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뉴얼 월터스틴의 ‘근대세계체제‘ 시리즈의 넷째권(더 이어지는가?)이 출간되었다. <근대세계체제4>(까치). ‘중도적 자유주의의 승리, 1789-1914년‘이 부제이고, 홉스봄의 시대구분에 따르면 장기 19세기에 정확히 일치한다. 월터스틴의 책을 홉스봄의 3부작과 겹쳐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1974년에 <근대세계체제 1>을 발간하여 세계체제론을 체계화시킨 월러스틴은 3권의 책을 통해서 시기별로 세계체제가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를 상세히 추적해왔다. 이번에 출간된 제4권은 1789년부터 1914년까지, 장기의 19세기 세계를 다룬다. 

프랑스 혁명 이래 유럽과 미국의 역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념으로 부상한 자유주의에 초점을 맞춘 저자는 특히 자유주의가 개인적 자유 향유의 결과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보수주의와 사회경제적 평등을 지향한 사회주의 사이에서 중도적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근대세계문학을 주로 강의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작가들이 살았던 시대이면서 동시에 작품의 배경인 시대의 역사인지라 반갑고 친근하게 여겨진다. 월러스틴이 제시하는 건 꼼꼼한 시대 분석과 해부다. 이 참에 프랑스혁명 이후 근대사의 전개과정에 대해서 복기해보아도 좋겠다.

프랑스혁명의 전사로 미국혁명을 다룬 로버트 미틀코프의 <위대한 대의>(시대평론)도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첫 권으로 나왔는데, 안 그래도 19세기 미국문학 강의를 내년봄부터 진행하려던 차였기에 반갑다. 물론 반가운 일이 많은 게 재정을 고려하면 반드시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도 연말에 누릴 만한 다른 호사가 없는 분들이라면 이런 벽돌책들이 위안이 될 수 있다(<수용소군도>나 <지중해> 같은 책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