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한국학자(연구분야는 동아시아 국제관계까지 포함하지만)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현실문화)이 번역돼 나왔다. 대표작 <한국전쟁의 기원>의 업데이트 요약판이라 생각하고 원서가 나왔을 때 구입한 기억이 있다(이사한 이후로는 책의 행방을 알 수 없다). 더불어 책이 바로 번역되지 않아서 의아해 한 기억도(책은 2010년에 나왔다). 물론 제목에서 ‘기원‘이 빠진 만큼 한국전쟁을 훨씬 폭넓게 고찰한다.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한국전쟁과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석좌교수가 총정리한 한국전쟁의 모든 것. 새로운 사료를 반영하고 아주 쉬운 필치로 써내려 간 역작이다.

저자는 한국전쟁의 발단과 전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저항세력‘과 ‘부역세력‘ 사이에서 벌어졌던 대립,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의해 추진된 일본과 남한에서의 조치, 북한과 중국.러시아 사이의 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의 영향을 되돌아보며, 이후 분단이라는 형태로 고착된 대결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지 폭넓게 살펴본다.˝

 말이 나온 김에 적자면 <한국전쟁의 기원>은 1980년대에 1권만 나왔다가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2권까지 번역되지 않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하는 저작이 전문연구자들에게만 읽힌다는 건 유감스럽다. 이번에 나온 <한국전쟁>이 그나마 독자의 범위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돼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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