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늦깎이 등단 작가(1965년작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기준으로 하면 마흔넷에 등단)이면서 대표적인 다작의 대중소설 작가(매월 1000매의 원고를 썼다), 그리고 대하장편 <지리산>의 작가, 정도가 작가 이병주(1921-1992)에 대해서 내가 입력하고 있던 바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병주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어 온 사실을 알고 있었고 몇년 전부터 작품과 연구서를 구입해왔다.

그렇더라도 본격적인 독서는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한국현대문학 강의를 진행한는 차에 그의 <관부연락선>(한길사)을 끼워넣었다. 작품 발표연대상으로는 김승옥의 <무진기행> 다음이지만 연휴도 고려해서 두 권짜리 <관부연락선>을 최인훈의 <광장> 다음에 배치했는데, 작품의 시간적 배경도 <무진기행>보다 앞선 시기라서 스스로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병주에 관한 자료들을 읽다가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하동 출생인 그의 문학을 기려 이병주문학관이 지난 2008년 하동군에 건립되었다. 지난번에 가본 박경리문학관에서 먼 거리가 아닐 텐데(같은 관내이니)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시간상 어렵긴 했다). 내년봄쯤 박경리문학기행을 진행하면 곁들여서 이병주문학관 방문도 일정에 포함해야겠다. 그 전에 <토지>와 <지리산>을 완독하는 건 숙제.

이병주 문학에 대한 연구와 재조명은 부쩍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올해도 두어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생전에 받지 못했던 비평적 환대를 몰아서 받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나부터도 재발견이다). 일찌감치 ‘한국의 발자크‘를 자임했던 작가의 문학적 성취가 제대로 평가받고 음미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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