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은이는 나보고 자신을 엄마라 부르란다.
내가 태은이한테 엄마라 부르면 태은이는 나보고 태은아 라고 한다.
그러고는 내가 했던 말들 내가 하는 일들을 고스란히 따라한다.
엄마 바빠, 조심해야지, 엄마 설걷이해야해. 그래. 엄마가 해 줄게. 밥 먹어. 먹어야 키커.
등등.
어젠 나를 보고 태은아 엄마 봐, 엄마 봐봐. 한다. 그래서 보니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얼마나 이쁜가? 이따만큼 이쁜가? 쪼그맣게 이쁜가? 아이고 쪼끄맣게 이쁘네. 한다.
그래서 삐친 척을 하니
아니야. 이따만큼 이뻐하며 껴안아 준다.
그러고는 다시 역활에 몰입.
태은이는 눈도 이쁘고, 눈에 뽀뽀,
코도 이쁘고 코에 뽀뽀.
입도 이쁘고 입에 뽀뽀.
이마도 이쁘고 이마에 뽀뽀
하도 끝도 없는 뽀뽀 행렬을 한다.
내가 늘 태은이에게 해 주던 것이다.
한번엔 곰인형에게도 하는 걸 보았다. 우리 곰이 어디 보자. 얼마나 이쁜가, 눈도 이쁘고 코도 이쁘고.
요즘 또래 엄마들을 만나면 말한다.
지지리도 말을 안들어요. 미운 4살이에요. 아주 말 안들어서 죽겠어요.
태은이도 말을 안듣는다고 생각하면 그렇다. 안먹고, 안자고 밥상에 안 앉아있고. 그래서 말 안듣는 아이라 못밖아 버리면 그렇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늘 말한다.
우리 태은이는 말도 잘 듣고 착하고 너무 예쁘지. 하면 아이는 응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해준만큼 아이는 기억하고 다른이에게도 내게도 베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