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할머니 건전지 가족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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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우리 마음을 참 잘 알아.
언제나 든든한, 우리 편이야.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셔.

나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지만, 나의 아이들은 멀리사는 할머니와 종종 시간을 보냈고 함께 밥을 먹고 웃기도했다. 책 <건전지 할머니> 출간소식을 듣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 한 아이와 함께 읽고싶었다. 책 속에는 '우리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씩씩한 건전지야.'라는 글귀가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씩씩한 존재, 할머니.
할머니는 매일 아침 혈압을 재고, 마을회관에서 방송을 하고, 여름 방학을 맞아 할머니댁을 찾은 손주를 맞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달콤한 간식 달고나를 함께 만들고 옥수수를 따서 쪄먹기도 하면서 사랑을 건넨다.
겁도 없이 아기 멧돼지를 따라간 동구를 찾느라 슈퍼맨이 되기도하면서. 할머니와 동구가 멧돼지를 뒤로하고 안도하는 순간의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온 동구와 할머니, 그리고 숨은 일등공신 건전지할머니까지 편안하고 느긋한 저녁을 맞는 것으로 책은 끝이 난다.

아이 눈에 나의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씩씩하고 목소리도 큰 할머니다. 맛있는 것도 아낌없이 잘 사주고 잔소리도 한가득하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다쳐서 병원에 누워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조금 놀라고 이상했다고 했다. 책 속의 건전지할머니처럼 끊임없는 에너지가 있다고만 생각했을테다.
<건전지 아빠>를 통해 읽어 본 이야기라 생경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었다. 스스로를 잘 돌보고, 즐거움을 누리며, 다정하고 재주많은 건전지 할머니를 보면서 나는 엄마를, 아이는 섬에 사는 할머니를 떠올려본다.

#건전지할머니#그림책#창비#추천도서#독서#초등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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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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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좋아하는 음식보다, 엄마가 즐겨보는 티비프로그램 맞추기를 더 쉽게 생각한데는 아침마다 가족이 먹고 난 밥상을 물리지도 않고 티비 앞에 앉아 보던 <아침마당>때문일 것이다. 그 시절의 내가 사십대가 되는 동안 엄마가 애정하는 티비프로그램의 진행자는 몇 번 바뀌었고, 지난해 두달 가량 엄마와 함께 시작하는 아침 속에 책 <엄마의 얼굴>을 쓴 저자가 있었다.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의 아나운서가 쓴 책이라고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고운 분홍빛 표지에 쓰여진 제목이 왠지 아련했다.

책의 제목만 보고선 엄마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책은 사는 일, 살아가는 일, 무수한 경험 속에서의 깨달음이 페이지마다 자리했다. 저자가 어릴 때 엄마가 병으로 곁을 떠났고 엄마의 모습과 목소리는 기억에서 자꾸만 멀어진다. 언제가, 누구나 이별을 겪어야만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이른 이별이었다. 엄마가 자신을 두고 떠나야만 했기에 미안해할까 봐 걱정이라는 문구는 엄마로 사는 내게도,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감히 짐작이 가는 저림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긍정적인 기운과 대단한 글솜씨에 놀랐다. 수십년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는 내면까지 단단하게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128
상대의 마음을 짐작하지 마세요
상대의 마음이 잘 보이지 않으면
내 마음을 먼저 솔직히 말하세요.
그러면 상대의 마음도 보입니다.

나와 같은 마음.
살면서 만나는 누군가의 마음이 자꾸만 나와 같기를 바랐던 것 같다. 내가 선한 마음으로 건네는 무수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과 같은 결일거라 믿었으니 혼자만 상처받는다는 착각 속에 머무르기도 했던 것 같고. 상대의 마음을 짐작하지 않는 일에 익숙해져야한다. 저자의 따뜻하지만 결단있는 문장들이 책 곳곳에 이렇게 담겨있다.

📚엄마가 미안해할까 봐 걱정입니다. 엄마가 날 늦게 낳은 걸 미안해할까 봐 걱정입니다. 노산인데도 불구하고 날 이렇게 건강하게 낳으셨는데 말입니다. 엄마가 아프셨던 것을 미안해할까 봐 걱정입니다. 아들 눈치 보느라 맘 편히 눕지도 못하셨던 엄마. 엄마가 일찍 죽어서 미안해할까 봐 걱정입니다. 엄마 없이 마흔다섯 해가 넘어도 엄마와 함께한 13년 덕분에 아직도 이만큼 행복합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엄마 덕분에 이렇게 근사한 생각과 기운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했으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될 것만 같다. 어떻게 나이들어야할까, 어떤 생각을 가진 어른으로 살아야할까 싶은 고민이 드는 지금 좋은 글 가득한 한권의 책이 힘이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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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계절 - 박혜미 에세이 화집
박혜미 지음 / 오후의소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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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든 순간 몇해 전 어느 드라마에서 자신은 무용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던 배우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도 무용한 것을 좋아하오.' 웃으며 따라해보기도 했었는데, 모든 일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아니지만 내 마음의 층고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은 아닐까한다.
아름다운 것을 자주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한발 더 다가가고자 하는 삶은 좋은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책 [사적인 계절]은 계절의 변화와 감정의 일렁임을 그려낸 에세이 도서다.
일년 내내 곁에 두고 자주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달력으로 만들어진 그림을 마음에 담았었는데, 같은 작가의 에세이를 선물로 받아들고 다시금 무용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어떤 계절을 좋아하냐는 누군가의 지나가는 질문에 나는 머뭇거렸다. 사실 좋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기가 바빴던 사계절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두 손 잡고 산책하기 좋은 봄을 꼽았다가, 미세먼지로 외출이 힘든 날이 많아져 비염 때문에 고생해서 다시 취소하기도 하고.
비도 잦고 폭염으로 잠 못 이루다 보면 시원한 바다 생각이 간절했던 여름도 좋음으로부터 멀어졌다.
가을은 왔다갔는지 모르게 지나가서 그저 아쉽기만 했고, 겨울은 눈이 오지 않는 도시에 살다보니 어린시절의 뽀얀 눈 감성이 사라져 좋지 않아졌다.
요즈음의 나는 시간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고, 있는그대로의 계절을 누려보고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지냈다. 다른 의미겠지만 책의 제목처럼 사적인 계절이었다. 내게는 계절이 주는 변화를 느끼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누릴 준비가 되지 못한 채로 맞는 새로운 계절 역시 감흥이 있을리 만무했을테니.

책을 보는 내내 '겨울은 보내는 마음에서 다시 기다리는 마음으로 시작되고, 나는 그런 겨울의 애쓰는 마음이 좋다.'는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마치 계절의 지나감을 차곡 차곡 쌓아 정리하는 듯했다.

📚P.29
어쩔 수 없는 차선을 선택하면서도 잊지 않고 창틀에 놓인 식물에게 물을 주는 것, 창문을 열어 멀어지는 것들을 살피는 것, 책상 앞에서 고정된 시간을 보내는 것, 매일 걷고 달리는 것, 현재를 미루지 않고 보내는 것, 그렇게 어제 위에 오늘의 발걸음을 포개 걷다 보면 지금의 차선이 최선이 되는 날도 있겠지. 그러니 아직은 모자란 나를 인정하고, 다시 걸어야겠다. 오늘을 그려야겠다. 언젠가의 풍경을 위해서.

내가 보내는 하루, 오늘을 여미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온전한 날들이 계절을 보내는 자세다. 누군가와 함께 추억하는 계절, 그리워하고 곱씹을 수 있는 그리움도 계절을 닮아있다.

페이지마다 꽉꽉 채운 그림, 닿아있는 글들이 잘 어우러진다. 싱그러운 기운으로 채워진 여름같기도 하고 설렘 가득한 봄을 닮았나싶기도 한 책. 무언가 그리워지는 가을이었다가 묵직한 겨울의 어둠같기도 한 책에서 사계절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만났다.

#사적인계절#오후의소묘#박혜미#에세이화집#에세이#책#독서#서평단#리뷰어#책읽는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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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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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내가 기억하는 게 맞다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쓴 작가님이다.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제목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다. 확실히 내 기억 속 그분이 맞겠구나 싶어 얼른 두손에 받아보고 싶었다.
살아온 생에 대해 글로 풀어쓰는 일은 근사하고도 어려운 일이라 궁금했다.

📚사람들은 어려서 자랄 때는 모두들 꽃같이 되기를 바라지만 나이가 들 만큼 잡초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삶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이생진 시인은 [풀 되리라]에서 이렇게 읊었다.

풀 되리라
어머니 구천에 빌어
나 용 되어도
나 다시 구천에 빌어
풀 되리라

흙 가까이 산다
죽음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풀 되리라

꽃이길 바라던 시간도, 잡초같은 날들도 소중한 생의 이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달리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과 누려보지 못한 무언가는 부럽기도 하지만 말이다.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책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과 사람에 대해서도 담고있다. 사진으로 담긴 페이지도 제법있다.
나의 삶을 풀어 쓴 내 이야기는 이렇게 두꺼운 한 권의 책이 되기도한다.

📚 글이란 내가 아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누군가가 읽어 줄 것을 기대하고 쓴다는 점에서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운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500만 부 판매 신화를 쓴 작가이자, 문화 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역임 등 이름 앞에 여러가지 수식어가 따라올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 덕분인 것 같다.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나의 글쓰기'에 대한 글이 이어진다. 그가 전해주는 글쓰기의 비법을 읽고 당장에 주옥같은 글을 써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곰곰 살펴보게 되는 페이지였다.
내가 중심이아니라 글을 읽게 될 상대가 중심이 되는 글을 쓰라고. 내가 쓰는 잡문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일기 수준이라 한참은 더 쓰고 공부해야 될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글은 쓴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박학다식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던 티비프로그램을 책으로 보는 것만 같았다.
에세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으나 빠르고 쉽게 넘겨지지않던 페이지가 많기도했고.
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사람, 경험을 책으로 마주했으니 직접 만나 육성을 통해 전해듣고싶었다. 정년퇴임을 하고 나서 지금도 강연을 많이 한다고하니 언젠가 기회가 닿지않을까 기대해본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나의인생만사답사기#유홍준#책#독서#창비#취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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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버라이어티 윈터 24 - 12g, 24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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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도서 구입할때마다 커피도 함께 구입해요. 이번에 새로 출시되었다고해서 겨울에 마시는 진한 커피의 느낌을 연상하며 구입했어요.
기대되는 마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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