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서야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리는 중인데 할일을 생각하니 다시 고개를 묻고 싶다. 강의준비도 일이지만 교정볼 원고와 써야 할 원고가 잔뜩이다. 게다가 이런저런 페이퍼를 적는 서재일까지!

PC 앞에 있다가 일단 물러나와서 <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원더박스)를 펴든다. 일주일에 이틀이라도 쉬었으면 하는 게 대다수 직장인의 소망이란 걸 겨냥한 제목이겠다.

저자는 1985년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도쿄에서 칩거생활을 시작했다 한다. ‘칩거‘가 키워드로군. 좀더 알기쉽게 풀면 일주일에 이틀만 일해서 버는 연 수입 900만원으로 도쿄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프리터족이다. 그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

라이프스타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인생관과 세계관에 있어서도 결단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가령 가족을 가질 것이냐는 문제를 포함하여) 이건 미니멀리스트들의 주거실험 이야기, <3평 집도 괜찮아>(즐거운상상)에도 적용된다. 이웃은 있지만 이들 미니멀리스트들은 각자 혼자 산다. 종이박스 2개가 가진 짐의 전부인 삶은 그런 조건에서야 가능할 터이다.

잠시 유유자적 라이프에 대해 몽상해 보았지만 내가 넘볼 수 없는 삶인 것만 확인한다. 몇만 권의 책을 끼고 살면서 미니멀라이프를 꿈꾼다는 것은 난센스다. 하다못해 이젠 미니멀라이프 책들까지도 머리에 이고 있으니. 그런 처지에서 다만 부러워한다. 일주일에 이틀만 강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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