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 최고의 명강의' 시리즈 첫 권이 나왔다. 석학들의 분야별 입문 강의가 온라인에 공개돼 있어서 '오픈예일코스'라고 불리는 강좌를 책으로 만나는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건 정치철학자 이언 샤피로 교수의 <정치의 도덕적 기초>(문학동네, 2017)인데, 그밖에 스티븐 스미스의 <정치철학>, 크리스틴 헤이즈의 <구약 읽기>, 데일 마틴의 <신약 읽기>, 그리고 폴 프라이의 <문학이론> 등이 예정돼 있다. 관심분야인지라 언젠가 폴 프라이 교수의 강의를 몇 개 들어보고 책으로 구입한 적이 있는데, 번역돼 나온다니 기대가 된다. 


"미국 예일 대학 정치학과의 석학 이언 샤피로는 이 혁신적인 책에서 ‘정부가 과연 국민의 충성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오래된 정치적 난제에 도전한다. 사회계약론자들은, 정치권력이 국민의 합의를 저버리면 국민은 그릇된 권력에 저항할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자들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우리 자신이 참여할 수 있을 때, 현재의 정부에 반대하고 다른 대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정부는 정당하다고 본다. 진리 추구와 개인 권리라는 계몽주의의 가치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적 대안들보다 나은 이유는 바로 민주적 권력 경쟁 메커니즘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권력 독점을 치료하는 중요한 해독제다."

오픈예일코스는 전세계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해서 최고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지식공유 프로젝트'다(한국어 자막 버전까지 나오면 금상첨화겠다). 한국의 일부 대학도 강의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의 원조가 예일대학. 이 시리즈는 단행본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한국어판도 노멀하다). 옥스퍼드대학의 '가장 짧은 입문서' 시리즈와 함께 지식대중화, 지식공유 프로젝트로서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입문 강의라고 하지만 수준은 우리의 대학원 수준이 아닐까 한다(한국의 대학원을 과대평가한 것인가?). <정치철학>이나 <문학이론>이 번역돼 나오면 해설 강의라도 계획해 봐야겠다... 


17. 02. 11.

 

 

P.S. 오픈예일코스가 이번에 처음 번역된 건 아니다. 앞서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엘도라도, 2012)가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책의 부제가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였다.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의 첫 권이었는데, 나머지 책들은 오픈예일코스와 무관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당시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대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자극받아 출간된 책이었다. 방점은 '오프예일코스'가 아니라 '예일대 강의'에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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