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신작 시집을 사러 지역서점(동네서점보다는 크고 대형서점보다는 작기에 지역서점이라 부르겠다)에 들렀지만 허탕이었다. 그래도 뜻밖의 책을 발견했는데, <그리스인 조르바>(민음사)의 새 번역본. 영문학자 김욱동 교수가 새 영역본(피터 빈 역)에 근거해 옮긴 번역판이다. 그렇지만 피터 빈판은 이미 이종인 번역으로 나왔기에 처음은 아니다.
다수의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그리스어 원전 번역본이 나오기 전까지는(이 또한 예고는 돼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윤기본(열린책들)과 이종인본(연암서가)과 함께 김욱동본(민음사) 간의 3파전이 될 모양새다. 그 전망에 대해 적으려고 했더니 민음사판은 아직 알라딘에 입고돼 있지 않다. 특이한 일이지만 그렇다. 그래서 일단은 지역서점에 구입. 나중에 번역본들 간의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하면 페이퍼에서 다루기로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강의에서 다뤘고 그 대략은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에 정리해놓은 바 있다. 90분 강의분량을 간추린 것이라 개략적인 감이 없지 않지만 그 정도만을 원하는 독자도 있으리라. 더 자세한 카잔차키스론은 언젠가 다른 기회가 마련되면 시도해볼 참이다(카잔차키스 문학기행이라도 떠나게 된다면!).
카잔차키스에 대해서는 피터 빈의 두 권짜리 전기도 오래 전에 구해놓았다. 현재까지는 결정판 전기가 아닌가 싶다. 전집도 나와 있는 마당이니 이 정도 전기도 소개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적은 페이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