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 전쟁이 벌어지는 즈음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연휴가 지나면 또 2월로 접어든다. 봄맞이 내지 봄학기 준비로 이래저래 바쁠 때인데, 그래도 읽을 책이 줄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김훈의 신작 소설 <공터에서>(해냄, 2017)을 우선 고른다. 한국 현대사를 다룬 소설이란 점에서 여러 모로 궁금한 책. 아울러 올해의 이상문학상 작품집으로 <풍경소리>(문학사상사, 2017)도. 구효서의 수상작이다. 작가의 오래전 장편으로 다시 나온 <늪을 건너는 법>(문학동네, 2014)도 얼마 전에 다시 구했다. 요컨대 김훈과 구효서의 소설을 읽는 걸로. 



영화쪽은 한국영화사 관련서를 고른다. 영화평론가 이효인 교수가 오랜만에 <한국 근대영화의 기원>(박이정, 2017)을 펴냈다. <영화로 읽는 한국사회문화사>(개마고원, 2003) 이후가 아닌가 한다. '근대 영화비평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작년에 나온 <조선영화란 하오>(창비, 2016)와 좋은 짝이 될 듯하다. 


2. 인문학


며칠 전 페이퍼로도 적었지만 자프란스키의 평전 <하이데거>(북캠퍼스, 2017)와 이영철 교수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책세상, 2017)이 읽을 거리. 거기에 더 얹자면 다작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신의 죽음 그리고 문화>(알마, 2017)가 있다. 모두 내가 욕심을 내는 책들이다. 



역사 쪽에서는 이이화 선생의 <민란의 시대>(한겨레출판, 2016), 마르크스의 <프랑스 혁명사 3부작>(소나무, 2017), 그리고 '젊은역사학자모임'에서 펴낸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역사비평사, 2016)이 관심도서다. 



3. 사회과학


일단 자본주의 관련서 세 권을 골랐다. 폴 메이슨의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더퀘스트, 2017)과 '이와나미 시리즈'로 나온 히로이 요시노리의 <포스트자본주의>(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7), 그리고 지젝의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문학사상사, 2017)다. 



더불어, 재간된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돌베개, 2017), 유력 대선 주자로 문재인의 <대한민국이 묻는다>(21세기북스, 2017), 이재명의 <대한민국 혁명하라>(메디치미디어, 2017)도 읽어볼 만하다. 국민적 여망 대로 벚꽃 대선이 실현된다면 더더욱. 



4. 과학


과학 분야에서는 교유서가의 첫단추 시리즈, 원서로는 옥스퍼드대출판부의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책 세 권을 꼽는다. <과학철학>, <과학과 종교>, <과학혁명>(교유서가, 2017) 등이다. 책의 원서도 알라딘에서 '착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더 얹자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제목으로 한 책 세 권. 폴 핼펀의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플루토, 2016)은 "두 저명한 과학자의 성장과정과 교육과정, 그들의 심오한 연구, 그리고 결국 삶의 거의 끝에 가서 남긴 유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애덤 하트데이비스의 <슈뢰딩거의 고양이>(시그마북스, 2017)는 '물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이 부제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슈뢰딩거의 고양이>(들녘, 2009)은 "실험실에서 벌어진 실수나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꾼 꿈이 어떻게 세계를 바꾼 획기적인 과학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를 들려주는 책"이다. 과학사의 뒷담화로 보면 되겠다. 



5. 책읽기/글쓰기


일단 <다차비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 2017)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국내서로는 박균호의 <독서만담>(북바이북, 2017). "<오래된 새 책>에서 헌책, 절판본에 얽힌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들려주었던 북칼럼니스트 박균호의 신작"이다. 글쓰기 책으로는 데이먼 나이트의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다른, 2017)이 눈길을 끈다. "1981년 초판 발행 이후 지금껏 간명하고, 실제적인 작법서로 꼽히고 있는 책. 저자 데이먼 나이트는 80여 편 이상의 단편소설을 쓴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30년간 소설 창작을 가르친 뛰어난 글쓰기 교사로 그간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이 책을 써냈다."는 소개다. 


17. 01. 29.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횔덜린 시전집 1,2>(책세상, 2017)을 고른다. 횔덜린 시집은 여러 버전으로 나온 바 있지만 <전집>은 처음이지 싶다. 장영태 교수의 노작. 역자가 쓴 <횔덜린 평전>(유로서적, 2009)도 이참에 구해보려 한다. 봄학기에 독일문학을 강의하려니 이래저래 읽을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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