책을 읽다보면 ‘하이타니 겐지로’가 학교와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 학생들이 이렇게 선생님들에게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털어놓을 수 있을까? 만약 이럴 수만 있어도 벌써 한걸음 나아가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라면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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