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바람도 쌩썡 불었다. 

아이고 바람 부는데 감기 걸리면 어쩌냐?  

내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태은이가 입을 금붕어 처럼 뻐끔뻐끔한다. 

"엄마 내가 바람을 다 먹어버렸어." 

"어? 바람을 왜 먹어? 먹지마!. 얼른 뱉어." 

"아이, 엄마 한테 갈까봐 내가 먹어버린 거야. 엄마 추울까봐." 

나는 잠시 감동. 

"태은아, 그럼 태은이가 춥잖아. 엄마가 바람을 다 먹어버릴께. 태은이는 절대 먹지마!." 

나도 태은이를 따라 입을 뻐끔뻐끔했다. 

정말 엄마인 내가 바람을 다 먹어서 우리 태은이 하나도 안 추었으면 좋겠다. 

엄마로서의 삶은 여자의 삶과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낀다. 

엄마로서 아이가 괜찮다면 아무래도 좋다는.  

여자로서 어깨가 넓어 걱정이었는데 아이를 업으니 넓은 어깨가 차라리 더 넓어서 아이가 편안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고 이런 저런 것에 더 악착같아진다는. 

태은이는 자주 내게 감동을 주는데 엄마인 나는 그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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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2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우리 태은이가 동화 작가로 대성하려 그러는 모양이네요.
어쩜 표현이 저리 고와요? "바람을 다 먹어버렸다.." 맛있었을까요?

하늘바람 2011-10-26 11:13   좋아요 0 | URL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써서 동화작가가 되면 좋지요. 지금은 간호사가 되고 싶다나요?

icaru 2011-10-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런 데서 고스란히 드러나요 아유~ 이쁜 딸램~
그런데, 하늘 바람님의 바람을 왜 먹어! 얼른 뱉어! 도 재밌어요! ㅎ

하늘바람 2011-10-26 11: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냥 좀 장단을 맞춰주려노력하는 편이라서요 나밍 보면 무지 유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