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의 삶을 다룬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되었기에 같이 묶는다. 전영선의 <북한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경진, 2017)과 박영자의 <북한 녀자>(앨피, 2017)다. 찾아보니 이 분야의 책이 처음은 아니고 <북한 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당대, 2000)를 비롯해서 그간에 간간이 나왔었다. 북한학 범주에 속하는 책들이다. 이번에 나온 책들은 차별점을 갖고 있을까?
<북한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북한의 대중문화를 주로 연구해온 저자가 북한의 문화를 통해서 여성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이런저런 통계 지표를 통해서 접근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의 접근이다.
"북한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북한 문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였다. 북한 문화 중에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을 통해, 정책이 문화를 통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소개하고자 하였다. 북한에서 생성된 문학예술을 통해 북한 사회를 보여주는 것.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북한의 영화, 드라마, 미술 등의 작품 속에 그려진 여성의 삶은 그대로 북한 당국이 보여주고자 하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북한 여성의 실상보다는 북한 당국이 보여주고자 하는 여성상이 무엇인가를 살펴본다고 하겠다.
반면 두툼한 분량의 <북한 녀자>는 북한 여성 통사다. '탄생과 굴절의 70년사'가 부제. 북한 현대사는 여러 종이 나와 있지만 북한 여성사만을 주제로 이 정도 규모의 책이 나온 건 처음이지 않나 싶다. "북한 여자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현재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인 저자의 오랜 의문과 그에 관한 연구의 성과를 담아낸 본격 ‘북한 젠더사’이다." 나올 만한 책이, 그리고 나와야 하는 책이 나온 셈이다...
17. 04.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