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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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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카피톨리누스 박물관에 있는 사모스의 피타고라스 흉상(출처 : 위키백과)

 

 


우리 자신의 육신들도 언제나 쉴새없이 변하며,

과거의 우리나 오늘의 우리가 내일의 우리는 아닐 것이오.

우리는 단지 씨로서 그리고 인간들의 첫 희망으로서

어머니의 자궁 속에 살았던 적이 있었소.

그 뒤 자연은 교묘하게 손을 썼으니, 자연은 우리의 육신이

부어오른 어머니의 뱃속에서 눌리는 것을 원치 않아

그것을 집에서 자유로운 대기 속으로 내보냈던 것이오.

이렇게 햇빛 속으로 내보내진 갓난아이는 힘없이 누워 있소.

하나 곧 그것은 짐승들처럼 네 발로 기기 시작하다가

아직은 튼튼하지 못한 떨리는 무릎으로 차츰차츰 똑바로 일어서지요.

무언가 다른 것에 의지하고 말이오.

그 뒤 그것은 강하고 날쌔져 청년기를 통과하지요.

그리고 인생의 중년도 할일을 다 마치고 나면, 그것은

저물어가는 노년의 내리막길로 미끄러져 내려가지요.

노년은 초년의 힘을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법이오.

그래서 밀론은 늙자 헤르쿨레스의 팔처럼 우람한 근육 덩어리였던

자신의 두 팔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며, 튄다레우스의 딸도

거울에 비친 노년의 주름살들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어째서 자기가 두 번씩이나 납치되었는지 자문하는 것이오.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시간이여, 그리고 시기심 많은 노년이여,

너희들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세월의 이빨로 갉아먹으며 그것들이

천천히 다가오는 죽음 속에서 차츰차츰 소멸하게 하는구나!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5권 214∼236행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위대한

발명가인 자연은 끊임없이 다른 형상에서 새 형상을 만들어내오.

그대들은 내 말을 믿으시오! 온 세상에 소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단지 그것이 변하고 모습을 바꿀 뿐이오. 태어난다 함은

이전과는 다른 것으로 존재하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죽는다 함은

같은 것이기를 그만둔다는 것이오. 혹시 사물들이 저기서 여기로,

여기서 저기로 옮긴다 하더라도, 사물들의 합(合)은 불변이오.

같은 모양으로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확신하오. 그래서, 시대들이여, 너희들도 황금시대에서 철의 시대로

넘어온 것이고, 그래서 그토록 자주 장소의 행운도 뒤바뀌는 것이오.

전에는 더없이 단단한 육지였던 것이 바다로 변한 것을 나는 보았고,

그런가 하면 바다에서 만들어진 육지도 나는 보았소.

바다의 조가비들이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가 하면,

산꼭대기에서 옛날의 닻이 발견되기도 했소.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5권 252∼265행

 

 


하지만 내가 주로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내 말들이

목표를 향하여 내닫기를 잊지 않도록,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겠소.

하늘과 그 아래 있는 모든 것은 형태를 바꾸며, 대지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도 마찬가지요. 세계의 일부인 우리도 육신일 뿐만 아니라

날개 달린 영혼이기도 하므로 들짐승들이란 집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가축 떼의 가슴속에 숨어들 수도 있는 것이오.

이들 짐승들의 육신 속에는 우리 부모님들이나, 형제들이나,

다른 인연에 의한 친인척들이나, 적어도 인간들의 영혼이

살고 있을 수 있으므로, 우리는 그것들이 안전하고 존경 받도록

해야 하며 튀에스테스의 잔치로 우리 배를 채워서는 안 될 것이오.

칼로 송아지의 목을 따면서 그것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듣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는, 어린아이처럼 비명을 지르는

새끼 염소를 죽일 수 있는 자는, 손수 모이를 주던 새를

먹을 수 있는 자는 얼마나 나쁜 습관을 들이는 것이며,

얼마나 사악하게 사람의 피를 쏟을 준비를 하는 것이오!

그런 행위가 실제 살인과 얼마나 거리가 멀다 하겠소?

그리로 가게 되면 결국 이르게 되는 것은 그밖에 또 어디겠소?

그대들은 황소는 밭을 갈게 하되 늙어서 죽게 하시오.

양은 소름 끼치도록 찬 북풍을 막아줄 무기를 대주게 하고,

암 염소들은 젖을 짜라고 가득 찬 젖통들을 내밀게 하시오!

그물과 올가미와 덫과 속임수는 집어치우시오!

끈끈이를 칠한 가지로 새들을 속이지 말 것이며,

깃털로 겁주어 사슴을 몰아넣지 말 것이며,

속이는 미끼로 낚싯바늘을 감추지 마시오!

해로운 짐승들을 죽이되 그것들도 죽이기만 하시오.!

그것들의 고기를 입에 넣지 말고 정결한 양식을 구하시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5권 453∼478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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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고대 그리스어: Πυθαγόρας, 기원전 580년 경 - 기원전 490년 경)는 이오니아그리스 철학자이자, 피타고라스 학파라 불린 종교 단체의 교주이다. 피타고라스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대부분 그가 죽고 수세기 후에 쓰여진 것이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매우 드물다.

 

피타고라스는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아마 이집트를 비롯하여 여러 지방을 널리 여행하면서 학식을 닦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원전 530년 즈음, 피타고라스는 남부 이탈리아크로토네로 이동하여 종교적인 학파를 세웠다.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피타고라스가 개발한 종교적 의식과 훈련을 수행하고 그의 철학 이론을 공부했다. 학파는 크로톤의 정치에도 적극 간섭했는데, 이가 결국 그 자신들이 몰락을 불러왔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만나던 건물은 방화당했고 피타고라스는 도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말년을 메타폰툼에서 보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말 피타고라스는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고 종교 교리를 가르쳤다. 그는 위대한 수학자신비주의자, 과학자로서 흔히 추앙받으며, 특히 그의 이름을 딴 유명한 정리인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로뿐 아니라 그에 관한 전설과 혼란으로 그의 실제 공적이 흐려져서, 누가 그의 가르침에 관해 자신있게 답을 주기가 힘들고, 일부는 그가 수학과 자연철학에 기여를 남겼다는 사실에까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피타고라스에게 돌려진 많은 공적은 어쩌면 사실 그 동료나 제자의 공적이었을 것이다. 또 그의 제자들이 모든 것은 수이며 수야말로 궁극적인 본질이라는 사실을 믿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피타고라스는 최초로 스스로를 철학자,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고 부른 사람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의 사상은 플라톤과, 그를 통해 서양 철학 전체에 현저한 영향을 미쳤다.

 

 

 

 

철학


피타고라스는 우주론, 수학, 자연과학, 그리고 미학을 하나의 매듭으로 묶어 이 세계를 단 하나의 법칙에 지배되는 정돈된 전체로 입증하려 하였다.

 

 

수학 혹은 수론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이 숫자라고 주장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무한 앞에서, 그리고 한계 지을 수 없는 것 앞에서 일종의 신성한 공포를 느꼈다. 그래서 현실의 경계를 정하고 질서를 부여하며,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을 숫자에서 찾았다. 우주에 대한 미학적-수학적 전망은 이렇게 피타고라스에 의해 탄생되었다.

 

 

음악 혹은 화음론


피타고라스는 음향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영혼의 정화가 음악의 목적이라는 설을 주장하고 음의 협화를 현의 길이의 비례로 설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자기 자신은 저작을 남기지 않았으며, 이른바 피타고라스 학파의 사람들에 의해서 이러한 이론이 후세에 전해졌다. 또한 순정5도(純正五度)를 반복하여 겹친 음률을 피타고라스의 음계라고 한다.

 

 

미론(美論)


피타고라스는 "조화는 미덕이다. 건강과 모든 선 그리고 신성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사물들 역시 조화에 따라 구성된다."고 하였다.

 

 

피타고라스학파의 종교적 경향


채식 및 금욕주의


피타고라스 종교의 주요 교리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영혼의 윤회를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을 먹는것을 죄악시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종교는 국가의 관리권을 획득하였고, 성인들의 규칙을 세웠다. 그러나 갱생되지 못한 사람들이 을 동경하는 바람에 반역을 저질러서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영혼의 윤회사상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혼이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불멸하는 실체이며, 몸이 소멸할 때마다 혼은 다른 동물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 이를 혼의 전이설이라 한다.

 

 

주석

  1.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열린책들, 2005) 61쪽.
  2. 글로벌 세계대백과, 〈서양 음악의 역사-고대음악〉중
  3.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 《철학가들의 생애》

(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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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is and Anaxarete.

Engraving by Virgil Solis for Ovid's Metamorphoses Book XIV, 698-764. Francfurt 1581

 

 


하지만 새끼염소들이 질 때 이는 파도보다 더 인정머리없고,

노리쿰의 불이 벼리는 무쇠나 아직도 살아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바위보다 더 단단한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조롱했어요. 게다가 그녀는 잔인하게도 매정한 행동에

거만한 말을 덧붙이며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희망마저

빼앗아버렸어요. 이피스는 오랜 고통의 고문을 참다못해

그녀의 문 앞에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어요.

'아낙사레테여, 그대가 이겼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대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오. 즐거운 개선 행렬을 준비하시구려!

그대는 이겼고, 나는 기꺼이 죽으니까요. 자, 무쇠같은 여인이여

기뻐하시구려! 확실히 그대는 내 사랑에도 무엇인가 그대의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시인하게 될 것이고, 내 공로를 인정하게

될 것이오. 하지만 그대에 대한 내 사랑이 내 목숨보다 먼저 나를

떠나지 않고, 내가 두 가지 빛을 동시에 잃었음을 기억하시오!

그리고 내 죽음을 전하기 위해 소문이 그대에게 다가가는 일은

없을 것이오. 나 자신이, 그대는 의심하지 마시오, 몸소 나타나 그대에게

보일 것인즉 죽은 내 시신으로 그대의 잔인한 눈을 즐겁게 해주시구려!

하지만 하늘의 신들이시여, 인간들이 하는 짓을 그대들이 보고 계신다면,

나를 기억해주시고 (내 혀는 이제 더 이상 기도 드릴 수 없나이다.)

내 이야기가 긴긴 세월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해주소서!

그리고 그대들이 내 목숨에서 빼앗은 시간을 내 명성에 덧붙이소서!'

그는 자신이 가끔 화환으로 장식하곤 하던

문설주를 향하여 눈에 눈물을 머금고 창백한 두 팔을 들더니

문 위에다 고를 낸 매듭을 매면서 말했어요. '여기 이 화환이

그대의 마음에 드시오, 잔인하고 불경한 여인이여?'

그리고 그는 그때에도 얼굴을 그녀 쪽으로 향한 채 매듭 안에

머리를 밀어 넣고는 목구멍이 졸린 채 불쌍한 짐으로 매달렸어요.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711∼738행

 

 

 

아낙사레테의 집은 마침 눈물겨운 행렬이 지나가는 길

가까이 있어 곡소리가 매정한 그녀의 귀에까지 들려왔으니,

복수하는 신이 벌써 그녀를 몰아대고 있었던 것이지요.

한데도 그녀는 마음이 움직여 '비참한 장례식을 보아야지!' 라고

말하고 창문들이 활짝 열려 있는 다락방으로 올라갔어요.

그녀는 이피스가 거기 관대 위에 누워 있는 것을 응시하는 순간

두 눈이 굳어지고 몸에서 더운 피가 빠져 나가며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발이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얼굴을 돌리려 했으나 이 역시

할 수 없었어요. 이미 오래전에 그녀의 매정한 가슴속에

들어 있던 돌덩이가 차츰차츰 그녀의 사지를 차지했던 것이지요.

그대는 이것을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지 마세요. 살라미스에는

아직도 공주의 상(像)이 남아 있으며, 그녀는 또 그곳에 앞을 보는

베누스라는 이름으로 신전도 갖고 있어요. 나의 요정이여,

부디 이들을 기억하시고는 무심함과 오만을 버리고 사랑하는 남자와

결합하시오. 그리하여 봄 서리가 그대의 싹트는 과일들을 얼리지 않고,

거센 바람이 그대의 꽃피는 과일들을 흔들어 떨어뜨리지 않게 되기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748∼764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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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19세기경,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그녀는 때와 장소가 적합하다 싶어 말했어요. <오오, 내 눈을

사로잡은 그대의 눈에 걸고, 여신조차 그대에게 탄원하게 만든,

가장 미남이여, 그대의 그 미모에 걸고 말하노니,

내 정염을 돌봐주시고, 만물을 보시는 태양신을 장인으로

삼으시고, 티탄의 딸인 키르케를 가혹하게도 멸시하지 마세요!>

이렇게 그녀는 말했어요. 하나 그는 잔혹하게도 그녀 자신과

그녀의 기도를 물리치며 말했어요. <그대가 뉘시든 나는

그대의 것이 아니오. 다른 여인이 나를 차지하고 있고,

그녀가 오래오래 차지하기를 나는 빌고 있소.

나는 다른 여자와의 사랑으로 혼인 서약을 어기지 않을 것이오.

운명이 야누스의 딸 카넨스를 나를 위해 지켜주는 동안에는!>

몇 번이고 간청해도 소용없자 티탄의 딸이 말했어요.

<그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카넨스는 다시는 그대를

돌려받지 못하리라. 사랑하는 여자가 모욕당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대는 배우게 되리라.

한데 키르케야말로 사랑하다 모욕당한 여자란 말이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372∼385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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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의 죽음, 400년경, 양피지, 바티칸 도서관

 

 

 

그녀는 의식을 치른다는 핑계로 장작더미를

쌓게 하더니 거기서 칼 위에 쓰러졌다. 그리하여 그녀는 저도 속고

모두를 속였다. 아이네아스는 해변의 모래땅에 세워진 신도시를

떠나 에뤽스의 거처와 믿음직한 아케스테스에게로 되돌아가

제물을 바치고 아버지의 무덤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유노의 여사자 이리스가 하마터면 불태울 뻔했던

함선들의 닻을 올려 힙포테스의 아들의 왕국인 뜨거운 유황 연기가

나는 나라들과 아켈로우스의 딸들인 시렌 자매들의 바위들을

뒤로했다. 그 뒤 그의 소나무 배는 키잡이를 잃어버리고

이나리메와, 프로퀴테와, 불모의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피테쿠사이 옆을 따라 항해했는데 이 섬은 그 거주자들에게서

이름을 따왔다. 신들의 아버지가 전에 케르코페스족의

기만과 거짓 맹세와, 이 음흉한 부족이 저지른 범죄를 미워하여

그들을 사람에서 보기 싫은 동물로 바꾸어 그들이 사람과

같지 않으면서도 같아 보이게 만들었던 것이니,

그는 그들의 사지를 짤막하게 만들고, 코를 납작코에

들창코로 만들고, 얼굴에다 노년의 주름을 깊숙이 파고, 

온몸에 황갈색 털을 입힌 다음 이 거주지에 보냈던 것이다.

하나 그전에 그는 먼저 말과, 사악한 거짓 맹세를 위해

태어난 혀를 쓸 수 있는 능력을 그들에게서 빼앗아버리고

거친 목소리로 불평할 수 있는 능력만 그들에게 남겨놓았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4권 80∼100행

 

 

주석

 

28 피테쿠사이(Pithecusae 오늘날의 Ischia와 Procida)는 쿠마이 시에서 멀지 않은 섬으로 그 이름은 '원숭이'란 뜻의 그리스어 Pithekos에서 유래했다.

 

 

 

 

아이네이아스와 아스카니우스로 위장한 에로스를 접견하는 디도

프란체스코 솔리메나(Francesco Solimena), 1720년경, 런던 내셔널 갤러리

 

 

 

 

디도의 죽음, 시몽 부에(Simon Vouet), 17세기경, 돌 미술관

 

 

 

아우구스투스와 옥타비아에게 아이네이스를 읽어주는 베르길리우스

장 조제프 타야송(Jean-Joseph Taillasson), 1787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부상을 치료받는 아이네아스, 폼페이의 프레스코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아이네이스』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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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리피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에서 인용)

 

 

 


"내 딸아, 이 어미의 마지막 (내게 남은 것이 뭐란 말인가?)

슬픔이여, 내 딸아, 너는 누워 있고, 나는 내 것이기도 한

네 상처를 보고 있구나! 보라,

내 자식들 중 아무도 살해되지 않고 죽는 일이 없도록

너마저 부상을 당했구나. 하나 나는 네가 여자라서 칼로부터

안전할 줄 알았더니, 여자임에도 칼에 쓰러졌구나.

트로이야를 파괴하고 나를 자식 없는 어미로 만든 아킬레스가,

그토록 많던 네 오라비들을 죽인 바로 그자가 너마저 죽였구나!

그자가 파리스와 포이부스의 화살들에 쓰러지고 난 뒤에 나는

'이제는 확실히 아킬레스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 싶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를 두려워했어야 했어. 매장된 그의 유골이

우리 집안을 향해 미쳐  날뛰고 있고, 무덤에 들었어도 그자를

우리는 적으로 느꼈으니 말이야. 내가 자식들을 많이 낳은 것은

아이아쿠스의 손자를 위해서였어. 거대한 일리온은

쓰러져 누워 있고, 백성들의 재앙은 비극적인 종말로 끝났지만,

그대로 아무튼 끝났어. 오직 나에게만 페르가마는

아직도 살아남고, 내 괴로움은 계속해서 이어지는구나!

얼마 전만 해도 나는 그토록 많은 사위들과 아이들과 며느리들과

남편의 힘을 업고 나라에서 제일가는 여자였는데

지금은 무일푼의 추방자로서 가족들의 무덤을 뒤로하고

페넬로페의 전리품으로 끌려가는구나! 그녀는 할당된

양털실을 잣고 있는 나를 가리키며 이타카의 여인들에게 말하겠지.

'이 여자가 헥토르의 유명한 어머니이자 프리아무스의 아내다.'

그토록 많은 자식을 잃은 뒤에 네 어미의 괴로움을 위로하도록

남겨진 너마저 이제 적의 무덤에 제물로 바쳐졌구나!

나는 죽은 적에게 바칠 제물을 낳았던 거야.

왜 나는 이렇게 모질게도 살아 있지? 왜 나는 머뭇거리지?

비참한 노령이여, 왜 나를 살려두는 것이냐? 잔인하신 신들이시여,

어떤 새로운 재앙을 더 보게 하려고 이 노파의 수명을

늘리시는 거예요? 페르가마가 허물어졌을 때 프리아무스가

행복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

그이는 죽었기에 행복하지. 내 딸아, 그이는 이렇게

죽어 누워 있는 너를 볼 필요 없이 목숨과 왕국을 동시에 뒤로하고

떠났으니까. 너는 공주니까, 생각건대, 너에게는 장례식이

지참금으로 주어지고, 네 시신은 조상들의 무덤에 묻히게 되겠지.

하나 집안의 형편이 그렇지 못하구나. 너에게는 장례 선물로

이 어미의 눈물과 낯선 해안의 모래 한줌이 주어지겠구나.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494∼526행

 

 

 * * *


  

         헤카베 

 

아아, 기구한 내 팔자! 대체 무엇을 탄식하지?

무엇을 비탄하고, 무엇을 통곡하지?

서글픈 노년의 서글픈 내 신세!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이 종살이! 아아, 슬프도다.

누가 나를 돕지? 어떤 가족이,

어떤 도시가? 영감도 가고,

자식들도 갔는데.

어디로 가지? 이리? 저리?
어디로 향하지? 어디서 신이,

어디서 정령이 나를 도울까?


  - 에우리피데스,《헤카베》154-164행

 

 


 

         헤카베 

 

내 딸아, 불행이 하도 많아 어느 것부터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내가 한 가지 불행에 집착하면

그 불행이 나를 놓아주려 하지 않지만, 또다시 새로운

고통이 거기서 나를 끌고 가 불행을 새로운 불행으로

대체하니까 말이다. 지금도 나는 네 고통을 마음에서

지울 수가 없어 비통해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한데 네가 고매한 태도를 보였다는 말을 전해 들으니

과도하게 비탄할 마음이 내키지 않는구나. 이상하지

않은가. 나쁜 토양도 신의 도움으로 시운(時運)을

타면 좋은 열매를 맺고, 좋은 토양도 필요한 것이

모자라면 나쁜 열매를 맺는 데 반해, 인간들의 경우

사악한 자는 언제 어디서나 사악할 뿐이고,

고귀한 자는 고귀한 자로 남아 어떤 불행에 의해서도

본성이 파괴되지 않고 항상 선하다는 것은 말이다.

······

오오, 훌륭했던 집들이여! 전에는 그토록 행복했던

가정이여! 재물도 가장 많고 자식 복도 가장 많던

프리아모스여! 그리고 아이들의 늙은 어미인 나!

우리는 옛날의 긍지도 잃고 완전히 영락하고

말았구려. 그러고 나서도 우리는 우쭐대고 있지,

어떤 이는 가장 아름다운 집에서 산다고 해서,

어떤 이는 시민들 사이에서 존경받는다고 해서,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공허한

망상과 허튼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떤 불상사도 당하지 않고 그날그날을

보내는 자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지.

(헤카베, 막사 안으로 퇴장)


  - 에우리피데스,《헤카베》585-629행

 

 

 

 * * *

 

 

 


트로이아가 함락되고 남자들이 도륙된 뒤 전리품이 된 트로이아 여인들은 정복자들의 처분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전령 탈튀비오스가 나타나 그들은 정복자들에게 배분될 것이라며, 왕비 헤카베는 오뒷세우스의 몫이 되고 그녀의 딸 캇산드라는 아가멤논에게 배정되었음을 알린다. 또 다른 딸 폴뤽세네는 아킬레우스의 무덤가에 제물로 바쳐졌음이 밝혀진다. 예언의 능력이 있는 캇산드라가 나타나 정복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재앙들을 말해준다. 네옵톨레모스의 몫이 된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가 어린 아들 아스튀아낙스를 데리고 나타난다. 이어서 탈튀비오스가 아스튀아낙스를 데려가려고 되돌아온다. 후환이 없도록 아스튀아낙스를 죽여 없애기로 그리스군 장수들이 결의했던 것이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의 상봉 장면이 이어지는데, 그는 헬레네를 죽이기로 마음먹었지만 헬레네가 애걸복걸하자 마음이 약해져 죽여도 나중에 죽이겠다며 그녀를 데려간다. 탈튀비오스가 또다시 아스튀아낙스의 시신을 갖고 나타나자 헤카베가 손자의 장례식 준비를 한다. 화염에 싸인 트로이아가 무너지는 가운데 트로이아 여인들은 노예 생활을 하기 위해 그리스군 함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전집1』, 《트로이아 여인들》'작품 소개' 중에서

 

 

         헤카베 

 

그대들은 헥토르의 둥근 방패를 땅에 내려놓으시오.

나에게는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괴로운 광경이오.

지혜보다 무기를 더 중요시하는 아카이오이족이여,

이 아이가 무엇이 두려워 그대들은 전례 없는 살인을

저질렀단 말이오? 이 애가 쓰러진 트로이아를

언젠가 다시 일으켜 세울까 두려웠나요?

······

 

네 엄마가 그토록 자주 빗겨주며 입을 맞추어주었건만,

그곳에서는 이제 박살난 두개골 사이로 살육이

비웃고 있구나. 끔찍하여 더 말하고 싶지도 않구나.

손들이여, 귀엽게도 아비의 손을 꼭 닮았건만

너희들도 마디마디 삐어진 채 내 앞에 놓여 있구나.

가끔 호언장담하던 귀여운 입이여, 너도 가고 없고, 내게

거짓말을 했구나. 너는 잠자리로 파고들며 말하곤 했지.

"할머니, 나는 할머니를 위해 머리털을 많이 잘라 바치고

할머니의 무덤으로 친구들을 한 패 데려가

애절한 작별 인사를 드릴게요." 그런데 불쌍한 것아,

네가 나를 묻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묻는구나.

너는 아직 젋고, 나는 고향 도시도 자식도 없는 노파인데도!

아아, 그 많은 포옹도, 내 보살핌도,

네 잠도 사라져버렸으니 시인(詩人)은

네 무덤에 뭐라고 묘비명을 쓸 수 있을까?

"그 옛날 아르고스인들이 두려운 나머지 이 아이를

죽였도다!" 헬라스에게 얼마나 수치스런 묘비명인가!

너는 아버지의 유산은 밪지 못했지만, 그 안에

묻히도록 등이 청동으로 된 이 방패를 받게 되리라.

헥토르의 잘생긴 팔을 지켜주던 방패여,

너는 가장 용감한 보호자를 잃고 말았구나.

얼마나 달콤한가, 네 멜빵에 남아 있는 그 애의 손때는,

그리고 네 둥근 가장자리에 남아 있는 그 애의 땀자국은!

그것은 헥토르가 너를 턱에다 밀착시키고 싸우며

그토록 자주 이마에서 흘리던 땀이 나니더냐! (여인들에게)

자, 그대들은 이 불쌍한 시신을 위해 장식물을 가져와요.

지금 수중에 있는 것들 중에서. 운명이 성대한 장례는

허락지 않으니까. 너는 내가 가진 것들을 받게 될 것이다.

잘나간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믿고 기뻐하는 자는

어리석도다. 우리의 행운은 변덕쟁이처럼

어떤 때는 이리 뛰고, 어떤 때는 저리 뛰는 버릇이 있어

언제까지나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 에우리피데스,《트로이아 여인들》1,156-1,206행

 

 

 

(에우리피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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