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증후군



자라나는 것은
커 나가는 것은
병이 깊어 가는 것

당돌한 상식들이 까질러 놓은 세균의 알들
껍질을 까고 나와야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그랬지!
뒤늦게 서야 익히는 상식 밖의 상식들에
두툼해져가는 몇 가지의 얼굴
가슴은 철렁철렁 깊어만 가

서로를 진단하고 짚어 보다
무너져 내리는 병
영악함이 덫이 되는 병
끈적하고 걸쭉한 넉살좋은 
기름기가 번들거린다


청진기로 전해 오는 박동은
여름밤 천둥치는 소리
태풍의 바람 소리

              .
              .
              .
              .
              .
이쯤에서
그만
자라고 싶다

 

 

 

1993년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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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1-2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그만 자라고 싶어요....
나이가 든다는 것...특히 아무것도 해놓은것이 없는데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욱 두렵습니다...

하늘바람 2005-11-2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에는 어른인 저보다 어른들인 사람들이 무서워서 썼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그렇게 되어가는 제 자신이 무섭더군요.

hnine 2005-11-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린 시절이란 얼마나 어릴때를 말씀하시는지요? 훌륭합니다.

하늘바람 2005-11-2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대 초반입니다. 어리다고 하면 안될까요? 갑자기 요즘 그때가 너무 어렸던듯해서요

hnine 2005-11-2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 이름을 바꾸셨네요 ^ ^

하늘바람 2005-11-2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