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단순한데
난 참 평범한데
난 참 바보같은데
예쁜 수첩이나 노트만 보아도 들뜨고
예쁜 천쪼가리 조금 주워도 신나고
하얀 종이랑 색연필만 있어도 아무것도 안해도 신나고
책을 보면 읽고 싶어 죽을 것같고
하늘에 뜬 구름보며 피식 웃기도 하고
친구 전화에도 들뜨고
누가 뭐라해도 특별히 화나지
않는 나같은 사람
그런데
왜 특정 누군가에게 난
그토록 나쁜 사람으로만 보일까
악연일까
내가 뭘 그리 잘못 한걸까
오늘도 난 엄마에게 괜찮다고 잘지낸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아무 일도 없는듯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런데 나
오늘 외치고 싶구나
~ 다고
~다고
~같다고
~싶다고.
평범하게 사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인건지
사랑하는 내 딸아
너는 누군가에게 주절주절 털어놓을 수 있는 속상함만 갖기를
누군가에게 차마 하기도 차마 믿기도 어려운 속상함은 소설에서나 읽고
너는 평범하고도 소탈한 속상함만 갖기를
언제나 늘 행복하고 기쁠 수는 없을 테니
슬프더라도
화가 나더라도
누군가에게 화풀이할만큼
하소연할만큼의 슬픔과 화만 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