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이번 주에도 국내 저자 3인을 골랐다. 먼저 대중음악평론가로 잘 알려진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가 두 권짜리로 출간되었다.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 1,2>(이봄, 2016)인데, 1894년-1945년까지가 1권, 그리고 1945년-1975년까지가 2권에서 다루어진다(이후 시기는 3, 4권에서 다루어질 예정이라 한다). 저자는 '음악사의 역사적 명장면'을 다룬 <전복과 반전의 순간>(돌베개, 2016)을 지난해에 펴낸 데 이어서 의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문화 전반으로 시야를 확장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1권과 2권에서 동학농민혁명부터 박정희의 시대까지를 다루되, 대상이 되는 주제를 하나의 사건이나 분류로 구별하지 않고, 일정한 시대로 구획을 나누지도 않는다. 하나를 말하되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적 상황과 그것이 우리 역사 전체를 통틀어 종적, 횡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 받고 있는지, 다른 문화적 현상과 어떤 접점을 만들어내는지, 나아가 그 순간을 통해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까지를 단숨에 설파한다."



대중문화나 대중예술은 사실 학계에 전공자가 많지 않다. 김창남, 이영미 교수 정도가 떠올려지는데, <강현의 한국대중문화사>는 학술적 엄밀함에 구애받지 않은 개성적인 문화사라는 점에서 구별될 수 있을 듯하다. 더불어 더 흥미롭게 읽힐 수 있겠다.



두번째는 국사학자 신주백 교수로 역저 <한국 역사학의 기원>(휴머니스트, 2016)을 펴냈다. 애초에는 일제 강점기 민족운동사가 저자의 연구분야로 보이는데, 이후에 학술사와 역사교육사 등으로 시야가 확장되었다. 제목이 시사하듯 <한국 역사학의 기원>은 근현대 역사학이 어떻게 탄생하고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는가를 짚어보는 학술사 분야의 책이다. '근현대 역사학의 제도.주체.인식은 어떻게 탄생했는가'가 부제.  

"19세기 말부터 1950년대까지 제도.주체.인식을 중심으로 한국 역사학이 형성되는 과정을 '사학사'가 아닌 '학술사'의 측면에서 살피며, 한국 역사학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식민사관 논쟁은 물론 다양한 역사학이 흐름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뿌리를 찾아간다. 이 책에서는 역사학계의 전체 지형과 그 안의 네트워크, 대학사와 고등교육정책, 지식사회사와 연관시켜 한국 역사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어 왔는지를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또한 1945년을 전후하여 식민지 시기까지의 경험과 인식이 해방 이후에 어떻게 연속되고 단절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도 주목했다."


소개에서도 '사학사'와 '학술사'를 구별하고 있는데, 사학사(론)에 해당하는 책들은 여럿 나와 있다. 근현대 역사학의 태두와 원로에 해당하는 분들의 저작이다. 여력이 있다면, 이런 저작들과 비교해서 읽는 것도 역사학 독자들의 과제겠다. 역사학도라면 필수이고.



세번째는 과학기술학 박사이기도 한 오철우 한겨레신문 기자다(학부에서의 전공은 영문학이라고). 박사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냈는데, 논문 제목이 <천안함 '과학논쟁'의 성격과 구조>였고, 단행본은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로 붙여졌다(저자는 장하석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온도계의 철학> 역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징검다리'를 자임하지만, 천안함 논쟁의 '종결자'가 나타난 듯싶어 반갑다. '분단체제 프레임 전쟁과 과학 논쟁'이 부제.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에는 저자가 천안함 논쟁에 관해 꼼꼼하게 모은 기록물이 담겨 있다. 이 기록물은 어느 특정 논리를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카이빙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아직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사고의 후속 연구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 시점에서 최대한 모을 수 있는 자료를 모아냈다. 또한 과학을 ‘논쟁의 역사’로 노정하는 저자는 특유의 균형감으로 한창 뜨거웠던 2010년 3월~5월의 논쟁을 냉철하게 정리했다."


세월호 못지 않게 천안함 사건도 언젠가는 진상을 규명해야 할 사건이다(대국민 사기극이란 사실이 밝혀질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그 '언젠가'가 언제쯤일지는 이 정부를 하야시키게 되면 알 수 있으리라(오늘내일?)...


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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