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레시피 - 레벨 3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이미애 지음, 문구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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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수첩 하나 사고 싶다. 색연필도. 

그리고 뭘 적을까 아기자기한 요리 레시피를 적고 프다. 지지리도 요리를 못하는 내가  갑자기 이 웬 생각? 바로 할머니의 레시피라는 책 때문이다. 

이름도 예쁘고 근사한 책이다. 표지를 한번 보고 반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주인공은 서현이. 사실은 할머니가 주인공? 

하품이 절로 나오는 심심한 산골마을에 온 서현이  

굼실굼실 구더기가 나오는 재래식 변소에 메주 냄새 가득한 곳.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알콩달콩 서현이와 할머니의 레시피 이야기. 

하나같이 먹고 싶고 만들어보고도 싶은 먹거리가 가득. 새로운 요리책이다. 

요리가 끝나면 꼭 덧붙이는 말 알겠나 서현아? 

참 인상적이다. 

가장 처음 나오는 레시피는 매꼼달달 얀념 찜닭 

마당에서 꼬꼬댁 거리는 토실토실 참한 닭 한마리를 잡는데이. 

내가 가장 잘해먹는 레시피 음식은 보글보글 흰죽 

그게 뭐야 하겠지만 흰죽에 양념간장 솔솔 뿌려먹는 걸 나는 참 좋아라 한다. 

쪽찢어서 정구지 지짐도 지금처럼 출출할때 아웅 먹고프다. 

 말랑말랑 오미자 편은 우리 딸 정성껏 해주고 프다.  

할머니가 아프니까 서현이는 오들오들 고디를 들깨가루 넣어서 끓여낸다. 착한 서현이 정말 나보다 낫구나. 

수수한 장떡 한 입도 탐나는 음식.  

야금야금 꿀 약과는 그런 할머니가 있는 서현이가 부러울 정도다.

아웅 레시피로 엽서를 만들어서 갖고프단 생각도 든다.

할머니의 일상과 할머니댁에서 지내는 서현이의 일상이 재미난 이야기. 여기서 속속 드러나는 레시피는 덤이라기엔 너무나 소중하고 이쁘다. 

이미애 작가는 이 책을 만들며 이 요리들을 다 해본 것일까?

처음 읽는 순간 토속적이고 재미난 말투에 슬슬 말재미 읽는 재미가 생겨난다. 

그림도 아기자기해서 정말 마음에 든다. 

123페이지 그림에 달력이 나오는데 삼선당 달력. 아웅 정말 사실적이다. 

이런 책은 사실 만들고 프고 갖고픈 책이긴 하나 아이보다는 어른들을 더 만족시키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제는 잊혀져가는 할머니의 쏠쏠한 먹거리들을 다시금 되살려주는 의미와 함께 할머니와 손녀의 끈끈한 정을 알려주는 취지까지 가져온다.  

작가가 들으면 어떨지 모르지만 난 이미애작가님 책중에 이 책이 가장 좋다.

흔한 듯하지만 더이상은 보기 힘들어 보물이 된 우리 할머니의 레시피. 

것도 입으로 구전되는 것이 뻔한 것들을 이렇게 예쁜 책으로 옮겨 놓은 것에 박수와 함께 나도 수첩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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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3-2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궁금해요. 이런 레시피는 저도 만들고파요.^^

후애(厚愛) 2010-03-24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양념 찜닭..ㅜ.ㅜ 배고파요~
저도 나가서 수첩사야지~ ㅋㅋ

hnine 2010-03-24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책인데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잊혀지기 쉬운 우리 음식에 대한 관심도 북돋아 주고요. 하늘바람님 말씀대로 어쩌면 어른들에게 더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내용일지 모르지만 아이에게 읽어주고서 그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같이 만들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예쁜 수첩과 연필을 사고 싶은 기분이 드는, 그런 날 있어요. 맘에 드는 수첩 사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