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문학자 와시다 기요카즈의 <사람의 현상학>(문학동네, 2017)이 출간되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그 부제다. 단독 저작으로는 지난해 나온 <가디리다는 것>(불광출판사, 2016)을 필두로 하여 이번에 <사람의 현상학>과 함께 <철학을 사용하는 법>(AK커뮤니케이션즈, 2017)이 나란히 출간되어 우리에게도 '구면'의 저자가 되었다. 특히 <사람의 현상학>은 내가 추천사까지 맡은 인연이 있다. 이렇게 적었다. 


"사람의 현상학’은 친숙한 것과 낯선 것의 조합이다. 우리 자신이기도 한 ‘사람’이 친숙하다면 ‘현상학’은 낯설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팡세’라고 고쳐 불러도 좋겠다.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죽음’에 이르는 성찰의 여정을 통해서 저자는 우리 자신과 흔한 삶의 경험을 새롭게 지각하도록 해준다. 그 여정에 동행하면서 철학이 친숙해지는 반면에 ‘사람’은 오히려 낯설게 다가온다. 우리들 각자의 팡세가 시작된다."

제목에 '현상학'이 붙은 것은 저자가 현상학을 깊이 공부한 때문이기도 하고(그의 저작 목록에는 <메를로퐁티>도 들어 있다) 머리말에서 적고 있듯이 <정신현상학>에서 헤겔이 정의한 대로 "의식이 이루는 경험에 대한 학"이란 뜻의 현상학을 '사람'에게, 즉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결과물이 고급한 '철학 에세이'다('고급'이라는 것은 우치다 타츠루나 기시미 이치로 같은 베스트셀러 저자들에 견주에 그렇다는 얘기다).  

"이 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아니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우리가 어떤 장애에 부딪히게 되는지, 사람답게 살고자 할 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근본적인 위험은 무엇인지, 즉 무엇이 우리를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길로부터 비껴나가게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밟아가는 삶의 국면에서 어떤 계기들이 그 사람을 ‘사람’의 삶으로 살아가기 위한 궤도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 책의 문제의식과 의의에 대해서는 8월말쯤의 강연 행사를 통해서 자세히 음미해보려고 한다...


17. 0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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