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경제서 두 권을 고른다.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21세기북스, 2017)과 폴 메이슨의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더퀘스트, 2017)이다. 



밀라노비치는 세르비아계 미국 경제학자로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는 <가진 자, 가지지 못한 자>(파이카, 2011)에 이어서 두번째로 소개되는 책이다. 원제는 '글로벌 불평등'이고,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가 부제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추천사만으로도 책의 성가를 짐작할 수 있는데,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국가 간 불평등과 국가 내 불평등에 관한 연구 결과를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한다"고 평했고, 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은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이 책에서 일생 동안 이어온 연구를 토대로 불평등의 과거, 현재, 미래와 국가 내 불평등과 국가 간 불평등, 세계 전반에 걸친 불평등을 고찰한다. 쿠즈네츠 파동, 시민권 지대 등 새롭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불평등 연구 분야의 가장 사색적이고 진취적인 학자라는 그의 명성이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피케티의 책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분석에 치중하면서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의 불평등이 어디에 기원하고 있으며 어떤 원인 때문에 더 심화되고 있는지를 해명한다. 불평등 문제를 다룬 책으로 피케티와 스티글리츠, 그리고 디턴의 책들과 견주어볼 만하다. 더불어 향후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데 필요한 유력한 시각을 확보해둠직하다. 



그런 맥락에서 반가운 책이 폴 메이슨의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이다(원제는 '포스트자본주의'). 영국 BBC의 경제 에디터를 역임한 저자는 "자본주의가 낳은 IT의 혁명적인 발전은 결국 자본주의의 해체를 불렀으며, 나아가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대단원에서 완전히 다른 단계로 접어드는 세상에 대한 ‘근미래 전망서’이자,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경제·사회적 변화를 능동적으로 포착하여 변혁의 기회를 잡으라고 제안하는 ‘정치사회서’다. 이 책은 미래를 위한 토대 구축을 목표로 하지만 과거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1부는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과 자본주의의 위기에 관한 내용이다. 2부에서는 참신하고 설득력 있는 포스트자 본주의 이론을 간략히 소개한다. 3부에서는 포스트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어떻게 이뤄질지를 알아본다." 

흔히 자본주의 이후에 대해 상상하는 일은 지구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는데, 폴 메이슨이 제시하는 것이 바로 그 어려운 상상의 세계다. 이 책의 등장을 슬라보예 지젝 또한 쌍수를 들어서 환영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그 밖에 우리가 거쳐온 모든 ‘포스트’ 트렌드들이 지나간 뒤에, 폴 메이슨은 유일하게 진정한 ‘포스트’ 사조인 포스트자본주의와 대담무쌍하게 정면으로 마주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교착 상태의 음울한 징조처럼 보이는 지금, 이 현실을 타개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떠올리기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울지 모른다. 우리는 이 절망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메이슨의 책은 단연 재밌게 읽히지만, 이 명백한 사실 때문에 다음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책’이라는 사실!"

요컨대 우리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이라는 점. 



덧붙이자면, 프랑스 경제학자들이 쓴 <폭력적인 세계경제>(미래의창, 2017), 생태경제학자 허먼 데일리의 <성장을 넘어서>(열린책들, 2017), 그리고 국내서로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다산북스, 2017) 등이 눈길을 끄는 경제서들이다. 무엇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혹은 무엇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삼으면 좋겠다... 


17.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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