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 앞 바다에 떠있는 오래된 배에서 노인과 소녀가 10년 전부터 살아가고 있다. 노인은 낚시꾼을 태워주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고, 소녀는 할아버지를 돕는다. 음탕한 낚시꾼들로부터 소녀를 보호하는 노인의 무기는 활이며, 보통 때에는 악기로 사용된다. 어느날 대학생이 낚시하러 와서 소녀를 보고 매혹되고, 노인이 소녀와 결혼할 것임을 알게 된 그는 소녀를 뭍으로 데려가려 한다.

김기덕의 영화는 종종 세상으로부터 절연된 공간에 머물며 그럴 때 그의 영화는 추상화의 세계로 나아간다. [활]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함께 김기덕의 가장 추상적인 영화에 속한다. 이 영화의 유일한 무대인 배는 종교적인 상징과 폭력의 흔적, 그리고 억제된 욕망과 예술에의 동경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 신화적인 공간에서 보여지는 인물들의 행태는 놀라울만큼 구체적이고 세속적이다. 그러나, 노인이 소녀와 결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이 영화는 죽음과 구원에 관한 추상의 세계로 진입한다. 아름답고 비범한 영상과,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주는 영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꽤 많은 걸로 안다.

하지만 나는 김기덕 감독의영화를 좋아한다.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이라지만 외국 에술 영화에선 그보다 더 비정상적인 영화도 많고 게대가 하나같이 칭찬일색인데 왜 우린 우리 감독을 그다지도 소홀히 하는지 모르겠다.

이 활이란 영화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무엇보다 말이 없어 좋았다.

나는 말보다 이미지적인 영화를 더 좋아한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글이다.

 팽팽함에는 강인함과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

죽을때까지 활처럼 살고 싶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부리 2006-01-08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기덕에 대한 견해는 틀리지만
하늘바람님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가 늦어서 죄송해요. 제가 신년 초에 좀 바빴답니다.

마늘빵 2006-01-08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기덕이 싫진 않습니다. 좋아하는 감독도 아니지만. 이상할 정도로 핍박(?)을 받는 김기덕을 옹호해주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6-01-0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기덕 감독만큼 매니아층과 싫어하는 층이 극단적으로 나뉘어지는 감독도 흔치 않죠. 어쨌든 이건 감독이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완성하고 있다는 말일겝니다.
저는 첫 연출작이었던 악어에서 반했고, 하지만 뒤를 이은 작품들에서는 조금씩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요즘은 나랑은 코드가 좀 안맞구나 하는 생각이....

하늘바람 2006-01-0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악어에 반했어요. 그리고 멀어졌다가 다시 봄여름가을 겨울 그리고 봄 에서 반했고 이번에 제대로 상영도 못했을 활에서 또 반했지요. 말없이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 힘 그거 아무나 못할 거에요. 부리님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늘바람 2006-01-0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저와같이 청개구리 기질이 있으신것같아요. 저도 남들이 욕하면 웬지 보호해주고프고 남들이 칭찬하면 웬지 꼬인 마음으로보게 된답니다. 저정도는 아니시지요?
바람돌이님 저는 김기덕 싫어하는 사람이 유럽 예술영화 좋아하는 이를 보았는데 참 어이없었습니다.
외국에선 그 누구보다 김기덕감독을 더 알아주고 유명하다죠?
세게가 인정하는데 우린 왜 그를 인정안할까요? 혹시 학벌이 없어서는 아닐가 싶습니다. 능력이 없어도 같은 학번 같은 학교 같은 동기면 그것도 그 수준이 높다면 절로 인정하는 이들이 많기에 하는 우려입니다.

마늘빵 2006-01-09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 청개구리 맞는거 같습니다. 괜히 치켜주면 깎고 싶고, 이상할정도로 깎아내리면 치켜주고 싶고.

하늘바람 2006-01-0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알청모(알라딘 청개구리모임)을 만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