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증후군
자라나는 것은
커 나가는 것은
병이 깊어 가는 것
당돌한 상식들이 까질러 놓은 세균의 알들
껍질을 까고 나와야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그랬지!
뒤늦게 서야 익히는 상식 밖의 상식들에
두툼해져가는 몇 가지의 얼굴
가슴은 철렁철렁 깊어만 가
서로를 진단하고 짚어 보다
무너져 내리는 병
영악함이 덫이 되는 병
끈적하고 걸쭉한 넉살좋은
기름기가 번들거린다
청진기로 전해 오는 박동은
여름밤 천둥치는 소리
태풍의 바람 소리
.
.
.
.
.
이쯤에서
그만
자라고 싶다
1993년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