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평창동 어느 미술관에서, 연재 시작 전 짤막한 인터뷰 자리가 있었습니다. 여기 그날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또 글로 정리하여 전합니다.)


Q.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받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 출간 이후 지내셨나요.

A. <엄마를 부탁해>는 이상하게(이상하다는 말이 이상하지만) 엄마라는 존재가 워낙 가족의 관계를 이끌어가는 그런 존재라서 그런지 이야기할 기회가 참 많았어요. 그래서 나도 새삼스럽게 나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엄마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시간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엄마랑 가장 친하게 지내게 해준 그런 작품이었어요. 출간 이후 독자들을 만날 기회도 많이 있었고,.. 그 작품을 썼으니까, 나도 좀 남 보기에 좀 좋은 모습을 보여야 될 거 같아서 그런 노력도 많이 했어요.

사실은 내내 새 작품 쓰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새 작품이 무슨 쌍둥이처럼 두 이야기가 계속 같이 오더라구요. 물론 새 작품 쓸 때는 항상 내가 쓰려고 했던 여러 가지 작품들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작품이 유독 밀착감을 가지고 다가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두 개가 계속 끝까지 따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그 하나를 떼어내는 과정을 최근까지 계속하고 있었네요.

Q. 새 연재 소설은 어떤 작품일까요.

A.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 네 개의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은 그런 작품이 될 거 같아요. 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아마 한 이야기가 한 이야기를 찾아서 계속 가는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구요. 어떤 시기를 통과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자기 옆에 두고 한 번 친구같이 읽어보고 싶은 그런 작품이 될 것 같기도 하고.

Q. 작품의 주요 무대, 혹은 영감을 얻은 장소가 있다면?

A. 장소라고 하면은 집. 집이 아마 계속 등장할지 모르겠구요. 이 작품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곳은 제주도예요. <엄마를 부탁해>를 쓰고 나서 따로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너무 힘들어서, 지난 5월에 제주도에 잠시 저를 유폐시켜놓은 그런 시간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작품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했어요.

Q. 소설의 제목으로 생각해 본 것이 있으신지요.

A. 하나는 ‘어느 사랑의 기록’이라고 할까 생각하고 있구요, 또 하나는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라고 할까 생각하고 있구요. 뒤에 있는 건 최승자 시인의 시의 한 구절입니다.

(결국 후자로 정해졌습니다. ^^)

Q. 첫 인터넷 연재신데, 소감 혹은 기대가 있으시다면.

A. 기대보다는 되게 불안하고 무서워요. 알라딘이라서 선뜻 하자고도 했고, 하고 싶기도 하고 그랬는데, 또 알라딘이라서 상당히 겁도 나고, 긴장도 되고 그래요. 지금 계획으로는 이래요. 아마 이 작품을 새벽 3시에 깨어나서 아침 9시까지 작업을 할 생각이예요. 매일매일. 그런데 왠지 알라딘 독자들도 그 시간에 많이 깨어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연재 기간 동안 깨어있는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느낌,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잘 부탁해요. ^^

Q. 새 연재를 시작하며, 알라딘 독자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작품은 마침표 같아서 쓰는 사람도 물론 찍지만, 읽는 사람도 같이 찍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 저는 상당히 긴장되어있고,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이 작품에 대해서.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을 쓸 때와 같은 마음이예요. 뭔가 상당히 고조되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이런 상태니까, 응원해주기를 부탁하구요. 서로 좋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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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스 2009-06-2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개의 종이 울리는 사랑 이야기... 어떤 소리가 울려퍼질까요?
선생님을 놓아주지 않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좋은 마침표를 찍어야지요.^^

번데기나비 2009-06-2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좋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 생각합니다. 선생님 불안함과 무서움을 뚫고 나아가세요, 나아가주세요!

사라지고 계속되다 2009-06-2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곁에 두고 싶은 친구가 또 하나 생기는 순간이네요.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
연재소설 내내 사랑을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객관적일 수 없는 내 모습을 투영하며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암튼 오만 감정에 휩쌓일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ㅎㅎ

해라 2009-06-2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얼굴도 뵙고 목소리도 들으니 이제 실감이 나요^-^
카페에도 스크랩해갑니다^^
http://cafe.naver.com/mhdn/5452

이코이코 2009-06-2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가님 너무기대됩니다 ^^

govlqpql 2009-06-28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이 길긴 하지만, 뭔가 느낌이 있슴니다. 기대가 큼니다.

흰곰 2009-06-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의 한 구절이 소설 제목으로 거듭나는군요. 재밌네요.

뿌리 2009-06-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 무엇이 있을까요? 벌써 부터 궁금해지네요.

귀한인연 2009-06-2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대함니다. 하지만 건강유의하세요.

nobody 2009-06-3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노트 감사해요. 무지 큰 영광이에요~ ^^

방미연 2009-06-3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의 팬으로서 이 자리에서 응원합니다!
알라딘도 선생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니!!

아이야 2009-07-0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rainy day 2009-07-0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모니카 2009-07-0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깨어 있는 그 아름다운 시간..늘 함께하겠습니다^^ 신경숙 작가님 화이팅!

BIGBIRD 2009-07-0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대가 커서 마음이 설레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시대의 작가이시니까요.

bigbird 2009-07-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님게서 이 댓글을 읽으시리라고 보고
고백(?)할 게 하나 있습니다.
제가 한 때 열애에 빠졌었는데요.
그 여자가 슬슬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돌리더라구요.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그러년 후회할 거라고 그러면서
<깊은 슬픔>을 읽어보라고 줬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결국 그 남자한테 가 버렸어요.

세월이 흐르고 난 다음 물어보았지요.
그 때 그 소설 안 읽어 봤냐고.

그런데 읽어 봤다더군요.

참 ......

비비안나 2009-07-08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작가님과 알라딘에 무한감사를....
건필하시길 애독자로서 항상 응원하고 있답니다.
건강도 유의하시고요~


요하 2009-07-09 00:3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댓글 달려고 내려왔다가 비비안나님의 마지막 글귀에 다두고 무엇보다 건강!
.. 어떤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첨엔 정신없다가 정신차리고나면 ...영원히 건강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은적 많았습니다.
좋은 영양많이 섭취하십시오. 운동도 하십시오. 막 트레이너같이 엄마 같이 굴고 싶어진답니다.

apple 2009-07-1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음성도 너무 멋지세요.. 정말 대작가의 포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