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단순한데

난 참 평범한데

난 참 바보같은데

 

예쁜 수첩이나 노트만 보아도 들뜨고

예쁜 천쪼가리 조금 주워도 신나고

하얀 종이랑 색연필만 있어도 아무것도 안해도 신나고

책을 보면 읽고 싶어 죽을 것같고

하늘에 뜬 구름보며 피식 웃기도 하고

친구 전화에도 들뜨고

누가 뭐라해도 특별히 화나지

않는 나같은 사람

 

그런데

 

왜 특정 누군가에게 난

그토록 나쁜 사람으로만 보일까

악연일까

내가 뭘 그리 잘못 한걸까

 

 

오늘도 난 엄마에게 괜찮다고 잘지낸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아무 일도 없는듯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런데 나

 

오늘 외치고 싶구나

~ 다고

~다고

~같다고

~싶다고.

 

평범하게 사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인건지

 

 

 

사랑하는 내 딸아

너는 누군가에게 주절주절 털어놓을 수 있는 속상함만 갖기를

누군가에게 차마 하기도 차마 믿기도 어려운 속상함은 소설에서나 읽고

너는 평범하고도 소탈한 속상함만 갖기를

언제나 늘 행복하고 기쁠 수는 없을 테니

슬프더라도

화가 나더라도

누군가에게 화풀이할만큼

하소연할만큼의 슬픔과 화만 나기를


댓글(3)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2012-06-1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꿈으로 좋은 하루가 되리라 믿어요

책읽는나무 2012-06-1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도대체 님을 화나게 만든거에욧?
데려오세요.=3=3

나인님께 부처시라는 말씀이 아직도 안잊어지는데,
지금 내눈에 비치는 님 또한 부처시네요.^^
전 화가 많이 나면 내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더라구요.
헌데 님은 딸을 돌아보시네요.
화가 나도 어머님의 시선은 거두시질 않으시는군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 쉬워보이지만 그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 같아요.
가지고 싶은 것,하고 싶은 것,내뱉어 버리고 싶은 것,털어서 던져 버리고 싶은 것..
이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하니 참 억울하단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조금은 포기하고 양보했기에 그것도 내가 그렇게 했기에..세상은 돌아가는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면 좀 속이 풀리는 것같아요.ㅋㅋ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내가 참아 줬기에 상대방은 괜찮은 것이라구요.^^
되도록 나를 화나게 한 그사람을 안보고 사는 것이 상책이긴 합니다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나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수밖에요.^^

분명 님은 칭찬받을 행동을 많이 많이 하셨어요.
반디에게 엄마를 칭찬해 드리라고 귓속말 해야겠어요.^^

하늘바람 2012-06-14 09:56   좋아요 0 | URL
그냥 어떻게 화낼 수도 없으니 딸이라도 하는 거죠
엄마로서 많이 부족해서 늘 미안한걸요
평범한 거 정말 단순한걸 원하는건데 그게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님 참 부지런하시네요^^
이 아침에^^
역시 세 아이 엄만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