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의 대표작 <양철북>(1959)에 대한 강의를 오랜만에 준비하다가 주문한 책은 <단치히 3부작>이다. 합본된 영어본이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했는데, 그라스의 작품 가운데 한 작품만 읽는다면 물론 <양철북>이지만 나는 그가 연속해서 쓴 두 작품, <고양이와 쥐>(1961)와 <개들의 시절>(1963)도 얼마든지 읽어볼 용의가 있다. 단치히(현재는 폴란드의 그단스크)를 공통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단치히 3부작‘이라고 불린다.

그라스가 다작의 작가이고 적잖은 작품이 번역되었지만 유독 이 3부작의 남은 두 작품이 번역되지 않는 건 유감이다(소개할 가치가 없다?).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지. 그라스 전공자도 여러 명인 걸로 아는데 독문학계나 출판계의 관심과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그런 유감을 갖는 작품으로는, 언젠가 적은 대로 파트릭 모디아노의 ‘점령 3부작‘이 있다. 이 또한 모디아노의 초기 대표작으로 그의 독자라면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3부작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그라스의 3부작과 모디아노의 3부작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소개될는지 기다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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