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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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토르의 말)

그곳에서 우리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자들이 모두 죽었네.

그곳에는 용맹스런 아이아스가 누워 있네. 그곳에는 아킬레우스가,

신에 버금가는 조언자인 파트로클로스가 누워 있네.

그곳에는 또 강력하고 겁이 없는 내 친아들 안틸로코스가

누워 있네. 그애는 달리기와 전투에서 뛰어났지.

그 밖에도 우리는 많은 다른 불행을 당했다네. 필멸의

인간들 중에 누가 그것을 다 말할 수 있겠나?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3권 제108∼114행  

 

  

 

하지만 『오뒷세이아』에서는 -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의 고찰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오 - 그는 천재가 기울기 시작하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노년기의 특징임을 보여주고 있소. (12) 그가 『오뒷세이아』를 두 번째 작품으로 썼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특히 그가 『오뒷세이아』에서 군데군데 트로이아에서의 여타 모험들을 삽화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말해주고 있소. 그는 또 이 작품에서 자신의 영웅들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인물들인 양 그들로 하여금 애도와 비탄의 말을 하게 하고 있소! 그럴 것이 『오뒷세이아』는 『일리아스』의 에필로그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오.

 

      그곳에는 용맹스런 아이아스가 누워 있소. 그곳에는 아킬레우스가

      누워 있고, 신에 버금 가는 조언자인 파트로클로스가 누워 있소.

      그곳에는 또 내 친아들이 누워 있소······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롱기누스 / 숭고에 관하여」중에서

 

 

(네스토르의 말)

그곳에서는 일찍이 아무도 고귀한 오뒷세우스와 지략을

겨루려 하지 않았지. 모든 종류의 지략에서 여느 사람들을 월등히

능가했으니까, 자네 아버지는. 자네가 진실로 그의 아들이라면 말일세.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3권 제120∼122행

 

  

 

(네스토르의 말)

아트레우스의 아들에 관해서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자네들도

들었을 것이네. 그가 어떻게 돌아왔으며 어떻게 아이기스토스가

그의 비참한 죽음을 생각해냈는지 말일세. 하나 그자는 끔찍한 죗값을

치러야만 했네. 사람이 죽어도 뒤에 아들이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의 아들이 이름난 아버지를 살해한

살부지수인 교활한 아이기스토스를 응징했으니 말일세.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3권 제193∼198행

 

  

 

(메넬라오스의 말)

한편 이물이 검은 나머지 다섯 척의 함선들은

바람과 바닷물이 아이귑토스로 날라다주었네.

그리하여 메넬라오스는 그곳에서 함선들을 이끌고 돌아다니며

다른 말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재산과 황금을 모았다네.

바로 그동안 아이기스토스가 집에서 저 끔찍한 짓을 생각해냈던 것이지.

그리하여 그자는 아트레우스의 아들을 살해한 뒤 칠 년 동안이나

황금이 많은 뮈케네를 통치했고 백성들은 그에게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네. 그러나 팔 년째 되던 해에 고귀한 오레스테스가

그자에게 재앙이 되고자 아테나이아에서 돌아와 자신의 이름난

아버지를 살해한 살부지수인 교활한 아이기스토스를 죽였다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3권 제299∼308행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이기스토스를 찌르는 오레스테스
오레스테스 뒤에는 결연한 얼굴을 하고 오레스테스를 응원하는 한 여인과, 환호작약하는 두 여인이 있다.
오레스테스의 어깨에 팔을 얹은 여인이 엘렉트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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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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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계략을 생각해내어

자기 방에 넓고 고운 큼직한 베틀 하나를 차려놓고

베를 짜기 시작하더니 느닷없이 우리들 사이에서 이렇게 말했네.

'젊은이들이여, 나의 구혼자들이여!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돌아가셨으니

그대들은 내가 겉옷 하나를 완성할 때까지 나와의 결혼을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주시오. 쓸데없이 실을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나는 사람을 길게 뉘는 죽음의 파멸을 가져다주는 운명이 그분께

닥칠 때를 대비해 영웅 라에르테스를 위해 수의를 짜두려 하오.

그러면 그토록 많은 재산을 모으신 그분께서 덮개도 없이 누워 계신다고

아카이오이족 여인 중 누구도 백성들 사이에서 나를 비난하지 못할 것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2권 제93∼102행

  

 

페넬로페와 구혼자들, 핀투리키오(Pintoricchio, 1481~1513), 1509경, 런던 내셔널 갤러리

 

 

이렇게 말하고 그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좌중에서 멘토르가

일어섰으니 그는 나무랄 데 없는 오뒷세우스의 친구였다.

그래서 오뒷세우스는 배를 타고 떠날 때 멘토르에게 가사를 일임해

라에르테스 노인에게 복종하며 모든 것을 온전히 지키도록 했던 것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2권 제224∼227행

 

  

 

(텔레마코스의 말)

구혼자들이여! 그대들은 지금까지 나의 수많은 훌륭한 재물을

탕진했거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단 말이오? 여태 나는 어린아이였소.

그러나 나도 이제 남의 말을 들으면 그 말뜻을 알아들을 만큼 컸고

마음속에 기개(氣槪)가 자랐으니 앞으로 나는 그대들에게

사악한 죽음의 운명을 가져다줄 작정이오, 퓔로스에 가든

내가 여기 이 나라에 머물러 있든 말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2권 제312∼316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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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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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우스와 바다요정들
귀스타브 모로(
Gustave Moreau, 1826~1898), 19세기경,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들려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트로이아의 신성한 도시를 파괴한 뒤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임기응변에 능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시를 보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며

바다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귀향시키려다

마음속으로 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못된 짓으로 말미암아

파멸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 바보들이 헬리오스 휘페리온의

소 떼를 잡아먹은 탓에 헬리오스 신이 그들에게서 귀향의 날을

빼앗아버렸던 것입니다. 이 일들에 관해 아무 대목이든,

여신이여, 제우스의 따님이여, 우리에게도 들려주소서!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권 제1∼10행

 

 

 

또한 그대는 서사시권(敍事詩圈) 시인들처럼 '나는 프리아모스의 운명과 저 유명한 전쟁을 노래하노라' 하는 식으로 서두를 떼어서도 안 됩니다. 그렇게 큰소리치며 약속한 자가 과연 그 약속에 부합되는 것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그러다간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 꼴이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몰취미한 것이라면 결코 창작하지 않는 그분이야말로 얼마나 훌륭합니까!


'무사 여신이여, 트로이아가 함락된 뒤 많은 사람들의 도시와 풍속을 보고 배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소서.'


그분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에서 광채가 비쳐 나오게 한 다음 안티파테스, 스퀼라, 퀴클롭스, 카륍디스와 같은 다채로운 동화의 세계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호라티우스 / 시학」중에서

 

 

태양의 신에게 바쳐질 황소를 잡아먹는 오뒷세우스의 친구들

프란체스코 프리마티초(Francesco Primaticcio, 1504~1570), 16세기경, 마냉 미술관

 

 

그 퀴클롭스를 낳은 것은 요정 토오사인데 그녀는

추수할 수 없는 바다를 다스리는 포르퀴스의 딸로

속이 빈 동굴 안에서 포세이돈과 살을 섞었었지.

그때 이후로 대지를 흔드는 포세이돈은 오뒷세우스를 죽이지는 않되

그의 고향 땅에서 멀리 떠돌아다니게 했던 것이니라.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1권 제71∼75행

 

 

폴뤼페모스,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1826~1898), 19세기경,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페넬로페의 말)

"페미오스! 그대는 가인들이 널리 노래하는 인간들과 신들의

행적이라면 사람을 매혹시키는 다른 많은 걸 알고 있을 터이니

저들 곁에 앉아 그중 하나를 노래하고 저들은 조용히 저들의 술을

마시게 하구려. 그대는 제발 내 가슴속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그 잔인한 노래만은 그만두구려. 잊을 수 없는 슬픔이

그 누구보다도 나를 엄습하기 때문이오. 그래서 나는 헬라스와

아르고스의 중심부에서 명성도 자자하셨던 그이의

소중한 머리를 잠시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라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1권 제337∼344행

 

 

 

 

"Penelope and the Suitor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912년, Oil on canvas.

 

 

(텔레마코스의 말)

나는 그대들에게 이 집에서 나가 달라고 내 결심을 기탄없이

말하고자 하오. 잔치라면 다른 잔치를 마련하도록 하시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겨 다니며 그대들 자신의 살림을 먹어치우란 말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1권 제373∼375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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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권 아이올로스_라이스트뤼고네스족_키르케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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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키르케

지오반니 프란체스코 바르비에리(Giovanni Francesco Barbieri), 17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그곳으로부터 글라우쿠스는 강력한 팔로 튀르레니아 해를

헤엄쳐 건너 태양신의 딸 키르케의 약초가 많은 언덕들과

온갖 야수들이 득실대는 그녀의 궁전에 도착했다.

그는 그녀를 만나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다음 말했다.

"여신이여, 제발 신을 불쌍히 여기시오! 그대만이 내 이 상사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오. 내가 그럴 자격이 있어 보인다면 말이오.

티탄의 따님이여, 약초가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는 어느 누구도

나만큼 더 잘 알지 못하오. 나는 약초에 의해 변신했으니까요.

그대도 알고 있도록 내 이 상사병의 원인을 이야기하겠소.

나는 멧사나의 성벽 맞은편 이탈리아의 해안에서

스퀼라를 보았소. 내가 한 약속과 간청과 감언이설과 그녀에게

거절당한 내 말들을 또다시 이야기하기가 쑥스럽군요.

하나 그대의 주문(呪文)에 어떤 힘이 있다면 그대는 신성한 입으로

주문을 외우시거나, 아니면 약초가 더 효험이 있다면

효험 있는 약초의 검증된 힘을 사용해주시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가 내 이 상처를 치료하거나 고쳐주는 것이 아니오.

그대는 내 정염을 끝내지 말고 그녀가 그것을 나눠 갖도록 하시오!"

하나 키르케는 (그 원인이 그녀 자신에게 있든 아니면

그녀의 아버지의 고자질에 화가 난 베누스가 그렇게

만들었든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그런 정염에 약했던 까닭에)

이런 말로 대답했다. "그대는 그대와 같은 것을 원하고

바라며 같은 애욕에 사로잡힌 여자를 따라다니는 편이

더 나을 거예요. 그대는 구애 받을 자격이 있으며,

틀림없이 구애 받을 수 있었을 거예요. 내 말 믿으세요.

그대는 이를 의심하지 말고 그대의 외모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세요.

보세요, 나는 여신이고, 찬란한 태양의 딸이고, 주문과 약초로

그토록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대의 것이 되는 게 소원이에요.

경멸하는 여자를 경멸하고, 따르는 여자를 그대도 따르세요!

그리하여 하나의 행동으로 두 여자가 마땅한 보답을 받게 하세요!"

이런 말로 유혹하는 그녀에게 글라우쿠스가 말했다.

"스퀼라가 살아 있는 동안 그녀에 대한 내 사랑이 변하기 전에 먼저

바닷물에서 나뭇잎이 돋아나고 산꼭대기에서 해초가 자랄 것이오."

여신은 분개했다. 그리고 그녀는 신 자신은 해칠 수 없었기에

(또 그를 사랑하는 터라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자기보다 선호된

소녀에게 분풀이를 했다. 자신의 구애가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그녀는 지체 없이 무시무시한 즙이 우러나오는

악명 높은 독초들을 한데 빻으며 빻은 것에다 헤카테의 주문을

섞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검푸른 옷을 입고는 아양을 떠는

야수들의 무리 사이를 지나 궁전을 떠나더니

장클레의 암벽들 맞은편에 있는 레기온으로 향했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파도 위를 마치 단단한

땅 위에서 발걸음을 옮겨놓듯 거닐었고,

바닷물의 수면 위를 마른 발로 내달았다.

활처럼 굽은 조그마한 만이 하나 있었는데, 스퀼라가 휴식을 위해

즐겨 찾던 곳이었다. ······

······

그녀를 사랑하는 글라우쿠스는 눈물을 흘렸고, 약초의 효능을

너무 적대적으로 사용한 키르케와의 교합을 피해 달아났다.

스퀼라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키르케에게 분풀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울릭세스에게서 전우들을 약탈했다.

그녀는 그 뒤 곧 테우케르 백성들의 함선들도 침몰시켰을 것이나,

그러기 전에 그녀는 암초로 변했다. 그 바윗돌들은 오늘날에도

그곳에 솟아 있다. 그리고 암초가 된 뒤에도 선원들은 그녀를 피한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8∼74행

 

 

* * *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나로서는 자기 나라보다 달콤한 것은 달리 아무것도 볼 수 없소이다.

아닌게아니라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칼륍소는 나를 남편으로

삼으려고 자신의 속이 빈 동굴들 안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마찬가지로 아이아이에 섬의 교활한 키르케도 나를

남편으로 삼기를 열망하며 자신의 궁전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하지만 그들도 내 가슴속 마음을 설득할 수는 없었소.

이렇듯 누군가가 부모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낯선 나라의 풍요한 집에서 산다 해도

고향 땅과 부모보다 달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이라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28∼36행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 그런데 바로

그 동굴 안에 무시무시하게 짖어대는 스퀼라가 살고 있어요.

사실 그녀의 목소리는 갓 태어난 강아지의 목소리만 하지만 그녀는

무시무시한 괴물인지라 그녀를 보고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어요.

설사 신이 그녀를 만난다 해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디룽디룽 매달린 발을 모두 열두 개나 갖고 있고

기다란 목을 여섯 개나 갖고 있는데 목마다 무시무시한

머리가 하나씩 나 있고, 머리 안에는 검은 죽음으로 가득 찬

세 줄로 된 이빨들이 단단히 그리고 촘촘히 나 있지요.

그녀는 속이 빈 동굴 안에 아랫도리를 내린 채

그 무서운 심연 밖으로 머리들을 내밀어

암벽 주위를 수색하며 그곳에서 돌고래나 물개나

또는 잡을 수만 있다면 크게 노호하는 암피트리테가

수없이 많이 기르고 있는 더 큰 짐승을 잡곤 하지요.

배를 타고 무사히 그 옆을 통과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선원들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그녀가 머리 하나로 한 명씩

이물이 검은 배에서 사람을 낚아채 가기 때문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2권 84∼100행

 

 

 

우리는 한숨을 쉬며 해협을 향해 항해를 계속했소.

한쪽에는 스퀼라가 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고귀한 카륍디스가

바다의 짠물을 무시무시하게 빨아들이고 있었소.

물을 내뿜을 때 그녀는 센 불 위에 걸린 가마솥처럼

맨 밑바닥으로부터 소용돌이치며 끓어올랐고

물보라는 두 바위의 꼭대기 위까지 높이 날아올랐소.

그러나 바다의 짠물을 도로 빨아들일 때

그녀는 소용돌이치며 속을 다 드러내 보였고 주위의 바위는

무섭게 울부짖었으며 바닥에는 시커먼 모래땅이 드러났소.

그러나 창백한 공포가 내 전우들을 사로잡았소.

우리가 파멸을 두려워하며 그쪽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스퀼라가 나의 속이 빈 배에서 전우 여섯 명을 낚아채 가니

그들은 손과 힘에서 가장 뛰어난 자들이었소.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2권 234∼246행

 

 

 

Odysseus chasing Circe. Lower tier of an Attic red-figure calyx-krater. circa  BC

 

   

 

오뒷세우스와 키르케

에르네스트 앙투안 오귀스트 에베르(Ernest Antoine Auguste Hébert), 19세기경, 에르네스트 에베르 미술관

 

 

 

키르케의 매력으로부터 오뒷세우스를 보호하는 헤르메스

프란체스코 프리마티초(Francesco Primaticcio), 1559, 퐁텐블로 성

 

 

 

Circe and Scylla, 1886년, John Melhuish Strudwick(1849∼1937)

아름다운 스퀼라가 바다에서 멱감고 키르케의 동굴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키르케는 뒷날 바로 이 섬에서 오뒷세우스를 만난다.

 

 

 


Circe Offering the Cup to Odysseu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891, Gallery Oldham, U.K.

 

 

 

 


Jealous Circe (Latin: Circe Invidiosa)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1892, Art Gallery of South Australia

 

 

 

Ulysses and the Siren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891, National Gallery of Victoria(Melbourne, Australia)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에우리피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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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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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us Ovidius Naso

Woodcut from the Nuremberg Chronicle, 1493년, Hartmann Schedel

 

 


이제 내 작품은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윱피테르의 노여움도,

불도, 칼도, 게걸스런 노년의 이빨도 없앨 수 없을 것이다.

원한다면, 오직 내 이 육신에 대해서만 힘을 갖고 있는

그날이 와서 내 덧없는 한평생에 종지부를 찍게 하라.

하지만 나는, 나의 더 나은 부분은 영속하는 존재로서

저 높은 별들 위로 실려 갈 것이고, 내 이름은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로마의 힘에 정복된 나라들이 펼쳐져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나는 백성들의 입으로 읽힐 것이며, 시인의 예언에

진실 같은 것이 있다면, 내 명성은 영원히 살아남게 될 것이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5권 871∼879행(마지막 행)

 

 

 

스키타이인들과 같이 있는 오비디우스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1863), 1859, 런던 내셔널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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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라틴어: Publius Ovidius Naso , 기원전 43년 3월 20일 ~ 기원후 17년)는 로마 제국 시대의 시인이다. 즐거움을 노래하는 연애시로 유명하며 호라티우스와 더불어 로마 문학의 황금 시대를 이루었다.

 

생애

 

오비디우스는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치 주술모에서 지방의 부유한 기사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말년에 유배지에서 쓴 트리스티아와 여기저기서 자신의 출생과 성장과정 및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추적해 볼 수 있다.

 

당시의 많은 기사층 출신의 자녀들처럼 오비디우스는 일찍 로마로 유학하여 관리가 되기 위한 필수교육인 수사학웅변술을 배웠다.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부친의 소망이었으나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시작이나 화려한 사교를 즐겨, 법정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문화의 중심지 아테네로 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로 돌아와 약간 관리 경력을 쌓지만 곧 이를 포기하고 시인이 되고자 마음을 굳힌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문인들을 후원하는 메살라 코르비누스에 발탁되어 당시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티불루스 등의 시인 서클에 가담, 당시 유행했던 엘레게이아풍의 연애시로 필재를 휘둘러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연애의 농락술을 교훈시풍으로 엮은 《사랑의 기술(Ars Amatoria)》이 풍속을 문란케 하는 책이라 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노여움을 샀다.

 

그 후 연애시와는 결별하고 이야기시의 제작에 몰두, 필생의 대작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를 완성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하려던 《행사력(Fasti)》을 제작 중이던 서기 8년 황제로부터 돌연 로마 추방을 선고 받았는데 이 추방에 얽힌 경위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만년은 전반이 화려했던 것에 비해 비참했다. 흑해 연안의 벽지 토미스에서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며 10년을 보내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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