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3
박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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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면 내 열아홉 떠오른다
고3
난 공부한다고 독서실에 앉아 공부는 안하고 시를 썼다
그게 어느 시집에 실리면서 시나브로 라는 시동인을 시작했고 이십대초엔
대학로에 있는 시문학 회관에 주말마다가고 평일에도 가서 시 공부를 하고 시낭송전화 서비스에 녹음도 했었다.
박남철 박서원 김춘수 박재삼 또 누구더라 암튼 시인들을 만나고 뭐 잡지에 추천 의뢰도 받았지만 거절도 하고용산 시문학회관에서 시낭송도 하며 시인인척 시인지망생 노릇을 하며 살았다.
같이 활동하는 분들 몇분은 시인이 되어 가끔 신문에 시가 실리기도 한다.
시어 하나에 목숨걸듯 논쟁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술잔을 기울여 아 시가 뭘까 우리가 시인이 될수 있을까 했던 시간들.
몇년전 어느 동화작가가 자신은 원래 시인이었고 그래서 문학을 알아도 너보단( 실제 그리 표현 하진 않았음 )더 아니 내 동화에 논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멜을 보며
그 때를 떠올렸다.
화가 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고
난 작가는 만나면 안된다고 글로만 순전히 글로만 매료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지웅의 시는 딱 내 타입이다
그래서 난 그가 누군지 궁금해하지 않기로했다.
아주 억지로.

많이 읽을 필요도 없다
첫줄만 읽어도 그래 이 느낌이다 싶다.

피리


이 땅을 떠도는 소리들, 몸안이 소란하다

~

ㅡ025


삶은 어디로 가는지 알수없다
어쩌면 떠도는 내마음도 먼훗날
아 그땐 그랬지 할지도
그것도 웃으며

박지웅의 시는 마음을 쓰다듬는다
숨어있던 솜털이 바시시 일어난다



내부의 적

나 오래전 희망에 등 돌렸네


060


박지웅
그의 시를 만나서 기쁘고 슬프다
안녕 내 이십대
다시 만난 느낌 아직
살아 있지
내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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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아침에 느낌글로 띄운 <숲으로 가자>라는 책을
이분이 예쁘게 편집해서 세상에 내놓아 주었지요~

하늘바람 2013-12-2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요 편집자셨군요

hnine 2013-12-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즐겨듣는 인터넷 라디오 문장의 소리에서 이 시인을 만난적 있어요.
시집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요.
하늘바람님, 시를 본격적으로 공부하신 경력이 있으시군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시 역시 금방 뭐가 손에 잡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요. 읽고 느낄 수 있는 마음만으로 저는 만족하고 있답니다.

2013-12-24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3-12-2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오늘 페이퍼 참으로 이쁘네요.
그런 열정을 가지고, 시를 공부하셨군요... 너무 멋져요.

하늘바람님의 열정, 저는 늘 느끼는걸요.
그리고 소개해주신 시, 참으로 좋네요.

appletreeje 2014-01-0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첫줄만 읽어도 그래 이 느낌이다 싶다.'
하늘바람님의 詩 단상이 참으로 좋습니다..^^

하늘바람님! 새해 첫날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건강과 여유와
행복과 소망이 다 이루어지시는 그런 멋지고 신나는 한해 되시길 빕니다!!!^^

따스하고 행복한 날 되세요~*^^*

2014-01-08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01-21 01:24   좋아요 0 | URL
님 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