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군자와 소인이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얼음과 숯불을 한 그릇에서 둘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자리를 얻으면 소인을 물리치고 소인이 세력을 얻으면 군자를 밀치니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군자는 어진 사람을 올리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리치며 그 마음에 두는 것이 공정하고 사물을 가리키는 것 역시 알찹니다. 소인은 그가 좋아하는 것을 기리고 싫어하는 것을 비난하며 그가 마음을 두는 것은 역시 사사롭고 사물을 가리키는 것 역시 속임입니다.

공정하고 알찬 것을 바르고 곧은 것이라고 하고 사사롭고 속이는 것을 붕당이라고 하니, 인주에게서 그것이 분별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현명한 주군이 위에 있으면 덕망을 헤아려서 자리를 매기고, 능력을 헤아려서 관직을 주며, 공로를 세운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형벌을 주며, 간사한 사람이 미혹할 수 없고, 아첨하는 사람이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무릇 이와 같으면 붕당이 어찌 스스로 생기겠습니까!

무릇 나무가 썩으면 좀이 생기고 식초가 시면 파리가 모이니, 그러므로 조정에 붕당이 있게 되면 주군은 응당 스스로를 허물해야지 여러 신하들을 허물해서는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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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성인(聖人)들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고 사람의 정서를 살펴서 모든 백성들이 서로가 다스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사장(師長)을 설치하여 그들을 바로잡게 하였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서로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제후(諸侯)를 세워서 그들을 통제하게 하였습니다. 열국들이 서로 복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천자(天子)를 세워서 그들을 통합하게 하였습니다.

천자는 만국에 대하여 착한 것을 찬양해주고 악한 것을 물리치고, 강한 것을 억제하고 약한 것을 떠받쳐주며, 복종하는 것을 어루만져주고 어긋나는 것은 징벌해주고, 포학한 것을 금지하고 혼란한 자를 주살하는데, 그러한 후에 호령을 내려 시행한다면 사해(四海) 안에 좇고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황상이 연영전(延英殿)에 친히 나가서 재상들에게 말하였다. "천하는 언제쯤 태평하게 될 것인지 경(卿)들 역시 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소?"
우승유가 대답하였다. "태평이란 것은 모양새가 없습니다. 지금 사방의 야만인들이 바꾸어가며 침략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고, 백성들이 떠돌며 흩어지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므로, 비록 지극히 잘 다스려진 것은 아니지만 다만 소강(小康)이라고 생각합니다. 폐하께서 만약 별도로 태평한 것을 구하신다면 신(臣) 등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릇 천하에 일이 없을 때에는 전기(殿寄) 대신들은 안락함을 훔쳐서 사사로움을 받들게 하고, 전사(戰士)들은 떠나가고 흩어졌으며, 무기와 갑옷은 무디고 낡았으니, 이것들은 모아서 훈련을 하지 않은 잘못인데, 그 실패의 첫 번째이다.

또 《손자(孫子)》에 주석(註釋)을 달고 그 서문(序文)을 썼다. "군사라는 것은 형벌이고, 형벌이라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부자(夫子)의 제자가 한 것은 사실 중유(中由)와 염유(?有)가 하였던 일이다.

《예기(禮記)》에서 말하였다. ‘사방의 교외에 성채가 많으니 이것은 경대부의 부끄러움이다.’?고대로부터 더듬어 보면, 그들의 나라를 수립하던지 그들의 나라가 멸망되었던지 아직은 군대로 말미암지 않은 적이 없었다. 군사를 주관하는 사람은 반드시 뛰어나고 현명하며 재능 있고 박학다식한 선비여야만 마침내 공로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조정이 위에서 논의하면서, 군대의 형체는 이미 완성되는 것이며, 그런 후에야 그것을 장군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한 고조(漢 高祖)가 말하였다. ‘가리켜서 좇게 하는 것은 사람이고, 토끼를 사로잡는 것은 개이다.’ 이것이 그 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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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管仲)이 말하기를, ‘사람들과 떨어져서 이를 듣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서 이를 듣는 것은 곧 성스러운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치란(治亂)의 근본은 다른 술법(術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따르게 하면 잘 다스려지고, 사람들을 어기면 어지러워집니다.

대저 재상을 부리시는 것은 마땅히 그에게 맡기고 그를 믿으며 그를 가깝게 하며 그를 예우하는 것이며, 일을 하면서 효과가 나지 않고, 나라에 공로가 없으면 곧 그를 한가로운 자리에 놓으시거나 그를 멀리 떨어진 군(郡)으로 내쫓는데, 이와 같이 한다면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감히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장차 나아가려는 사람도 감히 억지로 요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장차 찬시(簒弑)하는 것이 점점 물드는 것을 막으려면, 바른 자리에 머물고 바른 사람을 가까이 하며, 도거(刀鉅)를 잡은 천한 사람들은 멀리 하고, 뼈대 있는 곧은 사람을 가까이 하고, 보상(輔相)이 맡은 일을 오로지할 수 있게 하도록 하며, 모든 직책은 그 관직을 지킬 수 있어야 하는데, 어찌 가까이 총애를 받는 대여섯 사람으로 천하의 큰 정치를 총괄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어둡고 사악한 길을 막고 가까이 있는 버릇없는 신하를 물리치시고 침범하고 능욕하며 협박하는 마음을 통제하고 문호를 깨끗이 쓸고 닦는 일을 다시 하며, 그 마땅히 경계해야 하는 바를 경계하도록 하고 그 마땅히 걱정해야 하는 바를 걱정하도록 하지 않으십니까?

처사(處士)인 장고(張?)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상소하였다. "정신과 생각하는 것이 맑으면 혈(血)과 기(氣)가 조화롭고, 즐기고 바라는 것이 지나치면 질병과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약은 아픈 곳을 공격하는 것이어서, 아픈 곳이 없으면 먹어서는 안 됩니다. 옛날에 손사막(孫思邈)이 한 말이 있습니다. ‘약(藥)의 형세란 한쪽만을 돕는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내장(內藏)의 기운을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니, 설령 병(病)이 들어 약을 쓰고자 하여도 오히려 반드시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서민들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천자(天子)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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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상서 양어릉(楊於陵)이 말하였다.
"전(錢)은 백가지의 물품을 저울질하는 것이며, 있고 없는 것을 바꾸거나 옮기게 하여 마땅히 흐르게 하거나 흩어지게 해야 할 것이지 모아서 쌓아두는 것은 마땅하지가 않습니다. 지금 백성들에게 세금을 매긴 전은 이를 공부(公府)에 쌓아놓고 있는데, 또 개원(開元, 현종의 연호) 연간에는 천하에서 전(錢)을 주조하는 곳은 70여 개의 노(爐)가 있었고, 매년 백만 전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겨우 10여 개의 노이며, 매년 들어오는 것이 15만이며, 또한 상인의 집에 쌓여 있고 또한 사이(四夷)에게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폐하께서 유주(幽州, 북경시)와 진주(鎭州, 하북성 정정현)를 깨끗이 쓸어내고 싶으시면 먼저 조정을 바로잡아 맑게 해야 합니다. 왜 그러하겠습니까? 걱정거리에는 크고 작은 것이 있고, 일을 논의하는 데는 먼저 할 것과 뒤에 할 것이 있습니다.

악한 신하는 반드시 천하를 어지럽게 합니다. 이러하니 하삭의 걱정거리는 작고 금위의 걱정거리는 큽니다. 작은 것은 신이 제장들과 더불어 반드시 잘라서 없앨 수가 있지만 큰 것은 폐하께서 깨닫고 통제하고 자르지 않으면 쫓아내 없애 버릴 수가 없습니다.

"폐하께서 반드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거두어들이고자 한다면 마땅히 종이 반쪽으로 조서 내리는 일을 그치시고, 유승해가 교만하고 제멋대로 한 죄를 구체적으로 다 늘어놓고, 유오로 하여금 장사들을 모아 놓고 그를 목 베도록 하게한다면 번진의 신하 가운데 누가 폐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것을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유오 한 사람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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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春秋)》에는 초자(楚子) 건(虔)이 채후(蔡侯) 반(般)을 유인하여 그를 신(申, 하남성 남양시 북쪽)에서 죽였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열국(列國) 사이였는데도 공자는 오히려 깊이 이를 폄하(貶下)하였고 그가 유인하여 토벌한 것을 미워하였습니다. 하물며 천자가 되어서 필부(匹夫)를 유인함에서야!

슬픕니다! 헌종(憲宗)이 참란(僭亂)을 깎아 평정하고서 거의 승평(升平)에 도달하였는데, 그 아름다운 업적이 끝내지지 아니한 까닭은 진실로 가까이 보는 공로를 좇다가 커다란 신의를 두텁게 하지 못한 연고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곳이 그렇게 된 까닭을 추적해 보니 모두가 도망친 호구가 낼 세(稅)를 이웃에게 배당하여 몰아내도록 압박하여 모두 도망하게 만든 것이라고 하고, 이는 모두 재물을 긁어모으는 신하가 아랫사람에게서 긁어서 윗사람에게 아첨하면서 오직 연못을 마르게 할 생각만 하였지 물고기가 다 없어지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빌건대, 조서를 내리시어서 도망한 호구의 몫을 배당하는 폐단을 끊게 하여 주십시오. 도망한 호구의 재산을 가지고 세금을 다 갚게 하고, 모자라는 것은, 빌건대 이를 면제하여 주십시오. 계산해 보건대,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사람들은 모두 농사짓는 일에 복귀할 것입니다."

무릇 권력과 귀한 집의 문을 엿보며 큰소리를 쳐 가며 스스로 기이한 기술을 떠벌이며 무리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모두 불궤(不軌)하여 이익을 좇는 사람이니 어찌 그 말을 믿고 그의 약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무릇 약은 질병을 낫게 하는 것이지 아침저녁으로 항상 먹는 물건이 아닌데, 하물며 금석(金石)은 혹독하게 맵고 독성이 있고 또 화기(火氣)를 북돋우어 거의 사람의 오장(五臟)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서 이겠습니까?

또 새벽부터 저녁까지 배우와 더불어 가까이 하고, 하사하여 주는 것이 지나치게 후합니다. 무릇 금백(金帛)은 모두 백성들의 고혈(膏血)인데 공로를 세운 사람이 아니면 주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내장(內藏)에 여유가 있다고 하여도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이를 아끼시어 만에 하나라도 사방에 사건이 있게 되면 유사(有司)로 하여금 다시 백성들에게서 많이 거두지 않게 하십시오."

사관(史館)의 수찬인 이고(李?)가 말씀을 올렸다.

"화란(禍亂)을 안정시키는 것은 무공(武功)이고 태평을 일으키는 것은 문덕(文德)입니다. 지금 폐하께서 이미 무공으로 해내를 평정하였으니 만약에 낡은 일들을 끝까지 고치시고, 고조와 태종의 옛날 제도를 회복시키시려면 충성스럽고 바른 사람을 채용하여 의심하지 말고, 사악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물리쳐서 가까이 하지 않으며, 세법(稅法)을 고쳐서 전(錢)을 독촉하지 않고 포백(布帛)을 받으십시오. 진헌(進獻)하는 일을 끊고, 백성들의 조부(租賦)를 너그럽게 하시고, 변방에 있는 군사들을 두텁게 해주어서 융적(戎狄)이 침입하여 도둑질하는 것을 막고, 자주 대제관(待制官)을 방문하여 막히고 가린 것을 통하게 하십시오. 이 여섯 가지는 정치의 근본이며 태평스러움이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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