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과 감사를 보내며…

 

    

   오십 년도 안 되는 생을 살면서 많은 분들을 보냅니다. 사랑하고 존경했던 분들의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천둥소리처럼 번갯불처럼 조용한 일상을 뒤엎고 지난 시간을 정면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요. 

   2009년 8월 23일, 오늘은 김대중이라는 강인한 이름의 대통령을 보냅니다. 나에겐 대통령 보다는 선생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이름자만 부른 적이 없는 유일한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김대중”이라고 쓰는군요. 내가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대통령으로서보다 먼저 선생님처럼 느끼는 것은 당신께서 중요한 순간마다 신중하게 “사랑하고 존경하는…”이라는 말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참 좋았습니다.

   아시는지요? “사랑하고 존경하는…”이라는 말을 그처럼 진중하고 적절이 아름답게 쓰시는 분을 대통령으로 두고 사는 동안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든든하고 행복했었다는 것을요. 말을 품위 있게 하고, 밑줄을 긋고 싶게 만드는 글을 쓰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분을 대통령으로 둔 국민으로서 느꼈던 자긍심을요.   

   한 시대를 당신과 함께 통과해온 국민으로서 어떻게 눈물과 회한 없이 당신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일생을 되짚어보면 이것이 한 사람이 산 일생일까?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 고난들 때문에 지레 질린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 고난들을 어떻게 그리 뚫고 나올 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하게 여겨지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일생은 누군가에게는 무거운 고통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빛과 희망의 근거로 자리하며 긴 세월 동안 우리의 삶과 동행했던 거겠지요.   

   그 무엇에도 흔들릴 것 같지 않던 당신이 생전에 터뜨린 깊은 오열들을 다시 보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순간에 당신이 남긴 주옥 같은 말들을 다시 들으며 한 시대가 저물어감을 실감합니다. 누가 당신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빈자리는 채울 길 없이 크겠지요. 이 힘겹고 어려운 시대에 그저 존재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분으로 함께 더 계셔주시기를 바랐던 마음을 무엇에다 대겠습니까만, 그래도 보내는 마음이 오로지 비통하지만은 않습니다.

   당신이 다행히도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한 게 그나마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큰 정치인들의 죽음이 평화롭지 못해 애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현실을 몇 번이나 겪으며 살아온 국민으로서 이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죽음을 통해 우리 현대사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 평화롭게 애도할 수 있는 시간, 벼랑 끝에서 서로 악수하듯이 죽음이 끝이 아니라 화해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증명해주어 또 고맙습니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말을 마지막 말씀으로 남겨주셔 또 고맙습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우리에게 얼마나 든든한 말인지요. 웃을 때면 나라의 근심을 다 짊어진 대통령도 아니고, 식견이 넓어 대화하기에 어려운 선생님 모습도 아닌, 죄송한 표현이겠지만 개구쟁이처럼 보이던 그 천진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근원이 그 말씀 속에 다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불행을 세자면 한이 없고 행복을 세자면 또 한이 없다 했지요. 납치와 연금, 사형선고 같은 고난은 잔상으로도 간직하지 마시길. 당신의 마당이나 즐겨 읽던 책, 서로 사랑하고 존경했던 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만 생각하시길. 당신이 가장 험한 곳에서 겪은 고난들이 오늘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우리는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의 일생은 힘껏 달려왔습니다. 넘치게 이루어놓았습니다. 그 위에서 후대는 그때보다는 조금 덜 고통스럽게 질 좋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것이라 여기고 평온한 빛을 따라 부디 영면하시길.  
 
                                                                                                                                     2009. 8. 23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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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공 2009-08-2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시는 길, 평안하세요.

nobody 2009-08-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에 계시길...

비로그인 2009-08-2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고 존경하는..."

소로 2009-08-2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해라 2009-08-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ㅜ.ㅜ

가을이 2009-08-2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영면하시길...

프레이야 2009-08-2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수한 고난에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신 분,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_()_

Lee Jin 2009-08-2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첫 선거권을 포함해 두 번 투표했고,
취임식부터 영결식까지 모실 수 있었던 것을
제 삶의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기를...

온새미로 2009-08-2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입꼬리에 지어지던 부드러운 미소를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sotkfkd 2009-08-2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의 언어, 한 줄 한 줄 시더군요.

진새삼촌 2009-08-2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고픈 말, 대신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저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말이지요.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시골에 다녀왔는데, 밤길 따라 운전 중 조기를 계양하고 오는 것을 깜빡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남았으니, 열심히 살겠습니다.

드림캐쳐 2009-08-2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한 마음 담고 나아가겠습니다.

merced 2009-08-2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혜전 2009-08-2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온한 빛을 따라 부디 영면하시길 저도 함께 소망합니다.

이매지 2009-08-2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한해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영면하시기를...

아이야 2009-08-2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히 쉬시길...ㅠㅠ

꽃신 2009-08-2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존경과 감사함을 드립니다
태극기를 다시 꺼냈다는말에 울컥하였습니다..
아직도..여러 테두리에 우리는 긷혀있습니다
가신곳에서 편히 영면하소서~

목나무 2009-08-24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추도사에 제 마음도 함께 담습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내내 행복한 얼굴로만 지내시길.....

사라지고 계속되다 2009-08-2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경숙 샘의 추도사에 제 마음을 담습니다.
우리 현대사에 그나마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자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김.대.중.이란 이름 석자는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흐를수록 더욱 선명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훗날 당신의 길을 따라 걷는 이들에게 빛과 전범이 될 터이지요. 또한 뛰어넘기 어려운 산이 될 터이지요.

로제트 2009-08-2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신문에서 선생님의 추도사를 읽었습니다. 아, 고 김전대통령께선 여러 사람에게 따뜻하고 크게 존재하셨구나...
다시 먹먹해진 마음이었습니다. 예전에 인터넷한겨레에서 매일 리진을 만났지요. 이번 알라딘에서 새연재물, 매일
설레임으로 클릭합니다. 한 번 댓글 달아야지, 했는데 이 추도사에서 첫인사 드리게되었네요. 나즈막하며 꿋꿋한 주인공의 방백(?)이 선생님과도 닮은 것같아 참 좋아요^^*

청산별곡 2009-08-24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대중대통령은 현대사 그 자체입니다.
그누구도 생각못했던 일을 실천하시고 우리에게 과제를 남기고 가셨습니다.
인생사 별것 아닙니다. 그렇게 애써 투쟁하시고 업적을 남기셨지만 가는 곳은 정적의 옆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남한테는 혹독합니다.
실향민들은 평소에 그렇게 김대중을 욕하다가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접한후 김대중을 존경하게 됐다고 합니다.
김대중전대통령께 청산별곡을 불러드립니다.

스눕 2009-08-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역시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이셨습니다...
모든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한여름 2009-08-2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가님의 추도사에 마음을 얹어 보냅니다.. 편히 쉬시길..

미망 2009-08-24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이제 아팠고, 힘들었던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평화만을 누리시기를....
부디 영면하소서..

sdk790 2009-08-24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작가님의 추도사에 마음을 담습니다.

궤도에서이탈한소행성 2009-08-24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히 쉬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유정한 2009-08-24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오빠달려 2009-08-2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제 누구를 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요?...
온나라가 갈 길을 잃고 헤맬때 한줄기 빛처럼 앞길을 제시해주던 후광 선생님...
어느 백년에 이런 지도자 분이 또 나올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추도사를 가슴깊이 써주신 신작가님, 고맙습니다

꼬알라 2009-08-2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랑합니다

정석종 2009-08-2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맙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만 계속 읖조리게 됩니다.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좋은 곳에 가 계시리라 믿어요. 또 만나요.

호호맘 2009-08-25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계셔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혜연 2009-08-2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마음에 제 마음도 더해 봅니다
오랫동안 또다시..무너진 마음을 세울동안..힘들어하며 살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2009-08-2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부끄럽게 짝이 없습니다
인간이란 왜 거짓을 진실처럼 둔갑한채
무지란 핑계로 왜곡된 삶을 사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생전 우리와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이제야 느낍니다
당신은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넘치게 받아야 마땅할 분입니다

김대중 당신은 돌아가셨지만 진정 고인이 아닙니다
항상 우리 마음 속에 자리할 것 입니다



여름의훈장 2009-08-25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신 님의 명복을 빕니다.

강산무진 2009-08-26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생각할수록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생각할수록 당신 생이 아름답습니다.

S.Wolf 2009-08-2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께선 이 글에 미소지으실 겁니다.

onee19 2009-08-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미소지으실거에요.

쪼이 2009-08-2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원이맘 2009-08-2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온한 얼굴을 보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기를 바랬습니다.



비로그인 2009-08-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그분이 좋은 곳에서 평온하시기를 바랍니다.

햇살좋은날 2009-08-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줄 한줄 읽으면서 감동이 밀려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용민이횽 2009-08-2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강인한 이름, 강인한 삶, 강인한 유산...

cqcq 2009-08-31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미진 2009-09-0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복을 빕니다..

니째아들 2009-09-2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시 눈물을 흘리게 하네요.. 조만간 국립묘지에 가서 인사드려야 겠습니다.

김민용 2009-10-08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마우신 추모글 ...
늦게나마 마음에담고 갑니다 ~

한정연 2009-10-09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저 하루하루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가고 오는 이들을 나와는 상관없는
남일처럼 바라보며 지냈는데 추모글을 읽으며 무심한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명복을 빕니다.

끄루따야^^ 2010-04-17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아름다운 삶을 사신 분입니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당신의 마지막 말씀은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북돋아 줍니다^^ 감사드리며, 당신의 노력과 열정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작가님께도 많이 감사드립니다^^*
 

<외딴방> 리뷰 대회의 당선작을 발표합니다. 

[일반부]

대상 :  Rs 님,  <그럼에도, 당신이 살아있다면>
금상 :  스웨터 님,  <나의 외딴방, 나의 글쓰기>
          빼로빼로 님,  <난 네 아픔을 알아>
은상 :  얼룩 님,  <몸이 먼저 기억하고 향하는 그곳>
          soulnote 님,  <화해로 가는 길>
          빨래 님,  <모두의 외딴방>
동상 :  madam-x 님,  <양말 속에 핀 그 꽃들은 아직도 꿈꾸고 있을까?>
          골트 님,  <그녀의 외딴 방 그리고 나의 방>
          설해목 님,  <나, ‘나’를 통해 나를 보다>
          로렌초의 시종 님, <그 시대의 무엇을, 외면하려 했을까?>
          굼실이 님, <시절을 살려낸, 외딴방의 기억>
          tranquilizer 님, <풍속화 속을 거닐다>
 
[청소년부]

대상 :   문학소년 님,  <10년 뒤에 다시 두드릴 그 문-외딴방>
금상 :   k16782000 님,  <열일곱 그녀의 외딴방과, 지금의 나>
은상 :   지숭 님,  <그녀, 그 자신을 향한 위로의 써내림>
동상 :   구보의 방 님,  <나에게도 외딴방이 있었다, 있는 중이다>
           너구리 님,  <그날의 기억이 쏟아져 들어오다>
           mj-s 님,  <나의 난쏘공, 나의 외딴방>
 

심사위원_
예심 : 알라딘 도서팀, 조연주 편집부장(문학동네)
본심 : 김민정(시인)
 

<외딴방> 리뷰 대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선하신 분들께는 개별연락을 드릴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추후에 표절 사실이 밝혀지면, 당선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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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e19 2009-08-1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러워요~

2009-08-12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2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망 2009-08-1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여러분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짝짝짝!!

흰곰 2009-08-12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 우승 선수분들께 갈채를 보냅니다. 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아깝게도 뽑히지 못하신 분들은 다음 기회에 꼭 되시길 빌게요.

흰곰 2009-08-12 12:05   좋아요 0 | URL
심사위원분들의 고심이 읽혀지고 취향도 재밌겠는데요. 제안 하나. 낙선작 중에서 작가님이 손수 상금 없이 선외 가작 몇 편을 뽑아주는 기회도 독자 저변 확대의 마케팅 차원에서 검토해보시길 알라딘 도서팀에 건의합니다.(낙선자 중에 저와 저의 지인들은 없어요. ^^)

오월의바람 2009-08-12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열심히 했는데 명단에 없네요. 흑흑. 다음 기회에

안녕뽕뽕 2009-08-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ㅠㅠ 슬프네요 ㅠㅠㅠ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려요~

소로 2009-08-1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축하드립니다^^

들풀처럼 2009-08-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론 아쉽지만...쩝...^^*

빛나는 2009-08-12 16:19   좋아요 0 | URL
저두...너무 아쉽습니다 ㅠㅠ
아쉽다는 말이 정말이지 너무 와닿아서 이렇게 댓글을 남겨요~

다들 축하드려요~
아쉬워 하는 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선생님과의 만남은 후기로
꼭 올려주셔야해요!

readersu 2009-08-1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들 축하합니다. 몇몇 알고 있는 닉네임도 보이고..저도 짝짝짝!

해라 2009-08-1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반가운 닉넴들도 보이고~^^ 유후!!

노을 2009-08-1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무덤의 흙이 담긴 토분, 테이블 야자를 심는다. 죽음과 생성이 함께 느껴집니다. 결국 우리는 항상 그런 속에서 사는 것이지요.

비로그인 2009-08-1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는 꼭 도전을!! 모두 축하드립니다^^

투어씨 2009-08-1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짝짝짝^^

히말라야 2009-08-1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두 축하드려요. 다들 평소 잘 안보이던 이름들인것 같아요. 제가 댓글에서 기억하는 분은 설해목님이네요. 아는 사람처럼 축하해드리고 싶어요. 얼굴은 몰라도 매일 댓글에서 만나다 보니 이상하게 이름만 봐도 타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것 처럼 반갑네요. 다들 부러워요.

cqcq 2009-08-1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부러워요~~~~~

...... 2009-08-24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다른분들은 연락 오셨나요 ? 궁금해서 하는 말인데 저는 아직 연락이 안왔는데 ....

스웨터(dreams214) 2009-08-26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락안왔어요 ;;; 저도 저만 안왔나 걱정하고있었는데. 연락이라도 미리 좀 주시면 좋겠는데.

베레베레 2009-08-31 23:5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는 문학동네에서 문자로 연락이 왔어요. 자세한 내용은 메일로 보내셨더라구요. 9월 중순쯤 작가님과 만날 계획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메일 한번 확인해보셔요^^

 

 

 

 벌판 위의 빈집

 

    

    그 집은 담쟁이덩굴에 휩싸여 벌판 한가운데에 있다.
   사람들은 그 벌판을 지나갈 때면 의아심을 품고 한번씩은 그 집을 바라본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왜 저런 집이 있는지를 모르겠기 때문이다. 논과 밭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가운데 느닷없이 집이 한 채 서 있으니 누군들 그런 의아심을 갖지 않겠는가. 누가 살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그 집에서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을씨년스럽지만 한 가지 정다운 것은 창문에 쳐진 하얀 레이스로 짠 발이었다. 그 발의 꼬임은 얼마나 정교하던지 그걸 짠 사람의 손 움직임이 보이는 듯하다. 빈집이니 오다가다 사람들이 이 레이스로 짠 발을 걷어갈 것도 같은데 아무도 손대지 않는다. 그 집은 처음부터 대문이란 있지도 않았는가보다. 바로 현관으로 통하는 계단이 가파르게 보인다. 하나 둘 셋 넷…… 계단 숫자는 아홉 개, 빈집이라고 계절이 깃들지 않는 건 아니다. 여름 무렵이면 그 집은 담쟁이 잎새가 휘감아버린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것 같은데 무슨 시퍼런 것을 먹었는지 담쟁이 잎새는 너무도 짙푸르게 그 집을 싸안고 있어서 사람들은 한번쯤 그 집에 들어가보고 싶어하다가도 그 시퍼런 담쟁이 잎새의 기에 겁을 먹고는 돌아서버린다. 질기게 넝쿨을 뻗고 그 속에서 기름지게 돋아난 잎새들은, 벌판을 가로질러가는 바람이 휘감칠 때 보면 잎 하나하나가 푸른 혓바닥 같다. 사람이 들어서면 언제든지 목을 휘감아 둥글게 말아버릴 것 같은 기세다. 용케도 기름진 담쟁이덩굴과 잎새가 휘감지 못한 곳은 현관으로 통하는 그 가파른 계단이다. 오래 인적이 끊긴 것 같은 그 가파른 계단은 오늘도 괴괴하게 푸른 담쟁이덩굴 사이에서 어딘가로 통하는 길처럼 거기 하얗게 놓여 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이 집에도 한때는 행복과 노래가 있었다면 누가 믿을까, 아무도 믿지 않는 기쁨이 있었다면. 하지만 벌판의 바람은 알고 있다. 한때 이 벌판 위의 집에도 기쁨이 있었다는 걸. 무슨 전설 같은 그런 기쁨이 있었다. 지금도 바람은 심심한 날이면 저희들끼리 그 여자와 그 남자 이야기를 한다. 그 여자와 그 남자가 처음 이 벌판으로 걸어들어왔을 때의 그 초라한 행색에 대해서,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살 집을 마련하지 못해 부부가 되지 못했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어느 날 이 벌판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들은 너무나도 가난하여 도시에서 사랑을 할 수가 없었다. 서글픈 마음에 하염없이 걷고 걷다가 이 벌판으로 흘러들었고, 이 집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이 빈집은 충분히 그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처음엔 살짝 문만 열어보았고, 다음엔 거실로 들어가보았고, 다음엔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 누구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들은 거기서 잠을 자보았다. 그래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들은 이불을 싸들고 와서 거기서 살아보았다. 그래도 아무 일도 없었다. 여자는 마룻바닥을 닦고 세면장의 녹슨 수도꼭지를 갈아끼웠다. 남자는 지붕에 올라가서 물이 새는 곳을 고치고서 사방을 휘휘 둘러보았다. 들과 들, 그리고 그 끝에 산의 능선이 멀리 보일 뿐이었고, 그 경치들은 그들이 거기 살고 싶어하는 걸 안다는 듯이 평화롭게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울었다. 그 집은 그들의 사랑이 찾아낸 임자가 없는 보금자리라고 믿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행운이 자기들에게 날아들었는지 믿기지 않아서 서로의 얼굴을 만져보곤 했다. 남자는 들판에서 멀리 떨어진 공사장에 나가 하루벌이를 했다. 여자는 점심을 지어 보자기에 싸서 들고 남자에게 갔다. 그들은 함께 있는 것이 원이었고, 그 벌판의 빈집에서 그 원이 이루어졌으므로 삶에 대해 더이상의 바람이 없었다. 오후가 되면 여자는 남자를 위해 저녁을 지어놓고 노래를 부르며 남자를 기다렸다. 남자는 벌판으로 퍼지고 퍼지는 여자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하게 귀가하곤 했다. 이것이 그들 생활의 모두였다. 때때로 여자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떨기는 했었다. 왜 이렇게 순조로운 나날인지, 그 무엇이 그들 사이로 끼어들어 그들의 순탄함을 한순간에 몰아가버리지나 않을까 해서. 그때면 남자는 주름진 얼굴을 여자의 얼굴에 가까이 대고 말했다.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야. 이 벌판은 현실이 아닌 거야. 우린 꿈만 꾸면 되는 거야…… 걱정 말아.
더이상 여자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겼던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 다섯 살이 되도록 아무도 그들을 그 벌판의 집에서 내쫓지 않았다. 남자는 열심히 일했고, 여자는 순종하며 아이를 길렀으므로 처음에 황폐하기만 하던 그 벌판의 빈집은 윤이 반들반들 났다. 꽃병도 생겼으며, 여자는 흰 레이스로 발을 짜서 창에 걸었다. 남자도 이제 공사장의 소장이었다. 옛날처럼 모래나 벽돌을 등에 지지 않아도 돈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 태어난 여자아이도 건강했다. 붉은 뺨은 귀엽고 통통했으며 엉덩이에도 예쁘게 살이 올랐다. 아이는 틈만 나면 그들에게 엄마, 나 이뻐? 아빠, 나 이뻐? 하고 물었다. 아이의 그 어리광에 대답하는 것도 그들의 기쁨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벌판 위의 빈집이 내려준 이 행복에 감사했다. 그런데 빈집은 그들에게 딱 그만큼의 행복만 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어느 날 여자는 아이를 데리고 도시로 나갔다. 여자는 필요한 생활용품을 메모지에 적힌 대로 모두 샀다. 그리고 다시 벌판의 집으로 돌아왔다. 초여름인데도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었다. 여자의 손에는 무거운 짐이 들려 있었고 아이는 앞장서서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현관으로 통하는 가파른 흰 계단 앞에서였다. 한 계단을 올라서더니 아이가 돌아섰다. 아이는 오랜만의 외출이 피곤했는지 뺨이 하얗고 창백했다. 아이는 그러면서도 장난스럽게 여자에게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이뻐, 하고 대답했다. 아이는 한 계단을 더 오르더니 또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대답했다. 그럼, 이쁘지. 아이는 세번째 계단에서 또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손에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아이가 실망할까봐 기쁘게 대답했다. 너보다 더 이쁜 아이를 나는 보지 못했지. 아이는 즐거워했다. 여자의 대답을 들을 때마다 아이는 깡충거렸다.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 일곱번째, 여덟번째,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마다 아이는 그 하얀 얼굴로 여자를 돌아보면서 꼬박꼬박,
   엄마, 나 이뻐?
하고 물었다. 니가 세상에서 제일 이뻐…… 여자는 그 물음에 꼬박꼬박 대답은 하면서도 무거운 짐을 든 팔이 빠져버릴 것같이 괴로웠다. 아이가 그만 물어주었으면, 어서 현관문이나 열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앞장선 아이는 아홉번째 계단에 오르자 다시 뒤돌아보며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들고 있던 짐을 철퍼덕 내려놓았다. 담쟁이 잎새가 바람에 우우 소리를 냈다. 그래, 너 예쁘다니깐! 여자는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아주 순간적으로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자기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아이를 떠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아이의 엉덩이를 한대 때려줄 참으로 손을 뻗었는데, 아이는 여자의 손이 닿자마자 무슨 회오리바람에 휘말리듯이 이제까지 힘들게 올라온 아홉 개의 흰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안 돼. 여자는 곧 뒤따랐지만 아무래도 벌판 위의 빈집은 그들에게 그만큼만의 행복을 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피는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아이는 하얗게 죽었다. 아이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여자를 향해 물었다. 엄마, 나 이뻐?

    고요한 세월이 흘렀다.
   슬픔이 회복되지 않아 늘 적막한 세월이었다. 남자는 여자를 위로했으나 여자는 웃음을 잃었다. 남자는 여자를 더욱 사랑하려 했으나 여자는 늘 먼 곳만 바라보았다. 여자는 그날의 그 알 수 없는 힘을 골똘히 생각하곤 했다. 무엇이었을까? 무엇이었을까? 무슨 혓바닥같이 자신의 내부로 파고들던 그 제어할 수 없는 힘. 여자는 늙어갔다. 하루가 지나면 한 살을 더 먹는 듯 야위고 거칠어졌으며 광대뼈가 튀어나왔다. 이제 여자는 남자의 누나나 어머니 같아졌다. 그 속에서 그들이 행복할 기회는 다시 한번 찾아왔다. 그 적막 속에서도 둘 사이에 다시 아이가 생겼던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다시 생긴 아이로 인해 겨우 회복되기 시작했다. 여자는 오랜만에 다시 꽃병에 꽃을 꽂았다. 태어난 아이는 또 여자아이였다. 남자는 여자에게 큰아이와 똑닮았다고, 그 아이가 환생한 거라고 위로했다. 그제야 여자는 웃었다. 그제야 여자는 먼산을 바라보지 않았다. 조금씩 그녀의 늙음도 회복되어 여자는 다시 남자의 여자같이 되었다. 여자는 아이를 사랑했다. 어쩌면 남자보다 더. 아이에 대한 여자의 사랑이 지나쳐서 때로 염려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남자는 여자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그것이 더 고마웠다. 아이는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서 다섯 살이 되었다. 여자와 남자는 아이를 위해 도시로 나가 살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자신이 없었다. 처음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가난했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기서 조금만 더 살자고 했다. 언젠가는 아이와 함께 도시로 나가 살 수 있을 날이 올 거라면서. 여자는 남자의 그 언젠가는, 이라는 말을 믿었다. 그들에게 희망이 생겼던 것이다. 언젠가는, 이라는. 어쩌면 벌판 위의 빈집은 이들의 언젠가는, 이라는 희망을 샘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 여자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아이 손을 잡고서 예전처럼 생활용품을 사려고 도시로 나가는 버스를 탔을 뿐이었다. 한 달에 한 번쯤밖에 나가지 않아서 언제나 여자에겐 지나칠 정도로 짐이 많았다. 초여름이었고,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었다. 그래도 여자는 아무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 그날이 첫아이가 죽은 날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다. 여자가 오 년 전의 그날이 재현되고 있음을 깨달은 건 들판 위의 그 집으로 돌아가는 바로 그 계단 앞에서였다. 그녀 뒤를 따르던 아이가 갑자기 앞으로 아장아장 걸어갔던 것이다. 아이는 계단 앞에 서자 한 발을 첫번째 계단에 올려놓으며 여자를 향해 물었던 것이다.
   엄마, 나 이뻐?

   처음에 여자는 짐을 내려놓고 얘, 그러지 마…… 하면서 아이를 껴안으려고 했다. 두번째 아이는 한 번도 그런 것을 물은 적이 없었으므로. 하지만 아이는 아주 차갑게 여자를 피했다. 그러면서 다시 묻는 것이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아이를 뒤따르며 응, 이뻐, 하고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식은땀이 났다. 이게 어찌 된 셈인가? 아이는 두번째 계단에서 또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무릎이 꺾이는 것 같았다. 오 년 전의 악몽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여자는 죽을 힘을 다해서 대답했다. 그럼, 이쁘지. 아이는 세번째 계단에서 다시 물었다.
   엄마, 나 이뻐?

   여자는 아이를 뒤따라 오르는 발바닥에 꾹꾹 힘을 주었다. 그래, 이뻐. 여자는 간절하게 남자를 불렀다. 나를 좀 도와주세요. 그렇게 아홉번째 계단에서였다. 여자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다시는 그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해. 그것만이 이 위기를 모면하는 길이야. 아이는 오 년 전의 그날처럼 아홉번째 계단에 오르더니 하얀 얼굴로 여자를 뒤돌아보았다.
   엄마, 나 이뻐?
   마음을 굳게 먹었는데도 여자는 거의 오들오들 떨었다. 그래, 이뻐. 니가 제일 이뻐. 아이는 떨고 있는 여자를 의아하다는 듯이 빤히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그때 나 밀었어, 엄마?

   남자가 공사장에서 돌아왔을 땐 벌판 위의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여자도 아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가파른 계단 밑에 여자와 아이가 도시에 나가 쇼핑해온 생활용품들만 널브러져 있었다. 남자는 아주 오래 여자와 아이를 기다렸다. 식음을 전폐하고, 공사장에도 나가지 않고, 남자는 아이보다 여자를 더 기다렸다. 그러나 여자는 오지 않았다. 밤마다 담쟁이덩굴이 그 남자를 휘감았다가 풀어놓았다. 하룻밤이 지날 때마다 남자는 바싹 야위어갔다. 바람이 몹시 부는 어느날 밤이었다. 남자는 쭈그리고 앉아 담쟁이 잎새들의 아우성 소리를 들었다. 엄마, 나 이뻐? 남자는 귀를 막았다. 응, 이뻐…… 여자의 기운 없는 대답 소리도 함께 들렸다. 날이 새자 남자는 하얗게 질려 벌판 위의 집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남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벌판엔 아직도 그 빈집이 있다. 담쟁이 잎새는 무얼 먹었는지 날이 갈수록 더 기름지게 푸른빛을 낸다. 가난한 당신이 어느 날 혹시 그 들판을 지나가다가 그 집을 보게 돼도, 그냥 지나가야 한다. 행복과 노래는 그 한때였다. 여자가 손수 짜서 창을 쳐놓은 흰 레이스 발이 정겨워서 들어가 살고 싶어져도 뒷걸음질을 쳐야 한다. 밤마다 기름진 푸른 담쟁이 잎새와 가파른 아홉 개의 계단이, 그런데 그때 왜 나 밀었어, 엄마? 우우 속삭이는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 「벌판 위의 빈집」,『감자 먹는 사람들』(창비) 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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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별곡 2009-08-0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나전 다읽고 나왔는데 뭔가 생각나서 다시보니 특별연재
단편이군요.
벌판에 계단이 아홉개면 지하실이 있는집

처음시작은 김기덕의 빈집
점점 납량추리소설같은 느낌
결국은 저주의집 '흉가'
흥미롭습니다.
계단이 열개가 아니고 아홉개인데 왜 불행이 찾아왔을까...
새로운 장르네요.

여백 2009-09-16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고 갑니다...매우 흥미로웠습니다....담쟁이 넝쿨과 가난 아이 사랑....

딱새 2009-11-1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난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 이기엔 너무 아픔만이 남내요.
어렷을적 담쟁이 넝쿨이 있는 집들은 부잣집 또는 어느 관사일거라 생각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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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판 위의 빈집」에 붙여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십오 년도 더 전에,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 미루다 미루다 더 미룰 수 없게 되어서 어쨌든 무서운 이야기를 써야 했습니다. 어찌나 원고 독촉을 심하게 받았는지 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주문을 걸고 다녔어요.  그때는 구기동의 오피스텔에 살았습니다. 매일 새벽에 승가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곤 했던 때입니다. 그날도 승가사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저만큼 어느 집 높다란 담장을 담쟁이 잎사귀들이 시퍼렇게 뒤덮고 있더군요. 매일 마주치는 풍경이었는데 그날따라 바람에 수수수 흔들리며 뒤채는 잎사귀 하나하나가 푸른 혓바닥처럼 느껴졌어요. 그 앞을 지나올 때는 수만 개의 혓바닥이 길게 뻗어나와 내 목을 휘감는 것 같았지요. 그 순간 이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그 당시 내가 들었던 무서운 얘기, 엄마 나 이뻐? 와 담쟁이 잎사귀를 서로 접목시켜 들판으로 내보냈더니 이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벌판 위의 빈집」을 페루에서 낭독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이 선택된 것은 단 하나, 짧다는 것이었죠. 33매밖에 되지 않습니다. 33이라는 숫자는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의 나이이기도하군요. 무서우라고 썼는데 그쪽 사람들은 매우 아름다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잠깐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렇지요. 지나친 아름다움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지나친 아름다움은 슬픔을 느끼게 하고, 지나친 아름다움은 불안을 느끼게 하고, 지나친 아름다움은 또……  

   갑자기 이 오래전에 쓴 무서운(?) 이야기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졌어요. 무더운 여름이니 무서운 얘기로 우리 서로 한순간을 견뎌보자는 의미입니다. 

2009. 7. 29.
신경숙 씀

 
   


안녕하세요. 알라딘 연재소설입니다.

무더운 여름, 독자 여러분들 모두 즐겁게 지내고 계신가요.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연재도 어느덧 1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조금 더 시원한 여름을 위해, 신경숙 선생님이 독자분들께 드리는 특별한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

이전에 신경숙 선생님이 발표하셨던 단편 '벌판 위의 빈 집'을, 8월의 첫 월요일-3일에 특별 공개합니다.(<감자 먹는 사람들>(창비, 2005)에 수록)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다음 주 월요일을 기다려주세요!


   
 

   신경숙의 「벌판 위의 빈집」은 아주 짧은 단편소설이다.
   길이는 장편(掌篇)소설급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장편(長篇)소설의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나를 이상하게 전율하도록 만들었다.
   나는 이 짧은 소설을 읽고 그 주술적인 무서움, 세상의 허망한 종말을 보는 슬픔, 그럼에도 그것들을 모두 싸안는 전율적인 아름다움을 느꼈다.
   (…)
   우리에게 이 소설은, 그냥 무서운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무서울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슬프고 아름답다.
그리고 허망하고 아득하며, 인생유전의 끝을 본 듯한 절망을 그것은 동반하고 있다.
   그 슬프고, 아름답고, 그러면서, 그 슬픔과 아름다움을 싸안고 다가오는 섬뜩함은, 어떻게 하나의 춘사(椿事)처럼 일어난 것인가. 

_김병익, <불길한 아름다움 : 신경숙의 「벌판 위의 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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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2009-07-3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며칠전에 선물을 주신다더니 이거군욧!!
아..얼마나 무서운 얘기일지 기대만빵입니당!
휴가도 못가는데 감사합니다 작가님!!꾸벅꾸벅^^^

이매지 2009-07-3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조만간 선물을 주신다더니 이거였군요!!
어떤 이야기일 지 궁금하네요~~~
월요일이 더더 기다려져요 >ㅁ<

말도없이 2009-07-3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왓! 기대하겠습니다!!

terubump 2009-07-3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흰곰 2009-07-3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snoopy 2009-07-3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말 할 것 없이!!
기다리겠습니다~~

목나무 2009-07-31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선생님 깜짝 선물이 너무 기대됩니다. ^^
본격적으로 더워진 여름의 한 복판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만날지..흐흐흐~~~

rose 2009-07-3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홋@@ 작가님 웃는모습 처음봐요.
작가님책에 들어있는 프로필사진들중엔 미소짓는 사진이 없었던거 같은데 말이에요.
미소가 참 예쁘십니다.

필로우북 2009-08-03 11: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했는데^^ 이 사진 종종 보면 좋겠어요.

엘리사벳 2009-07-3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족과 짧은 여행을 다녀오며 짙은 초록의 산과 나무들을 보니 이 여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다소 쓸쓸한 생각이 들더군요...아직도 한낮의 태양 아래 서기를 두려워하면서도요...
무서운 이야기가 왠지 보너스 같은 느낌입니다...이 여름 잘 지냈다는...
잘 읽겠습니다...감사합니다.

jinny 2009-07-3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보너스네요. 고3딸때문에 작년부터 휴가 반납 아! 정말 어디론가 가고 싶어요. 하지만 참아야겠죠. 작가님 보너스 정말 고마워요. 위로가 되네요.

왕여사 2009-07-3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굉장히 기다려 지네요
여름에 무서운 이야기 스릴인가요 아닌 커다란 충격
하여튼 기대대되네요

granchef 2009-07-3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기다려져요.
여름의 납량특집! 불길한 아름다움이라니요.^^

오빠달려 2009-08-0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예 ~~~~~~~~~~
얼마나 처절하게 아름다운 무서움일까요?...

Pooka 2009-08-01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작가님과 알라딘(?)님, 여름나기 선물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깜짝선물을 그새 참지 못하고(?^^) 잠깐 언급하셨던 신작가님 입가에 있었을 법한 미소가 상상되어지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기다릴께요!

요안나F. 2009-08-0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무덥고 습한 날...
신경숙 작가님의 무서운 소설이라
무척이나 기대 됩니다
좋은 보너스 한아름 안고 이 더위 견디어 볼랍니다^^
감솨합니다..사랑해요

여름의훈장 2009-08-0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벌판 위의 빈집] 기억 저편에서 아른거립니다. 한 번은 들렀던 빈집이었지만, 작가님의 선물로 다시 읽게 되어 기쁩니다. 여름날의 청량한 소나기같은 작가님, 주말 편안하게 휴식하시고 좋은 글 이어 주세요.

melory 2009-08-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기대되네요. ^^

가을이 2009-08-0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마나 오싹할지 기대되는걸요.
김병익 선생님이 무서울 뿐 아니라 슬프고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하시니 더욱 기다려집니다.
더위에 선생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미망 2009-08-02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형도의 <빈집>이 떠올라요..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 형도, <빈집> 전문
기대합니다.신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한여름 2009-08-0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읽을거리가 하나 더 있군요 :)
작가님의 선물 잘 읽어보겠습니다!

나도나도 2009-08-02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넘 귀여우시다. 무서운 얘기 쓰려고 무서움을 찾아 나선...

onee19 2009-08-02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여름이라 올려주시는 거예요?? 이불 뒤집었고 봐야겠는걸요..

꼬알라 2009-08-03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쵝오!!!

cqcq 2009-08-0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 휴가가 필요없게 만드셨네요. 캄사합니다 선생님....

S.Wolf 2009-08-0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서비스가!! 감사합니다~

하늘을가진놈 2009-08-03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옷 기대되는데 ㅎ

용민이횽 2009-08-0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서운 이야기 싫고 무서운 영화도 못 보는데... ㅠㅠ 이건 읽고 싶다는... ㅠㅠ 잠 못자겠다~

readersu 2009-08-0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집니다. 오늘 들락거려야겠네요. 아직 안 올라온 것 같으니깐!!! 기대기대..^^

원주 2009-08-03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옷....
저도 언젠가 읽었던 글이지만,
'납량특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생각하니, 왠지 더 오싹한 느낌으로 읽게 될 것 같아요!!
오늘 올라오겠네요...두근두근!!!

여름의훈장 2009-08-03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요. 아직 안올라 오네요. 기다려집니다.

줄리공 2009-08-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특별한 선물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9-08-0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을 읽기 전에 다시 읽었습니다. 일단 마음을 다스리고.. 이제 보러 갈게요! 두근두근!!!

인내심 2009-08-0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겠습니다.

해라 2009-08-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갔다왔어요 선생님^-^
휴가 갔다왔는데 이런 선물을^^
무서울 준비되어 있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당^^

2009-08-04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에 사진, 미소가 정말 예쁘세요.^^
특별선물 감사합니다. 정말 소중한 선물이에요.

roar 2009-08-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웅 기대됩니다.

타미아미 2009-08-05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년 전 여름, EBS라디오프로그램인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에서
DJ 한영애씨가 이 <벌판 위의 빈집>을 낭독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돋았던 소름이 생각나
생각만으로도 오싹하네요^^;;
건강하시죠? 저 맞아요^^

하늘보다 2009-12-0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글을 이제 보게되네요^^ 아주 오래전에 읽었었는데...
전 이 겨울에 읽는데 별로 무섭지는 않네요..^^두번째라서 그런가..잘읽구 갑니다~..

다래랑 2009-12-0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번째 얻은 딸아이에게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은 그 시간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을때 그순간 내아이라는 느낌보다는 어느 별에선가 온 듯한 외계인 같은 낯선 느낌일거 같네요.
시간은 흘렀지만 같은 계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결코 우연으로 생각하며 웃을수만은 없는 것일테니까요.
그런데 그때 왜 나 밀었어??
어느정도 예상한 거였지만 막상 듣는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쳐오더군요....
옆구리가 시린 이 계절에 더욱 더 움추리게 하는 작가님의 글이었지만 문학동네와 알라딘을 알게된 오늘,
나는 너무나 가슴이 벅차옵니다.
 





* 응모 부문 : 일반부, 청소년부 (만 18세 이하)

* 응모 기간 : 2009년 7월 1일 ~ 8월 9일, 발표 : 8월 11일

* 응모 요령 : <외딴방>에 '마이 리뷰'를 남겨주세요.
                   응모 부문을 말머리로 남겨주시면 자동 응모됩니다.
                   예) [일반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외딴방

* 수상자 선물 1 : 모든 수상자를 작가와의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장소와 시간은 개별 통지)
* 수상자 선물 2 : 모든 수상자에게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신경숙 선생님의 책 중, 원하시는 책의
                        작가 사인본을 드립니다.

* 댓글 형태가 아닌 <외딴방> 마이 리뷰만 응모작으로 인정합니다.
* <외딴방> 마이 리뷰 쓰기 => 클릭 (도서로 이동합니다. <외딴방> 도서에서 리뷰 쓰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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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2009-07-0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그느낌이 살아 남니다. 밖에서 문을 잠가 달라는 옆방 언니에 말.그외딴방의
아품이 서러움이 가슴을 저밉니다.그때의 청춘은 고단 했습니다.하지만 고단함이
우리 현재를 만들어준 원동력이었고 추진체 였습니다. 외딴방에서 고뇌 하던 청춘은 어느덧
중년이지만 그 시절의 꿈과 희망으로 지금의 여유와 윤택함이 있을수 있었습니다.그때를 사랑합니다.
그 느낌을 생각 나게 해준 외딴방이 반갑습니다.

참맑은달 2009-07-02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혈기를 느끼며 서 있는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게 했던 문장들을 기억합니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나 인정할 수없는 존재로 외딴 방은 나와 함께 하였던
시간을 보호해 왔습니다 믿을 수없게도 그 방은 지금도 그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나를 안심시킵니다 이 세상에 나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 시간이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진리를
나만은 믿지 않아도 되는 경험을 합니다 나의 방이 일방적인 모성의 어머니같다는
생각은 할 수없습니다
어머니마저 방의 바깥에 계시니까요 오로지 외따로 나의 세상입니다

흰곰 2009-07-0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반가운 행사이네요. 수상자가 한 다스, 백일장 가작이나 참방처럼 등외도 있으면 이벤트가 풍성해지겠네요. 팬들은 상금이 없는 등외에 뽑혔다는 사실에 감격해 할 듯해요.

강산무진 2009-07-0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청소년부는 몇 살까지 응모 가능한가요?

알라딘연재소설 2009-07-03 09:38   좋아요 0 | URL
만 13세~18세 청소년은 누구나 응모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용민이횽 2009-07-0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종소리~ 좋아했던 책이에요!

디벨로 2009-07-0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클릭하면 에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확인 부탁드려요

메루도 2009-07-05 21:25   좋아요 0 | URL
저도그렇습니다 어떻게된것인지요?

알라딘연재소설 2009-07-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벨로 님, 메루도 님 / 링크 수정하였습니다. <외딴방> 도서에서 '마이 리뷰 쓰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랑후에 2009-07-08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구나 잊고 싶은 기억 한가지는 갖고 사는 것 같습니다..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 잊을 수 없는..

그래서 가끔 힘들때마다 나타나서 힘을 주기도 하고 괴롭게도 하는 그런기억들..

원하는 삶이 아니면 누군가는 그 삶을 힘들다고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런 삶을 산 몇년이 힘들었던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 내내 "꿈" 이 한글자만 생각했습니다.. 꿈꾸면 이루어진다 는 말,,

오월의바람 2009-07-1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도서관에서 외딴방을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도서구입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요.오래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써 놓은 메모도 없고. 처음부터 다시 읽는 수 밖에 없겠죠. 읽고 리뷰에 참가하겠습니다

고독한 2009-07-2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사야지 마이리뷰를 쓸 수 있는건가요~?

정거장에서 2009-08-0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작가님, 그 소설에서 얻었던 위로와 뭉클함은 세상 어딜 가도 찾을 수 없는

르네 2009-08-10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응모했는데 글이 사라진 건 어떻게 된 걸까요...

비로그인 2009-08-1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모완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왠지 신 작가님과 비슷한 글쓰기를 하는 것 같아 놀랍고도 신기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신 작가님과 직접 대화해보고 싶군요^^

오월의바람 2009-08-1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표가 오늘인데 안나네요.늦어지나봐요.기다리고 있어요

지수 2009-08-11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직 안나네요 ㅠ_ㅠ 오늘만 한 10번은 들린거 같은데...

두근 2009-08-1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기다리고 있는데 ㅠ_ㅠ 언제쯤 발표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