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내고 운동하라는 한의사의 엄명을 받고 오랫만에 산을 올랐다.

집 뒤가 바로 관악산이라

10월중순부터 은행잎 거리가 되어있는 마을 어귀를 지나 산에 접어 들었는데

일부러 가파른 코스를 선택했다.

땀을 내자

강박관념

하지만 문제는 나는 땀이 잘 안나는 체질이다.

그래도 땀을 내보려 씩씩거리고 올라가다 잠시 허리를 뒤로 젖히고 주위를 둘러봤다.

나무들은 거의 다 옷을 벗었고

나무들이 벗어버린 옷들은 땅 위에 수북하게 쌓여 온 산을 뒤덮었다.

정말 가을이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산은 단풍구경나온 사람들로 몸살을 앓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산은 적막하고 단아하고

 쓸쓸하고 아름답다.

운동한답시고 카메라를 안들고 온 탓을 하며

나는 여기 저기 눈도장을 밖아 놓았다.

 이곳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겠지.

그땐 산에서 또 다른 향취가 나겠지.

그때가 오기전에만 감상할 수있는 마지막 가을산을 많이 봐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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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4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5-11-2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오셨군요~~~
평일날 산행은 한적해서 더 좋을듯 합니다.
저도 땀이 안나는 체질이예요~

진주 2005-11-24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 자꾸 하다보면 땀구멍이 열린대요.
저도 땀은 거의 안 나요. 여름엔 화장 지워질 일 없어 남들은 부러워하지만, 그만큼 몸엔 해롭잖아요. 아참, 요즘 족욕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족욕하니까 몸이 훈훈해지면서 아직 땀 흘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하면 만족해요^^

하늘바람 2005-11-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땀안나는 체질기리 번개 ^^ 모두 건강이 최고에요.

하늘바람 2005-11-2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저도 족욕하고 반신욕하고 운동하고 한동안 그랬더니 예전보다는 땀이 나는것같아요. 사실 땀안날때가 더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