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권 아이올로스_라이스트뤼고네스족_키르케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술사 키르케

지오반니 프란체스코 바르비에리(Giovanni Francesco Barbieri), 17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그곳으로부터 글라우쿠스는 강력한 팔로 튀르레니아 해를

헤엄쳐 건너 태양신의 딸 키르케의 약초가 많은 언덕들과

온갖 야수들이 득실대는 그녀의 궁전에 도착했다.

그는 그녀를 만나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다음 말했다.

"여신이여, 제발 신을 불쌍히 여기시오! 그대만이 내 이 상사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오. 내가 그럴 자격이 있어 보인다면 말이오.

티탄의 따님이여, 약초가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는 어느 누구도

나만큼 더 잘 알지 못하오. 나는 약초에 의해 변신했으니까요.

그대도 알고 있도록 내 이 상사병의 원인을 이야기하겠소.

나는 멧사나의 성벽 맞은편 이탈리아의 해안에서

스퀼라를 보았소. 내가 한 약속과 간청과 감언이설과 그녀에게

거절당한 내 말들을 또다시 이야기하기가 쑥스럽군요.

하나 그대의 주문(呪文)에 어떤 힘이 있다면 그대는 신성한 입으로

주문을 외우시거나, 아니면 약초가 더 효험이 있다면

효험 있는 약초의 검증된 힘을 사용해주시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가 내 이 상처를 치료하거나 고쳐주는 것이 아니오.

그대는 내 정염을 끝내지 말고 그녀가 그것을 나눠 갖도록 하시오!"

하나 키르케는 (그 원인이 그녀 자신에게 있든 아니면

그녀의 아버지의 고자질에 화가 난 베누스가 그렇게

만들었든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그런 정염에 약했던 까닭에)

이런 말로 대답했다. "그대는 그대와 같은 것을 원하고

바라며 같은 애욕에 사로잡힌 여자를 따라다니는 편이

더 나을 거예요. 그대는 구애 받을 자격이 있으며,

틀림없이 구애 받을 수 있었을 거예요. 내 말 믿으세요.

그대는 이를 의심하지 말고 그대의 외모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세요.

보세요, 나는 여신이고, 찬란한 태양의 딸이고, 주문과 약초로

그토록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대의 것이 되는 게 소원이에요.

경멸하는 여자를 경멸하고, 따르는 여자를 그대도 따르세요!

그리하여 하나의 행동으로 두 여자가 마땅한 보답을 받게 하세요!"

이런 말로 유혹하는 그녀에게 글라우쿠스가 말했다.

"스퀼라가 살아 있는 동안 그녀에 대한 내 사랑이 변하기 전에 먼저

바닷물에서 나뭇잎이 돋아나고 산꼭대기에서 해초가 자랄 것이오."

여신은 분개했다. 그리고 그녀는 신 자신은 해칠 수 없었기에

(또 그를 사랑하는 터라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자기보다 선호된

소녀에게 분풀이를 했다. 자신의 구애가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그녀는 지체 없이 무시무시한 즙이 우러나오는

악명 높은 독초들을 한데 빻으며 빻은 것에다 헤카테의 주문을

섞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검푸른 옷을 입고는 아양을 떠는

야수들의 무리 사이를 지나 궁전을 떠나더니

장클레의 암벽들 맞은편에 있는 레기온으로 향했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파도 위를 마치 단단한

땅 위에서 발걸음을 옮겨놓듯 거닐었고,

바닷물의 수면 위를 마른 발로 내달았다.

활처럼 굽은 조그마한 만이 하나 있었는데, 스퀼라가 휴식을 위해

즐겨 찾던 곳이었다. ······

······

그녀를 사랑하는 글라우쿠스는 눈물을 흘렸고, 약초의 효능을

너무 적대적으로 사용한 키르케와의 교합을 피해 달아났다.

스퀼라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키르케에게 분풀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울릭세스에게서 전우들을 약탈했다.

그녀는 그 뒤 곧 테우케르 백성들의 함선들도 침몰시켰을 것이나,

그러기 전에 그녀는 암초로 변했다. 그 바윗돌들은 오늘날에도

그곳에 솟아 있다. 그리고 암초가 된 뒤에도 선원들은 그녀를 피한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8∼74행

 

 

* * *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나로서는 자기 나라보다 달콤한 것은 달리 아무것도 볼 수 없소이다.

아닌게아니라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칼륍소는 나를 남편으로

삼으려고 자신의 속이 빈 동굴들 안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마찬가지로 아이아이에 섬의 교활한 키르케도 나를

남편으로 삼기를 열망하며 자신의 궁전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하지만 그들도 내 가슴속 마음을 설득할 수는 없었소.

이렇듯 누군가가 부모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낯선 나라의 풍요한 집에서 산다 해도

고향 땅과 부모보다 달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이라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28∼36행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 그런데 바로

그 동굴 안에 무시무시하게 짖어대는 스퀼라가 살고 있어요.

사실 그녀의 목소리는 갓 태어난 강아지의 목소리만 하지만 그녀는

무시무시한 괴물인지라 그녀를 보고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어요.

설사 신이 그녀를 만난다 해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디룽디룽 매달린 발을 모두 열두 개나 갖고 있고

기다란 목을 여섯 개나 갖고 있는데 목마다 무시무시한

머리가 하나씩 나 있고, 머리 안에는 검은 죽음으로 가득 찬

세 줄로 된 이빨들이 단단히 그리고 촘촘히 나 있지요.

그녀는 속이 빈 동굴 안에 아랫도리를 내린 채

그 무서운 심연 밖으로 머리들을 내밀어

암벽 주위를 수색하며 그곳에서 돌고래나 물개나

또는 잡을 수만 있다면 크게 노호하는 암피트리테가

수없이 많이 기르고 있는 더 큰 짐승을 잡곤 하지요.

배를 타고 무사히 그 옆을 통과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선원들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그녀가 머리 하나로 한 명씩

이물이 검은 배에서 사람을 낚아채 가기 때문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2권 84∼100행

 

 

 

우리는 한숨을 쉬며 해협을 향해 항해를 계속했소.

한쪽에는 스퀼라가 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고귀한 카륍디스가

바다의 짠물을 무시무시하게 빨아들이고 있었소.

물을 내뿜을 때 그녀는 센 불 위에 걸린 가마솥처럼

맨 밑바닥으로부터 소용돌이치며 끓어올랐고

물보라는 두 바위의 꼭대기 위까지 높이 날아올랐소.

그러나 바다의 짠물을 도로 빨아들일 때

그녀는 소용돌이치며 속을 다 드러내 보였고 주위의 바위는

무섭게 울부짖었으며 바닥에는 시커먼 모래땅이 드러났소.

그러나 창백한 공포가 내 전우들을 사로잡았소.

우리가 파멸을 두려워하며 그쪽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스퀼라가 나의 속이 빈 배에서 전우 여섯 명을 낚아채 가니

그들은 손과 힘에서 가장 뛰어난 자들이었소.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2권 234∼246행

 

 

 

Odysseus chasing Circe. Lower tier of an Attic red-figure calyx-krater. circa  BC

 

   

 

오뒷세우스와 키르케

에르네스트 앙투안 오귀스트 에베르(Ernest Antoine Auguste Hébert), 19세기경, 에르네스트 에베르 미술관

 

 

 

키르케의 매력으로부터 오뒷세우스를 보호하는 헤르메스

프란체스코 프리마티초(Francesco Primaticcio), 1559, 퐁텐블로 성

 

 

 

Circe and Scylla, 1886년, John Melhuish Strudwick(1849∼1937)

아름다운 스퀼라가 바다에서 멱감고 키르케의 동굴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키르케는 뒷날 바로 이 섬에서 오뒷세우스를 만난다.

 

 

 


Circe Offering the Cup to Odysseu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891, Gallery Oldham, U.K.

 

 

 

 


Jealous Circe (Latin: Circe Invidiosa)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1892, Art Gallery of South Australia

 

 

 

Ulysses and the Siren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891, National Gallery of Victoria(Melbourne, Australia)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에우리피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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