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바람도 쌩썡 불었다.
아이고 바람 부는데 감기 걸리면 어쩌냐?
내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태은이가 입을 금붕어 처럼 뻐끔뻐끔한다.
"엄마 내가 바람을 다 먹어버렸어."
"어? 바람을 왜 먹어? 먹지마!. 얼른 뱉어."
"아이, 엄마 한테 갈까봐 내가 먹어버린 거야. 엄마 추울까봐."
나는 잠시 감동.
"태은아, 그럼 태은이가 춥잖아. 엄마가 바람을 다 먹어버릴께. 태은이는 절대 먹지마!."
나도 태은이를 따라 입을 뻐끔뻐끔했다.
정말 엄마인 내가 바람을 다 먹어서 우리 태은이 하나도 안 추었으면 좋겠다.
엄마로서의 삶은 여자의 삶과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낀다.
엄마로서 아이가 괜찮다면 아무래도 좋다는.
여자로서 어깨가 넓어 걱정이었는데 아이를 업으니 넓은 어깨가 차라리 더 넓어서 아이가 편안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고 이런 저런 것에 더 악착같아진다는.
태은이는 자주 내게 감동을 주는데 엄마인 나는 그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어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