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가 되는 일이나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이미지가 바람직하거나 공이 크다면 출판계에서는 바로 탐을 내기 마련이다.

얼마 전까지 황우석 위인전을 만들고자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나도 만들까 했었고 샘플 원고를 써 볼까 했다.

대부분 인터뷰 조차 어려운 높은 분이니 잡지나 기사 혹 한권나왔던 그의 책 나의 생명이야기로 맥락을 잡을 터였다.

누군가는 노벨과학상 타기전에 빨리 만드느게 낫지 않을까 였다.

내게 황우석이란 사람을 관심있게 보게 된건 어느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였다.

사실 줄기세포가 뭔지도 모를 때

 젓가락 부대라는 말로 설명하는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승리자의 지난 일 회고같았다.

너무 자랑스러웠고 과학자가 저렇게 말을 잘하는 이가 있나 싶었다.

다른 누구보다 강원래같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를 찾아가 희망을 주었다는 말에 더 감격했다.

먼 훗날의 이야기일지라도

세상 모든 불치병 환자들에게 얼마나 희망적인 메세지인가

이상하게 위인전 만드는 작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냥 기사만 스크랩했다.

모 어린이 출판사에서는 벌써 황우석 위인전이 나왔다.

한발 늦었다라는 느낌과 함께 하지만 좀더 업적이 많아질대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위인은 바로 현재의 이야기가 실려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찍 만들어봤자 그런 것이 많이 빠져있을 테니 오히려 잘 되었다로 위안(?) 했다.

그런데 세상에

세상에

무엇이 누가 진실인지를 떠나서 이 엄청난 이야기들 앞에서 할말을 잃었다.

배신당한 느낌이 드는건

내가 몇 글자라도 샘플원고를 쓰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정말

하지만 그 반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도 존경스런 사람 이야기를 못써서 안타까워했다면 얼마나 ~

한바탕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랑녀 2005-12-1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어린이과학동아 라는 잡지를 구독하는데... 거의 매호 황우석 교수에 관한 얘기들이 나왔죠. 개념은 모르지만 줄기세포니 영롱이니 스너피니 하는 말들은 다 알고 있고... 황우석 교수의 만화를 보면서 가난했던 어린시절에 대해서도 줄줄 꿰고 있죠.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요...
(초면에 불쑥 ㅠㅠ)

하늘바람 2005-12-1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말이 바로 그말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많이 황우석교수의 사람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참 어른인 나도 안타까운데 어찌해야할지

stella.K 2005-12-1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신 당하고 사기당한 느낌이긴 하지만 한편 황우석 교수도 그동안 얼마나 마음 심리적 압박이 심했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하늘 바람님 하시는 일이 뭔가요? 어린이 책을 만드시나요?

하늘바람 2005-12-1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린이 책 만들어요 가끔 성인책도^^

책읽는나무 2005-12-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황우석 교수를 그닥 신뢰하지 않았기에 약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긴 했었지만...언론매체에서 황교수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죽였다, 살렸다 하는 꼴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참 착찹하더군요! 더군다나 어제 뉴스에서는 참~~ 할말이 없구요!
어느 누가 더 잘났고, 못났고를 떠나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바로 등을 돌려버리는 상황이 참 우스워 보이기도 했고, 너무 꿈에 부풀어 마치 성공한 것처럼 발표부터 하기 바쁜 것도 그렇고....과학이 모두 다 거짓말같고, 상업적으로 보이기도 하고...ㅠ.ㅠ
저도 아이들 황교수 위인전이 나온 것을 표지만 보았더랬는데...할말이 없더군요!

hnine 2005-12-1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언론 너무 미워요...

하늘바람 2005-12-1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 님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일거예요. 호나고 어이없다가도 그래도 혹시 아닐거야 하고 언론도 못믿겠고 이래저래 황당하고요
에이치 나이님 맞아요. 필요하면서도 믿을 수없는게 언론같아요

아영엄마 2005-12-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쪽 편도 아니었지만 그의 신화가 무너져 가는 걸 지켜보면서 참 착찹했어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하늘바람 2005-12-1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의 기자회견을 보며 저도 참 난감했습니다. 무서울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