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에 대해 여러 차례 강의까지 했지만, 강의에서 다루는 작가는 나쓰메 소세키부터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소위 고전 작가들이다(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인 만큼 하루키는 '현대의 고전'이라고 치자). 다시 말해 하루키 이후의 작가들에 대해선 읽어볼 기회가 없었고 사실 읽을 엄두도 내기 어렵다(읽으려고 하는 작가는 강의에 포함하는 게 나대로의 수법이다). 그럼에도 자주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이름은 모른 체하기 어려운데, 남성 작가 가운데 '히가시노 게이고'와 '히라노 게이치로'도 그런 이름에 해당한다(둘의 이름을 헷갈리지 않고 적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인기 작가라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선뜻 손에 들지는 못한 작가들이기도 하다. 이유는? 작품이 너무 많아서!



얼른 검색한 바로는 게이고의 소설은 100권 이상 소개되었고, 게이치로의 책도 20권 이상 나왔다. 확인해보니 게이고는 58년생이고 게이치로는 75년생이다. 게이고는 주로 미스터리물로 유명하고(나는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로 본 적이 있다) 게이치로는 아쿠타가와 수상 경력도 갖고 있어서 분격작가로도 분류된다. 동시대 작가로 오에 겐자부로나 하루키의 작품을 여럿 읽고 강의도 한 만큼 동시대 베스트셀러 작가도 좀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여성 작가로는 미야베 미유키가 얼른 떠오르는 이름이다. 역시 아직 읽지 않았다).   


문제는 대표작이 뭐냐는 것. 이건 독자들의 판단을 일단 준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일단 게이고의 작품으로는 대표작으로 보이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 2012)부터 <라플라스의 마녀>(현대문학, 2016), 그리고 신작 <기린의 날개>(재인, 2017)까지 세 권을 고른다. 애독자들이 따로 꼽는 작품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판매량으로는 대표성을 인정할 만하다.



반면 게이치로는 소설보다는 차리라 산문집이 더 많이 읽히는 듯싶은데, 그래도 신작으로 <형태뿐인 사랑>(아르테, 2017)이 번역돼 나왔고 읽어볼 만하겠다 싶다. 그리고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식>(문학동네, 2009)과 함께 산문집 가운데 <소설 읽는 방법>(문학동네, 2011)을 골라본다(그러고 보니 <책을 읽는 방법>(문학동네, 2008)은 읽은 듯하다). 



게이치로의 산문집으로는 그밖에도 <나란 무엇인가>(21세기북스, 2015)와 <문명의 우울>(문학동네, 2005)을 더 꼽을 수 있다. 두꺼운 장편소설이 몇 권 더 있는데, 이건 맛보기 책 몇 권을 읽어본 뒤에 판단해보기로. 아무튼 비슷한 시기에 신간이 나왔길래 두 작가를 같이 묶어 보았다...


17.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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