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출판 꿈꾸는가 [06/05/10]
기획부터 편집.제작.영업을 한 명이 도맡아 하는 초미니 출판사가 늘고 있다. 이름하여 '나 홀로 출판(1인 출판)'이다. 요즘 출판업계엔 나 홀로 출판이 화두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지난해 9월까지 새로 생긴 출판사 2091개 중 열에 아홉은 사장 혼자뿐인 1인 출판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아이템만 좋으면 망할 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출판 창업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서점 고객이 늘어나면서 판로 개척이 쉽다는 점도 나 홀로 출판사가 뜨는 이유다. 인터넷 서점은 현금으로 대금을 주기 때문에 소규모 출판사로선 오프라인 서점과 거래하는 것보다 자금 운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만 좋으면 출판사 규모와 관계없이 초기 화면에 소개되기 때문에 영업력이 부족한 신생 군소 출판사도 비교적 공평하게 선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나 홀로 출판사를 차리려면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어떤 책을 펴낼 것인지에 대한 구상부터 기획.판권 계약.편집.제작을 혼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나 조판 등 전문 분야는 프리랜서에게 외주를 주는 게 보통이다. 새로 나온 책의 언론 홍보를 담당해 주거나 입소문 마케팅을 대신해 주는 출판 홍보 전문 대행사도 생겨났다. 나 홀로 출판사는 출판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직원이 없으니 사무실도 필요 없다. 최근 제작 과정이 디지털화하면서 제작 비용도 종전 생산 방식의 3분의 1 수준이다. 나 홀로 출판사 '사이'를 연 권선희 대표는 "내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 한 권 내는 비용이 1000만원대 초반이면 된다"며 "2000~3000부 정도 찍어내는 초판만 다 팔려도 이익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용이 적게 든다고 운영이 호락호락한 건 아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등록된 출판사는 2만2000여 곳. 그중 그해 한 권이라도 책을 낸 출판사는 7.6%에 불과하다.

소규모 출판사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문제다. 업계 관행상 현금 결제가 적기 때문이다. 대형 서점은 대부분 어음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자금 운영이 어렵기 마련이다. 그래서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한 출판사는 문을 닫기 십상이다. '출판 창업'이라는 책을 엮어낸 한미화씨는 "출판은 전문직이라 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책이 좋아서'라는 이유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업계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출판업의 속내도 알아야 하는 만큼 짧게라도 출판사에 취직해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하는 게 낫다"고 권했다. 한기호 소장도 "하루에 나오는 책이 200권 정도 여서 웬만한 책은 서점 매대에서 사흘을 버티기가 힘들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6-05-1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멀티플레이어다 좋은 멀티플레이어는 아닐지는 모르지만 기획에서 편집, 맥편집과 디자인까지는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는 어떻게 할까

마늘빵 2006-05-1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문의하세요. ㅋㅋ

stella.K 2006-05-1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하늘바람님, 짱입니다요!^^

하늘바람 2006-05-1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담뽀뽀님 왜 그러셔요. 멀티는 멀티지만 잘하는 멀티가 아니라 문제입니다.
모든 책의 판매를 알라딘하고만 상의해서 잘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해적오리 2006-05-13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대단하시네요. 저도 님같은 멀티 플레이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늘바람 2006-05-13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못하는 멀티에요^^ 해적님은 잘하는 멋진 멀티플레이어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